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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연대기 - 현대 물리학이 말하는 시간의 모든 것
애덤 프랭크 지음, 고은주 옮김 / 에이도스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주위에서 너무나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것이어서 아주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 있다. 시간도 그 중에서 하나가 아닐까 한다. 시간이라는 단어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되는 정도를 넘어서 매순간마다 사용하고 있어서 누구나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정작 시간이 뭐냐고 물어보면 시간의 의미에 대해 제대로 대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루 24시간,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인간은 필연적으로 시간과 함께 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인간은 시간을 소유할 수 없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 같이 주어져 있을 뿐이다. 다만 그 주어진 시간을 누가 좀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것인가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시간은 철학과 인문학의 영역으로 넘어오기도 한다. 뭔가 손에 잡힐 듯 하지만 여전히 추상적이고 관념적이어서 애매모호하기만 하다.

 

시간을 과학적으로 분석한다면 그 의미나 실체가 좀 더 명확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인간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 시간을 조정하고 통제할 수 없을까? 타임머신처럼 시간을 거스를 수는 없을까? 시간의 시작과 끝은 없을까? 시간을 만지고 볼 수는 없을까? 시간은 여러 개 존재할 수는 없을까? 등 여러 가지 의문들이 쏟아져 나온다. 시간에 대한 다양한 의문들을 가져보지만, 학창시절 물리와 그다지 친하게 지내지 못한지라, 이런 의문들이 쉽게 이해될 것 같지는 않다.

 

소설이나 영화의 소재가 된 물리 이론은 흥미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최근 본 영화 “인터스텔라(Interstella)”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복잡한 이론이 등장했지만, 그로 인해 오히려 영화에 더욱 몰입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 마찬가지로 이 책이 물리만 다루었다면 버거웠을 것이다. 물리와는 거리가 먼 내게 있어 이 책이 의미있었던 것은 물리학자이자 천문학자인 지은이 애덤 프랭크가 인류의 시작부터 현재의 디지털시대까지 시간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따라가는 시선이 특이했기 때문이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주전론,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허블의 팽창우주, 빅뱅이론의 특이점, 끈이론의 풍경, 양자중력이론, 브레인우주론, 다중우주 등 전문적인 용어들이 즐비하게 등장하지만, 지은이는 전적으로 물리학의 관점에서만 시간을 분석하지 않는다. 우주는 하나일까, 아니면 여러 개일까?, 우주는 무한한가 아니면 유한한가, 우주는 스스로 존재할까?, 시간은 스스로 존재할까?, 우주는 시간적으로 시작과 끝이 있을까?, 라는 질문을 기본으로, 인간의 기술로 만들어낸 ‘물질’이 인간의 시간 경험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지은이는 신화, 달력, 시계탑, 증기엔진, 전기조명, 철도와 전신, 세탁기와 라디오, 인공위성, 원자폭탄, 이메일 등 새로운 물질이 인류 역사에 개입하면서 인간의 시간과 우주의 시간이 변화해왔다고 주장한다.

 

시간은 인류 이전부터 있었던 것이고, 인류가 이 지구상에 발을 붙인 이래로 수만 년 동안 연구하고 고민해 온 주제였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명쾌하게 모든 것이 밝혀진 것은 아니다.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가 내 머리를 명료하게 만들어주지는 못했다. 지은이가 오랜 동안 연구해 온 내용을 단 시간에 내 머리에 집어 넣은 느낌이다. 아마도 내가 가진 한계때문일 것이다.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이 책을 한 번 읽고 이해하려고 하는 욕심부터가 잘못된 것이다. 하지만 시간의 의미와 역사에 대해 많은 읽을 거리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어서 다시 한 번 꺼내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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