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아침에는 맑다가 오후 늦게 흐려지더니 밤중부터 비가 왔다
오늘의 책 : 노란 불빛이 서점
중고샵을 이리저리 둘러보다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무작정 산 책인데 깜짝 놀랄만큼 재밌다. 서점직원으로 그리고 서적판매상으로 살아온 동안 겪은 일과 도서관과 서점의 의미에 대해 쓴 책인데 얼마전에 본 쉿!조용히라는 사서가 쓴 책보다 이 쪽이 더 책의 아름다움에 대해 깊이있게 얘기한다. 사서라는 직업이 가지는 의미와 책이 가지는 의미를 진지하게 얘기해주리리고 생각하고 산 쉿!조용히는 신변잡기에 가까운데다 오히려 도서관과 책이 가지는 의미를 축소시켰다면 이 책은 그야말로 서점의 의미와 책의 아름다움을 극찬한 책이다. 문체랄지 필력이랄지 이건 작가의 힘도 있겠지만 번역가의 힘도 있는데 그런게 참 좋은 책이다. 글이 맛깔스럽고 문장이 유려하게 잘 읽힌다. 의도하지 않은 책이라 더더욱 그 기쁨이 큰 것같다. 기대감이 없으면 더 좋게 느껴지는거 말이다. 기쁜 마음으로 한 줄 한 줄 재미있게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건데 솔직히 나는 서점에는 많이 가보질 못했다. 서점이라는곳이 그 특성상 큰 곳일수록 시간때우기가 좋지만 작은 곳은 오래 머물수가 없고 그나마 책을 사지 않으면 자주 갈수도 없다. 왜냐? 주인이 눈치를 주니까. 조금만 서서 책을 봐도 이러니 저러니 궁시렁거리며 욕을 해대니 어디 맘놓고 책을 볼수가 있냔말이다. 큰 서점이라면 아무래도 이런 눈치가 적지만 부산에 큰 서점에 내가 클때는 딱 두 곳이 있었다. 영광도서랑 동보서적. 보수동 책골목을 넣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 곳은 작은 서점들의 집합체이기 때문에 오래 있으면 눈치를 준다는 점은 마찬가지다. 아니 보지않고 표지만 보고 서있어도 주인들이 와서 이걸 사라는둥 저걸 사라는둥 책을 강권한다. 그러니 서서라도 책을 보려면 서면까지 가야하는데 이게 또 없는 집 살림에 쉬운일이 아니다. 버스비조차도 아껴야하는 시기를 살았는데 서서 책 좀 보려고 서면까지 버스타고 간다고? 언감생심 꿈도 못꾼다. 그러니 내게 서점은 항상 높은 문턱을 자랑하는 곳이었고 그 뒤로 돈을 주고 책을 사러 갈수 있게 되어도 항상 서점에서 그닥 편하지가 않았다. 그러다보니 돈이 있는데도, 책을 사고 싶은데도 유야무야하다 인터넷 서점이 생기면서 본격적으로 책을 사모으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책을 사고 싶으면 사고 싶은 책의 목록을 정한 다음에 서점에 가서 그 책만 사서는 얼른 나오고는 했다. 가끔 이렇게 서점과도 멀고 도서관도 없고 책도 안사주는 부모밑에서 20년을 살면서도 한번도 책에 대한 흥미를 놓친적이 없는 내가 대견해질때가 있다. 내가 기억하는 한 평생 책을 좋아했지만 정작 원없이 읽어야하는 초,중,고등학교를 제대로 된 책이라고는 읽어본적이 없이 보냈으니....가끔 외국의 지역도서관이나 대형서점등을 예찬하는 이런 종류의 책을 보면 항상 약간 슬프다.
신정환이 관련된 도박기사를 오늘에서야 여러 포털 사이트에서 읽어봤다. 난 신정환을 좋아하는데 애가 그렇게 된게 참 슬프다. 그렇긴한데 왜 이렇게 난리를 치는지 모르겠다. 걔가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세부에 간것도 아니고 나랏돈으로 도박한것도 아니고 국가에다 도박빚 갚아달라고 하는것도 아닌데 도대체 이 난리는 다 뭐란 말인가. 거기서 난리피우는 사람들은 또 다 뭐란 말인가. 그렇게나 할 일이 없나? 회사생활하는 나로서는 회사다니고 책 보고 마음에 드는 영화라도 볼려면 수면시간을 줄여야 할 정도로 시간이 모자라다. 이 블로그에 하루 일기 쓰는것도 없는 시간 쪼개서 쓰는건데. 다들 그렇게 한가한걸보니 백순가? 참 할 일도 없는 사람들이다. 거기다 공인이라니. 연예인들은 엄연히 자신의 사익을 위해서 일하는 사람이지 공공의 복리를 위해서 일하는 공인이 아니다. 그들은 광대다. 보고 즐기고 웃고 법을 어겼으면 경찰이 알아서하게 한후에 쯧~하고 혀나 한번 차주면 되는 사람들인데... 웬 공인 타령들인지. 진짜 공인인 국회의원 뽑을때나 그 이글 아이를 발휘하면 될것이지 왜 광대들한테 그러는지.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정선희 사건도 그렇다. 정선희가 죽인거 아니면 걔는 피해잔데 왜 정선희 욕을 하나. 조선시대 열녀마냥 같이 목매고 죽어야 됐나. 지가 자살한건데 왜 부인을 욕을 하는지...신랑 죽었는데 방송활동하며 잘 사는게 그렇게 싫나? 참, 법이 있으니 다행이지 조선시대 같았으면 우르르 몰려가서 목을 매달 분위기다. 타블로 사건도 마찬가지. 걔가 스탠포드를 졸업했든 하버드를 졸업했든 도대체 무슨 상관이람. 걔가 학위로 밥먹고 사는 대학교수면 또 몰라. 걘 가순데. 스탠포드 졸업장이 거짓말이면 타블로 노래의 가치가 달라지나? 그 졸업장 없으면 이제 가수 아닌가? 이제까지 낸 음반은 다 취소고 반품처리해줘야 하는 문젠가? 그런거 아닌데 왜 그렇게 떠들어 대는건지. MC몽 사건도 그렇다. 무죄추정의 원칙이라고 아는가 모르겠는데 모든 사람은 법정에서 유죄로 판정받기 전에는 무죄다. 즉 MC몽이 실재로 병역기피를 위해 생니를 12개를 뽑았어도 그게 법정에서 실제 증거로 재판받고 유죄로 판결받기 전에는 걘 아무 죄도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무슨 살인죄라도 저지른것처럼 온나라 방방곡곡이 난리법석이다. 우리가 진짜 감시의 눈을 번뜩여야하는 사람은 따로있다. 대통령이라도 법을 어기지 않았는지 살펴야 하고 국회의원들이 국가의 돈을 어떻게 쓰는지 그들의 권력을 남용하지 않는지는 두 눈 부릅뜨고 살펴야한다. 4대강이 정말 말처럼 좋기만 한지 열심히 알아봐야하고 공기업을 민영기업으로 전환하는게 정말 공공의 복지에 맞는 일인지 우리가 필사적으로 저지해야하는 일인지를 우리도 알아봐야하고 언론은 더더욱 열심히 알아봐야한다. 끽해야 연예인 도박사건 취재하러 세부까지 갈 일이 아니란 말이다. 거기다 도박사건이라니. 도박하라고 정해진 곳에서 도박한건데 그게 웬 사건. 진짜 중요한 문제에 그 이글거리는 눈빛과 매서운 조사정신을 발휘하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