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권. 작년에 160권 정도 읽은 거 같은데 그에 비하면 수가 팍 줄었다. 개인적인 일로 한번 손에서 놓으니 다시 잡기가 생각보다 어려웠다. 목표인 우리 詩 읽기도 기껏해야 몇 권으로 끝났으며, 작년에 이은 셰익스피어 책도 역시나 마찬가지이다. 목록을 천천히 살펴보자니 좋았던 기억은 우석훈의 글을 읽었다는 것, 스티븐 킹의 소설과 함께 했다는 것, 지식 e를 책으로 읽은 것, 인생수업, 알랭드 보통의 책을 드디어 읽기 시작한 것, 딘 쿤츠의 발견, 이승우의 소설에 관한 책, 더 알고 싶은 윤대녕, 책 혹은 글을 제대로 쓰고 싶게 한 송숙희, 타샤 튜더를 만난 것, 신경숙, 그리고 시집들!! 조금 읽었어도 나름 위안을 얻는 부분이다. 게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와 타샤 튜더의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로 우수리뷰로 선정되어 적립금을 받아 챙겼다는 것도 나쁘지 않다. 솔직히 채식주의자는 그래도 생각을 가다듬으며 썼던 거 같지만, 타샤 튜더는 편하게 끼적인 거라 받기가 조금 부끄럽다. <스탠드>로 출판사 우수리뷰가 되어 받은 책들도 사실 고맙다.
아직 책장에는 작년에 이어 계속 읽을 시간이 밀리는 책이 보이고, 여전히 책상에는 읽을 책이 쌓여 있다. 올해는 게으름을 부리다 서평을 쓴 책도 고작 해야 42권이다. 윤대녕의 <제비를 기르다>,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보통 선생의 <여행의 기술> 등은 꼭 정리해서 적고 싶었는데 시기를 놓치니 뭐라고 끼적이기가 어려워졌다. 그리고 맙소사! 24권이나 리뷰도서였다. 즉, 내가 선택했다기보다 읽고 서평을 올려야 하는 책이었다. 늘 연말이면 주먹을 불끈 쥐며 새해에는 읽고 싶은 책을 더 많이 읽자고 외치지만 리뷰도서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그래도 좀 줄여야겠다. 다시 꽉 차버린 책장을 보며 또다시 덜어버려야겠다고 생각한다. 책나눔을 해도 끝이 없이 쌓이는 걸 보면 만족감보다 욕심 혹은 게으름이 먼저 떠오른다. 달마다 진행하는 책나눔을 비공식적으로 대부분 진행했는데 공식적으로 해보는 게 어떨까. 네이버에서 주로 하지만, 이글루에서도 진행을 할까?
가장 원했던 건 늘, 책을 제대로 곱씹는 작업에 열중하는 일이다. 그래서 일방적으로 리뷰만 끼적이는 거보다 토론 내지 같은 책을 읽은 지인 혹은 이들의 리뷰를 찾아 읽고 덧글 같은 거로 대화하는 게 좋다는 걸 안다. 그러나 실행하지 못한다. 그래서 소극적인 대안으로 끼적임을 멈추지 않는다. 당시의 느낌을 잊지 않기 위해, 그리도 다른 책과 만나고자 비우려고 그래서 필요한 의식이다.
새해에는 책읽기 목표를 따로 정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목표가 있는 것도 좋지만 그저 마음이 가는 대로 편하게 읽으려고 한다. 단, 읽기 위한 책이 아닌 읽고 싶은 책을 만나는 시간을 만들기로 했다. 몇 권을 읽든, 전작주의 형태로 가든, 장르로 가든 읽고 가슴 벅찬 그런 책을 많이 만나고 싶다. 이런 기대심리는 벌써 내 심장을 뛰게 한다. 그러니 이제 올해의 반성은 이쯤하고 새해에도 즐겁게 책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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