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얼음 언 것 볼 기회가 예년 처럼 흔치 않다.

오늘 산행에서도 완전히 언 곳 보다는 얼까 말까 하는 곳들이 많았다.

작은 폭포도 그랬고, 저수지 물도 그랬다.

 

 

 

 

 

 

 

 

 

 

 

 

 

 

 

 

 

아코디언 얼음인가? 내려오는 물이 특이한 형태로 얼어있다.

 

 

 

 

 

 

 

 

 

 

 

 

 

쓰러져 있는 나무 몸통에 붙어 자라 올라오고 있는 갈색의 저 작은 꼬물거림의 정체는 무엇일까?

 

 

 

 

 

 

 

 

 

 

솔방울은 아니고 열매 모양의 이것은 또 무엇인지.

 

 

 

 

 

마치 조개껍질 무늬같은 모양을 한 버섯들 역시 쓰러진 나무에 붙어 자라고 있었고.

 

 

 

 

 

 

 

 

 

 

 

 

 

 

 

 

 

 

 

 

 

 

 

 

 

 

온통 갈색 숲속에서 초록은 금방 눈에 띈다. 특히 이 잎들은 반짝반짝 윤이 나기까지 했다.

 

 

 

 

 

 

 

 

 

 

 

 

 

얼까 말까 하고 있는 저수지 물.

초록색, 아니, 옥색이라고 해야 할 것 같은 물빛.

 

 

 

 

 

 

 

 

 

올 봄 산티아고 길을 걸을 계획을 하고 있는 남편이 사전 연습겸 주말에 슬슬 걸어보고 있는데 나도 동행 하고 있다.

지난 주말엔 강원도 인제 자작나무 숲길, 이번 주엔 식장산.

대전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는 식장산은 정상까지 600m 정도 (더 가까운 계룡산은 행정구역상 대전이 아니라 공주시 소속), 높은 산은 아니지만 구입한 신발, 스틱과 미리 친해져야 하기 때문에 등산화 제대로 신고 양손에 스틱까지 쥐고 올라갔다왔다.

남편이 나보고 적어도 뒷모습은 50대 아줌마 같지 않단다.

(적어도? 뒷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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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1-20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인님은 산티아고 같이 안걸으세요?
나인님도 걸으신다면 좋은 사진과 글이 많이 쏟아질 것 같은데요!

hnine 2020-01-21 05:24   좋아요 0 | URL
원래 오래전부터 제가 먼저 가고 싶다고 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이 없어져서요. 하루 20km씩 40일, 아무래도 무리일것 같아요.

다락방 2020-01-21 09:00   좋아요 0 | URL
저도 산티아고 가고 싶다고 계속 생각은 하는데, 저는 짐을 지고 걸을 자신이 없어요. 짐이 없다면 해볼만할텐데, 라고 생각하지만 또 짐이 없으면 버틸 수 없겠죠.

2020-01-20 2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1-21 05: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20-01-22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참 좋습니다.
전 신기한 게 흘러 내려오는 물이 얼어 버린 거요. 얼마나 추우면 그럴까요.

hnine 2020-01-24 05:27   좋아요 0 | URL
이번 겨울 그렇게 추운 날이 있었나 싶었는데, 산이라서 그런지 저렇게 얼음 언 곳이 있더라고요. 많지는 않았지만요.
 

 

"꿈을 이루면 행복한가?"

- 스카페이스 (Scarface, 1983)  ★★★★★

 

 

 

미국에서 R등급 영화이다.

짧지도 않은 2시간 50분 상영 시간 내내 마약, 갱, 도박, 사기, 폭력 난무. 특히 마약하는 장면이 무슨 밥 먹는 장면 정도로 나오는데 다가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총으로 사살하는 장면은 가히 충격적이어서 1983년 당시 R등급으로라도 개봉되었던 것이 신기할 정도이다.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이, 그것이 전부였다면, 보는 사람을 자극시키고 흥분시키려는 상업적 목적으로만 이해되었다면, 아마 끝까지 다 보지도 못했을텐데 영화는 그렇지 않았다.

한번도 웃지 않던 토니 역의 알 파치노. 그의 꿈은 이루어졌다. 그래서 그는 행복했는지.

보스의 여자였다가 토니가 결국 자기 아내로 만든 엘비라 (미셸 파이퍼 역)가 그에게 쏟아내는 대사 속에 그답이 있었다. 당신자신은 스스로 성공한 인생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은 실패자인걸 모르냐고.

 

원작은 하워드 혹스. 올리버 스톤 각색. 브라이언 드  팔머 감독.

 

영화의 엔딩 크레딧으로 "The world is yours." 라는 문구도 인상적이지만, 욕망과 허망함 사이 그 어느 지점인지 도저히 구분이 안되던 알 파치노의 눈빛이 더 오래 기억에 남을 듯 하다.

이런 영화일줄 몰랐다.

 

 

 

 

 

 

 

 

 

 

 

 

 

 

 

"이게 왜 이혼이야기가 아니고 결혼이야기이냐고요?" - 결혼이야기 (Marriage story, 2019)

★★★★★

 

 

 

 

 

 

 

 

제목이 너무나 평범해서, 그냥 지나칠뻔 했던 영화.

다 보고난 다음날 처음부터 돌려 다시 보며 생각하니

지금까지 아무리 좋았던 영화라도 두번 반복해서 보는 경우는 거의 없었는데

이 영화는 나도 모르게 연속해서 두번 반복해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훨씬 고급 영화였다. 흔한 소재를 누구나 공감하게 만들면서 식상하지 않게, 섬세하기가 보통을 넘는다.

 

 

 

이번 주말 상영관에 가서 본 두 편의 영화도 덧붙인다.

 

 

 

 

보다가 잤다 ㅠㅠ

분명 재미있게 본 분들도 계실텐데.

보다가 잔 관객은 별점 매길 자격 없다.

 

반성하며, 차라리 아래 영화를 볼걸 그랬나 하고 진짜 저녁 때 이 극장을 다시 찾았다.

 

 

 

 

이렇게 참신한 소재를, 더 재미있게 만들수 있지 않았을까.

안타까움으로 남은 영화이다.

그래도 관객수가 적지 않은 것 같아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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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0-01-20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잘 수 있어요. 솔직히 우리가 저런 영화에 열광하고 그럴 때는 아니잖아요.
전 볼 생각도 않하고 있는데 보다가 자는 게 어딥니까?ㅋㅋㅋ

hnine 2020-01-21 05:26   좋아요 0 | URL
나쁜 녀석들의 두 주연배우가 유명한 컴비이거든요. 같은 제목의 영화 전작도 흥행에 성공했고 이 영화는 시리즈물의 3편인가 4편이기도 하고요. 주제 음악도 유명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ㅠㅠ

2020-01-20 2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1-21 05: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무라면 의례 구불구불한 소나무에 익숙해 있다가

위로 쭉쭉 곧게 뻗은 모습이 새롭고 낯설었다

마치 미술시간에 선긋기 연습해놓은 페이지를 펼쳐보는 듯

한치 구부러짐도 없이 수직으로 뻗은

갈색도 아닌 하얀색 나무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곳에 와있는 것 같았다

 

 

 

- 2020년 1월 20일,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원대리 자작나무숲길 -

 

 

 

 

 

 

 

 

 

 

 

 

 

 

 

 

 

  • 위치: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원남로 760 자작나무숲길
  • 면적: 25ha
  • 주요수종: 자작나무
  • 관리주체: 산림청 인제국유림관리소

 

 

 

 

 

원래 소나무숲이었다.

솔잎혹파리 피해가 심해 소나무를 베어내고 1989년에서 1996년까지 약 70만 그루의 자작나무로 조림했다.

현재 20~30년 생의 자작나무 41만 그루가 밀집해있다.

봄과 가을 두 차례 산불조심 입산 통제 기간이 있다.

 

 

 

아주 힘들지도 않고 그렇다고 아주 만만하지도 않은 길 

두어 시간 트레킹 코스로 좋다.

눈이 오면 좀 더 준비를 잘 해가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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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3 14: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20-01-13 15:25   좋아요 0 | URL
언제부터 가고 싶었는지 모르는 곳인데 어제 드디어 다녀왔어요. 방학이라 집에 와있던 아이를 보내고 아무래도 마음이 좀 썰렁하기도했고요.
눈이 별로 없고 춥지도 않아서 걷기는 좋았지만 사람 욕심이 또 그렇지 않지요. 눈이 하얗게 덮였더라면 더 멋있었을거라는 욕심도 부려봤어요.
강원도는 확실히 지도상에서 보는 거리보다 더 넉넉히 시간을 잡아야 한다는걸 다시 한번 확인하였답니다. 다른 곳도 들러오면 좋았을것을 바로 집으로 돌아왔는데도 어둑할때 들어왔어요.
하얀 색 나무라서 숲의 뼈라고 했을까요, 아니면 곧고 마른 몸매무새 때문에 뼈에 비유했을까요. 공감가는 표현이어요.

2020-01-13 1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20-01-13 23:21   좋아요 0 | URL
40만 그루가 어느 정도인지 저도 안내판에 써있어서 알았지 숫자만 보고는 어느 정도인지 짐작 못하지요.
입장료 따로 없이 누구나 들어가게 한다는 것이 새삼스러웠어요. 집에서 가까운 계룡산 올라갈때에도 꼭 입장권을 내야했거든요.
강원도로 들어가면 벌써 산세가 다름을 느끼는게, 보이는 산 뒤에 또 산이 겹겹이 있거든요. 경사도 가파르고.
모든 여행은 떠나기 전에 망설여져서 그렇지 다녀오고 나면 후회는 안하는 것 같아요. 나의 세계가 조금 더 넓어진 느낌이랄까요.

순오기 2020-01-16 0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새해맞이는 잘 하셨나요? 다린군은 이제 청년이 된 건가...^^
한겨울 자작나무 숲을 보고 오셨다니 부럽네요~♡
저는 18년 가을 원대리에 노랗게 물든 나뭇잎이 양탄자처럼 깔려있었는데 참 좋았어요. 자작나무 초록숲은 16년 8월 바이칼에서 만끽했으니, 겨울 자작나무 숲을 보러 눈이 오면 가까운 나주 배꽃유아숲으로 나들이해야겠어요~^^

hnine 2020-01-16 22:55   좋아요 0 | URL
가을에 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안그래도 했더랍니다. 나주 배꽃유아숲, 저도 검색해보고 가볼수 있으면 좋겠어요. 순오기님은 전국 여러 숲에 대한 정보가 많으시겠지요 ^^
어느 장소를 어느 해에 갔었는지, 저는 정확한 연도 기억을 잘 못하는데 순오기님은 연도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계시네요. 자작나무숲이 초록숲일수도 있나봐요? 저는 자작나무는 늘 흰색인줄 알았어요.

순오기 2020-01-17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론 자작나무 수피는 4철 흰색이지만, 봄부터 여름까진 나뭇잎이 초록이었다는 거죠~^^
 
12가지 인생의 법칙 (반양장) - 혼돈의 해독제
조던 B. 피터슨 지음, 강주헌 옮김 / 메이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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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명해진 책들은 동영상 사이트에서 역시 빠르게 인기가 확산되는 것 같다. 알라딘 사이트를 자주 들락거리는 나에겐 책이 먼저였지만 알고 보니 동영상 사이트에서 저자의 강연은 구독자수가 100만명을 넘었고 누적 조회수가 7천 뷰를 훌쩍 넘었다고 한다. 책을 다 읽고 나서 그의 동영상 사이트에도 들어가보았다. 책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게 1번부터 12번까지 인생이 법칙 내용을 열강하고 있었다.

12가지 인생법칙이라고 하니 전형적인 자기계발서처럼 보이지만 읽어보면 심리학 교수 답게 심리학에 대한 얘기가 대부분이고 12가지 인생법칙은 책 전체를 나눈 소제목 정도에 해당한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심리학, 종교학, 철학 등의 학문적인 배경을 근거로 설명하려는 저자의 노력, 그리고 비교적 긍정적이고 발전 지향적인 결론이 특징이다. 비록 인간 스스로 인정하고 싶지않은 인간의 잔혹한 심성을 전제 조건으로 츨발하는 것은 가혹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가혹한 사실일지라도 인정할것은 인정해서 내 인생을 더 낫게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여기서 미국 그림책 작가 잭 켄트의 <용 같은 건 없어>라는 그림책을 인용하였고, 역시 그림책은 어린이들만 보기에는 아까운 책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었다.

 

 

 

 

어느 날 방에서 용을 발견하고 아이는 엄마에게 가서 방에 용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엄마는 그런 건 없다면서 믿지 않는다. 용은 점점 커져가고 아이는 재차 엄마에게 방에 용이 있다고 말을 하지만 엄마는 그런 건 없다고 말할 뿐이다. 처음엔 고양이 만하던 용이 점점 커져서 나중엔 집 전체를 차지할 정도로 커져서 아이와 엄마가 있는 집을 통째로 들고 그 자리를 뜨기에 이른다. 나중에 용은 분명히 있다는 것을 인정하자 용은 다시 고양이만한 크기가 된다. 실로 대단한 상징이다. 우리가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실, 편견때문에 가리워진 사실등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그 덩치를 키워서 나중에 우리의 어깨를 누르고 목을 죄이며 위협함으로써 그 존재를 더 이상 감추고 가리지 못하도록 한다.

이 내용이 인용된 부분은 법칙 7 <쉬운 길이 아니라 의미 있는 길을 선택하라> 편이다.

삶이 정체되고 혼탁해지는데도 막연하고 모호한 태도를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모호한 태도는 두려운 진실을 받아들일 용기가 부족할 때 숨을 곳을 제공해준다.

당신이 용기를 내지 않고 과감히 맞서 싸우지 않아서 문젯거리가 거대한 용이 되어 찾아온다면 감당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당신이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을 때 정말 피하고 깊던 일이 일어날 것이다. 당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힘을 확보했을 때 당신이 가장 약해진 틈을 타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그럼 당신은 패할 수밖에 없다. (385쪽)

이 책에서 꼭 읽어야 할 부분을 고르자면 이 부분을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의 핵심이자 필독.

 

법칙과 상관없이 이 책에서 기억해두고 싶은 부분을 정리해서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지금 누군가를 구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는가? 당신이 충분히 강하고 너그러우며 능력 있는 사람이라면 옳은 일일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행동이 당신의 동정심과 선의를 과시하고 주변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려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당신의 강직한 성품이 단순히 운 좋게 타고난 것이 아님을 확신하고 싶어서 하는 행동일 수도 있고, 완전히 망가진 사람 곁에 있으면 도덕적으로 더 돋보일 수 있기에 하는 행동일 수도 있다. (124, 125쪽)

독설적으로 들릴 수 있는 말이지만 생각해볼 말임을 인정한다.

 

'당신에게 최고의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만 만나라'

당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으면 함부로 행동하기가 어려워진다. 당신이 자신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선택을 하면 그들은 힘을 보태줄 것이고 냉소적이고 파괴적인 모습을 보일때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당신은 사소한 선택이라도 신중하게 결정하고 소임과 책임을 완수하기 위해 각오를 다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당신의 목표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정반대로 행동한다. 담배를 힘들게 끊은 사람에게 담배를 권하고 알코올 의존증에서 겨우 벗어난 사람에게 맥주를 권한다. 당신이 마침내 목표를 이루거나 어려운 일을 해내면 당신을 질투할 것이다. 당신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면 상대적으로 그들의 흠결이 드러나기 때문에 어떻게든 물어뜯으려 할 확률이 높다. (130쪽)

이런 조언을 나도 들은 적이 있다. 만나서 불편하고 기분이 안좋은 사람을 굳이 계속 만나려하지 말라고. 내 말에 동의를 잘 해주고 안된 일에 위로를 잘 해주고 쉽게 공감을 해주는 사람 위주로 만나기보다 나를 지지해주고 내게서 더 나아지는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과 관계를 맺으라는 것이다.

 

왜 사람들은 불안증에 시달릴까? 왜 게으름을 피우게 될까? 왜 폭력을 쓸까? 이런 것들이 굳이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질문인 이유는 그것이 쉽기 때문이고 인간의 자연스런 속성이기 때문이다. 불안하지 않은게 오히려 이상한 것이고 게으르지 않은 것이 오히려 이상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살면 될까. 그것을 인정하되 목표는 내 인생을 더 좋게 하려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

냉혹한 현실, 회의적인 운명, 인간은 나약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며 출발하되 궁극적인 목적지는, '내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려면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해야 할까?' 가 되어야 한다고 반복해서 강조한다.

 

'아이를 제대로 키우고 싶다면 처벌을 망설이거나 피하지 말라' - 훈육 원칙의 재정리

-중요한 최소한의 규칙만 남겨라

-그 규칙을 적용할 때 최소한의 힘만 사용하라

-부모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부모는 자신들도 냉정하고 교만하고 원망하고 분노하고 기만하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부모에게는 자녀의 행복을 보장하고 창의력을 키워주며 자긍심을 북돋워야 할 책임이 있다. (213쪽)

 

경험상 나 개인적으로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항목은 위의 세항목이다.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세트 - 전3권

 

 

'쉬운 길이 아니라 의미 있는 길을 선택하라' 편을 이 책의 핵심이라고 추천한 이유는 도스트예프스키에서 니체, 프로이드에 이르는 사상의 흐름을 잘 정리해서 그의 설명에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도스트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중 그 유명한 대심문관에 관한 이야기를 정리해서 보여주었는데, 그 대목을 읽으며 나는 이 책,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을 다시 읽어야겠구나 생각했다. 대심문관이 그리스도를 찾아가 "당신은 이제 필요없는 존재"리고 말하며 그리스도의 존재가 필요없음을 증명하려 했을때 그리스도가 어떻게 그를 대했는지,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저자는 거기서 어떤 보물을 캐어올렸는지, 다시 되짚어 보게 되었다.

 

자유로운 정신을 기르려면 자유롭지 않은 상태를 경험해야 한다. (279쪽)

 

삶의 비극은 존재의 원죄다. 우리 모두 어떻게든 견뎌 내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존재할 수 있다. (331쪽)

사는 동안 누구나 한번쯤 고통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고통의 의미와 가치가 전무하지 않은 이유라고 할 수 있을 대목이다.

 

너무 옮겨적기의 연속이라 뒤의 에필로그 부분은 넘어가려 하지만 거기서도 여러 군데 밑줄을 그어야했다.

저자는 데카르트를 비롯한 다른 철학자처럼 단하나 분명하고 확실한 삶의 명제를 찾기 위해 수년 동안의 시간과 노력을 소비했다고 했다. 그의 학문의 출발은 그것이었다고. 그렇게 결국 알아낸 것은 삶의 비극은 존재의 원죄라는 것이었고 그것을 인정하기 쉽지 않았다고 했다. 왜냐하면 그렇다면 그 이후에 어떻게 살아야할지 대안이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원죄를 어떻게 벗어나겠는가.

그는 생각만으로 의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없다고 했다.

생각은 하면 할수록 깊은 구렁텅이로 빠져든다. 톨스토이도 생각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역사상 그 누구보다 이런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한 니체 역시 생각만으로는 이 의문에 정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을 것이다.

생각이 엄청난 힘을 지닌 것은 사실이지만 생각을 대신하는 것들이 있다. (478쪽)

그가 말한 생각을 대신하는 것들이란 '깨달음'이다. 그것은 보편적인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것이다. 보편적인 답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깨달음으로 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의 깨달음은 무엇인가.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게 아니라 바로 그의 한계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다. (479쪽)

겨우 사랑이었어? 라면서 좀 뜻 밖이라고 생각할수도 있는 깨달음이다. 개념치 않는다. 그것은 그의 깨달음이지 나에게 종용되는 깨달음이 아니고 저자도 그걸 의미한게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가 종국에 사랑에서 깨달음을 얻었다는 것은 의미심장하긴 하다.

나는 나의 삶을 살며 찾을 일이다. 나에게 올 깨달음은 무엇일지. 오늘 이렇게 책을 읽고 쓰는 행위도 모두 그것을 알기 위함이 아닐지.

 

 

 

'모든 고통이 반드시 허무주의 (가치와 의미와 희망에 대한 완전한 거부)를 낳는 것은 아니다. 정신적 고통이든 신체적 고통이든 지적인 고통이든 무엇이든 마찬가지다. 그런 고통은 항상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니체의 말이다. 이 말의 의미는 악을 경험한 사람은 악을 퍼뜨림으로써 악을 존속시키려는 경향이 있으나, 악을 경험함으로써 오히려 선을 학습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괴롭힘을 당한 아이는 자신이 당한 대로 다른 사람을 괴롭힐 수도 있지만, 자신이 받은 고통을 통해 그런 학대가 잘못된 것임을 깨달을 수도 있다. 어머니에게 학대당한 사람은 그 경험을 통해 좋은 부모가 되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우칠 수 있다. (225,226쪽)

 

이 모든게 내 잘못 때문이라면 내가 어떻게든 해 볼 수 있는 게 있다. (2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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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20-01-02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hnine 2020-01-02 23:47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 고맙습니다.
자주 못만나도 잘 계시리라 믿고 있어요.

페크(pek0501) 2020-01-03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유로운 정신을 기르려면 자유롭지 않은 상태를 경험해야 한다.˝
불행해 봐야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것과 비슷한 말이네요.

12가지 인생의 법칙을 제가 구입해 놓은 책인 줄 알고 확인하기 위해 나의 계정에서 검색해 보니
구입하지 않은 걸로 나오네요. 아마 제가 눈여겨보며 장바구니에 담았던 모양입니다.
심리학서적은 언제나 관심이 갑니다. 그래서 리뷰를 볼 때도 관심 갖고 봅니다.
인간의 심리에 대해서 호기심이 발동합니다. 늘 궁금한 건 인간이니까요.

hnine 님, 알차고 웃음 많은 새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hnine 2020-01-04 09:18   좋아요 0 | URL
저자가 이 책 속에서 드러내고 주장하진 않았지만 고통의 의미, 삶의 본질, 허무를 극복해야하는 이유 등, 인간의 어두운 심성에서 출발한 고민 끝에 저자는 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된 것 같아요. 사랑에서 깨달음을 얻었다는 것도 그렇고 이 분이 종교심리학 저서를 출판한 적이 있다는 것도 그렇고요.
자유로운 정신을 기르려면 자유롭지 않은 상태를 경험해야 하듯이, 고통이 없는 상태의 가치를 알려면 고통을 경험해봐야 하는 것, 그것이 고통에서 인간이 찾을 수 있는 의미랄까요.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을 예시로 들며 도스트예프스키가 니체보다 나았다고 보는 이유를 읽으면서, 다시 읽어야겠구나, 인정했지요.
이 책은 기대보다 훨씬 괜찮은 책이었답니다.
알차고 웃음 많은 해로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드려요.

Nussbaum 2020-01-03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튜브를 보니, 이 작가는 또 다른 의미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의 강연과 책에서 제가 단편적으로나마 느낀 것은 두 가진데

어떤 사회적인 흐름이, 사상이 양 극단의 불화를 위한 것이 아니라 화합에 있다는 것.
그리고 자칫 전체주의나 극단적 개인주의 흐르는 현대 사회 흐름에 대한 비판.

그의 책 말미에 적힌 내용은 또 이렇게 보면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생각이 드네요.
오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범죄는 줄었을지 몰라도 훨씬 더 신뢰하지 않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는.

아 그리고

hnine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hnine 2020-01-04 09:22   좋아요 0 | URL
잘 보셨어요. 불화가 아닌 화합쪽으로 이끌고 있다는 것이 이 저자의 큰 미덕이 아닌가 싶어요. 현대 사회 흐름에 대한 비판을 하되, 인간의 잔혹하고 어두운 심성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을 하되, 결론은 극복해가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주는 방향으로 맺고 있으니까요.
Nussbaum님도 새해 많은 활동 기대합니다~ ^^

카스피 2020-01-09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었지만 서재의 달인 등극 축하드리며 새해복많이 받으셔요^^

hnine 2020-01-09 22:12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카스피님 올해도 변함없이 알라딘에서 자주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프시지 말고요.
 

 

 

예외 없는 법칙이 없다고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법칙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

법칙이라고 하니 딱딱하게 들릴지 몰라도 쉽게 말하면 어떤 패턴이 존재한다는 것인데, 즉

규칙적이고 반복적이어서 예측 가능한 패턴으로서 이것은 물질에도 존재하지만 생명현상에도 존재한다.

이렇게 말로 하면 과학이 아니다. 이것을 객관적으로 나타낼 수 있어야 하고 그래서 보편성을 증명할 수 있을때 과학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다.

자손이 부모 세대를 닮는 현상이 무작위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일어난다는 것, 그래서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손도 미리 그 형질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아내었고 그 규칙성을 숫자의 형태로 구체화하여 발표한 사람, 오스트리아의 수도사 그레고르 멘델이다. (그 당시는 오스트리아였으나 지금은 체코땅 브르노 -Brno- 이다).

 

막연하게 꿈꾸고 있다가 체코로 가는 비행기 티켓을 예매하게 된 마지막 방아쇠는 우연히 보고 있던 EBS 교육방송이었다. 과학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들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었던 것 같은데 마침 멘델에 대한 것을 하는 날이었나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학자 멘델. 이유는, 유전학에 대한 개인적 관심과 애정도 있지만 멘델이 걸어온 평탄치 않은 길에 대해 알고 있기 때문이다. 넉넉치 않은 가정, 처음부터 탄탄대로 과학 교육의 혜택을 받을만큼 눈에 띄지 못했던 사람. 오히려 시험에 자꾸 떨어지자 시험 노이로제까지 있었던 심약한 사람. 집안에선 장남으로서 동생들을 돌볼 책임까지 있었던 사람.

당시 교육의 기능까지 일부 담당했던 수도원의 기능에 따라 수도사가 되면 성직자로 봉직하면서 원하던 공부도 할 수 있을 거라는, 막판의 돌파구로 들어간 수도원이었다.

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니고 수도원 한 구석에서 식물을 재배해가며 관찰하고 기록하며 혼자 수십년의 세월을 보낸 끝에 발견한, 지금 생각하면 엄청난 결과들을 정리하여 학회지에 발표했으나 아무도 눈여겨 봐주는 사람이 없었다. 결국 멘델은 자신이 평생 해온 일이 훗날 전 세계에 어떤 큰 파장을 일으킬지 모르는 채로 눈을 감았다.

 

갈수록 돈이 되는 연구, 상업성이 있는 프로젝트, 결과 중심의 연구에 치우쳐가는 현대 과학의 트렌드를 보면서 (물론 모두 그렇진 않다) 멘델의 저 과학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으로 끌고간 연구를 본받고 싶었다. 과학하는 사람은 모름지기 저런 마인드여야 한다고. 가는 길이 멀고 험난하더라도 저런 순수한 마음이 포기하지 않는 길잡이가 되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니 그런 과학자가 비단 멘델 한 사람은 아니겠지만 그 당시 내 눈에 들어온 사람이어서 그럴 수도 있다.

 

TV에서는 마침 멘델이 살고 일하던 수도원 사진이 나오고 있었다.

"가서 직접 봐야겠다!" 불현듯 그런 결심을 하게 되었고, 그날로 체코행 비행기 표를 예약하게 되었다.

 

그렇게 떠난 체코 여행이었다. 그런데 왜 브르노 가는 일정을 하필 여행 마지막 날로 잡았던 것일까. 숙소가 있던 프라하에서 브르노까지는 기차로 약 3시간 거리이다. 새벽부터 일어나 트램을 갈아타면서프라하 중앙역까지 가서, 프라하 중앙역에서 브르노행 기차를 탔다.

브르노는 프라하 다음으로 체코 제2의 도시라고 알려져 있는 곳인데, 나는 멘델이 일하던 수도원 이외엔 어디에도 관심이 없었다.

버스에서 내려보니 브르노는 프라하와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대학 도시라서 그런지 어딘가 더 활기 있고 젊은 도시 느낌이랄까. 역시 시내를 가로질러 다니는 트램.

 

 

 

 

 

 

 

St. Thomas Abbey 라고 구글맵에 치고 찾아갔는데 정작 도착한 곳은 내가 알고 있는, 사진으로 본 그 수도원 모습이 아니었다 (↓). 하얀 벽의 그야말로 보통 보는 성당의 형태를 한 건물이었고, 멘델이 있었다던 그 붉은 벽돌의 수도원이 아니었다.

 

 

 

 

 

 

 

나중에 알았다. 멘델이 있던 그 수도원은 지금은 Mendel Museum으로 아예 이름이 바뀌어 그 명칭으로 찾아가야 한다는 것을.

겨우 택시를 잡아타고 10분 정도 갔더니 거기에 내가 찾던 그 붉은 벽돌의 수도원이 있는 것이다. 멘델이 수도사로 있었고 그가 완두를 재배해가며 실험을 했던 정원이 있는 그 수도원이다 (↓).

 

 

 

 

 

 

반가운 마음이 가시기도 전, 어째 이상하다. 사람들도 없고 분위기가 썰렁해서 보니 내가 간 월요일이 하필 휴관일.

 

 

 

 

 

 

 

 

 

아, 내가 왜 체코엘 왔는데.

그때부터 내 입이 댓발은 나왔지만 누구를 탓하랴. 미리 그 정도 정보도 없이 간 내가 모자랐지.

 

멘델이 실험하던 정원과 기념관엔 들어갈 수 없었기에 할 수 없이 수도원 둘레만 돌아보았다.

 

 

 

 

 

 

 

 

 

 

 

아직도 낯설다. 영어가 맨 앞이 아니라 체코어 설명이 맨 앞에 나오는 모든 안내판. 독일어까지 설명이 있는 경우엔 심지어 독일어 다음, 맨 끝이 영어이다.

 

 

 

 

 

익숙한 저 그림.

 

 

 

담쟁이 덩굴로 덮인 위의 저 건물은 Mendel's Orangery인데 이를테면 멘델이 연구실로도 쓰고 손님도 맞고 휴식을 취하기도 했던 장소라고 한다. 안에 들어가면 난로, 책상, 접이식 테이블, 의자, 그림 등이 있다고 설명에 나와있었다.

 

아래 사진은 예전의 모습이다.

 

 

 

 

멘델은 순전히 노력형 인물이었다고 알고 있었는데 이날 돌아보면서 여러가지 기록과 포스터 내용을 찬찬히 읽어보니, 노력도 했지만 이 사람 역시 영재 기질이 다분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유전학 뿐 아니라 과학 다방면에 관심이 많아서, 누가 시키지도 않는, 알아주지도 않는 연구를 평생 해온, 그야말로 타고난 학자 타입이었던 것 같다.

아래 기록은 그의 기상학자로서의 기질을 보여주는 손글씨 기록인데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일기 쓰듯이 기록을 했다고 한다. 단정한 손글씨.

 

 

 

 

 

 

멘델 박물관을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으니 시간이 남아 브르노의 다른 곳을 가봐도 좋았을텐데, 실망감이 커서 그냥 프라하로 돌아오는 기차를 탔다. 겨우 오후 2시 7분.

 

 

 

Perseverance and immense dilligence in whatever he did helped him achieve extraordinary results in a number of areas.

 

멘델에 대한 안내글 중 일부 구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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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8 10: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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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8 15: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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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8 15: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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