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의 문이 특정 사이트 회원들 혹은 알바에게 별점 테러를 당하고 있다고 한다.  별점 테러를 당하든 볼 사람은 보겠지만 혹시나 이 영화에 대해 모르고 있는 사람이 평점만 보고 영화를 볼지 안 볼지 결정할까 걱정 된다.  영화는 진실이란 이름으로 무리하지 않으며 시위대와 경찰을 적대적인 위치로 놓지도 않는다. 우리가 싸워야할 적은 '전화 한통'으로 작전 지시를 내린 목소리다. 정권이 탄핵될지도 모를 사안을 두고 나는 침묵했다. 귀찮았다. 어렴풋이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누군가가 대신 해줄거라고 믿었다.


지금이라도 그날을 기억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할텐데 이렇게 해도 참아준 아량있는 국민들 덕분에 앞으로 남은 임기까지, 혹은 앞으로도 이 정부 혹은 다음 정부가 어떤 짓을 할지 예측할 수가 없다.


식코에서 마이클 무어가 프랑스 사람에게 묻는다.


- 왜 권력은 당신들을 무서워하냐고.


프랑스 사람은 말한다. '우리가 가만히 있지 않으니까'라고.


 누군가의 삶터를 함부로 짓밟아도 된다는 생각이 말도 안 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안전이나 도시계획 때문에 철거를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 전에 그곳에 사는 사람들과 관계부처가 충분히 의견을 나눠야하는게 아닐까. 왜 맘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걸까. 당장 1인 시위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늘 선거때만 기다릴 수도 없다. 좀 더 많은 사람이 용산참사의 진실을 알아야 한다. 진실을 안 사람들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기회를 엿보고 침묵하고 있다면 그들은 얼마나 쫄겠는가.





 박원순 시장의 페이스북 글을 보고 나도 처음으로 서울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6291414161&code=91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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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2-06-29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기력한 요즘인데, 쪼~금 힘이 납니다 ^^

Arch 2012-07-03 15:11   좋아요 0 | URL
그렇죠? ^^

머큐리 2012-06-29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사람이 어떤 사람이 공직을 맡느냐의 문제인 듯 합니다

Arch 2012-07-03 15:11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꼭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고... 언론이나 사람들이 생각하는 기본 바탕도 연관있는 것 같고.

다락방 2012-06-29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으네요.
우리가 가만히 있지 않으니까.

Arch 2012-07-03 15:12   좋아요 0 | URL
다락방 ~ ♥

건조기후 2012-06-29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들의 삶의 뿌리가 뽑혀져 나가는데' 이런 말이 이토록 진심어리게 느껴지는 분도 흔하지 않은 것 같아요 ㅜ
저도 박원순 시장 때문에 서울시민이 처음으로 부러웠답니다. 서울은 별로지만 서울시장은 정말 짱이에요.

Arch 2012-07-03 15:15   좋아요 0 | URL
서울은 지하철이 잘 돼 있어서 가고자하는 곳에 바로 도착할 수 있는건 짱 좋은데 차랑 사람이 너무 많아서 답답해요. 철거민 문제는 복잡한데 그동안 우리 나라에서는 개발 논리로만 봤던 것 같아요. 그게 아닌데.

숲노래 2012-06-30 0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서울은 '사람이 많이 살고 언론사가 몽땅 모였'기에 여러모로 이야기가 잘 나올 수 있어요.
시골에는 '사람도 적고 언론사도 없'기에 여러모로 더 많은 이야기가 그냥 묻힌답니다.

전국 골프장-고속도로-기차길-공항-댐-발전소-쓰레기 처리장-공장-대형 축사-...... 들은 모두
가장 수수하고 가장 착한 농사꾼 땅과 집을 강제수용 해서 지어요.
그런데 이제껏 이러한 이야기를 다루는 글도 그림도 만화도 사진도 참 적어요.

일본 만화 <우리 마을 이야기>는 일본 나리타공항 이야기를 다룬답니다.
이와 맞물려, '인천 영종도 공항' 이야기도 나리타 못지않은데
아직 어느 누구도 이를 짚지 않아요.

용산은 틀림없이 '기억'할 일이 맞지만,
너무 '용산만 말하'지 않나 싶어요...

그저 시골사람 느낌과 생각입니다.

Arch 2012-07-03 15:17   좋아요 0 | URL
서울이 기준이고 표준이어서 불편한 부분은 분명히 있죠. 그래서 작지만 자기가 디딘 곳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여러개의 목소리가 필요한 것 같아요. 지리산닷컴이나 전라도닷컴이 그런 역할을 한다고 보구요.

맥거핀 2012-06-30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점 테러..뭐 처음 있는 일도 아니죠. 예전에 <잼 다큐 강정>같은 영화도 마찬가지였죠. 그런데 말씀하신대로 이 와중에 영화의 내용을 둘러싼 부분은 늘 뒷전으로 밀려버리니 문제죠. (별점 테러를 막기 위해 10점을 주는 것도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구요. 그래서 영화에 별점매기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선택가능한 조치라고 생각하느냐, 범죄라고 생각하느냐의 문제겠지요. (사람 목숨이 달린 문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데도 말입니다.) 박 시장의 저 말이 지극히 상식에 가까운 것인데도, 뭔가 대단한 선언처럼 보이니 참 문제군요.

Arch 2012-07-03 15:19   좋아요 0 | URL
학, 전 10점 줬는데... 혼자 막 흥분해서. 저한텐 다분히 계몽근성이 있는 것 같아요. 좋은 영화란 말야,라고 선전하고 싶고 알리고 싶은.

그렇죠? 비상식이 판을 치니 대단한게 아니라 지극히 상식적인 것에도 열광할 준비가 되어 있어요.
 


* 닭이 세조각 남았다. 맥주도 다 떨어졌다. 밤은 깊은데 술도 닭도 더 시킬 기미가 안 보인다. 내가 나설까 하다가 나서기 아치는 여러군데에서 낭패를 많이 봤으므로 잠자코 있었다. 아, 오늘따라 왜 술은 꿀꺽꿀꺽 잘도 들어가는지. 철분 부족을 이유로 육식의 삶을 시작하고 치맥 때문에 내가 잡식동물임을 인정하고 있는 마당에 치킨 하나 더 못시킬 이유가 무어랴. 


 직장 다니는 스트레스를 이렇게 풀고 있다. 적게 벌고 적게 쓰자, 야식은 몸에 무리를 줘 어쩌고 저쩌고, 공장형 축사는 동물한테 스트레스를 블라블라. 치맥이 엄청나게 맛있기 때문에 먹어대는게 아니다. '오늘도 치맥'을 입 밖으로 꺼내는 순간 죄책감과 또 치맥인가 싶은 자괴감이 몰려온다. 그런걸 다 이겨내고 '오늘도 치맥'을 먹는다. 확고함에 놀랄 따름이다. 내가 이렇게 확신에 찬 사람이었던가. 그럴리가 없는데, 그럴리가.


* 부유할 정도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먹고살 형편이 되는 분들의 모임에선 주문을 망설이지 않는다. 오로지 내가 이 모든 시간을 견디는건 이렇게 잘 먹고 잘 취하기 위해서라도 되는 것처럼. 순대를 쳐다보는 눈빛만 보고도 살짝 비싼 순대도 떡하니 시켜주고 술은 넘칠 정도로 채워준다. 그때는 별로 먹고 싶지 않았는데 내가 치킨 두조각 먹는 동안 접시가 바닥난 상황을 보니 맥주 먹는 속도가 빨라질 수 밖에. 어리석은 소리를 주구줄창 늘어놓는 것 같아 망설여지지지만 상대적인 것 아니겠는가. 


 '나를 받아주는 클럽에는 들어가기 싫'은 것처럼. 

먹을게 없을 때 허기를 더 느끼는 것처럼.

술이 없대니까 없던 알코올 갈망이 생기는 것처럼.




* 같이 애니홀을 보는 모임이었다. 앞으로 몇 번 더 우디 앨런의 영화를 본다. 나는 수다스럽고 분열적인데다 산만하기까지한 우디 앨런을 좋아한다. 누군가 우디 앨런은 70년대판 너드 같지 않냐는 말에 한참 웃었다. 애니홀만 보자면 너드란 말도 틀린 것 같진 않다. 그래도 영화 속 캐릭터라지만 유명한 감독 보고 멍청하고 따분하다니! 문득 옥찌의 독후감이 생각났다. 


 마리화나 없이 섹스를 하다가 영혼이 빠져버린 다이앤 키튼과 그녀의 몸하고만 섹스를 할 수 없다고 투덜대는 우디 앨렌, 일상적인 대화 사이사이에 끼어든 속마음 자막. 애니홀은 우디 앨런식 영화기법의 정점을 찍은 작품이 아닐까 싶다. 최근에는 뉴욕이 아니라 여러 도시에서 영화를 만들지만 예전만큼 재미있지는 않다. 


* 술자리에서 말을 튼 여자 사람과 지하철을 탔다. 무슨 얘기를 한담, 그런데 의외로 대화가 쫄깃쫄깃했다. 영문도 모르는 두 사람이 단지 집이 같은 방향이라고 같은 지하철을 탄 것 치고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었다.


 불안하지 않냐고 물었다. 몇년 전 나를 보면서 남들이 하나같이 하던 질문을 내가 전철 옆자리에 앉은 여자 사람에게 하고 있었다. 누가 그랬단다. 일생동안 불안할거라고. 정도 차이지 불안하고 불안정한건 마찬가지라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이만큼 모으고 이렇게 아끼면 된다고 생각했다. 지긋지긋한 돈벌이를 언제까지 할지 기약은 없지만 다들 이렇게 사는거라고 생각했다. 다들 사는 것만큼 살 자신은 없지만 버틸 자신은 있었다.


 그런데 내 옆에서 눈을 반짝이며 놀 궁리 중이라는 여자 사람을 보니 정말 이렇게 살아도 되나 싶은거다. 나는 기타도 못치고 손재주가 좋은 편도 아니다. 아마 무턱대고 논다면 그 전처럼 늘어지는 백수짓을 하다가 간간히 나중에 덜컥 거리에서 죽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떠올라 답답해 하겠지. 그 동안 전망 없는 업종들을 전전했으며 잠깐씩만 일하는 즐거움 따위를 알아간 정도였다. 아직도 나는 내가 좋아하는걸 모르겠는데 기약없이 노는게 가능한지 모르겠다는 얘기를 주절주절 늘어놨다.


 

 여자 사람은 내가 백날 궁리만 하는 타입인걸 단박에 간파했는지 막걸리 만드는 것 뿐 아니라 여러 체험을 할 수 있는 '비비정 프리덤'과 오늘 있는 문화행사를 알려줬다. 흥, 내가 이런 사소한 미끼에 일희일비하는 사람인줄 알았나본데 맞다! 나는 그런 아치. 오늘은 신나게 놀고 제 4차 비비정 프리덤을 기다려야겠다. (급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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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06-22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랑도 치맥해요~

Arch 2012-06-23 11:31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금요일만 되면 술먹고 싶어 '발정난' 아치 같아요.

야클 2012-06-22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외로 치막도 괜찮다는.... ^^

Arch 2012-06-23 11:31   좋아요 0 | URL
^^ 막걸리는 두부랑 김치가 좋아요. 달지 않고 톡쏘는 맛 강하지 않은 막걸리가 좋은데

맥거핀 2012-06-23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비정이 뭔가 했네요.(찾아봤음) 저는 치맥보다는 치폭.(그러니 이모양) 문득 우디앨런이 한손에는 맥주잔, 한손에는 닭다리를 들고있는 모습을 상상하게 됩니다.

Arch 2012-06-23 16:40   좋아요 0 | URL
마을 문화기획 같은거에요. 요즘은 그렇게 살고 싶기도 하고 아주 다른 곳에서 살아보고 싶기도 하고 그렇더라구요. 치폭! 치치폭폭? ^^ 치킨은 어떤 안주에도 잘 어울리네요.
시작은 술자리였는데 이것저것 잡다한 페이퍼에요. 우디 앨런은 미국 사람이라 양주를 먹더라구요. 크~

다락방 2012-06-25 11:27   좋아요 0 | URL
치폭은 뭐에요? 치킨과 폭찹스테이크?

Arch 2012-06-27 08:54   좋아요 0 | URL
치킨과 폭탄주~ 난 단박에 알아들었는데 ^^
 
할머니의 마지막 선물 높은 학년 동화 16
휘스 카위어 지음, 김연정 옮김, 만서 포스트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아침은 아이들을 깨우고 식사를 준비하고 씻어라, 준비물 챙겨라 잔소리를 하며 후딱 지나간다. 하지만 오늘은 아이들 엄마가 쉬는 날. 밥과 반찬을 들고 내 방으로 들어와 모처럼 느긋하게 밥을 먹었다. 문 밖에서 신경질내거나 채근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가서 말을 거들까 하다가 내가 하는 일들, 특히 잔소리가 그동안 쓸모없는 짓이었다는 생각에 꾹 참고 가만히 있었다. 밥을 다 먹고 휘스 카위어의 책을 펼쳤다.


 책의 첫 부분을 읽은 다음 자전거를 타고 출근 했다. 아침부터 덥다. 자전거를 타고 오면서 문득 어렸을 때 할머니가 돌아가셨던 일이 생각났다. '할머니의 선물'에서도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마더리프는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왜 엄마에게 안 우냐고 묻는다. 예전에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나도 울지 않았다. 울지 않는게 너무 이상해 동생들을 불러다 할머니가 얼마나 좋은 분이셨는지를 얘기했다. 이제는 할머니를 볼 수 없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동생들도 나처럼 밍숭맹숭한 얼굴이었다. 나는 연극하는 것처럼 좀 더 감정을 실어 할머니의 죽음을 얘기했다. 나도 울고 동생도 울었다. 요즘도 상황과 맞지 않은 감정이 들 때면 가끔씩 그때 일이 생각난다.

 '할머니의 마지막 선물'은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마더리프의 시선으로 할머니를 추억하는 이야기다.  마더리프는 외로워서 울었다는 할아버지에게 불을 켠 다음 엄마를 불러보라고 위로해주지만 '나이가 들면 엄마를 부를 수 없단다.'란 할아버지 말에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어른이 되면 한밤 중에 깨어 아무리 무서워도 엄마를 부를 수가 없다.  할머니의 책을 보며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는 완전 어른용 책이었어요.'라고 말하는 귀여운 마더리프는 숲 속 작은 집에서 책 읽는 것을 좋아했던 할머니가 왜 집안일만 하는 작은 기계로 변했는지 궁금하다. 마더리프는 '책상의 할퀸 자국들은 격자 울타리예요. 그리고 울타리 속에 갇혀 있는 얼굴은 바로 할머니 자신이라구요.' 라며 할머니의 맘을 헤아려본다.

 할머니는 정말 어떤 사람일까.

"(브뤼셀로 신혼여행을 갔을 때) 할머니는 아주 예뻤단다. 그리고 네 할머니는 많은 것을 보고 싶어 했어. 도시 구석구석을 말이지. 나는 그것이 참 좋았어. 할머니는 하루 종일 환하게 웃었어. 할머니가 기뻐하면 나 역시 즐거웠고.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그렇게 된단다."

 마더리프의 엄마는 할머니를 이렇게 기억한다.

" 모험을 하고 싶어 했고 할아버지 옆에도 있고 싶어 했어. 그리고 자식도 갖고 싶어했고. 그 모든 것을 함께 할 수는 없는 노릇이잖니. 인생은 늘 선택을 해야 하니까."

 나는 동생이랑 조카들과 사는 것을 선택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동생이 좀 더 조카들을 챙겼다면, 엄마가 한번씩 전화를 해서 아빠와 동생이 얼마나 안 맞는지 얘기하지 않았다면, 내가 혼자 있는 것을 견딜줄 아는 어른이었다면 이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지금 상황을 감당못할 정도는 아니다. 조카들과 지내면서 즐겁고 행복한 순간도 많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조카들을 챙겨야하고 동생과 내가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게다가 나와 같이 지내는 사람들은 행복하지도 않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다른 것, 흥미롭고 가슴 떨리게 만드는 것, 새로운 만남과 색다른 일이 벌어질걸 기대하는건 아직 철이 덜 들었단 얘기다. 할머니는 어른이 되지 못해서 가보지 못한 길을 그토록 갈망했을까. 책에는 이런 부분들을 개인의 성향 문제보다 여자들의 삶에 대한 은유로 빗대지만. 모든게 정해지고나면 정해진 역할에 충실하면서 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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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20 1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20 1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숲노래 2012-06-21 0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쪼록 언제나 좋은 삶 될 수 있기를 빌어요.
서로 다른 생각으로 살아가는 어른과 아이라 하지만,
서로 좋은 사랑을 꿈꿀 수 있으리라 느껴요.
 
섹스, 폭탄 그리고 햄버거 - 전쟁과 포르노, 패스트푸드가 빚어낸 현대 과학기술의 역사
피터 노왁 지음, 이은진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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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의 선전효과를 위한 촬영기술과 통신장비의 발달은 섹스 산업의 기상천외한 소통도구와 영상을 발달시킨다. 전쟁의 물품 조달과 보급을 위해 이용된 기술은 대량 표준화 시스템으로 물건을 생산하는 방식을 도입시킨다. 패스트푸드 업체는 잠수함의 좁은 주방에서도 효율적으로 음식을 생산하는 방식에 착안해 분업형 조리과정을 시도한다. 


 심플롯의 감자튀김에서부터 패스트푸드의 질 나쁜 쇠고기를 대처하기 위해 공급업자를 획기적으로 줄인 사례, 반GMO나 동물권리 보호 운동가의 입장이 아니라 그 반대편에 놓인 사람들의 이야기,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생활용품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미국 경제의 종교적 신념이 GMO제조회사와 어떤 연관을 갖는지 등등. 책에는 흥미를 잡아끄는 구석이 많다. 게다가 제목과 표지마저 혹할만하다. 


 플레이보이의 휴 헤프너에 관한 부분도 재미있다.


 에스콰이어지 카피라이터 휴 헤프너. 청고도적인 가정에서 순결을 강요받으며 자란 헤프너는 성생활을 재정립하고 싶은 강한 욕구에 시달리다가 킨제이 보고서에서 크나큰 영감과 확신을 얻었다. 이 신예 저널리스트는 관습에서 벗어난 게걸스러운 성적 취향을 지닌 사람이 자기 혼자가 아닐 뿐더러 그런 욕구가 아주 흔하고 평범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매우 기뻐했다.


 그렇지만 지식백과적인 기술발전 이야기가 기술문명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그치진 않는다. 이 책은 현대 과학기술에 대한 가치 판단을 하지 않는다는 암시를 준다. 기술에 대해 말하면서 어떤 입장에 서지 않으며 그간의 논쟁과 기술발전에 대해서만 서술한다. 암시는 중립적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식품 가공 기술이 불러온 나쁜 영향을 좋은 가공 기술로 보완하는 움직임이 공식적으로 시작됐다'는 말처럼 기술의 폐해는 기술로 대체한다는 주장을 보면 꼭 중립적인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어떤 입장이 없다보니 책은 여러군데에서 머뭇거리는 듯 보인다. <갈등의 씨앗>에는 비타민이 들어있는 황금눈쌀의 연구자가 처음에는 모든 특허권을 갖고 있는 다국적 생명공학 회사가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자신의 연구에 훼방을 놓는다며 불만을 드러낸다. 연구 특허권을 허용받은 다음에는 유럽 쪽에서 반GMO 식품 규제가 심해 생산할 수 없다는 말로 끝맺는데 GMO의 안전성 검증은 물론 비타민이 함유된 것 말고 어떤 영양학적 가치가 있는지는 전혀 다루지 않는다. 그동안 GMO와 관련된 크고 작은 논란도 생략했다. GMO 책이 아니니 당연한거지만 예외적인 사례(예외적인 사례조차 다국적 종자회사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식량이 부족한, 혹은 문명의 혜택을 못받는 나라를 도와준다'는 식)를 통해 시장이 알아서 할 일을 이데올로기로 규제한다는 식의 기술문명 낙관주의는 좀 아닌 것 같다. 게다가 시장은 불공정하고 자본권력쪽으로 편중되어 있다. 


 저자는 사람을 살상하는 전쟁에 대해서도 건강을 해치는 패스트푸드에 대해서도 음탕한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포르노 산업에 대해서도, 일견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는다. 오히려 저자의 전략과 의도는 어떤 태도를 드러냄을 통해 현대 과학기술에 대해 만연되어 있는 모종의 이데올로기에 강박되어버리는 것을 넘어서고자 하는 데 놓여있다. 이를 위한 시작점은 현실을 직시하고 인정하는 것이다. 그를 통해서만 인류에게 진정 필요한 그 어떤 종류의 실천적이고 생산적인 태도와 행동이 나올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요한 건 기술이 결국 시장에 나온다는 점”을 깨닫는 것이다.  <알라딘 책소개>

 

 피터 노왁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을 발명하고 생산하는 사람들, 현대에 이르러선 대부분 다국적 기업에서 대부분 도맡은 부분을 짚지 않았다. 아니 책에서는 분명히 짚었다. 가치 중립적으로. 하지만 누가 기술을 개발하고 어떤 의도로 사용하는지, 어떤 가치 판단을 하는지도 중요한게 아닐까. 나쁜 기술이 어떻게 더 나쁘게 되었는지, 기술개발은 황금빛 미래를 약속하지만 세계는 더욱 불평등해지고 자원은 고갈되는 문제도 짚어야하지 않을까.  저자는 단지 어떻게 나쁜 기술이 현대 문명을 발전시켰는가를 보여주는데 책의 목적이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책을 넘어서는 오독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책소개에 나온 부분을 '기술은 시장에서 결정한다'로 잘못 읽었다. 어떻게 읽더라도 마찬가지다. 기술이 시장에 나오더라도 그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지금처럼 기술을 위한 기술 예찬이 타당한지는 잘 모르겠다. GMO 뿐 아니라 각종 화학물질은 발암물질로 의심되고 화학물질 범벅 음식은 각종 질환을 발생시키고 있다. 이것 역시 현대 의학과 발전된 기술로 통제될 수 있다고 주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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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타치 휴대용외장하드 TOURO Mobile USB3.0/1TB(USB3.0&USB2.0)
HITACHI
평점 :
절판


전송속도가 빠르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상대 매체가 느리면 그 속도에 따라간다니! 결국 USB2.0 속도. 케이스가 없는 것도 아쉽. 이거 다 나와있는 내용인데 사놓고 뒷북치는 중. 어쨌든 1TB는 어마어마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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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 2012-06-19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조직 야매 전문가는 USB 3.0을 지원하는 하드웨어는 아직 드물다고 한다. 굳이 전송속도를 빠르게 하려면 20만원 정도 하는 보드로 바꿔야하고 컴퓨터 운영체제도 윈도우7으로 바꿔야한다고. 배보다 배꼽이 큰 경우. 그렇다고 USB 2.0 1TB가 따로 적당한 가격에 있는 것도 아니고 하니 별을 하나 더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