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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부대 - 2015년 제3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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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다보면 어느 작가의 작품에 꽂히게 되고 그의 신작이 나올때마다 관심있게 살펴보고 책 또한 찾아 읽게 된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가장 핫한 작가라고 일컬을 수 있는 이가 장강명 작가일 것이다. 신작도 많이 나오고, 나오는 작품마다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작가다. 그의 책을 읽어보지 않고서는 요즘 열정적인 독자라 할수 없을지도 모른다. 잘 몰랐던 작가의 책을 최근에 부쩍 읽게 된 것도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그의 작품을 몇 권 읽었고, 작품을 읽을때마다 '이 작가 느낌 괜찮네!'가 되었으니까. 그래서 이번 작품 『댓글부대』 또한 신문에서 보자마자 이 작품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장강명 작가의 이력을 보자면 그는 동아일보 기자였다. 기자 출신의 작가여서일까. 읽어본 작품들이 사회성 짙은 내용의 글이었다. 요즘 세태를 파악할 수 있고,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우리 사회의 단면과 이면을 살펴볼 수 있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날카로운 필치로 유려하고도 간결한 문장을 사용해 한 편의 르뽀를 보는 듯도 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의 마음을 후련하게 해주기도 했다.

 

  2012년 대선 당시 국정원의 불법선거개입 사건의 일환으로 진보적인 인터넷 사이트에 악의적인 댓글을 달았던 사건을 모티프로 한 소설이다. 소설 속 이야기들은 인터넷을 하는 사람이라면 조금씩은 눈치채지 않았을까. 일베 등이 장난삼아 악의적인 댓글을 다는 것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이처럼 하나의 업종으로 수천만원을 받고 기획하여 이런 일을 한다는 것은 처음 알게 되었다. 우리가 너무 무지했었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가 개봉하면 배우나 감독 외에 영화에 대해 잘 모를때 다른 사람들의 영화 후기를 한번씩 볼때가 있는데, '댓글 알바 그만하라'는 댓글은 읽은 적이 있었다. 여러 사람이 알바비 정도의 돈을 받고 할 것이라는 생각했었지만 이런 식의 댓글부대는 생각하지 못했다. 왠지 씁쓸하다.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 의해서 이처럼 어떤 한 사람을 사회에서 매장시키기도, 어떤 단체 등을 매장시킬수도 있다는 것이니까. 새로운 마녀사냥이지 않는가.  

 

 

  마녀사냥이라는 것이 무엇이던가. 죄 없는 사람을 여러 사람이 한데 모아 새로운 공동체의 희생을 만드는 것이다. 인터넷 상의 문제는 이러한 마녀사냥식 테러를 가하지만 정작 그렇게 만든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다는 댓글 하나가 수천만 명이 모이면 테러가 되는 것이다. 그들은 그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댓글 테러를 가하고 있으면서도 그사람들이 받을 상처는 생각하지 않는다. 소설에서처럼 댓글 테러로 돈까지 버는 신종 직업군이 생겼으니.

 

  소설은 실명의 기업과 실명의 기관을 거론하며 그들의 음모를 가차없이 내비쳤다. 사건 하나를 던져주고 그에 대해 인터뷰하고 회상하는 방식의 소설은 다른 소설에서도 보았지만, 인터뷰를 역이용해 기사를 내게 만드는 것은 어떻게 보면 추리소설을 보는 것처럼 짜릿하기도, 안타깝기도 했다. 그들이 하는 공작에 여지없이 당해버리지 않았는가. 누군가를 한순간에 끌어내리기 위해서는 작정하고 공작하려들면 당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소설의 재미와는 다르게 우리가 우려하는 일이기도 해서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지금도 여전히 어떤 이들은 소설속의 댓글부대인 삼궁이나 찻탓갓, 01査10처럼 누군가에게 악성 댓글을 퍼붓고 있을수도 있으니. 아무렇지도 않게 카페 하나를 초토화시킬수도 있는 이들이 있을 것이라는 명백한 사실. 그들은 '두려워하는 걸 건드려야 한다' 고 했다. 내가 이런 일을 당하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다. 더 나아가 주변의 사람들이 이렇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그래서 두렵다. 소설 속 인물들이 하는 행동들에 분노하면서도 두려움을 느끼는 건 비단 나 뿐만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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