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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기 싫어...

벌써 끝이란 말인가...

 

저에게는 아직 읽어야 할 책이 12권 이상 남아 있사옵니다. ㅠㅠ

 

장르를 편식하며 책을 읽던 나에게 신간 평가단에 도전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과연 에세이를 잘 읽어낼 수 있을까.

13기에 의심하며 시작했던 길,

14기까지 무사히 붙어 그럭저럭 걸어왔다.

 

내 마음 수양을 위해, 다양한 독서를 위해 시작한 길이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뭔가가 쌓이기 시작한다.

아직 뭐라 콕 집어 말할 순 없지만 다른 사람의 속내가 고스란히 드러난 에세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누군가와 교감을 이룬다는 신비스러운 경험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꾸며 낸 이야기가 아닌, 사실을 말하는 이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진정성이랄까.

각자 다른 스타일로 각자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풀어내는 데서 오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아~

여러 책들을 만나보았는데,

내 마음에 남는 책은. 이렇다.

1. 나는 걸었고, 세상은 말했다.

2. 마술 라디오

3.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

4. 나는 자꾸만 딴짓하고 싶다

5. 장서의 괴로움

 

 

 

 

 

 

 

 

 

 

 

 

 

 

 

 

 

 

 

 

 

 

 

 

 

딴짓하고 싶다는 제목처럼....책 그림이 딴짓을 하고 있다.^^

 

 

 

 

 

 

 

 

 

 

 

모두 애정이 가는 책이고 각기 색깔들도 다른 책이지만 이 중에서 하나만 고르라면

<마술 라디오>를 꼽고 싶다.

 

지직, 지직.

안테나를 세워 주파수를 맞춘 다음 이불 속으로 파고 들어가 손도, 눈도 꼼짝 않고 귀만 열어 놓았었다. 귀는 말랑말랑했으며 베개에 닿은 한쪽 귀는 따뜻하기도 했을 것이다.

세상의 모든 소리를 잡아놓은 라디오는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들려주었을 뿐만 아니라, 풍문으로 들었소, 하고 흘려보낼 수도 있었을 이야기들을 내 귀로 흘러들게 했다.

그렇게 흘러든 이야기들엔 슬픈 사연도, 기쁜 사연도 있었다.

 

눈으로 보지 않고 소리로만 접했을 때, 마음 속에서 그려지는 풍경의 화폭은 엄청나게 커진다.

눈으로 보는 풍경은 TV의 사양에 따라 흑백일 수도, 컬러일수도, 16인치일수도, 50인치일 수도 있지만, 소리로 듣는 풍경은 내 멋대로이다.

작은 프레임에 가두고 싶은 슬픈 이야기들은 작아지고, 넓고 깊은 울림을 가진 이야기들은 작게 상상해도 점점 커진다.

내성적이었던 나는 내 이야기를 밖에다 대고 하는 것에 서툴렀다.

그나마 내 속마음을 털어놓는 곳은 하얀 여백으로 들어찬 일기장 뿐.

그러면서 한없이 밑으로 밑으로, 안으로 안으로 침잠해 들어만 가려 했던 내 무거운 어깨를 쓰윽 잡아 일으켜준 것은 라디오 속 이야기들이었다.

참 신기하기도 하지.

라디오에서 들었음직한 이야기들이 가식적인 옷을 벗어던진 채 정혜윤의 책 속에서 다시 나타났을 때, 왠지 모르게 따뜻한 두 줄기 눈물이 흘러 내 귓바퀴에 고여들었다.

책을 읽고 있을 때의 내 자세 때문이기도 하지만...눈물이 두 볼을 , 턱을 적시지 않고 귓바퀴에 고여들었을 때 그 차갑고 축축한 느낌을 내가 많이도 그리워했다는 것을 나는 알아차렸다.

 

 

 

특히나 마음으로 많이 공감하며 읽었던 책이라서 기억에 남는다.

라디오라는 단어가 가지는 애잔함에 특히 가슴이 많이 떨렸던 탓인가.

노란 색 책 표지와 함께 이상야릇하게도 과거의 기억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마술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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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신간평가단 2014-10-28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희돌이님, 13기에서도 14기에서도 좋은 활동 보여주셔서 감사드려요!
마치기 싫으시면 다음 기수에도 꼭 도전해주세요 :)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