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 1~2 세트 - 전2권
스티븐 킹.피터 스트라우브 지음, 김순희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84년에 원서 출간된 후 국내엔 해적판으로 알음알음 입소문 났었던 그 책이 드디어 정식 출간되었습니다. 세계적인 공포 스릴러 두 거장의 협업으로 탄생한 소설이라는 것 자체만으로 화제를 모으며 사랑을 받았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오랜 세월 영화화를 위해 공을 들였고, 마이크 바커 감독에 의해 영화화 제작 중에 있다고 하니 이제 영화 나올 날만 기다리면 되겠네요.


킹옹님의 명성이야 말할 것도 없고, 피터 스트라우브는 대표작 <고스트 스토리>가 절판이 된 상태라 국내에선 덜 알려진 작가이긴 하지만 스티븐 킹과 함께 미국 호러 소설계를 이끈 거장이라고 합니다. <부적>은 스티븐 킹의 초자연 공포물을 청소년 주인공 버전으로 만나는 느낌인데, 킹옹의 초창기 공포물 버전 좋아한다면 반가운 작품일 거예요.


이 소설은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모티브로 삼아 주인공 잭 소여가 미국을 횡단하며 겪는 흥미진진한 모험을 다룬 소설입니다. 톰과 허클베리 두 소년처럼 잭 소여는 친구 리처드와 함께 목숨 잃을 위기를 숱하게 겪으며 단순한 모험을 넘어 그야말로 살벌한 생존기를 보여줍니다.


B급 영화배우의 여왕으로 활약하다 이제는 암으로 죽어가는 어머니와 함께 도망치듯 미국 동부 휴양지로 온 잭 소여. 생전 아버지와 오랜 시간 동업한 모건으로부터 쫓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사망 이후 함께 해온 사업체를 꿀꺽 삼키고 있는 데다가, 잭의 후견인이 되어 주기로 했던 든든한 아빠 친구도 의문사하면서 잭과 어머니는 모건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요즘 잭에게는 이상한 일이 자꾸 생깁니다.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닌 것들을 자주 환상으로 보고, 의문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백일몽을 꾸는 것처럼 말이죠. 그런데 그 백일몽에 나온 장소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됩니다.


"우리에게 물리학이 있다면 저쪽 세계에는 마법이 있지."- 부적 1권 중


우연히 만났지만 강력한 끌림을 받은 스피디 할아버지에게서 그 정체를 듣게 됩니다. 그곳은 '테러토리'라고 불리는 저쪽 세계인 겁니다. 머리가 둘인 앵무새, 하늘을 날아다니는 날개 달린 인간, 늑대로 변하는 인간, 여왕이 있는 그곳이 백일몽이 아닌 실제라니. 테러토리는 마법이 존재하는 세계입니다.


게다가 더욱 놀라운 건 그 세계에는 자신과 닮은 트위너가 살고 있고, 어느 쪽 세계이든 한 쪽이 죽으면 다른 쪽도 죽는다고 합니다. 지금 저쪽 세계는 오염되고 있고 아픈 여왕의 병세가 불투명합니다. 여왕 대신 권력을 차지하려는 악의 무리가 도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야기가 되려면 죽어가는 여왕의 트위너는 바로 잭의 엄마라는 걸 짐작할 수 있지요.


스피디 할아버지는 잭이야말로 여왕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크리스털 공처럼 생긴 부적을 찾으면 다 해결된다고 합니다. 부적을 찾기 위해 묘한 물약을 마시면 테러토리로 순간이동해야 하는데, 나중에는 물약의 도움 없이도 자유자재로 드나들 수 있습니다. 잭은 아픈 엄마를 살리기 위해 결국 테러토리로 향합니다.





<부적>은 잭이 부적을 찾아 헤매는 세 달 가량의 기간을 다룹니다. 그 사이 얼마나 많은 일들이 생기는지 이건 영화 한 편으로 끝낼 수 있는 분량이 아니겠던걸요.


용기내어 테러토리로 갔지만 그 용기는 1그램도 안 되는 얄팍한 용기였습니다. 처음엔 두려움에 가득 차 겁쟁이 같은 모습을 보이는 잭. 향수병이 생긴 데다가 자기연민에 빠지기 일쑤입니다. 전기도 없고 이상한 언어로 말을 하고, 괴생명체가 득실득실한 테러토리는 영 적응이 안 됩니다.


하지만 죽을 뻔한 위기를 겪으며 잭은 조금씩 성장합니다. 완전히 바닥까지 무너져 내리고 다시 올라오기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나약한 자신을 이겨내고 있었습니다. 스토리에 푹 빠져들다가 '어찌 애한테 이토록 심한 고난을!' 하며 깜짝 놀라기도 했어요. 스티븐 킹과 피터 스트라우브 조합을 잊으면 안 됩니다. 긴장하며 읽어야 할 정도로 고난의 수준이 장난 아닙니다. 기괴한 공포를 선사하는 묘사는 역시나 찰집니다.


잭을 쫓아오는 모건 역시 테러토리의 존재를 알고 있습니다. 이미 저쪽 세계를 오가고 있었어요. 무슨 꿍꿍이가 있는건지 쉽게 비밀을 들려주질 않네요. 잭이 부적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들과 모건의 비밀을 밝히는 여정이 다이내믹하게 전개됩니다. 그 과정에서 모건의 아들 리처드를 끌어들여 함께 하는 여정은 톰 소여와 허클베리 핀의 모험과 닮았습니다.


그저 심장 쿵쾅거리게 만드는 모험만 있는 게 아니라 늑대와 인간을 오가는 테러토리의 울프와의 인연은 짠한 감동까지 안겨줍니다.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개성 넘쳐 악인도 매력적일 정도였어요. 모든 상황을 꿈인척해버리는 능력이 탁월해서 독자를 답답하게 만드는 리처드도 어찌보면 배꼽 잡을만한 캐릭터입니다.


시련을 이겨내는 성장물, 선악 대결이라는 뻔한 구조 속에서도 다양한 배경에서 빵빵 터지는 사건들과 두 작가의 미스터리 공포 맛을 듬뿍 담아 결말까지의 과정을 예상하기 힘들게 한 소설 <부적>. 사악한 어른 (때로는 어른만큼이나 사악한 또래) 세계에 맞선 잭과 긴 여행을 함께 해보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블링크 - 운명을 가르는 첫 2초의 비밀
말콤 글래드웰 지음, 이무열 옮김 / 김영사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든지, 서두르면 일을 망친다는 말은 조심스럽고 신중한 결정을 하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우리 뇌는 익숙한 의식적 전략을 쓰는 영역 외에도 의식의 표면 아래에서 작동하는 영역이 있습니다. 직관이라는 표현으로 말하기도 하는 찰나의 판단, 첫인상 같은 것 말입니다. <블링크>는 바로 그 첫 2초의 순간을 이야기합니다.


모든 선택지를 두루 검토할 시간이 없을 때 극소량의 정보를 토대로 매우 민첩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적응 무의식'. 우리가 보통 직관적으로 판단할 때입니다. 의식적인 의사결정만큼이나 순간 포착의 힘을 발휘하는 경우는 많지만, 이 역시 단점을 갖고 있습니다. 무의식은 강력하나 오류에 빠지기 쉽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언제 자신의 본능을 믿고, 언제 경계해야 할까요. 게다가 이 순간적 판단은 갈고닦을 수 있는 능력이라고도 합니다. 논리보다 빠르고 정확한 직관의 비밀, <블링크>에서 만나보세요. 말콤 글래드웰이 다양한 사례를 통해 알려줍니다.


관심을 집중하는 사이 우리의 무의식은 눈앞에 펼쳐진 상황을 체질하듯 세심히 살펴 관계없는 것들을 걸러냅니다. 의외로 우리는 이런 일에 능숙합니다. 말콤 글래드웰은 이를 '얇게 조각내기'로 표현합니다.


나를 전혀 만난 적이 없는 상태에서 겨우 20분간 나에 대해 고민한 사람들이 수년 동안 나를 알고 지내온 사람들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잘 알 수도 있다는 것. 사실 선뜻 믿기진 않지만 진실은 믿을 만한 결론이라는 데 있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뭔가를 재빨리 파악할 필요가 있거나, 새로운 상황에 마주칠 때 얇게 조각내어 관찰합니다. 단 1초나 2초라도 매우 얇은 조각의 세세한 면에 조심스럽게 주의를 기울일 경우 엄청나게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 많다고 해요.


얇게 조각내어 관찰하기가 얼마나 놀랄 만큼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지 여러 사례로 보여줍니다. 물밑 정황을 신속하게 파악하는 우리의 능력 덕분입니다. 하지만 신속한 인식의 어두운 면도 분명 있습니다. 수많은 편견과 차별의 뿌리에 그 해답이 있다고 합니다. 신속한 인식이 우리를 빗나가게 하는 상황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해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인종주의자, 자기혐오증에 빠진 사람이 아닌데도 무의식적으로 인종이나 성별 같은 문제에 대한 태도가 자리 잡고 있는 겁니다. 미처 생각할 시간을 갖기도 전에 불쑥 튀어나오는 즉각적이고 자연발생적인 연상 테스트에서는 종종 공식 표명한 의식적 가치와 완전히 모순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는 걸 저자 본인도 직접 테스트를 하며 경험했다고 합니다.


무의식적 차별처럼 의식 바깥에서 진행되는 오류는 어떻게 바로잡아야 할까요. 첫인상은 우리의 경험과 환경에서 생성됩니다. 이는 그 인상을 형성하는 경험들을 변화시킴으로써 얇게 조각내어 관찰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는 의미가 되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삶의 변화가 필요한 거죠.


가진 정보가 많을수록 더 나은 결정을 하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눈 한 번 깜박이는 동안의 순간적 판단이 이성적인 분석 작업만큼이나 가치 있을 수 있음을 보여준 <블링크>. 그걸 알긴 아는데 어떻게 아는지 모를 때 무의식적으로 짚어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 호기심을 풀 수 있는 책입니다. 순수한 순간 포착의 시간을 신중하게 살필 때 일어날 수 있는 장점을 잘 보여준 블라인드 채용 사례도 등장합니다.


더불어 순간적이고 불가사의한 착오로 인해 언쟁, 불화, 오해, 반감을 낳는 착오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도한 각성 상태는 마음의 눈을 멀게 한다는 걸 숱한 경찰 총격 사례를 통해 알려줍니다.


기존에 알던 통념과는 전혀 반대의 견해가 나와서 놀라웠습니다. 즉각적이고 사소한 문제를 다룰 때 순간적 판단이 최고라고 여기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줍니다. 오히려 분석하고 선택할 문제가 복잡해지기 시작할 때 무의식적 사고 과정이 더 나을 수도 있다고 말이죠.


결국, 좋은 결과를 내는 의사결정은 신중한 사고와 본능적 사고의 균형에 달려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블링크>. 복잡한 문제일수록 단순한 요소들로 분해하는 능력도 키워야 하고요. 중요한 건 내 판단의 강점과 약점을 인지하도록 도와준다는 거예요. 순간 포착의 교훈을 여러 방면에서 짚어내고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92가지 원소로 어떻게 세상을 만들까? - 외우지 않아도 되는 원소책 즐거운 과학 탐험 18
에이드리언 딩글 지음, 오윤성 옮김, 최미화 감수 / 웅진주니어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학년이 더해질수록 원소 기초를 모르면 암담해지는 화학. 화학식은 점점 복잡해지는데 원소의 개념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화학에 흥미가 훅 떨어져 버리지요. 쉽고 재미있게 원소를 알려주는 에이드리언 딩글의 <92가지 원소로 어떻게 세상을 만들까?>로 재미있게 배우며 친근하게 접근하는 과학을 만나보세요.


우리 아이 책상에는 주기율표 데스크패드가 떡하니 깔려있는데도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했었네요. 92번까지가 자연 원소이고 그 뒤는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인공 원소라고 합니다. 원소의 정체와 특성에 관한 수많은 정보를 단 한 장에 담은 주기율표부터 익혀봅니다.


이 세상은 원소가 만든 것입니다. 우주부터 자연, 우리 몸, 온갖 물건들이 원소로 이뤄져 있습니다. 우주 전체에 있는 원자의 90퍼센트가량이 수소인 만큼 1번 원자는 수소! 우리 몸에도 아주 많습니다. 단백질, 지방 분자에도 수소가 들어 있어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도 낱낱이 살펴봅니다. 대기, 바다, 지각을 이루는 대표 원소들은 무엇인지 알려줍니다. 구성 원소를 안다면 직접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요? 지구의 공기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질소, 산소로 99퍼센트 채우고 나머지 1퍼센트는 여러 화합물을 섞어 만들어야 하는 공기. 말로 하긴 쉬워도 은근 복잡하더라고요.


사막에 대한 정의도 새롭게 다가왔어요. 거기에 '있는 물질'이 아닌 거기에 '없는 물질'을 확인하라고 합니다. 물이 없으면 사막이라 부를 수 있어요. 일 년에 비가 250mm 이하로 내리는 곳, 강수로 생기는 물보다 증발로 잃는 물이 더 많은 곳은 사막입니다.


가장 기발한 이야기는 인간 만들기였습니다. 우리의 몸을 구성하는 화합물을 배울 수 있는데요, 프랑켄슈타인과는 또 다른 인간 만들기! 뭔가 으스스하면서도 호기심이 생깁니다. 인간보다 훨씬 간단한 원소로만 이뤄져 있다는 나무도 인간 만들기처럼 가능할까요? 가능합니다! 저자가 친절히 알려줍니다. 나무 씨앗을 심어 틈틈이 물을 주고 몇 년 또는 100년 동안 기다리면 자라서 다 큰 나무가 된다고 말이죠 ㅋㅋ. 유머를 좀 아는 저자네요.


생명에 관한 것들을 알면 알수록 물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됩니다. 여기도 물, 저기도 물. 물이 없으면 그 어떤 생명도 살아 있을 수 없다는 걸 보여줍니다.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원소들, 각종 재료에 든 원소들, 기계 속 원소들도 하나씩 살펴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5대 영양소의 정체도 알 수 있었어요. 다이아몬드와 흑연은 모두 탄소로만 이루어졌는데 어쩜 둘의 결과물은 이토록 다를까요. 원소는 같지만 분자 구조가 다르면 이렇게 어마어마한 차이가 생긴다고 합니다.


<92가지 원소로 어떻게 세상을 만들까?>는 화학자 이야기, 신기한 화학 상식, 집에서 직접 할 수 있는 실험 등 원소와 관련해 재미있게 배울 수 있게 구성되어 있어요. 즐거운 과학 탐험 시리즈는 초등 고학년 수준에 적당하지만 아무래도 어려운 과학 용어가 많아 낯설 수는 있어요. 화학이 어렵게 느껴지는 중학생이라면 배경지식으로 읽기 딱 좋을 것 같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전 읽기 독서법 - 기적을 부르는 완벽한 고전 독서 교육
임성훈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전이라 하면 추천도서 목록으로만 본 아이에게 억지로 고전을 들이밀어봤자 읽지 않습니다. 어른도 고전이라는 단어가 주는 부담감이 있는데 아이들은 오죽할까요. 이 책은 아이를 위한 고전 읽기 독서법에 관한 책이지만 고전을 안 읽어본 부모에게도 큰 도움 됩니다. 고전은 다음 생에! 라고 외쳐왔나요? <고전 읽기 독서법>을 읽고 나면 이제부터라도 시작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안겨주는 책입니다.


번지르르한 말이 아니라 현실 조언이 가득해요. 임성훈 저자 본인이 힘든 시간을 보낼 때 고전에서 힘을 얻었고, 아이와 함께 직접 고전 읽기를 체험해보면서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고전 독서 교육법을 오랫동안 강의해왔습니다. 전작 <칼 비테의 인문고전 독서 교육>에서는 칼 비테식 전인교육에 초점 맞췄다면 <고전 읽기 독서법>은 그중 고전에 더욱 집중한 실전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고전 독서의 필요성은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실감하지 못할 것 같아요. 고전 문학서는 끊임없이 자신의 내면을 탐구해가면서 질문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읽다 보면 자기를 성찰하는 힘을 키울 수 있고, 사람의 마음에 대한 이해를 더 깊게 할 수 있습니다. 내 생각을 한 번씩 정리해볼 수 있는 문장을 종종 만나기도 해 나만의 판단 기준을 세우고, 자기만의 생각을 생산하도록 도와줍니다. 교양인으로 성장하는 데 필수죠.


한편으론 고전 독서는 도깨비방망이 같은 게 아니라고도 말합니다. 당당한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한 기초체력을 쌓는다는 목적으로 바라보라고 합니다.


하지만 부모도 읽기 싫어하는 고전. 어떻게 하면 아이 스스로 읽고 싶어 달려들게 만들 수 있을까요? 내공도 안 쌓였는데 어려운 철학 고전을 들여다볼 순 없건만, 우리는 종종 실수를 저지르지요. <고전 읽기 독서법>에서는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문학 중심으로 시작하면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사실 고전이라 하면 시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우리나라 윤동주 시인, 고은 시인 시집은 아이들과 읽기 무척 좋다고 추천하고 있어요.


고전 읽기 독서 코치로서 부모의 태도에 대한 조언도 인상적입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생각을 이끌어내느냐입니다. 생각하는 고전 읽기를 위한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주제, 작가, 인물 등을 키워드로 다른 콘텐츠와 연결하면서 지식과 사고를 확장해가는 연결독서를 하는 방법도 알려줍니다.





우리 아들 중학교 국어 책에 보니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와 김춘수 시인의 <꽃>을 연결해 공부하는 파트가 있더라고요. 마침 이 책에도 고전 추천목록 중 하나인 <어린 왕자> 편을 자세히 들여다볼 때 이렇게 연결해 들려줍니다. <어린 왕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중에 등장하는 키워드 중 아인슈타인, 앙드레 지드 같은 단어가 나오는데 어떻게 <어린 왕자>와 연결되는지, 확장하는 독서를 실감나게 보여줍니다.


<고전 읽기 독서법>에서는 아이와 함께 읽는 필독 고전 8권을 소개합니다. <소크라테스의 변론>, <논어>, <어린 왕자>, <갈매기의 꿈>, <오디세이아>, <변신이야기>, <이솝우화>, <격몽요결>의 배경지식과 원문을 통한 자세한 해설, 배울 수 있는 점을 정리해 고전 독서법의 사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필사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눈으로만 본 사실은 뇌가 아는 것으로 착각할 뿐, 손으로 기록해야 진짜 지식이 된다고 해요. <고전 읽기 독서법>에서는 아이와 함께 노트 한 권에 함께 필사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내 아이를 위한 고전 독서 코칭에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부모라면 내용 확인에 집착하거나 전체 완독에 집착하며 아이의 호기심과 흥미를 잃게 만드는 행동을 하기 쉽지요. 부모 욕심대로는 잘 먹히지 않습니다. 부모의 역할에 따라 고전 읽기가 숙제로 느껴지느냐 인생 책이 되느냐 갈린다는 말이 명쾌하게 와닿네요.


작가가 이야기하려고 하는 핵심 메시지를 깊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차근차근 도와주는 <고전 읽기 독서법>. 고전이라는 말만 들어도 진저리치는 사람이라면 이 책으로 고전 읽기의 기초를 다져보세요. 원전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전의 매력을 듬뿍 알려준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뉴노멀 시대의 은퇴, 퇴사 후 자존감여행
조대현.정덕진.김경진 지음 / 나우출판사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휴직, 퇴사, 은퇴 등으로 갑작스레 텅 빈 공간이 생긴다면 무엇으로 채울 수 있을까요. 다양한 활동과 준비가 있겠지만 누군가는 여행을 손꼽습니다. 여행을 위한 퇴사를 하는 경우도 꽤 많습니다. 저마다의 이유로 직장을 그만둔 혹은 그만두고 싶은 이들에게 응원을 보내는 <뉴노멀 시대의 은퇴·퇴사 후 자존감여행>을 읽으며 인생 전환기에 떠나는 여행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함께 고민해볼까요.


저자의 퇴사 여행은 사실 의문을 설득해야 하는 여행이었다고 해요. 속으로는 흔들리면서도 겉으로는 흔들리지 않은 척 말이죠. 그런 의문 속에서 방황하는 모습은 오히려 현실적이고 공감을 만듭니다. 모든 것이 서툴렀던 그 시절. 자존감도 하락하고 돌아와서 무엇을 할지 답도 없었고, 여행이 좋아서 시작한 것도 아니고 과거의 기억을 잃고 살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결국 여행의 기회를 잡아봅니다. 지나고 보면 그 기간이 인생의 한 페이지를 담당했다는 걸 깨닫습니다. 퇴사가 인생의 종착역이 아닌, 선택의 사항으로 만들 수 있을 만큼 말이죠.


가이드북에서 본 정보 관련 에피소드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아이슬란드, 모로코 등 트래블로그 시리즈 가이드북을 본 분들이라면 그 사진이 이렇게 탄생되었구나 하며 읽는 재미가 있겠어요.


누군가에게 비치는 '나' 대신에 그냥 '나'가 되는 최고의 방법은 여행이라고 합니다. 아무것도 아닌 '나'여도, 새롭게 발견하는 '나'일지라도 본연 그대로의 나를 만날 수 있는 여행의 가치. 매일 용기가 필요한 여행은 나에게 더 열린 마음을 갖도록 북돋아줍니다.


성수기에 남들 다 가는 여행지 외에도 일상을 살아가는 힘을 얻는 여행을 한다면 더욱 뜻깊을 거예요. 여행의 기회비용과 매몰비용에 관한 이야기도 인상적입니다. 여행을 함으로써 맞바꿀 수 있는 것들은 저마다 다르겠지요. 대부분 돈과 시간일 테니 여행에서 본전을 뽑아야겠다는 강박까지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놓친 고기에 연연하지 말고 여행을 평생 기억에 남도록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자존감여행이라는 제목으로 내 삶을 탄탄히 할 자존감에 집중한 <뉴노멀 시대의 은퇴·퇴사 후 자존감여행>. ​한 달 살기가 여행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게 되면서 이 주제에 대한 이야기가 더욱 와닿습니다.


여행을 통해 자존감을 얻는다는 것, 한층 성숙해지고 변화한 생각과 가치관을 얻는 여행이라면 인생의 한 기간을 날려먹는 게 아니라 나를 재발견하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겁니다. 자존감여행이란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는 건지,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의 비전과 내면의 자존감에 대해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