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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시간 ㅣ 형사 베니 시리즈 2
디온 메이어 지음, 송섬별 옮김 / artenoir(아르테누아르) / 2016년 10월
평점 :
추리나 스릴러쪽 책은 주로 영미권에서 많이 나온 장르다. 그쪽으로 쓰는 작가들도 많겠지만 기본적으로 기괴한 사건 사고들이 많은 지역이라서 그럴꺼다. 그런데 다른 지역이라고 해서 복잡한 사건들이 없지는 않을터인데 그래서 최근에는 북유럽을 배경으로 한 책들도 많이 발간되어서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여기에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한 책이 나왔다. 바로 디온 메이어의 형사 베니 시리즈다.
사실 아프리카라고 하면 단순하게 동물들, 사막, 원시적인 부족 막 이런걸 생각하게 하는데 아프리카는 큰 대륙이다. 수많은 나라가 있고 그중에서 유럽을 닮은 나라도 있고 선진화된 나라도 있다. 아마 나이로비 같은 초원과 동물이 주인인 곳에서는 큰 사건이 없을런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책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배경이다. 아프리카 최남단의 과거 인종차별의 대명사였던 그 나라. 어쨌든 익숙하게 보던 미국이나 영국의 배경이 아니라서 낯설면서도 신선한 느낌을 준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책, 신선함만 이야기할수없는 재미를 주는 스릴러다. 배경이 새롭다고 해서 재미를 담보할수는 없는 법인데 배경이 어디든 재미를 준다는게 중요한 요소일터.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스릴러세계의 또다른 한 축을 충분히 담당할수있을 내용이라 할만했다.
부제가 형사 베니 시리즈니만큼 형사 베니가 주인공이다. 베니는 그전에 봐왔던 많은 형사들의 전형적인 요소를 갖고 있다. 능력은 있으나 가정적으로 불성실한. 이번 책에서는 급기야 집에서 쫓겨나기까지한다. 술때문에. 그 술을 끊지 않으면 이혼을 당한다는 나름의 '위기'에 처해있는 베니는 약속 시한인 6개월에 별탈없이 접근해가고 있다. 그런데 사건은 꼭 이럴때 생기는 법. 몇가지 사건이 터지면서 베니의 능력을 시험하기 시작한다.
처음 베니는 사건을 담당하는 형사의 멘토로써 출발한다. 말하자면 형사 교육 교관비슷한 직책이었으려나. 자신이 직접 맡지는 않고 각 형사의 사건에 도움을 주는 형태로 참여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사건들이 초보 형사들에게는 쉽지 않은 사건들이었고 결국 베니가 전면에 등장하게 된다.
사건은 2가지 살인사건이다. 하나는 한 유명한 음악인의 죽음이고 또 하나는 배낭여행중에 참혹하게 살인당한 한 10대 미국소녀의 죽음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유명 프로듀서였던 그 음악인의 죽음은 쉽지 않았다. 그와 원한이 얽혀있은 인물도 많았고 복마전같았던 음악계를 파헤치면서 접근해야하는데 그것도 복잡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무엇보다 시간이 급박하게 돌아한것은 미국소녀 살인사건이었다. 사실은 그녀 한사람만 죽은게 아니라 그녀와 함께 여행하던 다른 소녀가 있었는데 죽지않고 쫓기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제 그녀를 구하고 쫓는자들을 추적해야한다. 어떻게 그녀를 구할수가 있을까.
제목이 13시간인데 사건이 일어나서 해결하는 시간까지를 말한다. 새벽 5시 정도부터 7시 정도까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짦은 시간인데 그 시간동안 수많은것들이 휘몰아치고 급박하게 돌아간다. 하룻만에 일어나는 사건들이라서 스릴감을 더 배가시키고 긴박감을 느끼게 한다. 책내용이 꽤 긴편인데도 불구하고 휙휙 내용이 잘 넘어가서 오히려 책이 짧은듯한 느낌을 들게 할 정도다.
배경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인 만큼 낯선 지명들이 등장한다. 사실 그 나라에 대해서는 케이프타운이라는 도시 이름만 아는데 여기에는 더 많은 거리이름들이 등장하고 아프리카라는 것을 느끼게 하는 여러 장치들이 나와서 흥미롭게 느껴졌다.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는 과정을 통해서 남아프리카의 처해진 현실을 간접적이나마 알수있는것도 좋았다. 인종차별로 오랫동안 신음했던 나라였다가 그것이 철폐되었음에도 여전히 남아있는 인종갈등의 여러 문제들과 연예계의 타락상등이 사건과 어우러져서 사건의 사실성을 짙게 만들고 있다.
이런 시리즈는 뭐니뭐니해도 주인공이 어떤 인물인가에 따라서 더 흥미를 주곤 하는데 이 책에서 나오는 베니 형사는 그야말로 우리가 이웃에서 흔히 볼수있는 사람 같다. 형사로써는 능력있지만 현실 생활인으로써는 실수도 많은 평범한 사람 같다. 책은 그런 인물을 입체적으로 잘 그려내고 있어서 인물에 대한 몰입감을 높이고 있고 여러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를 잘 구축해서 더 실제적이고 영상을 보는듯한 느낌을 들게 한다.
기본의 보던 스릴러와는 또다른 재미를 느끼는 괜찮은 책이다. 두꺼운 분량의 내용이 금방 지나갈 정도로 속도감도 좋다. 색다른 재미를 느끼고 싶어하는 스릴러팬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