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향을 소개한다.
화양동과 선유동으로 이어지는 이곳은 속리상 화양동 국립공원에 속한다.
주변의 경치가 워낙 뛰어나고, 또한 심산유곡이기에 신선이 살았다는 동네가 되었다.
그래서
선유동이다. 즉, 신선이 놀던 동네.
작년에 휴가이야기를 하면서 아래에 글을 올리기도 했지만 정말 공기 맑고 신선한 곳이다.
기회가 되신다면 한번 와 보세요.

http://www.aladin.co.kr/blog/mypaper/930503  

5월은 가정의 달.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행사가 많은 달이죠. 이래저래 부모님들은 무척 바쁜 달이기도 하고 주머니 사정이 빠듯한 달입니다. 자식된 도리하랴, 부모된 도리하랴 빨리 이달이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봅니다. 외식이라도 한번 할라치면 경비도 이만저만이 아니고 가볍게 여행을 하려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이번 주에는 경비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계곡 여행을 떠날볼까 합니다. 5월 계곡여행은 좀 어울리지 않은 듯 하지만 충북 괴산의 화양구곡은 어떨지요…

사진
「화양구곡」

「가는길」  
우리나라는 계곡이 많아 다양한 형태의 계곡들이 있다. 크게 구분해 보면 트레킹하기에 적당한 경치 좋은 계곡과 아기자기한 담과 소가 많아 물놀이하기에 좋은 계곡이 있다. 전자의 대표적인 계곡으로는 백담계곡과 구천동계곡을 꼽을 수 있고, 후자의 경우로는 흥정계곡 같이 비교적 규모가 작은 계곡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 화양구곡은 트레킹에도 적당하고 물놀이에도 적당해 사철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32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화양동 입구 삼거리에서 화양구곡의 끝이라 할 수 있는 파천까지는 약 5km 거리로 왕복 10km 정도이다. 파천까지 길도 아스팔트와 보도블럭이 잘 깔려 있고 높낮이도 심하지 않아 거리가 10km여도 누구나 무난히 걸을 수 있어 트레킹 코스로는 비교적 쉬운 코스이다. 특히 안쪽의 주차장에서 파천까지는 3.7km밖에 되지 않아 트레킹 코스로는 오히려 좀 짧은 편이다. 그러나 물놀이를 즐기기에는 단연 돋보이는 계곡이 화양구곡이다. 곳곳에 넓은 너럭바위들이 많고 중간중간 모래사장도 있으며, 물의 깊이도 낮아 여름이면 가족 단위로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운영담」  
화양구곡의 출발점은 32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화양동 입구 삼거리부터 시작된다. 이 삼거리에서 화양동 방향으로 접어들면 바로 매표소가 나오고 이 매표소를 지나자마자 화양구곡의 제1곡인 경천벽(驚天壁)이 나온다. 계곡 옆의 큰 바위인데, 하늘을 놀라게 한다는 이름처럼 그 정도로 큰 바위는 아니다. 경천벽 앞의 계곡도 밋밋한 편.
경천벽을 뒤로 하고 아스팔트 길을 따라 걸으면 주차장이 나온다. 이 주차장을 지나 계속 아스팔트 길을 걸으면 수중보 앞의 다리가 나오는데, 이 다리를 건너면서 본격적으로 화양구곡이 시작된다.
이 길을 조금 더 걷다 보면 물 건너편으로 멋지게 생긴 수직 바위가 보인다. 저절로 사진기를 들게 만드는 경치인데, 이 바위 앞이 화양구곡의 제2곡인 운영담(雲影潭)이다.
 
「하마소」  
운영담이란 이름은 물이 너무 맑아 구름의 그림자가 비추는 담이라는 뜻인데, 꼭 이 지점이 물이 더 맑지는 않다. 이 이름 역시 과장이 적지 않다. 그러나 운영담 앞으로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어 야유회 등의 단체객들에게는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이다.
운영담을 지나면 길 양쪽에 긴 사각 돌기둥이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곳이 하마소(下馬所)이다. 이름처럼 말에서 내려야 하는 곳인데, 이 하마소에는 사연이 깃들어 있다.

화양구곡은 조선 중기의 대학자였던 우암 송시열을 빼고 지나갈 수는 없는데, 이 하마소 역시 거슬러 올라가면 우암 송시열과 관련이 있다. 송시열은 조선의 선조 때부터 숙종조까지 여러 관직을 두루 거친 인물로, 효종과 함께 북벌계획을 추진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송시열과 북벌에 관계는 좀더 정리해 보아야 할 점이 있고, 어쨌든 송시열이 벼슬을 떠나 머문 곳이 이곳 화양구곡이다. 금사담 옆에 암서재를 지어놓고 이곳에 머물렀는데, 후에 후학들이 이 화양구곡에 송시열의 위패를 모시는 화양서원을 열었다. 그후 조선 말기로 접어들면서 서원들의 횡포가 극에 달했는데, 그때 이곳이 서원 앞이니 말에서 내리라는 의미의 하마소가 생긴 것이다. 이 화양구곡의 하마소에서 흥선대원군이 말에서 내리지 않았다가 화양서원의 유생들에게 봉변을 당했다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후에 흥선대원군은 서원철폐령을 내려 몇 곳을 제외한 나머지 서원들을 강제로 문을 닫게 했는데, 화양서원도 그때 철폐되어 지금은 폐허만 남았다.
 
「만동묘정비」  
하마소를 지나면 바로 만동묘정비가 있던 자리가 나온다. 이 자리는 송시열의 유언에 따라 임진왜란 때 우리를 도와준 명나라 임금의 제사를 지내던 곳이라 한다. 조선시대 지나쳤던 사대주의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한 느낌이 드는 곳이다. 후에 일제시대에 일본인들이 이 자리에 있던 만동묘정비를 훼손해 땅에 묻었다고 한다. 그후 이 비석이 발견되었는데 어디에 보관되고 있는지 이 자리에는 없다. 한반도를 놓고 벌였던 중국과 일본의 각축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만동묘정비 자리 옆에는 화양서원의 자리가 있다. 지금은 추춧돌과 축대만 남아 풀만 무성한데, 과거에는 아주 위세를 떨치던 서원이라 한다.
 
「금사담」  
이 화양서원 앞에는 화양서원의 내력을 적어 놓은 화양서원 묘정비가 있는데, 이 묘정비 옆으로 내려가면 계곡 건너편으로 있는 읍궁암(泣宮巖)을 볼 수 있다. 읍궁암은 화양구곡의 제3곡으로, 효종이 갑자기 죽자 이곳에 머물던 송시열이 새벽마다 이 바위에 나와 효종을 생각하며 울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바위이다. 그러나 바위 자체는 그리 볼 만한 바위는 아니다.
읍궁암을 200m 정도 지나면 화양구곡의 제4곡인 금사담(金砂潭)이다. 화양구곡 중에서 가장 아기자기한 곳으로 화양구곡에서 으뜸으로 꼽는 곳이 이 금사담이다. 계곡의 형태도 멋있지만 이곳 금사담도 물놀이를 하기에 아주 좋다. 운영담 앞이 단체객들이 차지하는 곳이라면 이곳 금사담은 넓은 공간이 없기 때문에 가족 단위로 텐트를 치거나 돗자리를 깔고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다.
 
「암서재」  
금사담 옆으로는 우암 송시열이 머물던 암서재(岩捿齋)가 있다. 경치좋은 금사담 옆 커다란 바위 위에 올라앉은 집으로 우암 선생의 높은 풍취와 안목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당쟁으로 한평생을 보낸 우암 선생은 그래도 거의 선인의 경지에 올랐던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암서재의 운치는 단연 돋보인다.
금사담과 암서재를 지나면 차례로 제5곡인 첨성대(瞻星臺)와 제6곡인 능운대(陵雲臺), 제7곡인 와룡암(臥龍巖)이 차례로 나오는데, 그리 눈길을 잡아끌 만한 특징은 없다. 와룡암을 지나면 도명산으로 향하는 다리가 나오는데, 이 다리로 올라서면 제8곡인 학소대(鶴巢臺)를 볼 수 있다. 자연스럽게 휘어져 내려오는 계류 옆으로 멋진 바위가 있는데 이 바위가 학소대이다. 경치가 좋아 학이 머물며 노닐던 자리라 한다.
 
「파천」  
다리를 빠져나와 다시 보도블럭 길을 따라 조금 비탈진 길을 오르면 고갯마루에 출입금지 팻말이 있고, 그 옆에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이 길을 따라 내려가면 화양구곡의 마지막인 제9곡 파천이 나온다. 이곳은 넓고 편평한 바위가 있어 이 바위 위로 계류가 잔잔히 흐르는 곳인데, 화양구곡의 다른 곳과는 사뭇 경관이 다르다. 아기자기한 느낌은 없지만 넓고 흰 바위가 시원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이곳 파천이 화양구곡 트레킹의 마지막이다. 올랐던 길을 돌아 내려오는 것으로 화양구곡의 여행은 끝이 난다.

주차장에서부터 걷기 시작했다면 왕복 7.4km 거리로 2시간~2시간 30분 정도가 걸린다. 물론 계곡에서 잠시 발을 담그고 쉬어가기에 따라 시간은 더 길어진다. 화양구곡은 곳곳에 물놀이하기에 좋은 곳이 많으니 여름 가족여행 코스로도 좋아 다시 한번 찾아보아도 후회하지 않을 듯…

입장료는 어른 1300원, 청소년 600원, 어린이 300원이며, 주차료가 4000원이다.
 
교통정보
▶ 자가운전

서울에서 화양구곡으로 가려면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중부고속도로 증평나들목을 나서면 바로 만나게 되는 510번 지방도로에서 증평 방향으로 좌회전한다. 이 길을 6km 정도 달리면 34번 국도와 만나는 삼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서 우회전하여 다리를 건너면 증평이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만나는 사거리에서 좌회전하여 36번 국도를 타고 조금 달리다가 592번 지방도로를 만나는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592번 지방도로로 들어선다. 이 도로로 들어서 증평읍내를 지나 계속 592번 지방도로를 타고 질마재라는 고개를 넘으면 부흥사거리를 만난다.
이 사거리에서 직진하면 37번 국도로 이어지는데, 37번 국도로 직진하여 5분쯤 달리면 화양구곡으로 들어가는 32번 지방도로를 만난다. 이 삼거리에서 32번 지방도로로 접어들어 화양동 이정표를 따라가면 된다.
경부고속도로 서울 궁내동 톨게이트에서 약 2시간 30분 정도 거리이다.

▶ 대중교통

화양구곡으로 가려면 일단 청주까지 간 후 청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화양구곡(또는 화양동계곡)으로 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
 

숙박정보
화양구곡 안에 듬성듬성 민박집들이 있다.
 

음식정보
화양구곡 주차장에 팔각정 휴게소가 있고, 화양구곡 안에 음식점들이 몇 곳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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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7-05-12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댕겨오세요. 전 내일 유채꽃 축제 가볼까 합니다~~~~~

전호인 2007-05-12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이번주는 아이들 놀토인 데 불행하게도 저는 금요일저녁부터 주말 당직이랍니다.
내일아침에 퇴근합니다.
그렇쟎아도 처음으로 유채꽃축제를 가려고 일정을 잡아놓았습니다.
내일아침 퇴근에 맞추어 아이들과 옆지기가 이곳으로 온다고 했는 데......
잘 하면 그곳에서 만날 수도 있겠네여.
낼 뵈여. ㅎㅎ

 


Mephistopheles 2007-05-12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옷..이것이야말로 알짜배기 정보..^^

물만두 2007-05-12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이 불타는 애향심!!!^^

전호인 2007-05-12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유채꽃정보를 말하는 건가요? 아님 저의 고향정보를 말하는 건가요? ㅎㅎ 어쨌든 모두가 다 괜챦은 정보인 만큼 활용해 보시길 바랍니다.

물만두님, 지나친가요? 다만 저의 고향에 대한 정보랍니다. ㅎㅎ

홍수맘 2007-05-12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고향정보가 저에게는 귀한 정보예요. 이 담을 위해 퍼 가요. ^ ^.

전호인 2007-05-12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 정말 좋은 곳이랍니다. 기회가 되셔서 육지에 오실 일이 있으시다면 꼭 한번 다녀가시길 바랍니다.

짱꿀라 2007-05-13 0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좋은 곳을 고향으로 두셨군요. 화양동 답사 가본 기억이 납니다. 자연 경치가 너무 아름다운 곳이죠.

전호인 2007-05-13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싼타님, 그렇죠 공기좋고 물맑고 화양동에서 2~30분정도 더 들어가면 저희집 동네랍니다. 그곳은 선유동이라고 하지요. 말끄대로 신선이 놀던동네. 이 곳을 다녀가셨군요. 이곳을 연계해서 많은 계곡이 이어지니만큼 여름에 휴식을 취하기에는 안성맞춤일 듯 해요. 다만 농번기에는 마을 분들에게 송구한 마음도 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