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놈 - 23장에 담긴 인간의 자서전
매트 리들리 지음, 하영미 외 옮김 / 김영사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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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생물학과 관련된 직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Genome, SNP, bioinformatics 등 많은 유전학 지식과 함께 살고 있지만, 이 책이 직업적으로 읽는 유전학 지식과 같은 내용을 정리한 책이라면, 정말 매력적이지 못했을 것입니다. 과학 중에서, (아니 고등학교에서 배운 과목으로 한정해야겠네요.) 물리, 지구과학, 화학은 서로 무엇인가 연관성이 있다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생물은 나머지 세 과목과 다른 느낌을 주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적 과학법칙 내에 생물에 관련된 법칙이 있을 것이다.'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아마도 비선형적 인과관계 때문에 다르게 생각된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후 엔트로피, 카오스 이론 등을 통해 점차 다른 학문과 합쳐지는 느낌을 가졌습니다. 한편 생물과 마찬가지로 비선형 인과관계를 갖는 사회현상도 마치 생물과 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생물학의 한 분야 genome에서 출발하지만, 사회과학, 철학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생물학적 결정론, 행동결정론의 대립은 <타고난 성, 만들어진 성>라는 책을 연상시키고, 철학에서 논하는 ‘자유 의지’도 연상시킵니다. 잡학을 좋아하는 분은 이 책을 읽고 나면, 흐뭇할 것입니다. (cf ; 타고난 성 만들어진 성 - 존 콜라핀도 저, 바다출판사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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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어떻게 인간을 지배하는가
로버트 레빈 지음, 이상돈 옮김 / 황금가지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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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1 ; 제가 어렸을 때 아마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후, 달력은 보면서 한달이 가려면 얼마만큼의 시간이 지나야 할까. 내가 어머니만큼 커야 1년이 이란 세월이 흐르나. 당시에는 한달, 1년의 개념이 없을 때였습니다.

에피소드 2 ; 초등학교 때 의 1년은 매우 길었습니다. 학년이 바뀌고, 1학기, 좀 짧은 듯한 여름방학, 2학기, 무지무지 길었던 겨울방학(당시에는 연료 절약 일환으로 여름 방학은 짧고, 겨울 방학은 매우 길었습니다.), 그리고 2월에 수업과 봄방학, 새 학기. 학년이 바뀔 때 마다 오랬동안 사귀었던 친구, 선생님과 헤어지기가 너무 싫었습니다.

에피소드 3 ; 나이가 들면서 시간의 속도가 나이와 관련되어 있음을 알았습니다. 10대가 10km/hr로 진행한다고 가정하면, 20대는 20km/hr, 30대는 30km/hr, 40대는 40km/hr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에피소드 4 ; 1990년대 들었는 1991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1992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단지 1990년대 초반에 있었던 일, 1990년대 후반에 있었던 일로 기억될 뿐입니다.

에피소드 5 ; 제가 기억하는 최소 연령의 사건은 6세 또는 7세에 있었던 일입니다. 본인은 남자입니다. 남자의 평균 수명은 70세까지입니다. 제가 35세일 때 70세의 50%를 살았습니다. 이것은 물리학적 시간입니다. 그러나 본인이 느끼는 시간은 75%를 살았습니다. (1/X를 7부터 70까지 적분을 하고, 1/X를 1부터 35까지 적분을 하면 35까지가 70까지의 3/4인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에피소드 6 ; 80세 할아버지와 40세 아저씨가 똑같이 암에 걸렸습니다. 치료를 열심히 하여 곧 죽을 환자를 똑 같이 2년 더 오래 살도록 하였습니다. 왜 80세 할아버지는 2년 생명이 연장된 것을 40세 아저씨만큼 좋아하지 않을까요. (80세 환자를 40세 환자 만큼 생명을 연장하려면 노력은 몇배 더 들여야 합니다.)

위의 내용이 이해가 잘 안 돼나요. 이 책을 읽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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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짐 콜린스 지음, 이무열 옮김 / 김영사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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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책들이 기업의 경영, CEO를 목표로 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쓰여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연구결과서(논문)임을 알고 나서 신뢰감은 남달랐습니다. 그리고 언제가 내가 리더로서의 위치에 있게 된다면 미처 생각지 못했던 다음과 같은 교훈은 저에게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좋은 것은 위대한 것의 적 - 우리나라 몇 대기업들은 전혀 망할 것 같지 않았지만, 부도를 내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제가 기억하고 있는 1970, 80년대의 대기업은 1950년대에는 없었던 기업입니다. 1950년대 역시 많은 기업이 우리나라의 1,2위를 다투다가 사라지곤 했던 것입니다. 1990년대 이후 발생했던 사건들은 1950년대 부터 있었던 일이었습니다. 무엇이 계속적인 기업의 흥망성쇠를 가졌왔을까요.

그것은 환경의 변화에 따라 계속적으로 기업도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따르지 못했기 때문으로 생각합니다. 변화가 세계화이든, 정보화이든, 주력업종의 전환이든 말입니다. 그러나 이미 성공을 맛본 기업은(혹은 개인은) 과거 성공의 단맛에 젖어 있기 때문에 변화를 싫어합니다. 같은 목표, 같은 방식만을 고집하다 결국에는 경쟁에서 낙오하기 마련이지요. 끝없는 자기 혁신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 사람 먼저, 다음에 할일 - 속담에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좋은 사람과 함께 일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복입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을 구하기가 쉽나요.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교육'에 의미를 두어, '잘 모르는 사람은 가르치고, 불성실한 사람은 성실하도록 유도하고, 인내와 끈기로 내 사람으로 키운다.'가 저의 가치관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은 후에도 저의 가치관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위대한 기업과 좋은 기업의 차이을 생각한다면, 저의 가치관은 어떤 한계에 부딪힐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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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과 권력 - 달력을 둘러싼 과학과 권력의 이중주
이정모 지음 / 부키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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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부터 오랫동안 궁금했던 것이 있었습니다. 음력에 나오는 윤달이 그 중 하나였습니다. 부모님에게 여쭈어 봐도 잘 모르겠다고 하시고, 백과사전을 찾아보아도 이해할 만큼 정확하게 설명되어 있지 못했습니다. 어머니께서 ‘양력보다는 음력이 계절과 잘 맞아.’라고 하셨던 말씀도 정확히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어느 해는 추석이 일찍 찾아와 과일이 비싸는 해가 있었습니다.(올해도 추석이 일찍 찾아온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째서 음력이 계절과 잘 맞는다는 말씀을 하셨을까. (이 책을 읽은 후 24절기는 양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단기'대신에 '서기'는 언제부터 사용했을까. 이런한 사소한 질문들의 해답을 줄만한 책 제목 '달력과 권력'을 보자마자 구입해서 읽었습니다.

그러나 역학(曆學)의 매력은 위에 질문에 대한 답변을 구한 것에 있는 것이 아니고, 역학의 위치가 과학과 정치의 접점에 있다는 것입니다. 역학은 천문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계절의 변화에 따라 농사를 지어야 하는 과학 지식이 바탕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역학을 지배하는 사람은 막강한 권력이 있는 사람이(예를 들면 천자, 왕 등) 천문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을 고용해야 만 얻을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 책의 말미에 경제적, 과학적 관점에서 달력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했지만 별로 실효성이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정치적(여기에서의 정치적이란 것은 종교적인 것을 포함합니다.) 이유 때문이지요. 달력이 바뀌어 내 생일이 없어진다면, 국경일이 바뀐다면, 종교적 축제일이 바뀌면다면... 어마어마한 저항에 부딪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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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6-05-24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스 투 대상을 찾다가 마립간님을 발견하고 반갑게 땡스 투 합니다. 세권 주문했어요^^
 
자연, 예술, 과학의 수학적 원형 경문수학산책 20
마이클 슈나이더 지음, 이충호 옮김 / 경문사(경문북스)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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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에 <자연의 수학적 본성>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수학과 미술>이란 책도 보았습니다. 수리물리학이라는 분야도 있습니다. 왜 수학은 자연, 예술, 과학과 관련이 있을까. 긴 연필 한자루, 짧은 연필 한자루를 보고 연필 두자루라고 합니다. 사자 한마리, 토끼 한마리는 동물 두마리라는 표현을 씁니다. 사자가 토끼를 잡아먹어 한마리가 될 수도 있으나, '2'라는 숫자를 연상합니다. 물 1리터와 알콜 1리터를 합치면 2리터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초등학교 자연시간에 배웠습니다.

경험은 오히려 1+1=2가 아닐수 있습니다. 점, 직선도, 평행선도 경험할 수 없습니다. 볼펜으로 찍은 점, 빨래줄, 수래바퀴 자국으로 연상을 하지요. 제 주위에는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 (저를 포함하여) 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수학의 추상적 개념을 좋아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숫자 '1'은 그 자체가 추상적 개념이며, 여기에서 연상되는 것이 자연, 예술, 과학에 널려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수학책이라기 보다는 - 제가 분류한다고 하면 - 철학책이라고 해야 할까. 1부터 10까지 숫자를 통해 스며있는 개념을 예술, 문화까지 폭넓게 확장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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