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 로빈쿡 베스트셀러 시리즈 로빈쿡 베스트셀러 시리즈
로빈 쿡 지음, 김원중 옮김 / 열림원 / 199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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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는 CDC 역학조사원 닥터 마리사 블루멘탈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에볼라 바이러스가 뉴욕을 위시한 미국 전역에 창궐하는 사건을 다룬 메디컬 스릴러 소설이다. 

<회원제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한 최신식 병원을 중심으로 에볼라 바이러스가 나타난다. 처음 증례를 보인 의사가 아프리카에 다녀왔고 실험을 위해 키우던 원숭이에 물렸다는 사실 등이 사건을 복잡하게 만들었지만 조사가 거듭되면서 증례들이 공통적으로 노상강도를 당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게다가 CDC에서 보관하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와 정확하게 일치한다는 점까지 더해지자 마리사는 이번 에볼라 바이러스가 특정인에 의해 인위적으로 전파된게 아닌가 의심을 품는다.

하지만 마리사의 주변 인물 중 누군가가 마리사의 동선을 파악해 악당들에게 전달함에 따라 마리사는 번번이 위험에 처한다. 

천진난만하지만 바이러스 실험실에 출입할 수 있는 태드, 마리사에게 호감을 보였다 퇴짜를 맞자 마리사에게 악감정을 품은듯 보이는 CDC 책임자 두브체크, 중년의 부유한 의사 랠프. 과연 배신자는 누구이며, 이들이 에볼라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1976년 아프리카 자이레를 여행하던 존 노다이크라는 이름의 예일대학 생물학과 학생이 발열과 오한 증상을 느껴 키니네(말라리아 예방 치료제)를 복용한다. 하지만 병세가 호전되지 않자 얌부쿠라는 작은 마을의 병원을 방문한다. 벨기에 선교사들이 운영하는 그 병원의 의사는 존에게 클로르콰인(항 말라리아제)를 처방한다. 존은 1회용 주사기가 아니라는 점이 다소 찜찜했지만 몸이 몹시 아팠으므로 주사를 맞았다. 이후 사흘간 다소 증세가 호전되는 듯 했으나 다시 두통, 오한, 발열, 오심과 설사가 시작되었고 마침내 붉은 선혈을 토해냈다. 

후에 이 병을 유발시킨 바이러스는 발병지 인근의 강 이름을 따서 에볼라 바이러스로 명명된다.

인류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바이러스인 에볼라는 출현빈도에 비해 큰 확산은 되지 않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숙주가 너무 빨리 죽기 때문이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있다. 몇 달간 몰두했던 배드민턴도 못 치게 되었고, 이번주와 다음주는 이틀에 한번 반강제 연가를 쓰고 집에 틀어박혀 있어야 한다. <데카메론>의 한 장면과 같은 정경이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한편, 여러가지 여러가지 것들이 명확해지고 있다. 신천지라는 사이비 종교와 그 종교에 기생하여 권력을 유지하던 정치세력들, 차마 입에 담기도 더러운 기자와 언론들의 행태, 그리고 진정 어려울 때 용기를 발휘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움.

그러나 이 어려움이 지나고 나면 우리 사회는 더욱 건강해질 것이다. 더러운 것들이 명확해질수록, 그 더러움을 덜어낼 수 있게 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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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방 - 전2권 세트
스티브 베리 지음, 정영문 옮김 / 밝은세상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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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겨울, 오스트리아의 마우트하우젠 수용소. '익소(귀)'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카롤 보리아가 동료 죄수 3명과 함께 차출 당해 연병장으로 향한다. 그곳에는 네 개의 말뚝이 박혀 있었고, 잠시 뒤 알몸의 독일 군 네 명이 끌려와 그곳에 묶였다. 연이어 지휘 본부 정문이 활짝 열리며 독일군 장성 한 사람이 연병장을 향해 걸어왔다. 그는 리히트호펜 편대의 전 사령관이자 현 독일 공군 사령관이며, 독일 의회의 대변인이자 프러시아의 수상이며, 프러시아 국가 위원회 회장이며, 제국 방어 위원회의 회장이자 위대한 독일 제국의 원수였다. 그리고 총통이 직접 지명한 나치의 후계자였다. 바로 헤르만 괴링이었다.

괴링은 말뚝에 묶인 독일군에게 단 하나만을 물었다. 호박방은 어디에 있는가? 대답을 거부하는 그들에게 차가운 물을 끼얹는 것이 카롤 보리아의 역할이었다. 두 시간 후 네 명의 독일군은 죽었다. 그들 중 누구도 호박방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레이첼 커틀러 판사는 항소 법원에서 판결이 뒤집어 지는 경우가 2%에 불과한 우수한 판사였다. 그녀의 법정에 칼 베이츠라는 이름의 노인이 출석했다.

그는 자신이 벨로루시 출신으로 풀턴 카운티에서 39년을 살았다고 했다. 이제 81살이 된 그의 소원은 자신의 본래 이름을 되찾는 것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레이첼 커틀러 판사는 이를 승인한 뒤 노인을 안아준다. 노인은 레이첼의 아버지였고, 그가 되찾은 이름은 카롤 보리아였다.


카롤 보리아는 신문에서 나치의 보물을 찾아 하르츠 산맥 일대에서 탐사 작업을 벌이는 웨이랜드 맥코이라는 사내에 대해 읽는다. 사라진 호박방. 여덟번째 불가사의.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예카테리나 궁전의 호박방을 나치가 1941년 약탈했고, 1944년 이후로는 누구도 그 방을 본 사람이 없었다.

카롤 보리아는 웨이랜드 맥코이가 매우 근접했다는 것을 알았다.


한편, 호박방은 일반 사람들의 뇌리에서는 잊혀져 갔지만 보물사냥꾼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호박방에 집착했다. 대표적인 보물사냥꾼이 프란츠 펠너였다. 그가 부리는 수족은 크리스티안 크놀이라는 자로 대담하면서도 잔인했다. 

이들의 라이벌이 로링이었다. 로링은 수잔 단처라는 미모의 수족을 부렸다. 그녀 역시 똑똑하면서도 잔인했다. 

호박방에 대한 단서는 크놀 쪽이 먼저 손에 쥔다. 크놀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문서보관서를 통해 다니아 차파예프와 카롤 보리아의 이름을 알아낸 것이다. 

크놀이 카롤 보리아를 방문해 정보를 캐내다 신통치 않자 카롤 보리아를 살해한다. 이를 목격한 수잔 단처는 다니아 차파예프 쪽을 공략한다. 다니아 역시 수잔 단처에 의해 살해된다.


그리고 이런 사정은 꿈에도 모른 채 돌아가신 아버지 카롤 보리아가 남긴 편지에 따라 호박방을 찾아 나서는 레이첼 판사와 그녀의 전 남편 폴이 개입되면서 사건은 복잡하게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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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예카테리나 궁전에 있었지만 이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의해 약탈 당한 뒤 사라져 버린 호박방을 사실은 보물 사냥꾼이 소유하고 있었고, 이를 영원한 비밀에 부치기 위해 호박방을 추적하는 자들을 살해한다는 내용의 스릴러이다. 

구성이 그다지 치밀하지 못한 데다가, 호박방이 2003년에 복원되어 사라진 오리지널 호박방에 대한 관심도 다소 떨어졌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심심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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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1년이상 살아보기
이규형 지음 / 시공사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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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일본 문화에 경도된 적이 있다. Loudness의 Thunder in the East 빽판을 어떻게 구해서 Like Hell을 듣던 당시의 전율이 지금도 새롭다. C.C.B.의 Lucky Chance나 나가부치 쯔요시의 돈보 같은 노래를 흥얼거리며 막연히 일본을 동경하던 그 당시, 일본문화를 정식으로 접할 수 있는 경로란 문학 정도가 아니었나 싶다. <설국>이나 <사양> 같은 문학작품 外 대중문화는 모두 어둠의 경로를 통해서였다. 그때 몇 권 읽어봤던 책이 이규형의 일본 소개 책들이었다.

이규형은 일본에 90년대 초반에 건너가 일본의 대중문화 아이템들을 한국에 소개하는 책들로 제법 돈벌이를 했던 인물인데, 당시 일본대중문화가 아직 개방되지 않았고 인터넷이 보급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 책에 실린 내용들도 인터넷이 상용화된 현재 본다면 별것도 아닌 정보들이지만, 당시만 해도 실제 일본에 사는 사람이 알짜배기 정보를 책에 써서 전수해준다는 느낌을 주었다. 당시 한국 대중문화의 대부분, 노래와 드라마 CF 등,이 일본의 그것을 대놓고 베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었고, 이규형 같은 사람은 그러한 대중문화의 전파자로서 나름 자리매김하여 입지를 쌓았던 것이다.

하지만, 90년대 중후반 일본 대중문화가 개방되고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이러한 사정이 백팔십도 변하고 만다. 막상 개방된 일본 대중문화는 한국적 정서에 어필하지 못해 극히 한정적인 부류들만 열광했고,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일본에 대한 정보도 실시간 입수가 가능하게 된다. 

그 후로 이규형은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졌다가 2004년 'DMZ, 비무장지대'로 컴백하지만 흥행에 실패하고, 이후 투자자들에게서 돈은 끌어모아 놓고 영화는 제작하지 않아 사기혐의로 피소, 2009년 2년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한다. 


그리고 그 이규형이 며칠 전, 2020년 2월 7일에 사망한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자신감으로 80-90년대를 신나게 살다가, 몰락을 거듭한 끝에 담도암으로 사망한 그의 나이는 향년 63세. 지금 세대는 누구인지도 모를 그의 책을 2020년의 '내'가 다시 들춰 읽어보며 과거를 추억한다. 한 시대가 또 저무는 느낌이다.


https://blog.naver.com/rainsky94/221821352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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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한 잠 밀리언셀러 클럽 145
가노 료이치 지음, 엄정윤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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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다쓰미 쇼이치는 폐허를 전문으로 사진에 담는 카메라맨이다. 그는 최근 준비중인 작품집 표지를 찍기 위해 쇠락한 마을 다카하마를 찾는다. 그곳에는 '어둠의 제왕의 부서진 둥지'라 불리는 다카하마 호텔이 도산한 채 덩그라니 남겨져 있었다.

다카하마 호텔은 본래 정재계의 배후 조정자로 유명한 이종원이 실질적 경영자였다. 그러나 이종원은 호텔이 망하기 1년쯤 전에 실종되어 지금도 행방을 감춘 상태였다.


새벽녘 몇 컷을 찍은 다쓰미 쇼이치가 그 호텔로 들어갔다가 한 여성의 시체를 발견한 것이 사건의 시작이다. 여성의 이름은 아이자와 다에코, 직업은 저널리스트였다. 그녀는 다카하마 마을의 공항 건설 계획을 반대하는 모임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전 남편이자 신문기자 안비루는 '좁은 마을에서 신문사든 경찰이든 모두가 같은 배에 타고 있어 무언가를 끝까지 파고 들어가 조사하는 데 한계가 있다' 면서 흥신 관련 일을 했던 다쓰미에게 사건을 의뢰한다.


다쓰미는 공항 건설을 둘러싸고 찬성과 반대로 나뉜 두 집단의 대립과 구사카베 흥업이라는 폭력단에 초점을 맞춰 사건을 조사해 나가지만, 조사대상의 행동에서 무언가 의문스러운 부분을 발견하고 그 부자연스러움을 해결하기 위해 애를 쓰다가 한 장의 사진을 입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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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노 료이치는 1963년 요코하마 출생으로 와세다 대학 문학부를 졸업한 뒤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다가 1990년 <그림자의 저편>으로 제7회 오다 사쿠노스케 상에 가작으로 입선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다. 1991년에는 <허밍은 두 번까지>라는 작품으로 제13회 소설추리신인상을 수상하였으며, 1999년에는 <환상의 여자>로 제5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한다.


본작은 2012년 발표된 작품으로 '현재의 인간관계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여주는 과거 사진 한장'과 '부상을 입고 혼수상태에 빠지는 후지코라는 여성' 이라는 두 개의 소재를 절묘하게 교차시키면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푸른 새벽빛과 '폐허'의 이미지가 오버랩 되며 지독한 쓸쓸함을 자아내는 특이한 소설이다.

https://blog.naver.com/rainsky94/221806637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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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캐런 M. 맥매너스 지음, 이영아 옮김 / 현암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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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명의 고등학생이 수업시간에 휴대폰을 소지한 벌로 디텐션(방과후 나머지 공부)을 받게 된다. 희안한 건 이들 모두가 전화기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지식한 에이버리 선생은 이들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고, "과학기술이 미국 고등학교를 어떻게 망치고 있는가" 라는 주제로 500단어 분량의 에세이를 쓰도록 지시한다.


예일대학교를 목표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브론윈 로하스, 촉망받는 강속구 투수이며 멋진 외모를 갖고 있는 쿠퍼 플레이, 교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얼짱과 사귀고 있는 애들레이드 프렌티스, 매력적인 아웃사이더이자 마약 판매상인 네이트 매컬리, 그리고 교내 가십 앱을 운영하며 모두의 미움을 받고 있는 사이먼. 


이들 다섯이 투덜대면서 주어진 과제를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목이 마르다며 수도물을 받아 마신 사이먼이 알러지 반응을 나타내며 교실 바닥에 쓰러지고 만다. 네이트가 사이먼의 가방을 뒤져 에피네프린펜을 찾아보지만 있어야 할 펜이 없었고, 양호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나중에 밝혀진 바, 사이먼의 사인은 땅콩기름 섭취에 의한 알러지 반응이었다. 


경찰은 함께 있었던 네 명의 학생을 용의자로 보고 조사를 시작하는데 네 명 모두에게 훌륭한 살해동기가 있었음을 알게 된다. 사이먼이 운영하던 가십 앱에 네 명의 용의자가 감추고 싶은 비밀이 공개될 예정이었던 것이다. 

쿠퍼는 스테로이드를 상용했고, 네이트는 마약을 판매하여 가석방 규정을 어기고 있으며, 애들레이드는 제이크를 배신하고 TJ와 관계를 맺은 사실이 있었다. 또한, 브론윈은 모범생이라는 평판과 달리 화학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저질렀다.

그런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쿠퍼만이 가십의 내용이 사실과 달랐다. 쿠퍼는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적이 없었던 것이다. 쿠퍼의 비밀은 그가 동성애자라는 것이었다.


왜 쿠퍼만 사실과 다른 내용이 올라갔을까? 

사이먼이 죽고 난 뒤에도 가십앱에 올라갈 내용들을 공개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사이먼은 고등학교에서 총기난사를 한 범인에 대해 옹호하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그것이 이 사건과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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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캐런 M.맥매너스의 데뷔작으로 등장인물들의 내밀한 모습들을 하나씩 공개하며 긴장을 고조시킨 뒤 보조인물을 활용하여 반전을 끌어내는 비교적 안전한 구성으로 무난한 평가를 받았다. 

2019년에는 두 번째 소설 <두 사람은 비밀을 지킬 수 있다 Two Can Keep a Secret> 을 발표했다.


https://blog.naver.com/rainsky94/221802043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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