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 꿈결 클래식 4
나쓰메 소세키 지음, 이병진 옮김, 남동훈 그림 / 꿈결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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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

막무가내 도련님의 천방지축 성장기
일본 근대문학의 아버지 나쓰메 소세키의 대표작


『도련님』은 일본 근대 최고의 문호인 나쓰메 소세키의 대표작으로, 도쿄 출신의 순수하고 세상 물정 모르는 강직한 성품의 도련님이 시골 중학교 수학 교사로 부임한 뒤 겪는 좌충우돌을 그린 성장소설이다. 1906년에 발표되어 현재까지 독자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는 이 소설은 ‘서울대가 추천하는 고전 200선’에 선정되기도 하였으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충분히 공감을 일으키는 걸작이다. 100여 년 전 근대화라는 커다란 사회 구조의 변화 속에서 나쓰메 소세키가 느꼈던 문제의식과 불안감이 지금의 우리와 매우 흡사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꿈결 출판사는 청소년과 성인을 아우르며 전 세대에게 사랑받는 명작을 선별하여 꿈결 클래식을 출간한다. 그 네 번째 책으로 『도련님』을 펴냈다. 일문학자 이병진 교수의 유려한 번역, 50여 쪽에 달하는 상세한 해제, 올 컬러 일러스트 18컷과 나쓰메 소세키와 관련된 사진 자료 등은 꿈결 클래식 『도련님』만의 차별점이다.

[예스24 제공]

 

아르's Review

 

          

  ‘도련님이라는 제목처럼 이 안의 주인공인 나는 새침하지만 시골에서 생활을 하면서 그 안의 따뜻함을 나누는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과는 달리 그를 도련님이라 부르는 기요는 아직 어린 그를 보며 안쓰러움과 돌보아야 할 대상으로서 그를 도련님이라 부르고 있다. 사회에서 그를 도련님이라 부르는 이들은 그가 세상 물정 모르는 천방지축이란 의미로 그를 도련님이라 비꼬며 부르고 있었으니, 어느 쪽이던 무언가 부족한 느낌의 그를 대변하는 것이 도련님이 말하는 그의 실체 일 것이다.

세상은 희한하다. 맘에 들지 않는 놈이 친절하고,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나쁜 놈이라니 사람을 바보로 만들고 있다. 완전 시골이기에 모든 것이 도쿄와는 반대인가 보다. 뒤숭숭한 곳이다. 조만간 불이 얼어붙고, 돌덩어리가 두부로 바뀔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프리카 바늘두더지가 학생을 선동했다니, 그런 장난을 칠 것 같지 않은데, 학생들에게 가장 신뢰받고 존경받는 교사라고 하니 하려고만 들면 웬만한 일은 가능할지도 모른다. –본문

 어린 시절부터 무언가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늘 패기만 가득했던 그는 물리학을 전공했지만 시골 중학교에 수학 교사 자리가 났다는 이야기에 별로 내키지 않지만 그곳으로 가겠다, 라는 말을 내뱉게 되면서 시골 교사로 지내게 된다. 도쿄 출신인 그가 시골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도시 남자의 세련된 모습을 풍기며 무언가 소소한 에피소드가 벌어지겠거니, 기대하고 있던 나로서는 학교의 선생님들을 보고서는 모두 별명을 붙여주고 메밀 국수를 몇 그릇이나 뚝딱 해치우며 당고를 먹던 자신의 모습을 보고 아이들이 놀리는 모습에 욱하며 화를 내려 하는 그가 그저 어리게만 느껴진다.

 모름지기 교사는 교사로서 그 이름에 걸맞는 행동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의 눈에 비친 교감인 빨간 셔츠와 그의 곁을 늘 상 붙어다니는 아첨꾼은 무언가 불쾌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물론 그의 곁에 그를 도와주려는 이들도 있다. 학생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는 아프리카 바늘 두더지가 그의 하숙집을 알아봐주기는 했지만 매번 골동품을 강매하려 하는 주인집이 불편할 뿐이고 조용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끝물호박은 알면 알수록 감이 가는 인물이다.

세상은 온통 사기꾼 천지로 서로 속고 속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싫어졌다.
세상이 이렇다면 나도 지지 않고 남들같이 하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는 것이다. 소매치기한 돈을 가로채야 하루 세끼 밥을 먹을 상황이라면 그렇게 사는 것도 잘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팔팔하고 건강한 몸으로 목을 맨다면 조상님께 죄송할 뿐 아니라 체면 구기는 일이다. 생각해 보니 물리 학교 같은 데 들어가서 수학같이 쓸모없는 재주를 배우기보다 6백 엔을 자본금으로 우유 가게라도 시작하는 편이 좋았을 뻔했다. –본문

 그러나 평탄하기를 바라왔던 그의 수업은 그를 얕잡아 보는 학생들과의 실랑이로 인해 점점 교사로서의 위상이 가라앉고 있었고 설상가상으로 아프리카 바늘 두더지와의 관계는 악화되고 있었으며 빨간 셔츠는 그런 아프리카 바늘 두더지를 조심하라며 넌지시 충고를 하고 있다. 대체 무엇이 어디서부터 꼬인 것인지 알 수 없던 이 이야기는 그가 하기노의 하숙집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이 작은 마을이 비밀스레 품고 있던 이야기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게 된다. 

  아마도 주인공인 그는 이곳에서의 짧은 시간을 통해서 세상의 쌉싸름한 실제를 제대로 맛보지 않았을까. 기요와 함께 오랜 동안 살기 바라던 그의 소망마저도 무너져 버린 지금 철 없지만 풋풋해 보이던 그가 어찌 변해갈지 마음 속에 조용히 그려보게 된다.

전체서평보기 : http://blog.yes24.com/document/7992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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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하루키 문학 인생의 결정체가 담긴 장편소설!

무라카미 하루키 장편소설『해변의 카프카』상권. 하루키의 23년 문학 인생을 집대성한 작품으로, 인간의 근원적 명제인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이들의 꿈과 어른들이 만들어낸 현실의 틈에 자리한 미궁 속에서 끝없이 방황하고 고뇌하며 힘겹게 성장해 가는 열다섯 살 소년의 모습을 통해 산다는 것의 의미를 확인하고 있다.

이 소설은 오이디푸스의 비극을 예언한 아버지의 저주에서 벗어나기 위해 집을 나온 열다섯 살 소년과, 어린 시절의 기묘한 사고 이후에 모든 기억을 잃은 대신 고양이와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된 노인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현실적인 인물들과, 그들의 내면과 과거를 상징하는 분신 같은 존재들을 등장시켜 현실과 초현실을 함께 그리고 있다.

또한 독특한 말투로 고양이와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나카타 상, KFC의 상징인 커널 샌더스의 모습을 한 '본래 형태가 없는 추상 관념'의 모습, 여러 가지 기괴한 일들을 벌이는 조니 워커 등 독창적이고 유머러스한 캐릭터들이 돋보인다. 하루키는 미스터리와 스릴러, 판타지를 넘나드는 빠른 전개 속에서도 특유의 문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양장본]

작품 조금 더 살펴보기!
이 작품은 하루키가 전작들에서 이룬 성과에 대한 반성과 동서양의 고전, 특히 인간의 삶의 원형이라는 그리스 비극에 대한 깊은 고찰을 근간으로 한다. 그리스 비극에 나오는 부모 자식간의 모습과 일본의 고전에서 차용한 생령의 모습 등 더욱 풍성해진 문학적 모티프를 엿볼 수 있다. 우리가 사는 세계가 얼마나 험난한가를 이야기하는 동시에, 또 얼마나 근사하고 살 만한 가치가 있는가를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독서 기간 : 2015.03.20~03.22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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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의 나라
김나영 지음 / 네오픽션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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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확천금의 꿈이라는 달콤한 상상을 누구든 한번쯤은 해 보았을 것이다. 세상에 그런 일이 가능하기는 할까? 라는 물음을 가지고 있지만 어김없이 들려오는 행운의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를 마주할 때면 과연 그들은 어떻게 이 모든 것을 거머쥐게 되었을까, 라는 무한한 부러움 속에 나래를 펼치다가도 어느 새 현실 속의 나를 바라보고서는 그 모든 것은 내 것이 아니려니, 하고 돌아서게 된다. 이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며 아등바등하면서도 내일을 위해 오늘을 사는 평범한 이들의 현재이다.

 그러나 이 책 안에 등장하는 이들은 평범한 우리네 삶과는 다른 모습이 드러난다. 도박의 세계를 배경으로 활활 불타오르고 있는 그 모습을 보노라면 일확천금이라는 그 달콤한 유혹의 늪에 빠진 이들의 삶이 실제는 진창으로 빠져들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갈망하는 미래는 그 누군가에게 주어질 로또와 같은 한방의 인생역전이지만 어찌된 것이 그 안에 발을 들여 놓는 순간, 그 주인공은 물론 주변 이들마저도 모두 아픔을 안고 살아갈 수 밖에 없다.

 미장이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이용팔은 함께 일하던 영감의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고서 자신도 그와 같은 인생 역전을 꿈꾸며 불법 도박장으로 향하게 된다. 1000만원이 2000만원으로 변모하는 순간, 용팔은 이제 세상은 자신의 손안에 들어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런 걱정 없이 이 안에 살게 된다면 그에게는 끊이지 않는 돈의 샘물이 생기는 것이라 믿어왔지만 이 순간의 행복은 며칠 만에 그를 빈털터리로 만들어 버린다. 그나마 이 도박판에서 건진 것이 있다면 그의 돈을 쓸어가 버린 이정연을 얻은 것이고 이 인연은 그의 삶을 계속해서 도박판이라는 곳을 벗어나지 못하는 굴레로 전락해 버린다.

그의 말에 따르면 도박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었고,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지옥 불구덩이였다. 하루는 선영이 포커를 가르쳐달라고 떼를 쓰다 씨알도 안 먹히자 자기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인가요?”하고 쏘아붙일 날도 있었는데 그때 그는 한치의 미동도 없이 냉랭하게 대답했다.
꼬마야 난 호텔 카지노학과를 졸업했고, 곧 카지노 딜러로 취업할 거야. 하우스 도박장을 들락거린 건 현장 실습을 겸해서 호기심과 재미로 다녔을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조금도 없어. 하지만 넌 그렇지 않잖아. –본문

 도박판을 떠나 착실하게 살아보고자 했던 정연에게 드리운 삶의 무게는 어쩔 수 없이 그를 다시 도박판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문제는 그가 마주했던 상대가 도박판의 식인사자로 불리는 강사자이었고 자신의 돈을 떼어가는 이에게는 무조건 죽음으로 앙갚음을 했던 그의 방식은 정연을 싸늘한 주검으로 내몰아버린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아내였던 은경마저 세상을 등지게 됨에 따라 정연의 아들이었던 재휘는 세상에 홀로 남겨지게 되고 호형호제의 뜻을 품었던 그의 아들을 용팔은 조용히 거둬들이게 된다.

아빠! 안 돼요!”
강 회장은 오사장의 눈앞에서 현찰 다발을 팔락팔락 넘겼다. 돈 냄새, 강렬한 돈 냄새! 그 돈이 이 가방에도, 저 가방에도 가득하다. 돈의 족쇄를 차고 생사의 갈림길에 선 그에게 이보다 달콤한 유혹이 있을까.
 
오 사장님은 딸을 거시는 겁니다. 어떻습니까?” –본문

그리고 또 하나의 장면 속의 주인공인 선영. 아버지인 오사장의 도박 때문에 가정이 파탄 나기까지 고작 2년 남짓의 시간이 지내온 그녀에게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나 버리게 된다.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그의 아버지는 당당히 대학에 합격한 딸을 위해 지금부터라도 바른 삶을 살겠노라 맹세를 한다. 이것이 그들에게 열린 제 2의 인생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오사장의 눈 앞에 드러난 아내의 사망 보험금 1억은 다시금 그를 불법 도박장으로 향하게 하는 신호탄이 되었으며 인간의 탈을 쓴 짐슴처럼 도박판에 뛰어 든 그는 결국 자신의 딸인 선영마저 도박판의 재물로 올려 놓은 뒤에 자살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도박이라는 인간의 욕망이 들끓는 곳에서 가족을 잃어야만 했던 재휘와 선영은 그렇게 서로에게 마음을 열게 되지만 둘은 동상이몽을 꿈꾸고 있다. 그 모든 것을 덮은 채 자신의 삶을 살아가려 하는 재휘와 아버지의 복수를 꿈꾸고 있는 선영은 서로 바라보는 방향이 달랐기에 결국 헤어지게 되지만 그들의 마지막은 씁쓸하게 마무리 되지 않기에, 그들을 계속 바라보게 한다.

도박의 신에게 미움 받지 않으려면 욕심을 버려야 돼. 더 많이 갖겠다는 것도 잃은 것을 찾겠다는 것도 모두 욕심이야. 때때로 신은 우리 마음을 시험하기도 하지만 그걸 이겨낸 사람에게는 반드시 값진 선물을 주고 떠난단다. –본문

욕망이 가득한 이곳에서 영원한 승자는 없다. 그 안에 사라져가는 인간만이 존재할 뿐 그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었다. 도박이라는 굴레 속에서 아픔을 안고 있는 이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이 안에 빠져드는 순간 모두가 먹이감으로 전락되어 버리는 안타까운 현실만이 존재하고 있는데 여전히 어디선가에 피어있을 이 야수의 나라가 점점 사그라들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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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롯 / 신경진저


 

 

독서 기간 : 2015.03.17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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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 새벽의 주검
디온 메이어 지음, 강주헌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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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르's Review

 

       

 그야말로 문제아처럼 살아오던 자토펙 판 헤이르던에게 켐프의 소개로 사설탐정으로 사건을 맡을 기회가 찾아온다. 주먹다툼으로 철장에 있는 그에게 무슨 사건이람, 이란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는 전직 형사이자 학자로서 꽤나 유능한 인재였으며 촉망 받는 미래를 거머쥐고 있던 사내였다. 현재는 자신의 분노도 주체하지 못하고 이래저래 휘둘리고 있는 신세긴 하지만 말이다.

 그런 그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교차되어 이야기가 전개된다. 유능하던 그가 어찌하여 지금의 터덜터덜한 현재가 되었는지에 대한 과거로부터의 회귀와 호프 베네커와 함께 풀어가야 할 사건을 쫓아가는 7일간의 여정 속에서 보여지는 이야기를 쫓아가다 보면, 그의 삶이 어떻게 그를 지금 이곳으로 이끌고 왔는지에 대한 보고와 함께 도무지 풀리지 않을 것만 같은 사건이 점점 퍼져나가며 광활한 비밀을 안고 있었다는 것이 드러나게 되면서 소설은 점점 깊은 심연 속으로 독자들을 끌어들이게 된다.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요하네스 야코뷔스 스미트. 대체 이놈은 무슨 거짓말을 한 것일까? 어떤 속임수를 썼던 것일까?
판 헤이르던은 금고에서 발견된 종잇조각, 즉 달러를 쌌던 포장지 한 조각을 근거로 지나친 비약을 했다는 걸 깨달았다. 지나친 비약이었다. 하지만 왜 그는 그런 금고를 지었을까? 그가 정상적인 시민, 법을 준수하는 시민이었다면, 총이나 보석을 보관하는 작은 금고를 살 수도 있었을 텐데. 법을 준수하는 시민들은 번거롭게 가짜 신분증을 만들지 않았다. 스미트라는 가짜 이름을 사용한 사람은 많은 것을 감추어야 했던 놈이 분명했다. 대체 놈의 진짜 신분은 무엇이었을까? 그 빌어먹을 금고에는 뭐가 있었을까? –본문

살인 사건의 현장에서 발견되었던 일말의 증거는 표면상으로는 그저 금고를 노린 살인사건이라 보여주고 있지만 실상 그 안을 파헤쳐갈수록 점점 사건을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오랜 시간 동안 이 마을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이웃들과 교류조차 없었던 얀 스미트는 망자와 11년 동안 동거를 했던 요한나 판 아스의 요청대로 금고 안에 담겨 있던 유언장을 찾아달라는 요청을 받게 되어 수사를 벌이게 되지만 이 난항을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도무지 방도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의 동거인이었던 요한나 판 아스의 소행이 아닐까, 부터 시작된 수사는 야코뷔스 스미트를 찾아가면 갈수록 그가 예사 인물이 아니었음을 조금씩 드러내고 있다.

평범한 고가구 운반을 하는 듯 했지만 남아프리카에의 커다란 금고 속에 있었을 법한 달러의 흔적.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하여 살고 있던 야코뷔스. 면식범의 소행이 높은 것으로 보이며 주로 미군이 사용한다는 M16까지. 대체 이 자가 안고 있었던 삶의 무게는 무엇이었을까. 판 헤이르던이 진짜 야코뷔스 스미트를 찾기 위해 호프의 고객이었던 카라 안 루소의 도움을 받아 스미트 사건과 그의 사진을 신문에 개제하게 되고 사건은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나는 마르네비크 사건을 다시 생각해보았다. 내가 모든 것을 또렷이 기억할 수 있었다는 것은, 베이비 마르네비크가 내 목을 에워싼 심리적 장애였고, 내 심리 세계에 자리 잡고 보이지 않게 온몸에 독소를 퍼뜨린 악성종양이었다는 뜻이다. 이런 심리적 장에 때문에 내가 나 자신에게 충실하지 못했던 것일까, 아니면 그 장애는 작은 원인에 불과했던 것일까? 마르네비크 사건은 내 삶의 다른 부분에도 악영향을 미쳤을까? 나는 모든 것을 곰곰

 거침없이 자신의 욕망을 판 헤이르던 앞에서 보여주는 카라 안의 모습과 함께 헤이르던이 걸어온 지난날의 모습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의 인생을 좌지우지했던 2명의 여인을 중점적으로 바라보자면 먼저 어머니의 친구이자 유명한 시인이었던 베이비 마르네비크는 그에게 육체적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려준 장본인이었다. 한창 끓어오르던 10대의 그에게 깊은 사랑을 알려준 그녀가 무참히 살해당한 것은 그로 하여금 이 사건을 어떻게든 풀어나가야 한다는 죄책감과 같은 무게를 안고 있던 그가 범죄심리학 박사로서 성장해 나가는 것은 어찌 보면 그가 세상을 살기 위한 몸부림이었는지도 모른다. 그의 심연에 남아있던 이 사건의 해결을 위한 집념은 한 성범자자의 차 안에서 발견된 접착테이프를 바라보고서는 그가 연쇄 살인범일 것이라는 단초를 찾아가게 되고 그렇게 베이비 마르네비크를 포함한 여성들을 무참히 살해한 심멜이란 인물을 밝혀냄으로서 학계에서 신명 받는 연구자로 주목을 받게 된다.

판 헤이르던이 그 당시의 여자친구였던 벤디의 바람대로 교수로서 계속 그의 업적을 이어나갔더라면 지금쯤 평범한 가장으로서 오늘을 살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되면서 빌리 시얼 경감은 그를 형사라는 새로운 세계로 인도하고 있었으며 그 곳에서 그는 나헬과 노니 나헬을 만나게 되면서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시간을 보내게 된다.

 다시 사건으로 돌아와 야퀴보스 스미트라는 인물이 실은 루퍼트 데 야허르였다는 것과 그가 1976년 이미 망자가 되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 되었다는 것을 그의 어머니인 루퍼트 데 야허르를 통해 발견하게 되면서 이 사건이 거대한 장막 속에 드러낸 일부의 무엇이라는 것을 직감하게 된다. 그저 한 남자의 죽음이라고 생각하기에는 CIA부터 시작하여 군정보국과 살인강도부의 알력까지, 너무나 많은 것들이 포함되어 있고 판 헤이르던은 이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서는 공권력의 힘이 아닌 어둠의 통로를 통해서 이 문제를 즉시해야 한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파악하고서는 오를란도 아렌세를 찾아가 이 문제에 대한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스페클이 말했습니다. ‘난 누가 우리 비밀을 발설할지 알고 싶어. 부시와 나는 어느 편에 서야 하는지 결정했어. 포라와 루퍼트가 어느 편에 섰는지도 알고 있고.’ 그러자 부시가 소총을 헤리와 클린턴, 레드와 코스에게 겨누었습니다. ‘너희도 어떤 생각인지 분명히 밝혀야 할 거야!’ 스페클은 이렇게 말하고 다코타에 올라탔습니다. 잠시 후 총성이 울렸습니다. 조종사였습니다. 스페클이 조종사를 쏘아 죽였습니다.
 
언젠가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었는지 누군가 나한테 심리학적으로 설명을 해줘야 할 겁니다. 우리는 지칠 대로 지친 상태였습니다. 나흘 동안 거의 잠을 자지 못했고 극도로 불안했습니다. –본문

30여 년 전의 한 순간의 판단이 이 안에 있던 모든 이들의 인생을 구덩이 속으로 밀어 넣어 버렸다. 그때도 수 많은 사람들이 죽었으며 그 비밀을 안고 살아가던 이들 역시도 살아도 살아가는 것이 아닌, 늘 어디선가 감시 받으며 살아야 했다. 뿐만 아니라 루퍼트 데 야허르를 파헤쳐가고 있는 판 헤이르던과 호프, 그의 어머니와 야허르의 어머니까지도 또 다시 모두 죽음과 마주해야만 했는데 이 사건의 중심으로 들어가면서 드러나는 비밀의 장막은 서서히 악의 장막을 드러내고 있다.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다고 말하는 이 이야기의 시작과 결말을 보노라면 눈앞에 펼쳐지는 수 많은 죽음의 단상도 단상이지만 그 뒤에 이 모든 것들을 벌이고 있는 인간의 악랄함에 송연해진다. 착오가 불러일으켰던 사건을 덮기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의 피로 물들여야 했던 그 순간은 그 시간을 함께 했던 이들로 하여금 평생 벗어날 수 없는 올가미를 스스로 묶게 만들었으며 판 헤이르던 역시 자신 안에 숨겨져 있던 악마와 같은 모습을 바라본 적이 있었기에 이 문제를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기에 마지막을 향해 나아갈 수 있었을 것이다.

 다시 그의 손에 들린 달러와 이 이야기의 굴레가 더 이상 다른 사람들의 목을 조이는 일이 되지를 않기를, 그의 곁에 있는 호프와 함께 잔잔하지만 희망이 있는 내일을 지내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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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테우스 / 디온 메이어저


 

 

독서 기간 : 2015.03.02~03.06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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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구나무
백지연 지음 / 북폴리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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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구나무

같은 출발선에서 동시에 달려 나갔지만 수십 년 후 너무나 달라진 여섯 여자의 인생!

앵커계의 전설이자 전문 인터뷰어 백지연이 소설가로 돌아왔다. 대단히 사실적인 대화를 통해 여섯 여자의 인생을 들여다보는 첫 작품 『물구나무』를 통해 에세이보다 더 내면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해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여섯 여자의 물구나무를 서는 것처럼 위아래가 바뀐 듯한 인생의 면면들을 섬세하고 심도 있게 보여주며 우리의 인생이 어느 하나의 시각에서만 바라볼 수 없는 아이러니한 것임을 일깨워준다.

전문 인터뷰어인 민수에게 어느 날 여고 단짝 친구였던 수경이 연락을 해온다. 27년 전 사소한 일로 틀어져 친구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후 소식도 모르고 지내던 민수는 수경에게서 친구 무리 중 한 명인 하정이 의문의 죽음을 맞았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된다. 물구나무서기를 못해 친해져 고교시절 내내 여섯둥이처럼 붙어 다니며 어울렸고, 모두 명문대에 합격하며 더욱 진한 우정을 나눴던 민수, 수경, 승미, 문희, 미연, 하정.

학생회장이자 최고의 수재로 서울대에 입학한 수경과 의료 엘리트 집안 자녀로 치의대에 입학한 하정, 3개 국어 능통자에 따뜻하고 자상한 아버지를 가진 문희, 반면에 보스 기질이 있고 당당한 성품이었지만 집한 환경은 어려웠던 승미, 그리고 공부보다는 로맨스와 소설에 빠져 살았던 미연. 수십 년을 이들과 남처럼 지낸 민수는 하정의 내면을 재구성하기 위해 나머지 친구들을 차례로 만난다. 친구들의 인생을 타임캡슐처럼 열어보게 된 민수의 앞에는 전혀 예상치 못한 광경이 펼쳐지고, 그들이 가진 하정이에 대한 기억으로 완성된 퍼즐 역시 의외의 모습으로 드러나는데…….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아르's Review

 

     

  10여년 만에 다시 만난 여고 동창생들을 보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때는 같은 교실에서 같은 교복을 입고서는 비슷한 길이의 단발머리를 휘날리며 언덕을 뛰어다니던 우리가 이제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구나, 라는 생각 말이다. 그때는 동일한 출발선 앞에 같이 서 있었는데 이제는 너무도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노라면 한때 우리가 함께했던 시간들이 있기는 했던 걸까? 라는 아득함마저 밀려오게 되는데 얼마 되지 않은 듯 하지만 이미 10여년이 훌쩍 지나가 버린 그때의 시간을 더 오래 전에 지나왔을 <물구나무> 속 그녀들을 통해서 다시금 회상해보게 된다.

옛 친구는 오랜만에 만났어도 그런 사소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 나도 기억하지 못하는 예전의 나를 앨범같이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잃어버린 기억의 파편을 찾은 듯한 느낌이 들어 환한 얼굴로 그녀의 말을 받는다. –본문

 지금이라면 그저 웃어 넘길 미팅의 아련한 추억은 민수와 나머지 5명의 친구들간에 오랜 시간 동안에 교류가 단절되어 버린 희대의 순간으로 변모해 버린다. 작은 것에 희희낙락 웃고 떠들며 또 작은 것에 상처받았던 당시의 그녀들에게 있어서 그날의 배신은 민수로 하여금 그녀들과의 3년이라는 시간을 버리고 후의 몇 십 년의 시간도 잊게 만든 사건이 된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흘러 드문드문 흘러드는 소식에 친구들의 이야기를 알음알음 전해 듣던 민수에게 수경의 메시지메 도착하게 되고 이 메시지는 잃어버린 그녀들의 삶을 이어지게 하는 불씨가 된다.

  그때는 공부만 잘하면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에 쉴 틈 없이 쏟아지는 수행평가 속에서도 이것들만 넘으면 세상의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을 것만 같았지만 실상 세상이 보여주는 현실은 그것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더 높고 험한 굴곡들을 하나씩 밀어 넣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거울 속 내 얼굴에서 젊은 날이 사라지는 것을 보는 것도 가슴 서늘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모습에서 세월을 느끼는 것도 슬픈 일이다. 내 기억에 남아 있는 오래전 그 모습이 아니라, 세월에 쇠락해버린 모습일 때는 가슴이 시려온다. 나와 전혀 상관없는, 젊은 날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배우가 세월에 짓눌려 생가도 윤기도 없이 변한 모습을 보는 것도 안타까울 때도 있으니 친구의 변화는 말해 무엇하겠는가. –본문

  새로운 세상으로의 도약을 하려는 시점에 전해진 하정의 부음 소식은 나머지 친구들로 하여금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것을 전해주고 있다.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려 했던 하정의 안타까운 죽음 앞에서 그녀들은 또 다른 세상을 준비하게 되지 않을까. 긴 시간이 흘러서야 아버지의 사랑을 이해했던 민수처럼 지금의 우리는 또 얼마나 많은 것들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잔잔하지만 또 쉬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속에서 내가 지나온 길들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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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딸들, 건투를 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 공지영의 장편소설『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초판, 개정판, 개정신판으로 20여 년을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온 이 소설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와 울림을 담고 있다. 착한 여자에 대한 환상, 능력 있는 여자 혹은 똑똑한 여자에 대한 편견, 그리고 이율배반적인 두 가치를 동시에 요구받고 있는 여성들의 혼란과 고통을 그리고 있다. 친구인 혜완과 영선, 경혜의 삶을 통해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에 대한 안쓰러움을 드러낸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독서 기간 : 2015.03.01~03.03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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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모른다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너는 모른다

《너는 모른다》는 《그림자》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카린 지에벨의 대표소설이다. 코냑추리소설대상, SNCF추리소설대상, 엥트라뮈로스 상, 로망느와르소설 페스티벌 등 무려 4개의 추리문학상을 휩쓸며 카린 지에벨을 프랑스 추리소설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부상하게 만든 느와르스릴러의 최고 걸작이다. 이 책은 인간의 절제하지 못하는 욕망의 분출이 세상을 어둡고 불행한 곳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한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아르's Review

 

     

 눈을 떠보니 철창 안이었다. 어젯밤 차에 문제가 있어 아등바등하고 있는 여자를 도와주었고 일이 잘 해결되자 차 한잔 하고 가라는 이야기에 그녀의 집에 들어선 것이 브누아 로랑의 마지막 기억이었다. 대체 그가 왜 이 자리에 있는 것인지, 어젯밤 분위기가 달아오르던 그 모습과는 다른 현재의 모습은 그에게 무한한 물음표는 물론 리디아가 그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골똘히 생각해보게 한다.

  그래, 당신이 마른 남자가 되어가는 건 싫지만 속죄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니까 멈출 수는 없어. 당신은 속죄를 위해 기아, 추위, 불안, 고독, 두려움, 절망 그리고 육체적인 고통을 감수해야만 해.”

 브누아는 등골이 오싹해질 만큼 두려움을 느꼈다.
 
속죄를 하고 나면 그 다음 과정은 뭐가 있지?”
 
그 다음? 그 다음은 죽음이 있지. 방금 내가 말한 모든 고통을 치르게 한 다음 당신을 죽음에 이르게 할 거야. 물론 당신이 나를 흡족하게 할 만큼 용서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편안하게 눈을 감게 해주지.” –본문

 리디아가 브누아를 가둔 이유는 무엇일까? 과연 그녀는 무엇을 위해 그를 이 철창 속에 가두어 조용히 죽어가길 바라는 것일까. 이 질문의 답은 그녀의 섬뜩한 울부짖음과 시간이 지날수록 가혹해지는 고문과 함께 약 3개월 동안 그녀가 브누아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었다는 사실 속에서 점차 모습을 드러나게 된다. 유년 시절 그녀와 오롯한 반쪽이었던 쌍둥이 자매인 오렐리아의 갑작스런 죽음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그녀에게 내려준 숙명은 리디아로 하여금 팜므파탈 속에 괴물의 모습을 키우고 있었고 브누아의 창고에서 오렐리아의 펜던트가 발견되는 순간 모든 것이 폭발하게 되는 것이다.

 리디나는 나무상자 안에 든 잡동사니를 헤치며 뒤적이다가 한순간 동작을 멈췄다. 그녀의 시서는 그가 말했던 호텔영수증에 붙박인 듯 멈춰 섰다.
 
호텔에서 발행한 영수증에 그의 이름, 날짜, 금액이 적혀 있었다. 브누아 로랑은 1990 1 2일부터 12일까지 분명 그 호텔에 숙박했었다. 그곳은 오렐리아가 실종된 오셀에서 무려 수백 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이었다. 그처럼 먼 곳에서 오셀까지 왔다가 돌아간다는 건 불가능했다.
 
리디아는 두 손에 얼굴을 파묻고 밤새도록 눈물을 흘리며 신음했다. –본문

   결론적으로는 그 누구 하나 제대로 된 팩트를 알지 못한 채 막을 내리게 되는 이 이야기가 독자에게는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해답으로 왜? 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전해줄지는 모르겠지만 그 누구라도 브누아나 리디아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왠지 입안을 씁쓸하게 만든다. 비뚤어진 욕망이 가지고 오는 처참한 결말. 결자해지라고 했지만 과연 이 안에서 체스 판을 움직이던 그들은 그 순간만큼은 세상이 오롯이 자신들의 것이라 믿었을까. 진실 따위는 알 길 없이 그저 눈을 감아야 했던 그들이 처연하게만 다가온다.


전체서평보기 : http://blog.yes24.com/document/7978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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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결점 스릴러라는 찬사를 받은 카린 지에벨의 심리 스릴러!

연필을 쥘 수 있을 때부터 글쓰기를 좋아했고,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통학지도사, 프리랜서사진기자, 국립공원관리인, 변호사 등 다양한 직종을 두루 경험하며 이를 바탕으로 소설 쓰기에 착수한 작가 카린 지에벨 대표작 『그림자』. 프랑스 심리스릴러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저자가 작품을 통해 선보이는 독특한 개성이 있는 등장인물, 순간적인 호흡곤란을 불러일으킬 만큼 섬뜩한 서스펜스, 허를 찌르는 반전까지 모두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이다.

회사에서 차기 회장으로 유력시될 만큼 성공한 클로에는 외면적인 성공과는 달리 내면적으로는 어린 시절 실수로 여동생을 반신불수의 식물인간으로 만들었다는 죄책감 때문에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새벽녘, 파티를 끝내고 귀가하던 클로에는 차를 주차해둔 곳으로 돌아가던 중 이상한 기미를 느끼고 뒤돌아본 결과 수상한 그림자에게 미행당하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머리에 후드를 뒤집어쓰고 얼굴에 복면을 하고 스카프로 입을 가린 그림자는 마음만 먹으면 한달음에 달려와 그녀를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지만 일정한 거리를 두고 뒤따라올 뿐 아무런 위해를 가하지 않는다. 두 갈래 길에서 오른쪽으로 접어든 클로에는 힘껏 달려 그림자의 추적으로부터 벗어났다고 생각하고 마음을 놓는 순간 눈앞에 나타난 그림자와 정면으로 조우하는데…….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독서 기간 : 2015.03.03~03.05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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