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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알고 싶은 유럽 TOP10 -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두 번째 이야기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2
정여울 지음 / 홍익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파리로 떠난 너, 절대 부럽지 않아! [나만 알고 싶은 유럽 TOP 10]

 

 

 

요즘 들어 뜨고 있는 개그맨 조세호의 유행어 ,

양 손의 두 손가락씩을 맞대 붙이며 "깔끔하게~"를 좀 촌스럽게 우물거리며 말하는 것이다.

바로 그의 유행어 그대로 "깔끔하게"

유럽을 만날 수 있는 책.

평론가로 유명한 정여울이 글을 썼고, 공동기획, 사진제공한 곳은 대한항공이다.

어쩐지...

가까이 다가가 찍은 사진이라기보다는 멀리서 잡아낸 듯한 사진이어서 사람냄새나는 시끌벅적함과 따뜻한 온기는 좀 덜하지만 깔끔하고 멋지다!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여름 방학을 맞은 나는 매일 아이들과 복닥거리며 집안에서 부대끼고 있는데,

내 친구는 나이가 마흔이 넘었건만 방학을 즐기러 프랑스로 떠났다. 남편과 함께.

여행의 재미가 쏠쏠한지 페이스북에 둘의 애정행각이 실시간으로 뜬다. 일주일 넘게 나의 아침은  멋진 파리의 풍경과 그 안에서 노닐고 있는 파리 두 마리의 사진이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떴음을 알리는 "띵동"소리로 시작한다.

아이가 없어 둘만의 시간을 이렇게 보내고 있는 둘이 미치도록 부러워지는 때가 바로 방학 때이다.

어스름녘의 개선문에서 에펠탑을 배경으로만 찍었어도 작품으로 남았을 사진에 일명 "파리의 연인" 포즈-둘의 입술이 맞닿는 순간 여성의 한쪽 다리가 살짝 뒤로 올려지는 바로 그 순간을 포착한 모습-가 겹쳐진 모습을 올려 열심히 아이들에게 폭풍 잔소리를 하고 있는 나의 일상을 한순간 정지 상태로 만든 이 둘을 내 어찌 가만두리오!!

나른한 오후의 뤽상부르 공원에 점점이 흩어져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만 있었어도 좋은 풍경 감상하게 해 줘서 고맙다고 했을 터인데, 또 그 배경에다가 무슨 짓을 했냐 하면...

4인의 비틀즈가 런던의 애비로드를 일렬로 건너는 장면을 패러디하여 각목같은 몸에 각을 세워 단 둘이서 그 장면을 패러디하려는 시도를 했다는 점, 푸하하~ 그냥 웃고 만다.

 

아~ 배아픔.

그러나 나에게는 너희들의 인증샷보다도 훨씬 세련되고 깔끔한 사진이 엄청 많이 실려 있고 프랑스 뿐만이 아니라 유럽의 곳곳을 벌써 갔다온 것처럼 뻐길 수 있게 빠삭한 설명이 곁들여진 이 책이 있단 말씀.

너희들의 한 줄짜리 페북 멘트보다도 더 우아한 글이 있고 유치찬란한 설정샷보다도 더 완벽한 유럽의 풍경들이 빼곡한 이 책으로 이 배아픔을 이길 수 있다고.

 

 

 

부러우면 지는 거다. 를 주문처럼 외며 한때 이상한 나라의 폴이 몸을 구불구불하게 흔들며 이상한 나라로 들어갔듯이 나 또한 유럽에 곧 빨려들어갈 듯한 기세로 책을 넘기게 된다.

그들의 여행 소식을 몰랐을 때는 막연하게만 느껴지던 여행이란 것이, 여기 한국, 아니 부산에서 함께 지내던 친구가 파리로 슝~ 날아가서 알려오는 소식을 듣자마자 그저 신기루인 줄로만 알았던 오아시스를 만질 때만큼의 현실감을 가진다.

그래서 글자 하나, 사진 한 컷에 좀 더 집중하고 볼 수 있게 되었다.

 

딱히 현실에 지쳐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는 감정에 사로잡힌 것도 아니면서 "여행"이라는 단어를 접하게 되는 순간 지표면에서 한 5cm 붕 떠서 다니는 기분이 든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구름 위에 올라 앉아 지상 세계를 내려다보는 듯한 묘한 기분으로 즐기고 있었다.

초보부터 여행 숙련자까지 모두들 원하는 여행의 형태는 다를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10가지 방법 중에서 하나만 참고로 해도 훨씬 풍요로운 여행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특별한 하루를 보내기에 제격인 파리는 길을 잃어야 제맛이라는데...

 

정여울 작가가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모은 미니어처들.

영광의 전리품이련가.

작은 소품들을 바라보며 그 때 그 장소와 사람들을 기억하는 것만큼 가슴 설레는 일이 또 있을까.

 

 

여행 하면 사진.

마법같은 풍경 속으로 안내해 줄 장소들이 또한 줄줄이 소개된다.

옥스퍼드의 '크라이스트 처치', 나폴리의 '산타루치아 해변', 그리스의 이아 마을 '파란 노을', 이탈리아 알베로벨로 '스머프집 트롤로', 위의 오른쪽 사진 속 그 장소-포르투갈의 포르투 '렐루 서점'...

사진만 찍어와도 행복하겠다.

여행 초보자만이 할 수 있는 순진한 말인가?^^

 

10개의 주제로 나눈 여행 방법 중에서 위대한 예술을 만나는 시간도 좋고, 달콤한 유혹을 느끼는 시간도 좋고, 그들처럼 살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긴 한데..

내가 꿈꾸는 여행은 "바로 작가처럼 영화 주인공처럼"

 

 

 

 

 

스위스의 몬타뇰라에서 헤르만 헤세의 흔적을 더듬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헤세는 루가노 호숫가의 고용한 마을에서 '카사 카무치'를 발견하고 그 곳에 반하여 방 네 개를 빌렸다고 한다. 그림에도 조예가 깊었던 헤세의 그림에 여러 번 등장했던 그 곳을 실제로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이...어느새 크게 자리잡았다. 얼마 전 [헤르만 헤세의 사랑]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는데, 선천적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결여되었다는 작가의 고백과 함께 사사로움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책이라 무척 흥미롭다. 그래서일까.. 헤세의 세 여인 중 어떤 여인이 '카사 카무치'에 함께 살았는지도 궁금하고 그림들도 실제로 보고 싶다.

 

<사진 출처-헤르만 헤세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

 

 

아~ 이 책 덕분에 당분간은 프랑스 여행을 아직도 열흘이나 남겨두고 있다는 배부른 투정을 하고 있는 친구에 대한 부러움이 다소 누그러진 채로 생활할 수 있을 것 같다.

여행을 떠난 친구야~

내일은 또 어떤 곳을 만나게 될까 궁금해서 밤에 잠도 못 이루고, 낯선 곳에서 물갈이도 할 것이며 눈 뜨면 걷게 되는 고된 일정에 힘들겠지만

부디 나 대신 많은 것을 눈에 담고 와 주길 바란다.

눈과 다리는 피곤하겠지만 저벅저벅 걷는 동안 한가해진 정신에는 앞날을 살아갈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도록 하고, 오늘 날이 흐려 "몽 셍 미셸"을 제대로 못 보았다 투덜거리지는 말고 마음으로 느끼고 오도록 하여라. (속으로는 아주 고소함^^)

 

담배 속에 니코틴이라는 화학적 성분이 들어 있다면, 파리의 공기 속에는 '파리진'이라는 특수한 성분이 들어 있다고 한다. [파리의 장소들]에 따르면, 이 '파리진'은 니코틴처럼 중독성은 있지만 유독성은 없는 물질이라고 한다. 파리진은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게 해주는 마법을 지니고 있는 환상적 물질이다.-30

 

파리진에 이끌린 것인지  두 번째로 파리를 찾게 된 친구야!

돌아올 때는 파리의 서점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에서 나를 위해 책 한 권 사다 주지 않으련?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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