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기 행복전하기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3
법륜스님 지음 / 정토출판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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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생활을 처음 시작하던 10여 년 전, 운 좋게도 법륜 스님의 주례사를 '듣게' 되었다. 지금은 인터넷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법륜 스님의 주례사'를 테이프로 듣게 된 것이었다. 구구절절 옳은 말씀. 스님은 결혼생활의 여러 관계를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 자녀교육은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특유의 재치로 설파하셔서 중간 중간 웃음보를 터트리며 들었었다.

세월이 흘러, 그 주례사의 약발이 다 떨어져가는 이 시점. 주례사 한 편으로는 인생살이 복잡함이 다 풀리지 않는 이 시점, 스님의 지혜로운 조언을 이번에는 책으로 접하게 되었다.이름하여 <행복하기 행복전하기>(정토출판). 행복? 아유해피?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행복은 우리가 가장 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행복에 이르는 길을 잘 모르고 있기도 하다. 때문에 행복에 이르는 지름길을 많은 사람들은 '돈'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지금보다 조금 더 벌면, 먹고 쓰고 남을 정도로 벌면 더 행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지금은 그러한 생각을 깨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또 돈이 행복의 전부가 아님을 보여주는 사례들도 많다. 나 자신만 해도 돈이 많을수록 행복지수가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벗어난 지 얼마 안 된다.

핑계는, 나는 돈이 많으면 정말 잘 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에 돈이 많을수록 행복도 높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많이도 말고 한번쯤은 원 없이 한번 써 봤으면, 돈에 구애 받지 않고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싸돌아 댕겨봤으면.

그러나, 꿈에라도 돈 폭탄 맞을 일이 없음을 뒤늦게 자각하자 '더 많이'보다는 지금 이대로 '만족'을 해보자로 방향을 선회했다. 아쉬운대로 긍정하며 만족하며 살기. 예전에는 조금 부족한대로 만족하며 사는 것이 행복이라는 성현들의 말씀이 성에 안 찾는데 이제는 알겠다. 만족을 하니 부족해도 부족함이 없고 너무 많이 가진 사람들을 볼라치면 보는 것만으로도 부담스럽다.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삶의 지혜 고스란히...

이 책은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즉, 즉시 묻고 즉시 대답한 설법을 책으로 정리한 것이다. 순발력도 좋으시지.(웃음) 아니 얼마나 마음공부를 많이 했으면 묻는 즉시 답이 나올까. 그것도 풍부한 예를 들어가면서. 뭐 덕분에 가슴 답답한 중생 체증이 내려감에랴. 

아무튼, 스님의 즉문즉설은 세상살이가 버거운 여러 중생들의 실질적인 고민들을 선문답이 아닌 아주 구체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말로 풀어준다. 내 돈 뜯어먹으려는 형제들 때문에 괴로워요, 동서랑 갈등이 심해요, 돈 안 버는 남편이 미워요, 이혼하고 싶은데 애들 때문에 못해요, 죽음이 두려워요, 사업실패로 괴로워요, 젊게 살고 싶어요, 남과 비교하자니 불행해요 등등 우리가 일상적으로 느끼는 주관적 고민들을 스님은 객관적으로 풀어 주고 참 의미까지 일깨워 준다.

한마디로 스님은 개념정리를 잘하신다. 우리는 보통 모든 문제를, 고통의 원인을 내 탓보다는 남 탓으로 여기며 억울해하고, 객관적으로 무언가를 보지 못하고 자신의 잣대로 사물과 관계를 보기 때문에 사실은 갈등이 유발된다. 이런 편향된 시각을 스님은 확실하게 개념정리 교통정리 해준다.

예를 들어, 할머니가 손자를 잘 봐주면 우리는 보통 며느리나 아이에게 다 좋은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스님은 그것은 잘 못된 것이라 한다. 그것은 아이에게는 가장 나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갓난아기에게는 엄마의 사랑이 제일이고 엄마 품에 안겨서 젖을 빨고 사랑을 받을 권리가 있는데 그것을 박탈'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결혼에 대한 스님의 생각은?

<아내는 왜 나하고 결혼을 했을까요? 남편하고 같이 살면서 덕 보겠다고 결혼 한 것 아니겠어요? 마찬가지로 남자도 아내하고 결혼할 때 덕 보려고 결혼한 거예요. 그래서 결혼하면 서로가 서로에게 이익을 주고 살아야 합니다. 이것이 결혼입니다. 또한 이것을 공생공영 또는 상생이라고 합니다.…이혼이란 것도 별거 아니에요. 혼자 사는 것보다 못하다고 생각이 들면 하는 거예요. 세상은 다 그런 원리에서 효율을 따라 움직입니다. 사랑 같은 얘기 하지 마세요.…결혼이란 게 유지 되려면 서로에게 이익이 돼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왕 결혼했다면 존재 방식이 바뀌어야지 자기 혼자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저처럼 자기만 생각하고 싶은 사람은 혼자 살아야 합니다. 괜히 남의 인생 괴롭힐 필요가 없잖아요. -본문 80~81쪽>

자식사랑에 대한 스님의 생각은? '사춘기가 넘어가면 이때부터는 주는 것만이 사랑이 아니고 아이가 자립할 수 있도록 부모가 정을 떼 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아무렴. 자식이 자식을 낳고 40이 넘어도, 50이 넘어도 자나 깨나 자식걱정 물가에 내 놓은 어린애 취급하는 나이든 부모들도 많고. 자녀의 미래를 부모 자신이 완벽하게 설계해준답시며 학원을 뺑뺑이 돌리는 젊은 부모들도 많다. 그러나 때론 정을 '떼는' 것이 진정한 사랑인 것이다. 남녀 간의 사랑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내가 좋아하더라도 상대가 싫어하면 안 하는 게 좋습니다. 내가 상대를 좋아하는 욕구를 감당하지 못해 상대가 싫어하는데도 강제로 좋아하는 것은 욕망이지 사랑이 아니에요. …사랑에는 약간의 아픔이 있어야 됩니다. 일어나는 자기감정을 억누르고, 도와주고 싶은 것도 자제하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 본문 153쪽~156쪽>

어떻게 하면 괴로움에서 벗어날까요?

보시바라밀. 즉, '바라밀'은 '괴로움에서 벗어난다'는 뜻인데 보시로서 바라밀에 이를 수 있다고. 그러면 보시는 무엇일까?

<보시에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재물을 베푸는 것은 '재보시'라고 하고, 어리석음을 깨우쳐서 지혜롭게 살아가도록 좋은 법문을 베푸는 것은 '법보시'라고 합니다. 넘어진 아이를 일으켜주고, 보호할 사람이 없는 이를 보호해 주고, 의지할 데 없는 사람의 의지처가 되어 주는 등 여러 가지 정신적인 보살핌을 주는 것을 '무외시'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보시는 꼭 재물만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내가 남에게 무언가 이익이 되도록 해주고, 도움이 되어 주는 것을 보시하고 합니다. -본문 216쪽>

'열반이 완전한 행복을 말하고 해탈이 자유'라면 '베푸는 것이 곧 해탈의 길이고 열반의 길'이라고. '그래서 재물이든 노력이든, 자꾸 보시를 하라고 수행자에게 권'한다고.  짧은 경험이지만 일주일에 한번, 시간 반 버스 지하철 번갈아 두 번 갈아타고 가서, 세 시간 정도 '놀이(봉사)'를 하고 오는데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

아마 차를 두 번 갈아타며 시간 반 걸리는 곳에 돈벌이를 하러 갔더라면 내 입에선 벌써 '벌어먹고 살기 힘들다'는 한숨이 새어 나왔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봉사이다 보니 내 시간을 들이고 차비를 들여도 행복하고 내게 그런 봉사의 기회가 주어진 것도 감사하게 되고, 즉, 봉사는 무엇보다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신비를 갖고 있는 것 같다.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면 인생살이의 반은 풀리는 것이 아닌가.

아무튼,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이 책을 알게 되어 무척 기쁘다. 우린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기도 해야겠지만 인간에게는 그 행복을 나누고 전하는 소명도 있을 것인 바. 때로는 나의 행복을 위해서 먼저 남에게 행복을 전해야 행복이 내게로 오기도 하므로. 지금 행복한 사람은 행복하기 때문에야 말로 타인에게 바로 행복을 나누어 주어야 할 것이고, 지금 많이 괴롭다면 그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또 행복전하기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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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더 마인호프
울리 에델 감독, 마르티나 게덱 외 출연 / 플래니스 엔터테인먼트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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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꼭 보고 싶은 영화였으나  놓친 영화중 하나 였는데.....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쿡 티비로 보게 되었다.

워매, 결과는 내가 상상한 것 보다 훨씬 강렬하고 괜찮은 영화였다. 

그런데 의문? 

 

아니 왜 이 영화가 일반 극장에 걸리지 않았을까. 

혹 모종의 찍어(?) 누름이 있은것은?

아니면 알아서 긴?

 

하여간 내가 볼땐 '바스터즈' 보다 훨 재미있고 긴박하고 오오~~ 무엇보다 시공간은 다르지만 

지금 우리시대 시민들의 분노와 너무도 닮았다고나... 

참으로 놀라웠던 것은  수많은 건물 테러와, 

작전 실수로 인명피해를 줬음에도 감옥에 간 그들은 법정에서 당당했고 

판사를 모욕해도 오히려 욕을 먹는 것은 사법당국이었다.  

 

게다가 감옥이 감옥이 아니고 그들의 비밀 아지트 같았다. 

정부 입장에선 우쨋건 반기를 든 사람들이니 감옥에  가둬도 따로따로 

방을 배정할수도 있을텐데 한곳에 들여보내 책상, 책꽂이는 물론 티비 등 

없는 것이 없어 보였다. (나중엔 변화가 있었지만) 

  

이 영화를 보자 우리네 양심수 할배들이 수십년씩 독방에 기거하며  

보낸 세월이 너무 야속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독일 적군파의 탄생과 소멸에 대한 책들이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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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의 이틀
장정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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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사십대 후반의  현정부를 강력히 지지한다는 남자와  

미용실에서 한 몇분 얘기를 주고 받았다.  

그분이 머리를 깍는데는 20분쯤 소요되었지만 몇분만 얘기하게 된것은 하도 기가 차서였다. 

말이 통해야 말을 하지. 

 

'가스통 어버이들'이라면 나름 전쟁을 겪은데다 독재시대에 세뇌되어 헐수할수 없다지만 

이제 겨우 40후반인 아자씨가 일련의 꽉 막힌 발언을 하니  내가 미쵸미쵸~~~ 

고인이 된 두대통령의 이름을 경상도 특유의 톤과 발음으로 짓이기며 

악담을 퍼붓는데..... 오!!!노우 !!!!!!!!!! 

 ....

이책은 저자의 말대로 성장소설이기도 하고 우리네 세태소설이기도 하고  

또 무엇보다 '풍자' 소설일것인데, 우려 스러운 것은 다른 지방사람들은 다  

이 소설이 풍자소설임을 알진대 유독 대구, 경상도 이쪽 사람들은 풍자라 못느끼고  

우파적 시각을 당연한듯 공감하지 않을까 소름끼쳤다. 

 

저자는 무엇 때문인지는 몰라도 대구출신 보수주의 젊은이 '은'의 주장은 

세세히 적시하면서도 그에 대한 '금'의 반박은 약한것 같은데 때문이야 말로 

이쪽 경상도 사람들이 착각하지 않을까 우려스러버... 

 

사실 '은'의 그럴듯한 논리는 한없는 '풍자' 일것인데  그것을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을 것 같단 말씀.  

  

(그런 의미에서 경상도 사람들을 개화시키기 위해선 이런 젊잖은 풍자보다 

최상천의 '알몸 박정희' 같은 책이 오히려 그들의 무지를 깨는데 좋을듯...  ) 

 

우좌간 이책도 읽어 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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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훈의 향연 - 끝나면 수평선을 향해 새로운 비행이 시작될 것이다
한창훈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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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타고 섬에 가서 일박 해 보지 않은 사람은 이책의 의미를 

잘 모를수도 있겠다. 

바다는 자유도 주고 고독도 주고 그리움도 주고.....그리고 작가를 

만들어 주었나?^^ 

 

바다와 섬살이에 대한 애정이 물씬하고 또 그만큼 육지를 돌아댕기지  

않으면 몸쌀 나는 듯~~~ 

이 책은 문단 지인들과의 추억담을 특유의 입담으로 생경하게 그리고 있다. 

 

특히 유용주 시인편은 폭소만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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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자 - 2009 제17회 대산문학상 수상작
박범신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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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작가가 '책읽는 밤'에 들고 나와서 생각보다 안 팔린다며  

광고하기에 그제 껏 개긴 마음을 떨치고 읽었던바. 

좋은의미로, 문장이 참 양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산자의 인격과 소명의식을 문장으로도 표현한 듯한 느낌이...^^ 

저자는 우리 어릴때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 많은 작가로 손 꼽히는 작가중의 

한사람이었는데, 

 

생의 후반부도 여전히 아니 젊은 날보다 더 원숙하게  아름다운 삶을 사는  작가같다.  

계속 좋은 작품 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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