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셋 - 시간을 초월해 나를 만나다
기타무라 가오루 지음, 고주영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기타무라 가오루. 작가를 처음 알게된 건 <시간과 사람 3부작> 시리즈 1탄 스킵skip을 선물받으면서였다.

열일곱 살의 여고생이 비가 내리던 날, 잠들었다 깨었을 때 마흔두 살의 아내이자 엄마이며 국어교사로 바뀌어 있었다.

절대 있을 수 없는 상황 설정이 당황스러우면서 한편으로는 내게 같은 일이 일어난다면 어떨까라는 질문이 

책을 덮고나서도 한동안 머릿속을 어수선하게 했다.

일본에서 추리소설 작가로 더 유명한 기타무라 가오루가 이렇게 섬세하면서도 아름다운 글을 썼다는 게 놀라웠다.

스킵skip을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나머지 두 권의 내용은 어떨지 궁금했고 기대하고 있었다.

그리고 2탄 리셋reset을 만났다. 신비로움과 함께 따뜻함이 느껴지는 표지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

사실 책을 펼치고 며칠에 걸쳐 매일 조금씩 넘겨가는 동안 힘들었다. 도통 무슨 내용인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결국 끝부분 몇 페이지를 남겨두고 다시 첫장부터 읽기 시작했다. 아, 이런 이야기였구나.

내 어린시절의 추억들을 떠올리며 읽어나갔다. 사진첩을 들춰보며 사진 속 옛시절의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이

전부터 기억하고 있었다고 착각했던 것은 아닌지. 과연 내 최초의 기억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한동안 잘 이해하며 읽는다고 생각했는데 또다시 난관에 봉착했다.

무라카미 군이 중학생이 되며 '아줌마'네 집에 들렀고 핫케이크 굽는 냄새가 타는 냄새로 바뀌며 나도 혼란스러워졌다.

지금까지 생각했던 내용이 뒤죽박죽이 되어버렸다. 한번 더 읽는다면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읽는 동안의 느낌 중에 안타까움이 제일 진했다. 전쟁과 사랑과 어린시절과 아픔...

마지막 책- 턴turn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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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밝은세상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언뜻 보면 표지는 무척이나 경쾌해 보인다. 파란 하늘에 빨랫줄의 밝은 색상이 마음을 가볍게 하지만 그 위로 드리운 그림자와 한쪽 구석의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남자가 보이는가? 도대체 어떤 이야기일까?

내가 읽은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은 그의 첫 장편소설인 '퍼레이드'와 '일요일들'이 전부다. 한 아파트에서 동거하는 다섯 남녀의 이야기 '퍼레이드'는 현대사회의 모습과 젊은이들의 심리를 경쾌하게 나타내었다. '일요일들'에서도 다섯 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아픔과 상처가 있는 그들의 불안정한 일상을 그리고 있다. 두 소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 주고 감동의 여운을 남기며 끝맺는다. 작가의 냉소적인 문체가 돋보이면서 책읽기에 부담이 없어서 좋았다. '나가사키' 또한 평범한 주인공이 등장하고 인물의 심리 묘사가 세밀하다.

이 책의 제목이자 일본 지명인 나가사키에 대한 설명이나 묘사는 거의 없다. 단지 나가사키 지역에서 번창한 야쿠자 가문인 미무라 가의 이야기를 그려낼 뿐이다. 북적거리지만 난잡하지 않고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그 모습이 정겹기만 하다. 대가족의 일상과 사내들의 모습, šœ의 성장과정이 간결한 문장 속에 녹아있다. 결국엔 모두 떠나가고 미무라 가는 화재 사건으로 사라지게 된다. 책장을 덮으면서 가슴 한 쪽을 쓸어내린 느낌이었다. 표지 위에 진 그늘의 심중을 헤아릴 수 있었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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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부쿠로 웨스트 게이트 파크 이케부쿠로 웨스트 게이트 파크 1
이시다 이라 지음, 김성기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표지부터 난잡하다. 뭔가 간단하지 않은 일들이 벌어질 거라고 예고하는 듯 구미를 당긴다. 앞표지 아랫부분의 그림을 알아보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 책 안에 네 가지 이야기가 들어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연결되는 이야기지만 네 개의 단편으로 봐도 괜찮다. 일본 추리소설을 좋아하기 때문에 쉽게 넘기면서 재미있게 읽어나갔다.

이케부쿠로. 위험한 꼬맹이들이 모여들고 취객과 퇴폐 업소들이 공존하는 곳. 이 거리를 좋아하는 주인공 마코토는 사건 해결사다. 마코토는 졸업 때까지 3분의 1이 자퇴하거나 퇴학당하는 공고를 졸업하고 백수가 되었다. 이케부쿠로 서(西) 1번가에 위치한 어머니의 과일 가게 일을 돕고 용돈을 번다. 이야기는 대부분 이케부쿠로 서구 공원에서 진행된다. 그곳이 결국 마코토와 그의 친구들 혹은 폭주족과 소년 갱단의 집합소이다.

마코토라는 인물에 감탄했다. G 보이스도 R 에인절스도 아닌, 레드도 블루도 아닌 중립적인 역할을 하면서 예전의 이케부쿠로를 되찾기 위해 피스메이커가 되려고 한다. 스트랭글러 사건 때 G 보이스를 전부 동원하여 가드(ガ―ド:guard) 태세를 취하고, 괴물 왜건의 범인을 알아내고, 마약상인 야쿠자를 잡는데 한 몫 한다. 사실, 사건들을 해결하는 데 주위 친구들의 역할도 컸다. 마치 정의의 특공대 독수리 5형제 같다.   

빠른 시일 내에 해외여행을 하게 된다면 일본에 가고 싶다. 일어 공부를 하면서부터 가보고 싶은 나라로 꼽았는데 여태 못 가봤다. 역시 가깝고도 먼 나라일까. 어느 여름 날, 여행을 하게 된다면 이케부쿠로 웨스트 게이트 파크의 벤치에 앉아 높은 하늘에 둥실 떠 있는 뭉게구름을 바라보며 마코토든 퍼플 크루 팀의 다른 멤버든 마주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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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라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김옥림 지음 / 미래북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한 손에 잡히는 책이 너무 예쁘다. 표지 디자인은 물론이고 본문 디자인 또한 따스하고 포근하다. 각 장의 첫 페이지에는 사랑에 관한 시가 있다. 마음에 드는 시 하나쯤 외우고 있어도 좋을 것 같다. '사랑'이란 단어가 들어있지 않은 페이지가 없을 정도여서 읽는 동안 머리가 울리는 듯했다.

  사랑에 대하여 이렇게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짤막한 글들이 많은 생각을 해보도록 권유하는 듯하다. 중학교 시절에 옆반 친구를 좋아했던 일부터 대학교 때 남자친구를 사귀고 헤어진 일 등 많은 일들이 머릿속에 필름처럼 지나갔다.

  때론 아픔을 남기기도 하고 때론 알 수 없는 것이 사랑이지만 상대에게 맞추어 주면서 배려하고 계산하려 하지 않을 때 그 기쁨 또한 사랑이다.

  내용은 모두 다르지만 뭔가 비슷하고 반복되는 느낌이라서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았고, 몇 군데 오타도 발견되었다. 내용보다는 한 장 한 장에 정성들인 디자인 쪽에 점수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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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지만 안녕
황경신 지음, 김원 사진 / 지식의숲(넥서스)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는 말한다.
우선 제목을 정하고, 첫 문장을 생각하고, 글을 쓴다고.

난,
글 하나하나에서
감미로운 멜로디를 들었고,
어느 유명 화가의 그림을 감상할 때와 같은
가슴 두근거림을 느꼈다.

글마다 느낌이 있다.
슬프고, 가슴 저리고, 외롭고, 쓸쓸하고, 안타깝고,
그리고...
희망이 보인다.

만남, 사랑, 이별, 용서,
이 단어들이 아름다울 수도 있지만
아플 수도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책 사이사이의
일상적이면서도 신비로워 보이는 사진들은
감성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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