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의 마력
클로드 브리스톨 지음, 최염순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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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예전에 오래된 아버지의 책으로 읽었던 <신념의 마력>은 낡고 교정된 흔적이 남은 책이었다. 그렇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기대 없었던 내게 많은 의미를 주었다. 그래서 제대로 된 책으로 읽어야겠다고 생
각했었는데 그런 마음을 알았는지 마침 읽을 기회가 왔다. 이것도 저자의 표현대로라면 믿음의 힘일지
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지 않았거나 혹은 신념의 마력을 아직 인정하지 않는 이라면 그저 우연일 뿐이
라 말할 것이다. 비단 이뿐만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일 중에서 예를 찾아도 많을 것이다.

오래전 친구 한 명이 내게 그랬다. '너무 네 위주로 생각하는 거 아냐? 그저 우연일 뿐이라고.'그때는 내가 이 책을 만나기 전이라 친구의 말을 받아칠 만한 대답을 주진 못한 거 같다. 그저 웃어보였
던 게 전부였으니까. 그러나 이후로 시간이 갈수록 마음의 중요성을 깨달아 갔다. 다큐멘터리 <마음>
을 보면서도 많은 공감을 했으니 말이다.

책의 명성은 가끔은 책읽기 하는데 방해가 된다. 수식어들로 기대감이 커지기도 하고 한 겹의 얇지만
이름모를 거부감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가 묻는다면 내게 참 좋았던 책이라고 앞으로도 몇 번 읽
어볼 책이 <신념의 마력>이라고 자신 있게 대답할 것이다.

전반부가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부분으로 남은 잠재의식을 이야기하기에는
약간의 설명이 필요했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곧 읽을수록 빠져든다. 뿌리 깊은 종교처럼 자신의 모
든 것을 다하는 마음, 주술, 마법 혹은 혼잣말로 되새기는 말(자기암시) 등으로 불리는 수많은 이름이
결국은 신념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 이미 경험했다는 사실이며 이를 앞으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꾸
준하게 실천하면 된다는 점이었다.

학창시절 엄마는 늘 말씀하셨다. 마음만 단단하게 먹는다면 알람 같은 것은 필요하지 않다고. 왜냐하면
저절로 그 시간에 알아서 몸과 마음이 눈을 뜰 것이라고. 그때는 엄마 말씀이 야속했다. 잠이 부족했고
나를 깨워줄 알람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러나 살면서 중요한 약속을 앞둔 날 알람을 깜박하고 잠들어도
저절로 눈 뜬 아침이 한 두 번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렇듯 신념이란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본격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투사하는 방법 등이 소개되며 여러 사람의 성공적인 예
도 가득하다. 꼭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필요한 게 아니라 원하는 삶을 그려가며 현실로 진행시킬 수 있
다는 사실이 매력적이다. 필요한 것은 오직 믿는다는 사실이다. 물론 행동 없는 믿음은 뜬구름 잡기라
는 사실도 염두에 둬야겠다.

올해의 마지막 날까지 읽은 책, 그리고 새해를 맞는 시점에서 책장은 덮었지만 내 마음의 신념은 내내
덮지 않을 것이라 다짐했다. 빈 메모지를 들고 차분히 앉아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생각해서 써보고 그
를 이루고자 노력해야겠다. 나는, 신념의 마력을 믿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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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게으름뱅이
외르크 페터 슈뢰더 지음, 배진아 옮김 / 더난출판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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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학생일 때가 좋았다는 생각은 사회인이 되어 실감하는 말이다. 회사라는 공간은 더 넓고 사람들과의 부
딪침이 본격화되는 곳이며 또한 자아개발과 일 사이에서 고민하는 영역이다. 흔히 말하는 성공 혹은 돈
때문에 바득바득 참고, 스트레스받는 곳 또한 이곳으로 하루 중 많은 부분을 보내는 곳이니 중요한 공
간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차피 해야 할 일인데 보다 능률적이고 즐겁게 할 수는 없을까.


성공한 인생을 산다는 것은 성공한다는 것과 다르다. 자신에게 충실하고, 진실하게 행동하며, 자신에게
어울리는 일을 하는 가운데 무언가를 이루어내는 사람,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사람이야말로 진정 성공적인 인생을 사는 사람이다. (9~10쪽. 머리말中)



 저자의 말처럼 성공에 대한 개념부터 잡아보는 게 중요하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성공은 분명히 다르다.
그러나 자신이 믿는 성공이 아닌 타인이 바라는 성공을 하려고 노력하거나 따라간다는 것은 어불성설
일 것이다. 보편화 된 성공이 물론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본질을 꿰뚫어 볼 안목이 더 중요하
지는 않을까. 즉, 자신이 바로 서야 직장생활에서도 흔들림 없이 공존할 것이다.

 책에서 노동시장의 4가지 인간형을 단순화시켜 네 가지로 나누어 소개한다. 일중독자인 알파형, 헌신
적인 베타형, 파괴적인 방해꾼 델타형 그리고 행복한 게으름뱅이 오메가형.
나는 일중독자 알파형이었
음을 기억한다. 직장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건 불편한 일이었다. 그래서 바지런히 일을 찾아 하고
는 했다. 오너의 입장에서는 좋았을지 모르지만 돌아보건대 내게는 그렇지 않았다. 피곤하기만 했던 것
이다. 그래서 적당히 일하더라도 일에 차질없이 또 여유있게 일하는 행복한 게으름뱅이(이하 오메가형)
로 조심스럽게 변모하려던 시기도 기억난다. 책에서 말하는 오메가형을 더 빨리 각성했다면 좋았겠지
만 앞으로 살아가면서 어디서건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니 위안이 되었다.


당신이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든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당신 스스로 그 일을 원했기 때문에 그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당신은 그 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당신
스스로가 선택하고 결정한 일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52쪽)



 뉴스나 회사에서 스트레스나 과로사 등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들은 왜 그래야만 했을까. 육체적, 정신
적 건강을 해쳐가며 일한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물론 자신이 원해서 그럴 경우도 있지만 회사
의 암묵적 동의도 있었을 것이다. 저자는 이를 경계하라고 한다. 내 일이 아닌 것을 전달받으면 아니오
라는 결단 있는 대답을 확실하게 하라는 말이다. 이미 습관이 되어 어렵겠지만 지금 바꾸지 않으면 앞
으로도 그럴 테니까. 먼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인식하고 그를 위해 행동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항상 너 자신에게 물어라.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러면 다른 중요한 의문들은 저절로 풀릴 것이다. (89쪽. 샘 킨의 말 인용.)



 스스로 정한 기대치로 실패하면 남을 탓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며 소중한 자신을 명상을 통해 알라던 말
이 인상적이다.
목숨 걸고 일만 하고 앉아있다가 몸과 마음을 황폐하게 내던지지 말아야 한다. 저자가
줄기차게 말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적절한 예들에서 강요가 아닌 삶의 방식을 전해들었다. 또한, 글
도 부담 없어서 편하게 읽은 책이다. 오메가형인 행복한 게으름뱅이가 된다는 것은 능력을 적절하게 사
용하면서 자신을 사랑하라는 것이었다. 기존의 땀 흘린 만큼 성공한다는 말보다 꼭 흘려야 할 땀만큼을
적절한 곳에 흘려야 성공한다는 사실! 더욱 능률적인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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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철학> 서평단 알림
와인의 철학 포즈 필로 시리즈 3
티에리 타옹 지음, 김병욱 옮김 / 개마고원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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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많은 와인을 접하지 않았다. 그래서 내 혀를 채워줄 와인을 계속 찾는다. 그것이 와인을 조금씩이
나마 만나려고 노력하는 이유이다. 이것은 마치 마음에 드는 영화를 만나고자 영화를 지속적으로 찾는
것과 같다. 아직도 나는 감동적으로 본 영화를 꼽으라면 다소 주저한다. 좋은 영화는 많지만 그 영화가
아니면 안될 만큼 미치게 하는 영화는 다소 적기 때문이다. 그에 비한다면 와인은 아직 내게 미개척인
황무지나 마찬가지이다.

 제목처럼 이 책은 저자의 와인에 대한 철학이 담겨있다. 철학을 가르치는 이라 그런지 철학자의 이야기
도 간간이 들려온다. 와인에 대한 기본적인 이론을 원했다면 실망하겠지만 이미 시중에는 그런 책들이
여러 권 나와있으니 실망하기는 아직 이르다. 이 책의 특징은 와인의 철학을 풀어내며 인간의 내면, 즉
와인에 대한 욕망과 애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는 사실이다. 와인의 라벨읽기, 와인분류 등은 일체 언
급하지 않으며 그야말로 와인에 대한 감정과 생각을 여과 없이 주관적으로 설파한다. 그래서 철학적이
지만 지루하지 않았다.


와인은 언제나 욕망이지 결코 필요가 아니다. (145쪽)


 모든 기호 식품이 그렇듯 욕망이란 지극히 개인적이며 상대적이다. 다시 말해 보편적이지 않으며 절대
적이지 않다. 욕망이란 애태움과 기다림 그리고 상상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동반하는데 그 논점이 여기
서는 와인일 뿐이다. 이런 공식을 적용시켜 저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면 와인을 대하는 태도를 돌아보
게 된다. 내게 있어 아직은 와인이 삶의 이유에 들어가지 않지만 무엇이건 제대로 만나봐야 알 일이다.

 이름난 와인을 들먹이며 자신의 와인취미를 과시하는 것을 경계하고 진정으로 즐기고자 고뇌하는 모
습이 인상적이며 나 또한 지향하는 바이다. 유명와인부터 시작해도 괜찮겠지만 일단은 쉽게 접할 수
있는 가까운 곳에 있는 와인부터 마주하는 것이 좋은 방법의 예이다. 집에 있는 와인, 주변인의 추천,
마트나 와인매장에서 만나는 그런 흔한 와인 속에도 내 혀를 간지르는 와인이 있을 것이다. 나와 주파
수가 맞는 친구를 만나듯 그런 귀한 나만의 와인을 만날 것이라는 예감만으로 매우 즐거운 일이다.

 와인을 그저 음료처럼 입으로 가져가 마시는 행위를 저자는 용납할 수 없었다. 와인병을 바라보는 일부
터 와인잔, 따르는 소리, 색깔과 향을 충분히 음미하고 상상한 후에야 맛을 보는 것이다. 또한 맛을 볼
때도 그냥 넘기지 않고 입안의 모든 기관을 이용하며 오감을 총동원하는 방법으로 느낀다. 차 한 잔을
마주할 때 느끼는 그 행복감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와인초보자인 내게 유용한 책이었지만 와인을 즐기는 이에게도 괜찮을 거 같다. 역시나 모든 물질에 속
하는 무의미한 것을 나만의 의미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려면 노력과 관심이 필요함을 거듭 느낀다. 그것
이 열정이란 이름으로 드러날 때 또 다른 삶의 의미가 될 것이다.


* 이 책은 알라딘 서평단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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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초차 - 산과 들을 마신다
이용성 지음 / 시골생활(도솔)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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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술은 잘 못 마셔도, 물은 적게 마셔도, 차는 절대로 끊을 수 없는 사람이다. 오죽하면 하루 물 마시
는 양보다 차를 마시는 양이 더 많을 지경이며 술도 따뜻하게 데워먹을 수 있는 것이 없나 찾는다. 왜
이토록 차에 열광하게 되었나 모르겠지만 체질적으로 자극적인 맛을 거부하기 때문인 거 같다.

 부모님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아신다. 때가 되면 매실, 오디, 유자 등을 꿀이나 설탕을 이용
해서 재우시는데 단맛이 싫어서 애써 타주셔도 별로 먹지 않았다. 그래서 집에 있는 자연 음료나 술은
내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오직 차 종류만이 내게 사랑을 받았는데 언제부터인가 직접 만들고 싶었다.
집 앞에 아버지께서 심어 둔 산국이 피는 가을이면 그 소담한 모습과 향에 취했던 기억이 나서 전화를
걸어 물어볼 정도다. 산국으로 예쁜 꽃차를 만들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는데 이 책은 친절하게도 그 방
법을 알려주었다. 책을 잡자마자 맨 먼저 넘겨 본 페이지도 감국과 산국 페이지였으니까.

 평소 관심이 있던 차 종류부터 아까시꽃, 호박꽃, 해바라기꽃, 무궁화꽃, 달맞이꽃도 차로 만들 수 있다
는 사실도 배웠다. 자연은 얼마나 무궁무진한지 애써 태연하려해도 신기할 뿐이다. 봄에 흐드러지는 매
화를 보며 그 꽃잎이 바람에 날려 사라지면 안타깝더니 차로 만들어 두면 좋겠다는 생각도 얼른 든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과정이었다. 꽃잎이나 잎을 채취하고자 보내는 시간과 정성은 물만 끓여내어 마시
던 때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철마다 피고 지는 시기가 있으니 그때를 놓치면 한 해를 꼬박 채워 기다려
야 다시 만날 수 있으며 기껏 만들었다가도 보관을 잘못하여 그대로 버릴 수도 있다. 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야 오롯하게 직접 만든 야생초차 한 잔과 마주할 수 있다. 그러니 차 한 잔을 만드는 과정에도 삶
의 지혜가 고스란히 담겨있을 수밖에. 무엇이든 대충해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다급해서도 안 되
며 인내하고 자꾸만 손길을 주어야만 한다. 인생 또한 피고 짐의 연속이므로 마찬가지이다.

 이 책의 장점은 저자의 친절한 설명도 한몫하지만 차를 대하는 마음가짐이라 하겠다. 자연을 대하는 마
음 또 거기서 얻은 차 재료를 차로 만드는 과정은 귀찮을 수도 있지만 그에게는 행복이다. 자연이 조건
없이 그에게 내어 준 꽃이나 잎으로 만든 차는 또한 조건 없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나눈다. 이런 것이
참된 행복이 아닐까. 차 한 잔으로 마음이 데워지는 순간이다. 만든 마음이 이러한데 마시는 마음은 말
할 것도 없을 것이다.

 차를 직접 만들어 봐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은 후에 차차 접하더라도 그 마음씀씀이가 예뻐서 참으로 쓰
다듬어 주고 싶은 책이다. 자연이 좋다고 하는 이들은 많지만 자연과 닮은 사람은 얼마나 될까. 다시 한
번 자연에게 진심을 담아 감사한다.


낮에 탱자나무에서 본 파란 벌레가 자꾸만 눈앞에 아른거린다. 그 거친 가시밭길을 온몸으로 기어나가
면서도 벌레는 제가 지나온 길을 결코 탓하지 않았다. (83쪽. 탱자꽃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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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진실 - 앨 고어의 긴급환경리포트
앨 고어 지음, 김명남 옮김 / 좋은생각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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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가면서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내게 중요한 문제와 세상에 중요한 문제에 관해. 무엇이 우선이라
고 할 수는 없지만 두 개의 관계는 묘하게도 이어져 있다. 보편적 진실에 따르자면 우리의 지구는 병들
었다. 그런데도 그런 사실을 은폐한다. 단지 재정적으로 도움을 받으려고…. 이런 세태 속에서도 고어
는 꾸준히 환경에 관심이 있었고 비록 선거에서 부시 행정부에 밀렸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불편한 진
실을 알리기에 이르렀다.


우리는 무지 때문에 궁지에 몰리는 게 아니다. 문제는 잘못된 확신이다. (20-21쪽. 마크 트웨인.)


 적절한 인용문에 생각의 입구를 열기 시작했다. 그러나 처음에 이 책을 잡고 조금 놀랐다. 대충 넘겨보
며 적어도 환경서라면 이렇게 페이지의 공간을 많이 남기지 않을 거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텍스트의
적절한 편집은 강렬하며 이목을 끈다. 그 효과를 위해 그랬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더구나 아름다운 지
구의 모습 등 사진자료도 좋았다. 아이들도 이해할 정도의 설명과 자료는 마치 프리젠테이션을 연상시
켰다. 간단하면서도 한눈에 이해할 수 있게 보여준다는 것은 확실히 장점이니까.

 지구 온난화 문제는 많이 대두되는 환경문제이다. 대기는 생각보다 무척 얇아서 인간이 방출한 이산화
탄소 등의 온실가스들은 이 대기층을 두껍게 한다. 특히 이산화탄소가 문제가 되는 것은 온실가스의
8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또 그 80% 중 30%가량은 농지확보를 위해 나무를 불태우거나 땔감용으로
쓸 때 일어난다. 대기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지구의 모체인 바다에 그 3분의 1이 녹아 물을 산
성화 한다. 가장 문제가 되는 대기층의 두꺼워짐에 따라 대기를 탈출해 우주 공간으로 나가야 할 일부
의 복사에너지가 갇혀서 지구대기와 바다의 온도가 높아진다. 그래서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 도시가
발전할수록 이산화탄소의 양은 계속 늘어나는데 봄여름 초목들이 잎을 틔워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는
시기에만 전 세계적으로 일시적으로나마 감소한다.

 미국은 전세계 온실가스 총량의 4분의 1을 방출하는 나라이다. 이곳에서 태어나 자란 고어는 대학생이
던 1960년대에 과학자이자 교수인 로저 레벨을 만나 이미 이산화탄소량 증가에 대해 인식하게 된다.
그가 그냥 지나쳤다면 불편한 진실은 책이나 다큐로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가 계속 관심으로 모
아 온 자료도 요긴하게 쓰였고 이제는 더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는다.

 지구 온난화로 초래되는 위협은 생각보다 많았다. 허리케인의 강도도 높아진다는 사실은 지난 루이지
애나주 뉴올리언스의 기억이 떠올랐다. 우리나라 매스컴에도 연일 보도되었으며 역시 이곳도 생각지도
못한 폭우, 폭염을 한바탕 겪었다. 2005년 미국이 허리케인으로 피해를 보았다면 유럽, 아시아는 홍수
그리고 아마존은 가뭄으로 몸살을 앓았다. 대비책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이쯤 되니 환경문제는 이
슈가 될 수밖에 없었고 사람들의 인식은 조금씩 변화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무관심 속에 방치되는 문
제인 동시에 앞에서는 환경문제를 내걸고 뒤에서는 다른 일을 벌이는 것도 현실이다.

 개인적으로 지구 온난화 문제로 관심이 가는 곳은 북극과 남극이다. 특히 북극인데 그곳은 남극의 만년
설 두께보다 훨씬 얇은 3미터에 지나지 않아 문제가 크다. 남극의 만년설은 3,000미터라고 한다. 예전에
본 다큐에서 북극의 얼음이 녹고 굉음을 내며 무너지는 모습을 보았는데 잊혀지지 않는다. 북극만의 문
제가 아닌 이유는 이런 기후 변화로 탓에 동식물이 멸종하고 생태계가 교란되며 결국 최상위의 인간도
당연히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로 늘어나는 유해생물은 조류(鳥가 아니라 藻類)
와 모기, 진드기 등의 전염병 매개체들뿐이다.

 또 기온이 높아지면 토양, 초목이 메말라 산불이 자주 발생하고 공기가 따뜻하면 번개도 더 많이 친다
고 한다. 지구가 따뜻해져서 우리나라도 아열대 기후로 변화면 따뜻해서 좋을 거 같다고 농담을 할 수
도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위기의식을 알아야 한다. 이것도 그저 지나가는 지구의 변화 중 하나라고 간
과 할 수 없는 이유는 너무도 많다. 예전에 인터넷에 한참 떠돈 지구의 야경모습을 담은 사진이 있었
다. 그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웠지만 희게 빛나는 것은 모두 도시화된 불빛이다. 북한과 대조적으로 희
게 빛나던 남한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그만큼 소비되는 전력의 양이 많다는 사실을 이제는 안다.

 지구 위기 극복을 위한 방법은 우리가 조금만 행동을 바꾸면 되는 조금은 귀찮은 것들이다. 대중교통이
용, 에너지효율 극대화, 플러그 뽑기, 재활용 등. 그리고 제발이지 지구 온난화 문제가 정치적으로 이용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노파심이 든다.

 고어의 이야기에는 환경자료뿐 아니라 그의 가족 이야기 등도 들어 있으며 지구 온난화에 대한 오해들
에 관한 내용도 좋았다. 오존층에 난 구멍 때문에 온난화가 일어난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관계
가 없는 것은 아니나 직접적인 관련은 없이 오존층의 자연적 회복 속도를 더디게는 할 수 있다고 한다.
즉 그로 인해 지구온도가 달라지진 않는다.

 환경에 관심은 있어도 구체적인 내용까지는 몰랐는데 책의 자료를 통해 많이 배웠다. 책의 화려함보다
그 안에 담긴 메시지를 읽었으니 참 고마운 책이었다. 개개인의 노력 그리고 정부차원의 환경대책이 좀
더 적극적이면 좋겠다. 다가오는 대선에서 환경대통령이 선출되면 좋겠다는 바람도 가져본다.


지구온난화는 한 사람의 인생이라는 기간에서 보자면 점진적인 변화일지 모른다. 하지만 지구의 역사
에서 본다면 거의 빛의 속도로 벌어지는 일이다. 속도가 얼마나 빨라지고 있는지, 벌써 물이 끓기 전
나타나는 심상치 않은 기포들이 보이지 않는가? 우리는, 물론 개구리 보다는 낫다. 우리는 물이 끓어
넘치는 순간에야 닥친 위험을 감지할 정도로 둔하지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는 스스로 구조할
만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2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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