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궁이에 불을 넣느라 땔감을 들고 걸어가는데 머리 위에서 글자 그대로

쓩~!

하는 소리가 들린다. 슝도 아니고 쓩이다.

뭔가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주먹만한 새가 저 쪽으로 바람같이 날아가고 있었다.

날개를 접고 미사일처럼...

아무리 그렇다고 그렇게 엄청난 소리가 나다니 정말 놀라웠다.

 

지난 번에는 아마도 방 안에 어떤 목표물을 향해서 달려든 듯

역시 제법 큰 새가 전 속력으로 날아 와 유리창에 부딪쳐 죽은 일이 있었다.

마침 근처에서 작업하던 아저씨들이 먼저 발견하고 새를 치워주셔서

주검을 직접 보지 않아도 되었다.

그렇지만 기역 자로 가로 세로 각각 족히 20센티미터는 찢어진 방충망과

이리저리 널려 있는 잿빛 깃털에다 낭자한 선혈... 

그 흔적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끔찍(!)했다.

새가 아무리 빨리 날았다고 한들 이렇게 될 수 있을까 의아했는데

그 새도 아마 쓩- 하고 날아들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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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7-12-23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글을 읽으니 제목은 생각나지 않는 어떤 책이 떠올랐어요.
새들이 날아가는 길을 막지 않으려고 집이 확~ 트이게 지은 아저씨 이야기.
제목이 뭐였더라~~~~~~ 님도 생각나면 알려주세요! ^^

miony 2007-12-24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타깝게도 전혀 모르는 책이네요.
정성은 가상하지만 그런 길목이었다면 집을 다른 곳에 짓는 것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소나무집 2007-12-24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런 소리를 내면서 새가 날아가는군요.
저도 어제 외출했다가
바로 머리 위에서 독수리 한 마리가 날개를 펴고 나는 걸 봤는데 날개가 엄청 크더라고요.
약간 섬찟하기도 했어요. 잡혀갈까 봐...

miony 2007-12-24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원도에도 먹이를 구하는 독수리가 인가에 가까이 와서 어린 아이들이 길을 갈 때 위협적으로 느껴진다는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어요.

2007-12-24 14: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게으름 피우다 아점 먹고 ,손님 치르느라 점심 거른 후 이른 저녁을 먹었는데도

동지가 막 지나서인지 식당에서 돌아오는 길이 캄캄하다.

" 지금쯤 우리 집에 박쥐가 퍼드덕거리고 있을지도 몰라요."

어제 뭔가 천장 근처에 휘리릭거리길래 또 새가 한 마리 들어왔나보다 했더니

오늘 방문한 어린 손님들이 서까래 사이에 웅크린 박쥐를 발견했다.

" 박쥐는 밤에 먹이를 잡고, 먹고, 행동한대요."

어디서 들었나 했더니 동물의 세계에서 박쥐에 대해서 알아본 적이 있단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열을 촬영하는 특수 카메라로 여러가지 박쥐의 모습을 찍은 것을 함께 보았던 기억이 났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외투도 벗지 않고 실내를 휘둘러보며

" 엄마, 아무래도 나갔나 봐요. 퍼드덕거리지 않는 걸 보니.."

전등을 끄고 완전히 캄캄해질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대답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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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7-12-24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집에 박쥐가 들어왔었나 봐요. 정말 신기하네요. 다음에 또 들어오면 연락 주세요. 구경 가게스리... 우리 아들 녀석이 그런 거 무지 좋아해요.

miony 2007-12-24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지만 같이 살 수는 없어서 어떻게 밖으로 내보내야 할런지 궁리 중이랍니다.
수시로 부엌이고 현관이고 다락이고 푸드덕거리니...
우리 집 미니는 박쥐 그림을 그려서 가위로 오린 다음 줄을 매달아서 현관으로 데리고 나가면 친구인 줄 알고 따라나올지도 모르니 그 때 문을 꼭 닫자는 제안을 내놓았습니다.^^

2007-12-24 14: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miony 2007-12-24 17:44   좋아요 0 | URL
역시나 기억이 안 난다. 그러고보니 기억나는 것 같기도 하고 가물가물...
문도 열어주고 훠이 훠이도 해보지만 천장이 너무 높아서 손이 안 닿으니까 잡기가 더 어려워 ㅜ.ㅠ
 


동감의숙 화단에 맨드라미가 피었다. 화단 앞 자갈밭까지 점령하려고 든다.

어린 시절 보았던 칸나와 맨드라미는 그 붉은 색 때문인지 아직도 뇌리에 깊게 남아 있다.

실물을 다시 보는 것은 참으로 오래간만이다.




부추꽃



아마도 능소화

- 문학작품에 자주 등장한다고 작은 언니가 궁금해하다가 감탄하던 꽃

 너덜이에 핀 백합

 - 풀을 베어주지 않아서 무성한 잡초에 폭 싸였다^^;;



쌍계지 연꽃 - 국사암 가는 길에 제법 너른 연지가 있었다.

화개에 자리잡은지 5년 만에

집에서 자동차로 15분 걸리는 이 곳에 처음 가봤다.

그 옆에 자리한 국사암에는 두어번 갔는데도 나는 모르고 있던 곳.


연꽃 하나 더


후텁지근한 여름날 헐떡이는 한 무리의 여행객들이 이 연못 앞에서 국사암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물었다.

옆지기가 걸어서 1시간쯤 걸린다고 대답하니, 쌍계사는 어떠냐고 해서 20분 걸린다고 했더니 모두 어쩔 줄 모른다.

일행이 잠깐 의논하더니 그래도 쌍계사가 가까우니 내려가자고 아랫길을 잡는 것을

국사암에서 쌍계사로 넘어가는 산길이 무척 좋으며, 쌍계사가 국사암에서 비롯한 절이니 국사암도 꼭 가볼만 한 곳이라고 달래어 윗길로 올려보냈다.

웬 장난이 그리 심하냐고 옆지기를 타박했더니

한 시간 걸릴 줄 알고 올라가다가 5분 만에 도착하면 얼마나 기분이 좋겠느냔다. 내 원 참.


아마도 도룡뇽?

 - 어느 비오는 날 목욕탕 세수대야를 차지한 것을 놓아주다.



금빛 점이 뚜렷한 번데기가 플라스틱 비치의자에 자리를 잡다

어떤 나비가 나올지 궁금하다며

알도와 미니가 며칠 들여다보았는데 어영부영하다 놓쳤다.

핸드폰에 접사 기능이 없어서 흐리게 나왔지만

갈색 껍데기에 선명한 금빛 점이 반짝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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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1 08: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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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1 15: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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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6 22: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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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ony 2007-09-17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그런거야? 다음에 한 번 시도해봐야겠다. 잘 지내지?

2007-10-07 06: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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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9-04-22 0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이런 풍경을 담을 수 있는 곳에 사시다니.. 너무 멋지네요.
도룡뇽도 번데기도 너무 신기해요. ^^
 

한밤중에 산길을 가다가  헤드라이트 불빛에도 놀라는 기색없이 새끼들을 졸졸 달고 길을 건너는 멧돼지를 만난 적이 있다.

어떤 농부는 동물원에서 호랑이 배설물을 가져다가 밭 주위에 뿌리니 멧돼지가 오지 않는다는 뉴스를 들었던 기억도 난다.

아랫 마을 할아버지는 밤낮으로 무언가를 두드리셔서 멧돼지를 쫓는다.

미니는 유치원 친구 하은이 할머니가 조심해서 멧돼지를 막대기로 때려주셨다고 전한다.

바야흐로 외할아버지 밭에서 고구마가 손가락 굵기 만하게 열리기 시작하자

멧돼지가 하룻밤 사이에 포기마다 다 파헤쳐서 헤집어 놓고 갔다.

할아버지는 무척 속상해하시고 미니도 흥분했다.

" 멧돼지도 음식을 먹어야 잘 살 수 있어서 그런거야? 그래도 너무해. 내 고구만데!"

<내 고구마>를 수도 없이 되풀이 한 끝에 미니가 내놓은 해결책을 소개한다.

첫번째는 고구마를 아주아주 많이 심는 것이다. 천 개도 넘게.

그러면 멧돼지가 먹어도 수민이 고구마가 남아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할아버지가 힘드셔서 그렇게 많이 심을 수 없다고 했더니 엄마, 아빠, 미니가 모래(밭)를 파드리면

할아버지가 심으실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하자고 한다.

멧돼지들이 친구를 잔뜩 데려와서 파티를 하면 고구마를 다 먹어버릴텐데 어떡할거냐고 하니

두번째 해결책이 나왔다.

바로 높은 담을 쌓는 것이다. 나무나 벽돌로..

시아주머님도 멧돼지가 논이고 밭이고 엉망을 만들어 놓는다고 하시던데

요즘 농촌에서는 멧돼지가 참 고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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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9 19: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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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20 06: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상추꽃 - 한 포기에서 올라온건데 마치 꽃다발 같다.

 가지 첫 열매

 첫 피망

 첫 토마토

상추, 피망, 토마토, 고추, 호박, 오이, 당귀가 심어져 있는 밭을 수민이는 무척 사랑한다.

5년 동안 쓰레기장으로 방치되어 있다가 올 봄에 청소를 하고 밭을 만들었더니 오시는 손님 손을 이끌고 가 가장 먼저 이것저것 설명을 곁들여가며 자랑을 한다.

이렇게 좋아할 줄은 미처 몰랐다.

요즘엔 조롱조롱 매달린 열매를 따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기열매일 때부터 고대하고 있다가 누나열매쯤 크면 이제 따면 안되냐고 조르면서 엄마열매가 되기를 기다린다.

너덜이는 아랫동네보다 선선해서 옥수수가 잘 자라지 않고 열매도 적은데 옥수수가 어서 맺혀서 쪄 먹었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다.

 아빠랑 고추와 상추따기

노랑,보라,초록을 거쳐 지금은 갈색이 된 솔방울

 화단에 핀 처음 본 꽃 - 이름이 뭘까?

 위에서 본 모습

 향 연기가 보인다. 가끔 피우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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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9 19: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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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ony 2009-09-15 11:29   좋아요 0 | URL
뒤늦게 알게 되었는데 비린내가 난다고 해서 어성초라고 불린나네.

알맹이 2007-07-23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마지막 사진 작품 사진이네

가시장미 2009-04-22 0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아요. ^^ 저도 현호와 자연속에서 사는 풍경을 꿈꾸곤해요. 정말 부지런하지 않으면 불가능할 것 같지만, 할수만 있다면 해보고 싶어요. 대신 많은 걸 버리고, 마음도 많이 비우고, 그래야 할 것 같은데.. 그게 자신 없네요.. ^^;;

예안 2009-05-23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yean_onasis 네이버 블로그로 마지막 향 사진 좀 퍼갈게요:)
미리 허락을 얻고 데려가야 하는데 허락 받고 난 뒤면 분명 안 가져갈 것같아서;ㅁ;
부득이하게 사후에 말씀드립니다.
출처 명시 하겠습니다. 혹 원하시지 않으시면 말씀 주세요;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