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을 좋아하는 사람 몇명이 함께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각자 자기가 제일로 꼽는 어린이 책 한권씩을 소개하기로 했어요.
이 분들이 들고나온 책들을 소개해봅니다.
황 선미 작가의 <과수원을 점령하라>
과수원에는 과일 나무만 있다고 생각하는 선입견을 벗어나 과수원을 둘러싼 여러 동, 식물의 세계를 보여주어 자연에 대한 생각을 새롭게 해주는 책이라고 합니다.
표지 그림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나무를 그린 방식을 보세요.
필리파 피어스의 <학교에 간 사자> 입니다.
필리파 피어스는 <한 밤중 톰의 정원에서>로도 유명한 영국의 대표적인 아동문학가이지요.
바바라 쿠니의 <엠마>라는 그림책입니다.
엠마 스턴이라는 실제 화가의 이야기랍니다. 자식들을 다 떠나보내고 혼자 외롭게 살아가는 엠마 할머니가 나중에 외로움을 이겨낼 수 있게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표지 그림에 힌트가 있어요.
윌리엄 스타이그의 <아벨의 섬> 이랍니다.
<슈렉>, <치과의사 드소토 선생님> 뿐 아니라 많은 어린이책을 남긴 작가이자 화가 입니다. 이 책의 그림도 저자가 직접 그렸습니다. 무인도에서 홀로 버텨나가는 생쥐 아벨의 이야기라지만 우리 자신의 이야기이네요.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의 <사내대장부> 입니다.
프란츠 이야기 시리즈의 첫번째 책이랍니다. 아이들의 심리 묘사를 어떻게 이렇게 실감나게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아이들도 얼마나 자신의 정체성 문제로 심각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에 인상깊었다고 소개된 책입니다.
로라 잉걸스 와일더의 <큰 숲 속의 작은 집>
이 책은 <초원의 집>이라는 제목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요.
이 책 시리즈를 모두 가지고 있다는 분이 제일로 꼽은 책이랍니다. 어린이를 비롯해서 어른이 되어서도 사람 냄새가 책 전체에 그대로 풍겨나는 책이기 때문에 여전히 좋아한다면서요.
그럼 hnine이 제일로 꼽은 어린이 책은 무엇일까요?
바로 앤드류 클레먼츠의 <프린들 주세요> 입니다. 원제는 Frindle.
이 책을 최고로 꼽는 이유는 첫째, 독창성 때문입니다. 어느 책이든 읽다보면 어디선가 비슷한 내용을 본 것 같다, 혹은 이런 내용은 누구라도 쓰겠다 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 있는가 하면 (이런 책이 꼭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이런 책은 전무후무 하겠다 싶을 정도로 독창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 있습니다. 바로 이 책이 그런 책에 속한다고 하겠습니다.
둘째, 뛰어난 구성력입니다. 책이 일단 재미있어야지요. 제목부터 사람을 끌어당깁니다. '프린들이 뭐지?' 이러한 호기심으로 책장을 넘기기 시작하면 책이 끝날때까지 다음이 궁금해서 도중에 읽기를 멈추기가 힘들어지는 책이랍니다.
셋째, 어린이책 답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재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고 가르침이 있습니다. 물론 고리타분하거나 대놓고 드러내지 않고 전달되기에 돋보인다고 하겠습니다. 이 책의 메시지라면, 우리가 쓰는 언어는 처음부터 그렇게 정해져 있었고 영원불멸한 것이 아니라, 새로이 생겨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는, 생명력을 지닌 것이라는 것을, 이런 구절 한마디 없이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알게 해주고 있답니다.
"너는 과일 중에 어떤 과일이 제일 좋아?" , "너는 색깔 중에 어떤 색이 제일 좋아?", "제일 좋아하는 영화는 뭐야?" 우리는 흔히 이런 물음을 서로 주고 받기를 좋아합니다. 어떤 것을 제일 좋아하는지 묻고 대답하는 것이 부질없는 행위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무엇이 제일 좋은지가 뭐가 중요하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왜 좋아하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기회가 된다는 것, 그것은 곧 나 자신의 내면을 다시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오늘 좋아하는 책 이야기를 서로 주고 받으며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다른 분들이 말씀하신 책 중에 읽은 책이 겨우 한권 밖에 없네요. 어서 읽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