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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수 지음

 

 

1.

 

현정은 그 녀석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있는 어둠은 주변의 빛에 가려 너무 슬픈 현실이 현정의 앞에 가로 막혀 있다고 생각했다. 그 녀석은 저렇게 큰 무대에서 저렇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사실이 현정을 씁쓸하게 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 녀석에게 환호했다. 그 녀석이 손을 들어 온몸으로 환호하는 몸짓을 하면서 노래의 클라이맥스를 향해 가면 사람들의 들뜬 마음들이 여기저기서 움직거렸다.

세상은 절대 공평하지 않다. 그 녀석이 내게 무슨 짓을 했는데, 저 녀석은 저렇게까지 큰 무대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나는 이렇게 형편없이 초라한 식당에서 겨우겨우 알바로 삶을 연명하고 있나 하는 자괴감이 현정에게 가득찼다. 간신히 휴가를 내고, 있는 돈 없는 돈 다 모아서 저 녀석의 꼴쌍이나 보자고 시큰둥해 있는 자신의 모습은 더없이 초라해 보였다.

현정은 저 녀석을 저 무대에서 반드시 끌어내리리라 다짐했다. 그리고 저 녀석이 내게 했던 짓을 모두 세상에 공개하고 저 녀석을 어둠 속으로 밀어넣으리라 다짐했다. 지금 이 순간, 현정은 그것을 결심했다. 현정은 열광하고 있는 무대를 향해 뛰어갔다.

 

 

 

2.

 

잠시 후, 현정이 무대 위에 서 있었다. 서 있는 현정에게 플래시가 터졌다. 터진 플래시 속에서 새들이 새어 나왔다. 새들은 현정이 서 있는 무대 위로 날아들더니, 현정의 어깨 위에 살며시 내려 앉았다. 현정은 그 새들을 바라보았다. 이상한 일이었다. 조금 전까지는 그 녀석의 무대였는데, 갑자기 현정의 무대가 되었다. 나는 지금 무얼 하고 있었나, 하는 현정의 생각은 앵콜이라는 관객의 환호 속에서 정신이 퍼뜩 들면서, 당황스런 침묵이 찾아왔다. 현정은 앞을 바라보았다. 저 멀리서, 그 녀석의 모습이 보였다. 그 녀석은 현정을 보고 있었다. 저 녀석이 왜 저기에 있지? 하는 생각을 뒤로 하고, 음악소리가 울려퍼졌다. 현정은 갑자기 신나는 음악이 나오자, 율동을 하기 시작했다. 손을 앞뒤로 흔들고, 발을 양옆으로 내딛으면서 경쾌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저 멀리에서 그 녀석은 현정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그 녀석은 환호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녀석이 무대를 향해 뛰어오는 것을 보았다. 현정이 정신없이 무대 위에서 춤을 추는 사이, 뛰어오던 그 녀석이 어딘가로 사라지는 것이 보였다. 현정은 아찔했다. 음악소리의 클라이맥스가 다가오자, 사람들이 더욱 더 환호했고, 현정은 더욱 큰 몸놀림으로 댄스를 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정은 보았다. 바로 눈앞에서 그 녀석의 주먹이 날아오는 것을. 현정은 놀라서 몸을 움츠렸다.

 

 

3.

 

하늘에서 구름이 떠 다녔다. 현정은 지금 어딘가에서 그 녀석을 내려다보고 있다. 현정이 있는 곳은 지금 건물의 위다. 천정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현정은 지금 자신이 납치된 상황인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건물의 위에 있는 창문과 건물의 앞에 있는 창문 너머로 구름은 흘러다녔다. 현정은 자신이 어딘가 매달려 있는데 어떻게 매달려 있게 된 것인가 궁금했다. 그 녀석은 지금 무대 위에서 열광적인 관중들에 둘러쌓여 춤을 추고 노래를 하고 있다. 춤을 추고 노래를 하고 있는 그 녀석에게 달려가 몇 대 쥐어패주고 싶었으나 천정에 묶여 있는 현정은 그럴 수가 없었다. 저 녀석을 어떻게 혼내주지 하는 생각에 현정은 그 녀석을 계속해서 바라보았다. 현정은 주머니에 뭐가 있는지 뒤져보았다. 초록색볼펜이 하나 들어 있었다. 이런. 겨우 이걸로 뭐하지? 현정은 그 녀석을 망칠 궁리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매달려 있는 줄은 좀처럼 현정을 놔주지 않았다. 현정은 초록색볼펜으로 줄을 긁어내기 시작했다. 이놈의 줄을 끊어버리리라. 볼펜의 딸각소리와 함께 현정은 작업을 시작했다.

 

4.

 

민술은 현정을 바라보았다. 현정이 자신의 앞을 향해 내달리고 있었다. 민술은 자신의 처지가 어떤지 생각해 보았다. 내가 현정에게 했던 짓은 용서받아 마땅한 짓은 아니었는지 다시금 생각해 보았다. 현정은 말했었다. 내게 이렇게까지 하고도 네가 잘 사는지 보자고. 민술은 억울했다. 같이 술 마시자고 했는데, 자신이 술을 못 마셔서 그냥 커피만 마시자고 한 것이 그렇게 잘못한 일이었나 하는 생각에 너무도 억울했다. 그래서 현정에게 너무도 안 맞아서 헤어지자고 말했을 뿐이다. 그것이 그렇게 큰 일인가. 저렇게까지 내게 적대를 할 일인가. 나한테 차인 게 그렇게 억울했나. 민술은 현정이 날아오는 곳으로 자신의 요술봉이라 할 수 있는 초록색 볼펜을 날렸다. 현정이 사라졌다. 성공이다. 그런데, 초록색 볼펜이 왜 안 돌아오지? 민술은 이 상황이 난처했다. 초록색 볼펜이 돌아와야 되는데. 왜 안 돌아오지? 잠시 후, 민술은 현정이 무대 위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보았다. 관객이 열광했다. 민술은 현정에게도 분명히 뭔가 큰 요술봉 같은 것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대론 안 되겠다. 민술은 현정에게로 내달렸다. 현정의 당황한 눈빛이 역력했다. 민술은 남은 성냥개비 한 개를 현정을 향해 날렸다. 현정이는 성냥개비 속으로 들어갔다.

 

 

5.

 

현정은 초록색 볼펜으로 계속 힘을 써 봤으나, 현정을 묶고 있는 줄은 조금도 갈라질 줄을 몰랐다. 그때, 현정은 머리가 근질근질한 것을 느꼈다. 현정이 머리를 만지자, 뭔가가 머리를 긁고 있었다. 이게 뭔지, 현장이 슬쩍슬쩍 머리를 만지는데, 뭔가가 현정을 톡톡 쳐댔다. 에잇, 넌 뭐냐, 이러는데, 현정의 눈앞으로 성냥개비 하나가 나타났다. 날아다니는 성냥 같았다. 현정은 성냥개비를 잡아 보려 애썼으나 성냥개비는 잘도 도망쳤다. 도망치는 성냥개비에게 현정은 들고 있던 초록색 볼펜을 날려보냈다. 순간적으로 앗, 내 초록색 볼펜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초록색 볼펜은 이미 현정의 손을 떠나 성냥개비를 향해 날아갔다. 현정은 불안한 마음이 들었으나, 이미 떠난 초록색 볼펜을 어쩌지 못했다. 현정이 날아간 초록색 볼펜을 바라보았다. 날아간 초록색 볼펜이 성냥개비의 옆에 나란히 서서 허공에 떠 있었다. 현정은 그 녀석들은 대체 뭔지 궁금했다. 현정은 그 녀석들에게 말했다. 너네 뭐야! 이리 안 와! 그러자, 그 녀석들이 히죽거렸다. 아니, 이 녀석들이. 그러자, 그 녀석들이 또 다시 히죽거렸다. 이 못된 것들이! 현정이 그렇게 말하자, 그 녀석들이 현정의 눈앞까지 다가왔다. 그리고, 뭔가의 명령을 기다리는 듯, 가만히 현정을 바라다보고 있었다. 현정은 그 녀석에게 또 소리질렀다. 이거 풀러! 빨리! 그러자, 그 녀석들이 현정이 대장이라도 되는 듯이 현정을 묶은 줄을 풀려 하고 있었다. 현정이 뭔가에 소스라치게 놀라, 그 녀석들에게 다시 소리를 질렀다. , 잠깐! 나를 저 밑으로 데려다주고 풀러야지? 이대로 떨어져 죽으라고? 그러자, 성냥개비와 초록색볼펜은 어리둥절하다는 닷이 저 밑과 밧줄과 현정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이 녀석들이 왜 이러지? 현정은 이 녀석들이 갑자기 자기 말을 듣는다는 걸 눈치챘다. 그래, 내 부하들이 되었단 말이지, 너희들이? 현정은 성냥개비와 초록색볼펜에게 말했다. 우선, 나를 저 밑에까지 내려놓아. 그러자, 그 녀석들이 현정을 묶고 있던 줄을 끌어당겨 밑으로 서서히 내려다 놓고 있었다. 관객들의 열광을 받느라 미처 현정을 신경 못 썼던 민술이 현정이 내려가고 있는 것을 보았다. 민술의 인상이 몹시도 찡그려졌다.

 

 

6.

 

동희는 자신이 너무도 좋아하는 가수 이민술의 인상이 찡그려지는 것을 보자, 환상이 확 깨졌다. 너무도 잘 생기고 너무도 자상하고 너무도 좋아하는 가수가 인상을 찌푸리다니. 아무리 힘들어도 이런 큰 무대에서 인상을 찌푸리는 저런 사람이라니. 동희는 그래서 이민술이 싫어졌다. 이민술이 좋아서 같이 이민술의 무대를 갔던 친구들도 이민술이 인상을 찌푸렸다면서 서로서로 저 사람, 위선자라면서 그만 가자는 말들이 나왔다. 한참 무대 위에 즐기고 있던 민술의 무대가 점점 초라해져 가고 있었다. 동희를 비롯해 거기 있던 관객들이 하나둘 자리를 떠났다. 찌푸렸던 민술이 인상이 울상이 되었다. 관객들이 하나도 없이 떠나자, 민술은 다시 현정을 볼 수 있었다. 묶여있던 현정이 이미 다 풀려 있었고, 거기 초록색 볼펜과 성냥개비가 둥둥 떠서 현정의 앞에서 현정을 보고 있었다. 민술은 뭐가 어떻게 된 상황인지는 몰랐으나, 민술의 마지막 무기인 갈색 형광펜을 날렸다. 현정이 날아오는 형광펜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현정은 날아오는 형광펜을 뭐라고 한마디를 중얼거렸다.

 

 

7

 

민술은 현정이 중얼거리는 한마디를 들었다. 너도 내 거다! 그러나 그 말이 통할 리 없었다. 왜냐하면, 이 형광펜 볼펜은 민술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갈색 형광펜은 현정을 향해 날아갔다. 그러자 저 멀리서 갑자기 동희가 튀어나왔다. 그리고 현정을 향해 소리쳤다. 네가 현정이냐? 네가 우리 오빠 인상 찡그리게 했지? 너 때문에 내가 속을 뻔 했잖아. 우리 오빠가 싫어하는 게 너지? 현정이 당황했다. 떠났던 관객들이 다시 민술의 무대를 보러 돌아오고 있었다. 관객들은 다시 이민술, 이민술을 외치며 환호하고 있었고 현정을 향해 야유를 퍼부었다. 현정은 초록색볼펜과 성냥개비를 향해 저 갈색형광펜을 잡아 오라 명령했지만, 초록색볼펜과 성냥개비는 이민술을 환호하는 관객들 사이로 날아다니고 있었다. 관객들이 성냥개비와 초록색 볼펜에 열광하면서 이민술을 계속 외쳐댔다. 그리고 이민술을 환호하는 관객들은 현정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현정을 죽일 듯한 기세였다. 현정에게 두려움이 다가왔다.

 

 

8.

 

성냥개비와 초록색 볼펜은 관객 사이에서 환호를 받고 있고, 갈색 형광펜이 동희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이민술은 관객들의 환호와 함께 노래를 하고 춤을 추었다. 하늘에 구름은 양떼 모양을 하기도 하고 소몰이 모양을 하기도 하고 나귀 모양을 하기도 하면서 여기저기로 흐르고 있었다. 무언가에 정신 나간 듯 하늘을 바라보는 현정의 삶 너머로 그 녀석이 있었다.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관객들은 무엇일까.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그 녀석은 무엇일까. 자신을 향해 다가왔던 초록색 볼펜과 성냥개비와 갈색 형광펜은 무엇일까. 현정은 본다. 자신을 향해 다가오던 사람들이 민술의 흥겨움에 빠져서 열광하는 것을. 민술은 한층 더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다. 현정은 그 사람들을 바라본다. 그 바라보는 순간들에서도 하늘과 구름은 계속해서 흘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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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한다이어리 2022-08-23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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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한다이어리 2022-08-23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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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한 탐정, 신통한 만남, 그 졸렬한 서막

 

 

 

 1

    

 

 

 

1. 만남

 

나는 영업부장 신통한

소수의 고객만을 책임진다

소수에게만 드리는 기쁨!

 

명함을 받아든 이상한의 얼굴이 묘하게 일그러졌다. 그도 그럴 것이 이상한이 제일 싫어하는 녀석들이 바로 영업을 하는 인간들이기 때문이다. 이상한의 눈에 영업을 하는 인간들은 모두 사기꾼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순진한 사람들을 그럴 듯한 말발로 현혹시켜 일단 자신의 고객이 되면 마치 VIP처럼 모실 듯 하지만, 실제로 그런 대접을 받기는커녕 마치 지나가는 개처럼 대하기도 하는 녀석들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도 처음엔 순진하기만 했었다. 그러나 그가 친절한 영업사원에게 몇 번 사기를 당하면서부터는 그의 생각은 차츰 달라져갔고, 그는 그 영업사원들 때문에 경찰이란 직업까지 택했고 경찰 역시 위에서 지시하는 대로 따라야 한다는 것이 체질에 안 맞아서 1년만에 경찰 생활도 접었다. 그리고그는 비로소 '이상한 탐정 사무실'이란 허가도 되지 않은 '탐정'이란 이름을 붙여 신장개업을 한 것이다. 그러나, 그 탐정 사무실이라는 것이 '사업자 등록'을 한 사무실이 아니라 이상한 스스로가 막노동하고 공장일을 하면서 모은 재산으로 만든 개인사무실이다. 이름만 '탐정 사무실'이었지 아무도 의뢰를 하지 않는 철저하게 은둔하고 있는 이상한의 거처였던 것이다. 그런데 그런 사무실에 뜬금없이 신사복 차림의 정장을 한 '신통한'이라는 자가 나타나 그의 맘을 심란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 보십시오. 신통한씨, 차를 파실 생각이라면 다른 곳을 알아보십시오. 이따위 고급차를 살만큼의 여유가 제게는 없습니다."

신통한은 움찔했다. 그는 자신의 명함을 살펴보았다. 어디를 보아도 차를 판다는 내용은 없었다. 고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신통한은 일부러 단 세 줄의 홍보용 문구 이외에는 아무것도 써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작자. 미처, 말도 하기도 전에 고급차를 파는 영업사원이라는 것을 금방 알아채 버렸다니. 또한, 이따위 고급차라니? 사무실은 겉보기에 그렇게 가난해 보이지 않는다. 그때, 신통한은 자신이 사무실로 들어올 때의 일을 기억해냈다. '탐정 사무실? 특이하군. 한국에서도 사립탐정이 활동하고 있었다니.' 신통한은 이 정도의 탐정 사무실을 차릴 정도라면 적어도 고급차 한대 정도는 구입해야 할 듯 싶었다. 안전도가 최우선인 고급차 말이다. 그러나 그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그는 고급차를 경멸하며, 또한 그만큼의 여유가 없다는 것은 그가 그렇게 부유하지 않다는 것이다.

"신통한씨, 이제 그만 나가주시겠습니까?"

영업경력 20년의 신통한이 여기서 물러날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막무가내로 밀어부쳐서 될 문제는 아닐 성 싶었다.

"한가지만 여쭙겠습니다, 선생님. 제가 고급차를 파는 사람이라는 것을 어떻게 확신하십니까?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까?"

"좋은 질문이군요. 신통한씨. 우선 당신의 옷차림을 보십시오. 당신은 고급 정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명함을 보십시오. 소수에게만 드리는 기쁨! 이라고 써 있군요. 과연, 이 좁은 한국에서 그렇게 고급정장을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더구나 영업사원이? 제가 묻고 싶은 것은 당신이 왜 이런 누추한 곳을 찾았는지가 더 궁금하군요. 돈 많은 사장님들을 접대하기도 바쁘실 텐데요. 하지만 당신이 입고 있는 그 정장은 부유한 사장님들이 있는 것보다는 약간 낮은 패션이군요. 사장님들이 당신보다는 높은 사람인 것을 인식해야 될 테니까요. 그래서 고급이라는 것은 제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확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차라는 것은 어떻게 알았을까요? 그것은 저만의 노하우입니다. 함부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아닌 거 같군요. 그리고 그것은 알고 보면 아주 쉬운 문제입니다. 스스로 풀어보도록 하십시오."

신통한은 이상한의 강렬한 눈빛에 빨려들었다. 그에게는 분명 뭔가 다른 것이 있었다. 그런데 그것이 뭔지는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이제 그만 나가 주시겠습니까?"

그러나 신통한은 그 자리에서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었다. 자신을 끌어당기는 무엇인가기 있었다. 이상한의 말대로 신통한은 여기까지 오게 된 배경을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은 스스로 높으시다는 양반들만을 상대하는 고급인력이 아닌가. 그런데, 이런 이상한 곳까지 끌려 들어오다니.

신통한은 한참을 그렇게 아무 말 없이 이상한을 바라보았고 이상한도 신통한을 그냥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신통한의 머리에는 온갖 생각들이 춤을 추었다. 이대로 나갈 건가, 좀더 있을 건가, 저 탐정이란 사람이 나를 바라보는데, 저 사람은 무슨 생각으로 그냥 뚫어지게 보고만 있을까. 한참을 뚫어지게 쳐다보던 이상한은 신통한의 허리춤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신통한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숙여 허리춤을 바라본다. 아니, 언제 이렇게. 그의 허리춤에는 몇 종류의 차키가 매달려 있었고 차량에 대한 설명이 가득한 서류가 그가 들고 온 가방 위로 삐죽이 드러났다.

"영업사원 맞습니까? 그렇게 서툴러서야 무슨 영업을 한다고..."

그것은 신통한의 가슴을 후벼파는 말이었다. 아니, 겨우 이런 모습을 보고 나를 서툴게 평가하는 건가. 아니면, 나를 시험하는 건가. 신통한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이상한을 바라보았다. 이상한은 그렇게 자신을 쳐다보는 신통한의 얼굴을 보더니, 비로소 웃음을 지었다.

"놀란 표정이군요. 무엇 때문에 그리 놀라십니까? 나가지도 않고, 딴 사람처럼 멍하니. 매력 있네요."

아니, 이런. 남자한테 이런 고백을 듣다니. 같은 남자면서. 당황하는 신통한의 표정을 보더니 이상한이 다시 말했다.

"참고로 말하지만, 전 저의 사랑스런 부인이 미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 그 뜻이 그 뜻이 아니었구나.

"서툰 게 매력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영업사원을 하시는군요. 잘 하시겠네요"

칭찬인지, 비꼬는 것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 제 명함입니다. 나중에 제가 필요한 일 있으면 연락주세요. 저는 고급차를 살 여유는 없습니다."

아까보다 한참 부드러운 말투로, 명함을 건네는 걸 보면, 이 사람, 잘 사귀면 좋은 친구가 될 수 있겠다는 예감이 들었다. , 차를 살 고객이 아니더라도, 마음을 나눌 친구로. 그런 사람 한 명쯤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영업사원이 된 뒤, 신통한에게서 멀어진 친한 친구도 있었다. 그리고 신통한은 그의 어려움을 함께 나눌 친구를 찾지 못했다. 어쩌면, 이상한이 그런 친구가 되어 줄 수 있을까. 사회에서 만난 친구는 그런 친구가 되기 힘들긴 하지만, 신통한은 그런 고정관념이 깨지길 바랐다.

이상한이 건네는 명함을 받아들었다.

 

어려움이 없다면, 이상한 친구.

어려움이 있다면, 이상한 탐정.

 

신통한은 살짝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의 미소가 마음에 들었는지, 이상한도 살짝 웃음을 지어보인다. 그리고 나중에 만나자는 무언의 약속을 한다. 이상한도 신통한도 그 무언의 약속이 그들 사이를 그렇게까지 만들지 몰랐다. 이상한과 신통한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된 것이다.

 

 

2. 첫 의뢰

 

이상한은 창 밖을 바라보았다. '오늘도 손님 없으면, 내일은 또 공사장에 나가봐야겠군.' …… 한숨을 쉬는 그의 마음이 복잡해졌다. 법으로는 금지된 탐정사무소이지만, 그의 사무실에 들어와 불법이라며 사무실을 내리라는 경찰도, 그를 기소하는 검찰도 없었다. 이상한에게는 다소 도박일 수도 있는 사무소 개업이었는데, 나름 다행이다 싶긴 했지만, 이상한은 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아무리 열심히 생각을 해봐도 좀처럼 답이 나오지 않았다. 물론, 여러가지로 생각을 해 볼 수는 있었다. 그가 경찰 출신이기 때문에 눈을 감아줄 가능성도 있고, 앞으로 탐정이란 직업이 허가될 예정이기에 함부로 건들지 않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별로 신경 안 써도 될 만큼 이상한의 존재가 작기 때문일 수도 있었다.  '오늘은 날씨가 좋은데…… 내일도 날씨가 좋아야 할 텐데……' 이상한이 한참 고뇌에 빠져 있는데,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 누구지?'

이상한이 문을 열자, 조금은 앳되 보이는 남자가 서 있었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탐정 사무실이라고 해서요. , 고민 있어서 왔는데요?"

"고민?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십니까?"

"저 고등학생이요. 여기 가면, 고민 들어줄 거라, 누가 그래서."

"누가 그런 말을? 그런데, 무슨 고민입니까?"

"어떤 검은 정장을 입으신 분이요. 제가 놀이터에서 울고 있으니까, 이리로 한 번 가보라고 했어요."

"검은 정장?"

이상한은 짐작 가는 바가 있으나, 그 학생에게는 그 신사에 대해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래, 고민이 뭡니까?"

", 아저씨는 제가 학생이라고 밝혔는데, 반말을 안 하시네요?"

"어색합니까? 어색하면, 반말로 할까요?"

"아니요. 저를 무시하지 않으시는 것 같아서 좋아요. 다른 애들은 그렇게 깎듯하게 대하면, 왠지 부담스럽다고 하는데, 저는 아니에요. 그렇게 대하실 때 저는 제가 존중받는다고 느껴요. 길에서 만나는 아저씨들도, 아주머니들도, 그리고 선생님도 제게 반말을 하는데, 저는 그게 친근감의 표현으로 안 느껴져요. 제가 이상한 건가요?"

이상한은 한동안 그 학생을 바라본다. 그 학생도 이상한을 말없이 바라본다. 한참 동안을 그렇게 바라보기만 한다. 그러다가 드디어 이상한은 학생에게 물어볼 말을 찾았다.

"고민이 뭡니까?"

"방금 말했어요."

"그렇습니까?"

". 그것 때문에 많이 울어요. 아까도 그래서 울었어요. , 그런데, 아저씨, 상담료는 얼마에요? , 여기 자주 오고 싶은데."

"주고 싶은 대로."

", 돈 많이 드려도 돼요?"

"부자십니까?"

". 아버지는 JK 그룹 사장님이시구요. 어머니는 현장특별시 시장님이세요. 한번 올 때마다 50만원씩 드릴꼐요. 1주일에 한번씩 올 거에요. 대신, 아침부터 저녁까지 저랑 같이 있어주세요. 매주 토요일마다 올 거에요. 해 주실 수 있죠?"

이상한은 한동안 그 학생을 쳐다보았고, 대답하는 대신 질문 하나를 던졌다.

"학생 이름이 뭡니까?"

", 이름 안 말하고 싶어요. 그냥, 샘물이라고 불러주시면 안돼요?"

"이름은 안 맖하고 싶고. 샘물이라고 불리고 싶다. 그럽시다. 현금 결재입니까?"

지금까지 어둡기만 했던 학생의 얼굴이 갑자기 환해졌다. 그러더니 지갑에서 즉시 5만원권 10장을 꺼낸다.

"50만원이요! 아저씨 정말 좋아요. 아무것도 자세하게 묻지 않으시고, 화끈하시고. 그럼, 오늘부터 저 아저씨랑 같이 있을 수 있는 거죠? 오늘 토요일인데!"

이상한은 오늘이 토요일이란 사실조차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다. '내일 공사판에 갔더라면 허탕치고 올 가능성이 많았겠군.' 그러면서, '이 학생에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를 생각해 보면서, 아직은 날이 좋다는 것을 다행스럽게 여겼다.

"아저씨! 저랑 게임방 가요!“

이상한은 드디어 올 것이 왔나 보군, 하면서 샘물이라 불리고 싶어하는 그 학생의 뒤를 따라서 걷기 시작했다.

 

3. 미행

 

신통한은 학생이 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이유 없이 울고 있던 한 학생. 이유 모를 만남. 학생을 이상한에게 안내하는 자신의 마음이 뭔가에 홀렸음에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신통한의 마음은 복잡해졌다. 신통한은 그 학생이 이상한의 사무실이 있는 건물로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정말로 들어가네?’ 어느 낯선 남자의 소개. 그 이상한 소개가 그 학생을 이상한에게로 이끌었다. 그 이상한 힘을 신통한은 알 수 없었다. 신통한은 그 학생에게 이렇게 말했다.

학생, 왜 울고 있어?”

아니, 아저씨? 아저씨는 울고 있는 학생에게 일일이 신경 써요? 참 특이한 아저씨네?”

일일이 신경 안 써. 오늘만 신경 쓰는 거야.”

왜요?”

이상한 탐정을 만났거든.”

이상한 탐정?”

이름이 이상한.”

...그게 이름이 이상하다는 거에요, 이상한이 이름이라는 거에요?”

이상한이 이름. 이름처럼 이상해.”

, 왠지 관심 간다. 어딨어요, 그 아저씨?”

울음을 뚝 그친 학생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뭐지, 이 상황은?’

저기 저 건물 2층에.”

어떻게 찾아요?”

앞에 써 있어.”

고마워요.”

이 대화가 끝이었다. 학생은 더 이상 신통한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신통한은 벤치에 앉았다. 오래 전에 끊었던 담배 생각이 간절했지만, 다시 피게 되면 두 번 다시 못 끊을 것 같아 피우지 않았다. 끊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은 담배만이 아니었다. 이상한 탐정. 그가 건넨 명함에 새겨진 문구 어려움이 없다면, 이상한 친구. / 어려움이 있다면, 이상한 탐정기가 막힌 문구였고, 기가 막힌 친구였다. 그 문구에 의지해서 한 학생을 발견했다. 학생은 울고 있었다. 그것도 소리내어 펑펑. 마치 누군가 자기가 우는 소리를 들었으면 좋겠다는 듯이.

 

신통한은 자신이 지금 일하러 나왔다는 사실도 까마득히 잊어버렸다. 어차피, 먹고 살 만큼 돈은 많이 벌었다. 이제, 외근은 그만해도 될 만한 위치다. 그럼에도 신통한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좋고 밖으로 돌아다니는 것이 좋아 외근을 계속해왔다.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있는데, 저 멀리 그 학생이 나오는 것이 보였다. 이상한 것은, 학생의 표정이 너무 밝아졌다는 것이다. 너무 신나게 팔짝팔짝 뛰면서 자꾸 뒤를 돌아보며 웃었다. 그 뒤에는 이상한 탐정이 심각한 표정으로 그 학생을 바라보았다. 그 심각한 표정이 학생 눈에는 보이지 않는 듯 했다. 학생이 이상한에게 빨리빨리 가자고 조르는 듯 했다. 이상한은 가끔 그 학생을 향해 살짝 미소를 보이기는 했지만, 그것이 진정한 미소로 보이지는 않았다. 조금은 씁쓸해 보였다. 신통한은 이상한이 그 학생에게서 뭔가를 눈치챘는데 모른 척 하고 있는 것이라고 확신을 했다. 그는 무엇을 하는 학생일까. 그러고 보면, 신통한은 그 학생에게 정말로 학생인지, 어느 학교에 다니는지, 나이는 몇 살인지 아무것도 묻지 않은 것이 생각났다. 그냥, 울고 있길래 무작정 이상한에 대해서 말했을 뿐이다.

신통한은 결정했다. 그들의 뒤를 따르기로.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판매보다 더 큰 건이 걸려있을 거란 본능적 느낌이 그를 휘감기 시작했다.

 

문득, 방문판매가 불법인 법안이 될 거라는 뉴스를 접한 것이 기억났다. 이제 시대는 바뀌고 있다. 더 이상 고객을 불쾌하게 하는 방문판매는 하지 못할 것이며, 이제 본격적인 온라인 네트워크 시대가 열릴 것이다. 그 시대를 읽어내지 못하면, 신통한의 영업도 끝이 난다. 신통한은 지금 이상한을 따라가지 않으면, 자신이 일구어왔던 지금까지의 경험, 그리고 자신의 인생이 무의미해질 것 같은 절박감이 몰려왔다. 이상한이 신통한을 봤는지 안 봤는지 신통한은 알지 못했다. 다만, 멀찌감치 서서 그들을 지켜보다, 그 학생과 이상한이 4차선 도로가 있는 큰 길가가 있는 곳으로 가자 부리나케 따라잡았다. 거기엔 상점들이 일렬로 나열해 있는 것을 보았고, 그 중 하나의 건물로 그들이 들어가는 것을 보았을 뿐이다. 그 건물은 5층짜리 건물로, 4, 5층은 대중목욕탕, 찜질방이 있었으며, 3층은 PC, 2층은 당구장, 1층은 식당이 대형 평수로 있는 큼직한 건물이었다. 신통한은 그 중 어느 곳으로 그들이 들어갔는지 알 수 없었다. 이상한이 무슨 생각에서 그 건물로 따라 들어간 건지도 알 수 없었다. 그 학생과 이상한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더더욱 의문이 남았다. 신통한이 그 건물에 도착했을 때는 그들이 이미 보이지 않았기에, 신통한의 궁금증은 더더욱 커져 갔다. 조금 고민하던 신통한은 이상한의 사무실로 향했다. 그가 돌아오면,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신통한은 그가 돌아올 때까지 이상한의 사무실에서 기다리고 작정했다. 이상한에게는 알 수 없는 뭔가가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실체를 확인하지 않고는, 신통한은 일을 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그가 지금 일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부여잡을 수 있는 가치. 그것이 있을 것만 같았다.

신통한은 이상한의 사무실 앞에 도착했다. 신통한은 거기에 새로운 안내문이 있음을 발견했다.

이상한 탐정 사무소 지금은 아무도 없으나 그대가 원한다면 곧 돌아오겠습니다! 그러나 그 이 언제가 될지는 장담할 수 없으니, 기다리지는 말아 주십시오. 그것이 저의 운명이니까요! 급한 용무가 있으신 분에 한하여 연락 주십시오. 연락처는! 카톡 아이디 : 께림칙해.”

신통한은 그 안내문을 사진으로 찍었다. 그리고 이상한의 카톡으로 이상한의 아이디를 입력했다. “찾을 수 없습니다되지 않는다. 다시 한번 검색을 해 보았다. 역시 되지 않는다. 신통한은 할 수 없이, 그를 문 앞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의자가 없을까. 신통한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신기하다. 마치 그가 다시 올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한쪽 편으로 조그만 의자가 하나가 놓여 있다. 낡고 낡아서 삐거덕거리는 소리가 나긴 했지만, 신통한은 그 의자가 분명 이상한의 사무실에서 보았던 의자였음이 기억났다. 이상한은 이미 알고 있었던 걸까. 신통한은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기록되었던 자신의 영업실적들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의자의 삐그덕 소리가 복도에 울려퍼졌으나, 그에게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너무도 허름한 사무실이어서, 오직 이상한 탐정 사무소만이 유일하게 간판을 걸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무실에는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몰랐다. 신통한은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몰라 답답한 마음도 있긴 했지만, 그보다는 이상한과 얘기를 하고 싶은 생각에 시간을 보내는 것이 마냥 더디지만은 않았다. 그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면서도 신통한은 기꺼이 그의 반응을 즐길 마음의 준비를 했다. 오래도록 이상한과 만났던 첫 만남을 다시 되새겨 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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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한 옆자리 한국사 세부편

 

- 전창수의 마지막 소설 작품

 

 

전창수의 마지막 소설 작품의 주인공은 창수입니다. 창수는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쓸 소설이 없겠는데, 어떻게 끝내야 하지. 그러다가, 소설을 어물쩍 그냥 끝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창수는 열심히 공부를 하였습니다. 열심히 이것저것 일도 많이 해 보았습니다. 창수는 소설을 씁니다. 창수는 시를 씁니다. 그리고, 인생의 반토막이 난 즈음에서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 봅니다.

 

창수는 리뷰만 계속 쓰기로 마음 먹습니다. 리뷰에다 계속 자신의 인생을 담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창수의 소설은 읽으면 읽으수록 좋아지고 창수의 시도 읽으면 읽을수록 좋아지고 창수의 모든 글들은 읽으면 읽을수록 좋아지기에 창수는 더 이상 새로운 창작을 하지 않기로 하고, 자신의 작품을 다시 쓰기로 계속 반복해서 쓰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그런데 왜 제목이 신통한 옆자리 한국사 세부편이냐구요? 창수의 역사는 신통한 옆자리 한국사에서 시작됩니다. 왜냐하면, 한국에서 태어났으니까요. 창수는 한국사에 새로운 역사를 썼고, 쓰고 있고, 써 내려갑니다. 그래서, 신통한 옆자리 한국사 세부편은 창수의 이야기입니다. 앞으로 이끌어갈 창수의 리뷰들이 새 역사가 되어 갈 것입니다.

 

창수의 소설을 어물쩍 이렇게 마칩니다. 창수의 모든 소설들을 자꾸만 읽다 보면,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만족들이 여러분 앞에 찾아갈 것입니다. 창수의 모든 글을 읽고 싶어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창수의 소설도 마칩니다. 어린이도, 청소년도, 어르신도, 그리고 애기들도 창수의 모든 글을 읽으려면 평생이 걸릴 테니, 창수의 새로운 글은 리뷰만 올릴 예정입니다.

 

그런데 이게 왜 소설이냐구요? 창수는 텔레레러입니다. 텔레레러란 직업을 가졌으며, 텔레레러가 창수의 주요업무입니다. 창수의 텔레레터란 필기로 사람들과 대화하고 필기로 사람들을 돕는 업무입니다. 어때요? 이젠 소설 같나요? 소설일지 현실일지는 여러분이 믿는 대로 된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필기로 대화한다는 것은 펜류를 이용해서 필기로 대화한다는 뜻이지, 채팅방에서 대화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럼 여러분, 이 판타지 같은 현실에서 행복하게 살아가시길! 진짜 행복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지금 오세요! 창수의 소설세계로! 창수의 소설을 마칩니다. 창수의 텔레레터가 여러분을 낭만의 세계로 모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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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지 않고 기다리면 당신의 때는 반드시 온다

 

전창수 수필

 

 

글을 쓰려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떠오르지 않아도 무작정 써보려 애써서 자리를 잡고 있다. 무엇인가를 하려다가 포기한 경험이 한두번만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만흔 사람들이, 포기할 용기도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런데, 가끔은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용기가 더 중요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에 함몰된다. 때로는 아무리 해도 포기가 되지 않는 게 있다. 그것이 꼭 글쓰는 일만은 아니다.

 

포기할 수 없는 것들을 매일 하다 보니, 하루가 너무 짧다. 삶이 이렇게 흘러가는구나, 라면서 자위하는 순간, 정신을 차려 보면, 어느 덧 시간이 많이 흐른 후다. 지난 날의 나와 다른 점을 발견해낸다. 더 이상, 나 스스로 못한다고 자책하지 않는구나. 하나하나 이루려고 끊임없이 노력을 하고 있구나. 비록, 그 노력의 결실이 언제쯤 맺어질지는 모르지만, 이렇게 꾸준하고 열심히 살다보면, 뭔가가 되긴 되겠구나. 그런 생각들로 하루하루 채워가고 있다. 거짓이 아닌 인생이라 참, 다행이다 때론, 인격적으로 무너지기도 하고, 때론, 나이 주체할 수 없는 욕망에 무너지기도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건, 소망이고 희망이고, 오늘 뭔가를 하겠다는 그리고 해야겠다는 다짐이다. 그리고 그때가 언제가 되었든, 반드시 나의 때는 반드시 올 거란 믿음, 그 믿음을 지켜가고 있다. 다시 한 번 되뇌어본다. 포기하지 않고 기다리면 당신의 때는 반드시 온다. 이 글을 보는 당신에게도 그런 때가 반드시 올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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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이란 말도 하지 못했던 그때의 나들은

 

 

전창수의 마지막 시

 

 

정리되는 슬픔이 있었어요

그 슬픔은 오래 전부터 나를 괴롭혀왔던 것들이었죠

이젠 소설만 쓰려고 해요

 

솔직히 말하자면은 자꾸 솔직해지지 못하는 것 같은데요

저는 이제 시로 쓸 말이 없어요

이제는 주저리주저리 긴 말을 하고 싶어서

 

정리되는 슬픔을 정리하려 해요

시를 쓰던 순간순간들을 괴로움을 잊을 수 있었던 순간들이었죠

많은 상징적인 것들

 

상징의 어딘가로 이룬 것들은

제게 정말 많은 의미와 길들을 알려주었죠

이젠 아픔보다는

 

이젠 슬픔보다는

세상을 이야기하려 해요

세상에 나오는 모든 것들이

 

의미를 더해갈 수 있도록

저의 시들은 정리되고 있지요

 

정리되는 노래들처럼 정리되는 시들처럼

저의 시의 세계는 이젠 노을의 아름다움처럼

 

저물어가요

시란 상징, 시란 의미, 시란 것들

 

그 의미들처럼

오늘의 나는 내일의 나로 더 여물어가지요

세상에 할 말 못하고 살았다고 생각하던 때가

 

정말로 많았지요

 

그 때의 나들은

 

세상에 없었어요,

이젠 세상 속에서, 세상 안에서, 또 세상 밖에서

 

모든 나들이

춤을 추고 노래하고 찬양을 하고 기도를 하고 예배를 드리고

 

그렇게 세상을 이야기합니다

소설 속 세상에서 그렇게 한 걸음씩 나아가는 저의 세상에

한 뼘 내민 마지막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네요

 

시로서 시를 이야기한다는 것, 그것은 우스운 일이기도 하지만

재미있는 일이기도 해요, 그래서 저는 마지막을 이렇게 써 내려갑니다

 

저의 시는 이것으로 마치려 해요.

아픔 너머 기쁨이, 기쁨 너머 즐거움 너머, 즐거움 너머 행복이 있는

 

그 세상에서

소설을 쓰려고 해요.

 

기쁨이 넘치는 행복이 넘치는 소설이

써졌으면 좋겠네요

 

마지막이란 말도 하지 못헀던 그때의 나들은

울음소리가 가득한 강물들로 흘러가지만

 

마지막이란 말을 지금 하는 지금의 나들은

웃음소리가 시작되고 있어서 바다 너머 흘러가는

 

세상이 되네요

이젠 시를 마무리하려 해요.

정말로, 시는 더 이상 쓸 수 없어요.

 

왜냐하면,

더 이상 복잡하고 어려운 걸 생각하고 싶지 않거든요.

그저, 흘러가는 인생 그대로를

소설 속에서 보여 드릴께요.

 

세상에 태어나 이런 일 저런 일 많이 해 보았고

세상에 태어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그 시절들이 모두 오늘의 일을 하기 위한 단련이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저는 비로소 하나님에 대한 100프로의 믿음이 생겼습니다

100프로의 믿음은 그만큼 쉽지 않지요

하지만,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올 거라 믿어요.

모두가 100프로 하나님을 믿는 어느 날에 우리는 진짜

모두 행복한 사람이 되어 있겠죠.

 

마지막이란 말도 하지 못헀던 그때의 나들이 떠나고

마지막이란 말을 이렇게 내뱉고 있는 나

 

, 용기가 생겨나네요.

그럼, 이것으로 마지막 시를 마칠께요.

 

시가 소설 같고 시가 수필 같고 시가 일기 같지만

그렇게 지내온 인생인 걸요 그렇게 살아온 인생인 걸요

 

그렇게 지내갈 인생인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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