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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에 관하여 - 나를 살아가게 하는 가치들
임경선 지음 / 한겨레출판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어른이 되면 확실해 질까?  [태도에 관하여]

 

어른이 되면 확실해 질까? 라는 질문을 던지고 시작했으니, 나를 아직 어린 사람으로 보는 이도 있겠다.

아니다. 나는 중년이다.

30과 50의 사이에 있는.^^

 

나의 나이를 밝혔으되 이 책을 읽고 나서, 첫 번째로 든 생각이 바로 저 질문이다.

나이로는 어른이 되고도 남음이 있는 나이에 접어든 내가...한심하게도 정신적으로 어른이 되어 있지 않음을 책의 갈피마다에서 느꼈다.

 

아니다 싶으면 서로 확실히 NO를 말하고 오로지 내가 기꺼이 책임을 질 수 있는 것에 대해서만 YES를 하는 것. 어른으로서 꼭 갖추고 싶은 습성이다. -228

 

인간관계 중 여러 상황에 저 말이 통용될 수 있으나 작가는  친구관계와 특히 연애에 있어서 희망고문을 하지 말 것을 주문하며 위와 같이 말했다.

이상하게도 나는 다른 모든 관계에서는 좀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흐리멍덩하게 되지만 맹세코 '연애'에 있어서는 확실히 선을 그어 관계를 이어나갔다고 자신할 수 있다.

그래서 책의 모든 부분에서 어른이 되지 못함을 부끄러워하며 가슴에 콕콕 가시가 박혔으나, 이 부분을 읽을 때만은 이상하게 가슴이 활짝 펴졌다. ^^

어린 시절 철모를 때라 흑백을 확실히 구분할 줄 알아서 맺고 끊는 게 확실했던 것일까. 아니다. 마음이 약해서 먼저 상처받기 싫어서 관계의 단절을 한발앞서 선고했던 것이라 생각한다. 나이가 들면서는 나와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할 줄 알게 되어서 그 약한 마음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으로 표출되었던 것이다. 결국, 나는 제대로 어른이라 불릴 만큼 확실한 의사표현을 아직까지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그렇다고 인정하자.

 

작가는 12년의 직장 생활을 거쳐 11년째 전업으로 글을 쓰고 있다고 한다. 작가의 책을 처음 접했기에 그녀의 삶의 태도를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으나 [태도에 관하여]라고 제목에 못박고 있는 이상, 이 책은 "태도"에 관한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가 정한 태도의 카테고리, 즉 부제인 '나를 살아가게 하는 가치들'로 꼽은 것은 크게 다섯 가지다. 자발성, 관대함, 정직함, 성실함, 공정함.

 

이 작가의 책은 꾸밈이 없어서 솔직담백한 매력을 가감없이 발산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고슴도치의 가시처럼 뾰족 튀어나온 부분이 있어 살짝 두렵기도 하다.

자신의 태도에 대한 가치관을 밝히는 것이 좋게 보이기도 하지만 나쁘게 비춰지는 면도 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약간은 "센" 여자? 의 웅변을 듣는 듯도 하여 잔잔한 독서를 즐기던 내게는 '어랏?'싶은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 보면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 그녀의 방식이 부러워서 질투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한가로이 물에 띄워놓은 보트처럼 바람에, 물살에 살짝 살짝 기우뚱하기도 하며 흔들리는 모습이 지금의 나의 모습인 것 같다.

나이를 이렇게나 먹어놓고 왜 자신의 중심을 잡지 못하는 것이야?

라고 질책하는 듯한 목소리가 책 갈피 사이에서 툭 튀어나올 것만 같다.

 어휴~ 정신이 바짝 드는 걸.

 

[태도에 관하여]에서 특히 크게 공감이 되었던 부분은 마지막 장, "공정함" 부분이다.

책을 읽다 문득 만나게 되는 특별한 부분에 표시를 해 두는데, 그 부분들이 "공정함"에 몰려 있었다. 의도치 않은 것임에도 은연중에 그 부분에서 나와 대척점에 있든지 혹은 공명하는 부분이 많이 있었나 보다.

 

타인을 분석하고 판단하는 것은 쉽다. 나 자신을 정직하게 보는 것이 어려울 뿐이다. 내가 어느 순간 타인에 대한 비난으로 열을 올린다면 나는 그것을 내 안의 공허함이나 불안함에 시선을 돌리라는  자가 신호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210

 

어쨌든, 나와는 확연히 다른 작가의 가치관을 선뜻 받아들이기는 힘들었지만 나와 다른 사람의 솔직 화끈한 발언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작가가 꼽은 5가지의 가치들이 발현되는 상황에 나를 넣어보고 혼자 시뮬레이션 해 보며 나만의 대처방법을 살며시 정리하게 되었다.

혼자 사는 것이 아닌 세상, 기왕 사는 것 유연한 태도로 살아가면 좋을 것 같다.

너무 유연하여 유약하게 비춰지면 안되겠지만.

작가와 마찬가지로 나도 기본적으로 선한 사람을 선호한다.

 

나이로 매겨서 어른이 되었다고 선언하는 것보다는  정신적 성숙으로, 가치관의 확고함으로

어른이 될 날을 고대한다.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들을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어서 고맙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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