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백한 잠 밀리언셀러 클럽 145
가노 료이치 지음, 엄정윤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주인공 다쓰미 쇼이치는 폐허를 전문으로 사진에 담는 카메라맨이다. 그는 최근 준비중인 작품집 표지를 찍기 위해 쇠락한 마을 다카하마를 찾는다. 그곳에는 '어둠의 제왕의 부서진 둥지'라 불리는 다카하마 호텔이 도산한 채 덩그라니 남겨져 있었다.

다카하마 호텔은 본래 정재계의 배후 조정자로 유명한 이종원이 실질적 경영자였다. 그러나 이종원은 호텔이 망하기 1년쯤 전에 실종되어 지금도 행방을 감춘 상태였다.


새벽녘 몇 컷을 찍은 다쓰미 쇼이치가 그 호텔로 들어갔다가 한 여성의 시체를 발견한 것이 사건의 시작이다. 여성의 이름은 아이자와 다에코, 직업은 저널리스트였다. 그녀는 다카하마 마을의 공항 건설 계획을 반대하는 모임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전 남편이자 신문기자 안비루는 '좁은 마을에서 신문사든 경찰이든 모두가 같은 배에 타고 있어 무언가를 끝까지 파고 들어가 조사하는 데 한계가 있다' 면서 흥신 관련 일을 했던 다쓰미에게 사건을 의뢰한다.


다쓰미는 공항 건설을 둘러싸고 찬성과 반대로 나뉜 두 집단의 대립과 구사카베 흥업이라는 폭력단에 초점을 맞춰 사건을 조사해 나가지만, 조사대상의 행동에서 무언가 의문스러운 부분을 발견하고 그 부자연스러움을 해결하기 위해 애를 쓰다가 한 장의 사진을 입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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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노 료이치는 1963년 요코하마 출생으로 와세다 대학 문학부를 졸업한 뒤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다가 1990년 <그림자의 저편>으로 제7회 오다 사쿠노스케 상에 가작으로 입선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다. 1991년에는 <허밍은 두 번까지>라는 작품으로 제13회 소설추리신인상을 수상하였으며, 1999년에는 <환상의 여자>로 제5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한다.


본작은 2012년 발표된 작품으로 '현재의 인간관계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여주는 과거 사진 한장'과 '부상을 입고 혼수상태에 빠지는 후지코라는 여성' 이라는 두 개의 소재를 절묘하게 교차시키면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푸른 새벽빛과 '폐허'의 이미지가 오버랩 되며 지독한 쓸쓸함을 자아내는 특이한 소설이다.

https://blog.naver.com/rainsky94/221806637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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