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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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광원>이라는 고아원에서 함께 자란 쇼타, 고헤이, 아쓰야가 빈집털이를 갔다가 주인과 맞닥뜨린다. 이들은 당황한 나머지 주인을 대충 묶어놓고 도망치다가 폐가에 들게 되는데, 거기서 묘한 일을 겪게 된다. 우편함에 고민 상담 편지가 들어오기 시작한 것.

40년 전 주간지가 뒹구는 그 폐가에 투함된 편지의 고민 내용도 가만 보니 현재의 일이 아닌데 도대체 어찌된 일일까?

첫번째 고민은 올림픽 출전 선수 선발전을 앞둔 여성이 연인이 암에 걸리자 운동을 계속할지, 아니면 간병을 할지 알려달라는 내용이다. <슈퍼맨>, <록키>, <에일리언> 등 정겨운 제목의 영화가 개봉된 해에 보낸 고민 편지이니 그녀가 참가하려는 올림픽은 1980년 모스크바에서 개최되는 대회이다. 문제는 일본이 이 대회를 보이콧한다는 것인데...

두번째 사연은 마쓰오카 가쓰로라는 아마추어 뮤지션의 고민. 가쓰로는 중학교 때부터 음악에 관심을 갖게되어 대학 진학 후 프로에 도전한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녹록하지 않았고, 생업을 도외시할 수도 없어 고민에 빠지는데...

그런 가쓰로가 들려준 노래가 <재생>이다. 그런데 정작 그 <재생>을 불러 히트시킨 사람은 세리라는 이름의 다른 가수이고, 노래에는 그녀가 어렸을 적 <환광원>이라는 고아원에서 겪은 화재와 관련된 사연이 얽혀 있다.

세번째 사연은 사랑하는 남자의 아이를 임신했지만 남자에게 처자식이 있다는 신파조의 사연. 여자는 아이를 낳을지 말지 고민하는 상담 편지를 넣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만다. 신문은 그녀가 어린 아이와 동반자살을 꾀했으나 다행히 아이는 살아남았다고 보도했다.

그때 살아남은 아이가 나중에 나미야 잡화점에서 보낸 고민 답장 편지를 보게되어 사실은 어머니가 자신을 사랑했고, 교통사고 역시 자살기도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네번째 사연은 와쿠 고스케라는 중년 남자의 사연. 그의 집은 어렸을 적 매우 잘 살았으나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면서 야반도주를 하게 된다. 고스케는 야반도주 하는 괴로움을 상담했고, 나미야씨는 그에게 가족이란 함께 있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고스케는 야반도주 도중 도망쳐 <환광원>에 들어가 살게 된다. 나중에야 고스케는 자신의 부모가 동반자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만약 그가 나미야씨 조언대로 도망치지 않았다면 부모를 설득해 다 함께 살 수 있었을까? 비틀즈를 매개로 친해졌던 친구 여동생과 만나는 에피소드가 곁들여진 이야기.

다섯번째 사연은 호스티스 여성의 고민. 쇼타, 고헤이, 아쓰야는 그녀에게 일본 버블 경제를 활용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그녀는 그 말에 따른 덕에 엄청난 부자가 된다.

그런데 성장한 그녀가 현재의 <환광원>을 없애려 한다고 오인한 쇼타, 고헤이, 아쓰야 일행이 그녀의 집을 털게 된다는 아이러니한 이야기.

<환광원>을 설립한 사람이 사실은 나미야씨를 사랑했지만 부모의 반대로 사랑을 이루지 못한 아키코였다는 이야기가 교차하여 전개된다.

동일본대지진으로 일본이 박살난 직후 발간되어 재생, 부흥, 희망 등을 주제로 전개되는 이야기들이 깊은 공감을 불러 일으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책이다.

그리고 10년여가 흐르고, 어제자로 일본정부가 태평양에 핵폐기 오염수를 방류했다. 우리 정부는 아무런 해가 없다고 강변한다. 이제 우리가 재생, 부흥, 희망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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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울 때는 덫을 놓지 않는다
시드니 셀던 지음, 최필원 옮김 / 북앳북스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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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 콜로라도 덴버, 프랑스 파리, 그리고 미국 뉴욕의 맨해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과학자들이 살해당한다. 그들의 공통점은 살해 당하기 전 워싱턴으로 가서 '프리마' 라는 것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려고 했다는 것, 그리고 KIG라는 회사의 연구원이라는 점이었다.

KIG는 '문제가 있는 곳에 해답을 제시'하는 것이 모토인 씽크탱크 기업으로, 본래 앤드류 킹즐리라는 인류애 넘치는 사람이 CEO 였다. 앤드류는 분자 나노테크놀러지 연구의 공을 인정받아 노벨상을 수상했으며, 연구를 더욱 발전시켜 전세계 기후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하지만 그가 불행한 사고로 뇌에 손상을 입자 앤드류의 동생 태너가 회사를 물려 받는다. 태너는 회사를 '돈 되는 곳'으로 변모시켰고, 현재는 비영리법인으로 시작했다는 어떠한 징후도 발견할 수 없는 그럴싸한 회사가 되었다.

어쨌든 연구원들의 사망 이후 미망인 두 명 - 화가인 다이앤과 모델인 켈리 - 이 남편의 사망을 파헤치던 중 KIG가 연관된 것을 알게 되고,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사건에 뛰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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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Are You Afraid of the Dark? 로 2004년에 발표된 작품이다. 그의 마지막 작품이 2005년에 발표된 자서전 The Other Side of Me 이니, 사실상 소설로는 마지막인 셈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출판사로부터 받은 선납 원고료를 사망 전 반드시 갚아야 하는 데다가 남아있는 시간도 없는 상황" 에서 쓴 소설이라고 가정해야만 할 정도의 처참한 수준을 보여준다.

수수께끼 풀이 따윈 관심이 없고(범인이 소설 초입에 이미 공개), '프리마'란게 뭔지 독자가 궁금해 할테니 힌트를 마구 투척하는가 하면(KIG는 날씨 관련 연구 외에 하는게 않음), 원고료 받은 만큼은 써야했는지 개연성 따윈 개나 주고 우연과 행운의 여신을 겹치기 출연시켜 스토리를 끌고 간다. (여주인공 두 명이 프로킬러의 공격을 열 차례 이상 방어하다가 나중에는 그들을 살해함)

그러다 악당 태너의 처리까지 여주인공에게 맡기는 것은 작가적 양심이 허락하지 않았는지, 바보가 된 형 앤드류가 잠깐 정신을 차리고 날씨 프로그램을 가동시켜 태너를 비행기에서 추락시킨다는 설정으로(이 쪽도 정신 나간 것 같은 결말이긴 하지만) 마무리 짓는다.

돈 주고 사서 보면 안 되는 소설을 간만에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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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킬러 덱스터 모중석 스릴러 클럽 24
제프 린제이 지음, 김효설 옮김 / 비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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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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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해리로부터 평범한 사람들의 감정과 생활패턴을 철저히 학습받은 연쇄살인범 덱스터는 본작에서 리타와 결혼한다. 이로서 적령기 남성이 거쳐가는 관문을 어김없이 통과하여 위장막 하나를 더 보탠 덱스터는 프랑스로 신혼여행을 가고, 거기서 자신의 신체에 위해를 가하는 역겨운 예술을 경험한 뒤 연쇄살인범들의 천국 마이애미로 돌아온다.

그런데 돌아온 마이애미에서 덱스터는 시체를 활용한 또 다른 예술작품(?)을 접하게 된다. 첫번째 발견된 시체는 뚱뚱한 남녀였는데, 그들은 내장이 제거된 자리에 열대과일과 다이빙 용품이 장식되어 있었다.

시체는 연달아 계속 발견되는데, 머리가 사라진 자리에 열대꽃 한 다발이 꽃혀 있거나, 얼음과 병맥주가 내장이 있어야 할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이런저런 가정을 거듭하며 범인을 추측하던 덱스터와 동생 데보라의 머리속에 살인범의 의도가 어쩌면 마이애미 관광청을 엿먹이려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떠오르고, 둘은 최근 관광청에서 해고된 자들의 리스트를 입수해 탐문에 나선다.

그런데 탐문에 나선지 얼마 지나지 않아 데보라가 알렉스 돈세비치라는 자의 칼에 찔려 중상을 입는 사건이 벌어진다.

분노한 덱스터는 알렉스 돈세비치가 연쇄살인범이라 확신하고, '검은승객'과 함께 즉흥적인 살육제를 벌인다. 그러나 피의 갈망을 충족시켜 흡족한 덱스터에게 들려온 소식이 다소 당황스러웠는데, 발견된 네 구의 시체는 사실 시체안치실에서 도난 당한 시신이었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알렉스 돈세비치가 데보라를 찌른 범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덱스터는 아버지 해리가 가르쳐준 원칙에서 한참 벗어난 살인을 저지른 것이었다. 한편 친오빠가 연쇄살인범이라는 사실에 혼란을 겪던 데보라가 칼에 찔린 후 경찰로서 계속 일을 해나갈 수 있을지 자신 없어 하며 혼란에 빠진다.

게다가 리타와 아이들 주변을 살인범이 맴돌고, 전편에서 팔다리와 혀까지 잘린 독스 경사가 여전히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다가 내사과 직원 이스라엘 살구에로와 FBI요원 레히트, 데보라의 파트너 쿨터까지 모두 사건을 의심하고 나서자 덱스터는 사면초가에 빠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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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스터> 드라마 시리즈가 <시즌 8> 에서 데보라를 어이없는 총기사고로 사망하게 만든 후 덱스터는 저 멀리 쫓아버리면서 폭력적으로 결말지은 지 8년 만에 <시즌 9>가 발표된다.

그러나 그야말로 인고의 시간을 보낸 시청자에게 제작자는 덱스터가 아들 손을 빌어 차도자살 하는 결말을 던져 주고 '에라 나도 모르겠다' 식으로 최종 엔드 선언을 해버려 15년에 걸친 <덱스터> 애청자들을 분노와 허탈로 몰아갔다. 씁쓸한 마음과 <덱스터> 드라마를 추억하기 위해 원작 소설을 읽는다.

살인범은 알렉스 돈세비치의 동성 애인인 와이스라는 자로 시체를 활용해 예술작품을 만들고 관객의 반응까지 예술의 범주로 간주하는 다소 괴기스러운 아방가르드 예술가이다.

덱스터는 전편에서 팔다리가 잘린 수상쩍은 정보기관 요원이자 데보라의 현 남친 카일 츄츠키의 도움을 받아 쿠바까지 살인범을 쫓아가지만 간발의 차이로 놓치고 오히려 범인이 리타를 납치함으로서 기선을 제압 당한다.

하지만 범인이 친절하게도 덱스터를 의심하는 쿨터를 제거해준 뒤 행위 예술에 골몰하다 리타의 엉덩이 돌진 공격에 자신의 팔이 전기톱에 썰리는 바람에 사망하고 만다.

국내에 발표된 덱스터 소설은 <음흉하게 꿈꾸는 덱스터 Darkly Dreaming Dexter, 2004>, <끔찍하게 헌신적인 덱스터 Dearly Devoted Dexter, 2005>, <어둠속의 덱스터 Dexter in the Dark, 2007>, <친절한 킬러 덱스터 Dexter by Design, 2009>, <달콤한 킬러 덱스터 Dexter is Delicious, 2010> 이며, 미번역작품으로 <Double Dexter, 2011>, <Dexter's Final Cut, 2013>, <Dexter is Dead, 2015>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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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외 문학의 세계
안드레이 플라토노프 지음, 최병근 옮김 / 책세상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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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향 >

제대 명령을 받은 공훈부대 대위 알렉세이 알렉세예비치 이바노프가 4년 만에 귀향하게 된다. 기차는 제 때 오지 않았고, 그 역시 귀향을 서두르지 않는 듯 했다. 아내와 두 자식을 보고 싶은 마음이 컸음에도 그는 마샤라는 여자에게 집적대며 뭉그적거린다.

마침내 집으로 돌아가 보니 무언가 달라져 있다. 아내는 셰몬 예브세예비치라는 사내에게 잠시나마 위안을 얻었던 듯 하고, 아직 어린 큰아들은 너무 어른처럼 굴었다. 아직 어린 다섯 살 나스차 만이 어린애다운 귀염성을 간직하고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아내에게 셰몬이라는 사내와의 관계를 다그치며 윽박지르다 집을 나가 기차를 탄다. 마샤에게 갈 작정이었을까. 하지만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 어린 아들과 딸이 그가 탄 기차를 좇아 뛰어오고, 자꾸만 넘어지는 모습을 본 그는 기차에서 뛰어 내린다. (1946년)

< 프로 >

프로샤의 남편 페지카는 집을 떠나 멀리 일을 하러 떠났다. 프로샤는 남편이 없는 빈 자리가 너무나 쓸쓸해서 공부도 잘 할 수 없었고,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녀는 우편배달부 일을 얻어서 마음을 달래려 했지만, 엉뚱하게도 남편에게 자신이 위독하다는 거짓 전보를 보낸다. 남편은 곧 돌아왔고 며칠간 프로샤와 지낸다.

어느 날 일어나보니 남편은 다시 극동으로 일을 하러 떠나고 없었다. 프로샤는 이웃에 사는 하모니카 부는 꼬마 손님을 집으로 청한다. (1936년)

< 포투단 강 >

적군 병사 니키타 피르소프는 제대 후 이웃에 살던 류바와 결혼한다. 류바의 어머니는 시립학교 교사였고, 그녀의 집은 품격있는 가구들로 채워져 있었다. 예전에 니키타의 아버지는 그녀에게 청혼하고자 했으나 주눅이 들어 그러지 못했다.

지금은 그녀의 집이 몰락해 끼니를 걱정하는 처지가 되었고, 품성이 착한 니키타가 류바를 돌봐주자 류바는 니키타에게 시집오게 된 것이다.

하지만 니키타는 류바를 육체적으로 사랑하지 않았고, 끊임없이 불길한 생각을 해댔다. 급기야 포투단 강에 몸을 던져 자살하려는 망상에 시달리다가 집을 나가 노숙자 생활을 하게 된다.

꽤 오랫동안 노숙자 생활을 하던 니키타가 우연히 아버지를 만나고, 집으로 다시 돌아온다. 니키타는 아내 류바에게 이제 "행복해지는 데 익숙해졌어"라며 안심시킨다. (1937년)

< 안갯빛 청춘 >

열네 살 올가의 부모는 장티푸스로 사망했다. 의지할 곳 없는 올가는 이모를 찾아갔지만 그녀는 냉담했다.

어찌하다 적군 병사들의 도움으로 철도 요원 교육 과정에 입학하고, 기숙사에서 살 수 있게 된 올가는 열심히 공부해서 기관사가 된다.

화차가 떨어져 나간 열차를 통제하려다 사고가 난 올가가 깨어나서 보고 싶었던 것은 유모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알게 된 귀여운 아기 유슈카였다. (1938년)

< 기관사 말체프 >

알렉산드르 바실리예비치 말체프는 뛰어난 기관사였으나 번개를 맞아 일시적으로 실명하게 된다. 하지만 곧 시력을 회복해 무사히 운행에 성공했으나 법원은 과격하게 운전한 죄를 물었다. "나"는 그가 번개에 맞아서 시력을 일시 잃었던 탓이라고 증언했으나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얼마 후 말체프는 실제 실험을 통해 무죄를 입증하지만 이번에는 시력을 영구히 잃어버리고 만다.

"나"는 말체프가 기차를 탈 때야 말로 예전의 활기를 되찾는다는 사실을 알고 가끔 그를 기차에 태워 운전을 보조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러던 어느 날, 말체프는 기차와 온전히 하나가 되어 다시금 시력을 회복한 것과 같은 환희를 느낀다. (194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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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토노프 소설에는 불만족스러운 현실과 막연한 미래 사이에서 고민하는 인간들의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그들은 적극적으로 현실을 개조하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도망치거나(귀향), 병리적 상태로 자신을 몰아간다.(포투단 강, 프로)

하지만 작가는 그들을 다시 현실로 복귀시키는 데 그 이후 이들이 어떻게 살아가게 될 지는 모르지만 <안갯빛 청춘>의 유슈카나 <프로> 의 하모니카 부는 꼬마 손님, 즉 다음 세대에는 달라질 거라고 낙관하는 듯 보인다.

1917년 혁명과 연이은 내전, 스탈린의 독재와 숙청을 겪은 세대의 러시아 작가들이 흔히 그렇듯 플라토노프 역시 비평계와 정치권력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고,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되었다가 돌아온 아들을 간호하다 폐병에 감염되어 1951년 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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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더벤드에서 느린 왈츠를
로버트 제임스 월러 / 시공사 / 199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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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틸먼은 주유소를 꾸려가는 아버지 밑에서 터프하게 성장했다. 고등학교 때는 농구선수로 활약했고, 대학도 장학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무릎 부상으로 선수생활을 계속할 수 없게 되자 경제학으로 방향을 돌려 1970년에 교수 자격증을 따고, 1978년에는 정교수가 된다.

어느 날, 마이클 틸먼은 새로 부임한 교수 지미의 아내 젤리 브래든을 우연히 모임에서 만나게 된다. 둘은 처음 본 순간 서로에게 끌린다.

젤리 브래든은 마이클 틸먼이 '세상에 섞여 살기에는 뭔가 잘못 디자인된 것 같은 사람' , '두주불사에 19세기 뱃사람을 1980년대 세상에 조물주가 잘못 옮겨 놓은 듯한 사람' 이라고 느꼈다. 그리고 그녀는 그런 남자에게 매력을 느꼈다.

둘의 끌림이 마침내 고백으로 이어지지만 남편과 가정에 대한 의무감으로 젤리는 한 발 빼고, 둘은 그렇게 정리되는 듯 했다. 하지만 대학측에서 오리 연못을 폐쇄하고 새로운 건물을 짓기로 결정하자 마이클 틸먼이 이에 반대하는 시위를 주도했고, 젤리가 오리 옮기는 것을 도와주게 되어 둘은 다시 만나게 된다. 젤리는 그날 틸먼의 아파트로 간다.

하지만 젤리가 지미를 떠나 마이클에게로 오기만 하면 되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는 것이 곧 드러난다. 젤리는 무언가 사연이 있는 것으로 여겨졌던 나라 인도로 갑자기 떠나버리고, 지미도 그녀가 무엇 때문에 떠난 지 알지 못한다.

마이클은 즉시 본능에 따라 그녀를 찾기 위해 인도로 떠나고 그곳에서 벨라유둠이라는 낯선 이름으로 호텔에 투숙한 젤리를 찾게 된다. 그리고 그녀 옆에는 자야라는 이름의 한 소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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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월러의 본업이 경제학과 교수였는데, 작품의 주인공 마이클이 그렇다. 어쩌면 작가의 내밀한 욕망을 한껏 반영한 인물일지도 모르겠다.

시종일관 <채털리 부인의 연인> 플롯을 차용하여 진행되던 소설은 약간의 변주를 가하는데, 이로써 소설은 '야성을 가진 마이클 틸먼 교수 對 거세된 현대의 지미 교수' 가 아니라 '오토바이맨 對 혁명가 디렌 벨라유둠'의 게임이었음이 밝혀진다. 누가 승자였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 작가는 젤리가 프랑스로 떠나 한동안 방황하고 심지어 프랑스 남자와 침대에 갈 뻔한 짧은 에피소드를 삽입함으로서 대답을 대신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생각해보면 작가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도 나흘간의 짧은 만남을 - 어쩌면 인생 전체를 놓고 본다면 순간에 불과한 시간 - 발전시키지 않은 이유도 사랑이란 그 충만한 순간을 벗어나면 결국 변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사랑의 감정이 충일한 나흘간의 순간을 곧 완성이라고 보았는지도...


https://blog.naver.com/rainsky94/22318673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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