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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향의 정치학- 피에르 부르디외의 <구별짓기> 읽기와 쓰기l』

   홍성민 지음, 현암사, 2012

 

  현암사에서 출간한 ‘우리시대 고전읽기 질문총서’ 세 번째 책이 『취향의 정치학』이다. 프랑스의 저명한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가 1979년에 쓴 『구별짓기』를 한국현실을 토대로 재해석했다. 부르디외는 마르크스(K. Marx)가 생산수단의 소유 여부를 가지고 지배와 피지배의 이분법으로 나눈 것을 토대로, 사회문화를 미시적·거시적으로 교차 분석하여 다층적이고 다양한 위계와 자본으로 분류하였다. 자본은 경제자본, 문화자본, 학력자본, 사회자본 등 다양한 자본이 존재한다.

 

  사람들은 다양한 문화적 실천을 통해서 상이한 자본을 전환한다.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단지 경제 자본뿐 아니라, 상징자본이 우리 삶의 결정적이라는 사실을 밝힌다. 부르디외의 『구별짓기』를 촘촘히 읽다보면 한국과 프랑스의 사회문화적 배경이 다르고, 시대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공통된 특성을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 홍성민은 부르디외의 문제의식을 한국의 질문으로 치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다음, 부르디외가 섬세하게 사용하는 주요 용어를 해설하여준다. 저자는 국내의 2차 문헌들을 소개함으로써 부르디외를 처음 접하는 독자들이 헤매게 될 미로의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준다. 사회학의 거장 부르디외의 해제를 읽는 기쁨이 큰 책이다.

 

 

 『어쩌다 사회학자가 되어- 피터 버거의 지적 모험담』

   피터 L. 버거 지음, 노상미 옮김, 책세상, 2012.

 

  현존하는 사회학자 중 가장 영향력 있는 학자로 꼽히는 피터 버거의 유쾌한 농담을 들을 수 있는 책이 바로 『어쩌다 사회학자가 되어- 피터 버거의 지적 모험담』이다. 거의 한 세기를 인간과 사회에 대한 성찰로 보낸 팔순 노학자가 삶의 뒤안길에서 쏟아내는 이야기는 탐험가의 기록과 별로 다르지 않다. 인간은 누구도 ‘관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객관성을 담보하는 일은 자신의 삶의 과정을 지우는 일인지도 모른다. 피터 버거는 당파성을 부정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펼쳐간다. 그가 사회학가 되는 ‘우연의 과정’에서부터, 세상을 사회학적으로 바라보는 일에서 느꼈던 흥분을 낱낱이 보여준다.

 

  그가 매력적인 이유는 강단 사회학자로 머물지 않았기 때문이다. 글로벌 트레킹 사회학자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세계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그는 자신의 사회학적 방법론인 ‘사회학적 관광’으로 온 세계를 탐험했다. 또한 커피를 앞에 두고 대화하고, 모임을 만들고, 연구를 하고, 프로젝트를 사용하여 ‘커피 하우스’라는 방법론을 선택하였다. 이 두 가지 방법으로 그가 내린 결론 언저리에서 얻은 답은 “이 사회는 인간이 만든 세계이므로 우연적이며 유동적이다.”는 것이다.

 

  가끔 끔찍한 범죄를 기사로 접할 때마다 우리는 “인간이 어떻게 저렇게 잔인할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 어쩌면 답은 ‘인간이기 때문에 잔인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많이 가진 집단일수록 더 대담한 범죄를 저지른다는 것을 우리는 직, 간접적으로 알고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생각을 옳다고 주장하기 보다는 끊임없이 성찰하며 근본주의와 상대주의 사이에서 길을 찾는 일이 될 것이다.

 

 

『정의로운 교육이란 무엇인가- 평범한 교실에서 희망을 찾아가는 현장 교사들 이야기 』

   코니 노스 지음, 박여진 옮김, 이매진, 2012.

 

  ‘불편한 진실’은 교육현장에 만연해 있다. 당연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되는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 학교를 떠나지 않았더라도 떠나고 싶어서 중퇴를 고려하는 학생들 또한 열에 셋이나 된다고 한다. 학생의 위기는 바로 교사, 공교육의 위기이고, 이 사회의 위기가 된다. 공교육 붕괴 담론은 단순히 한국사회의 문제만은 아니다. 희망이 절망이 된 교육현장에서 새로운 전망을 찾기 위한 연구가 시작되었다. 바로 저자 코니 노스 교수다. 그는 정의로운 교육을 실천하는 네 명의 교사와 함께 1년간의 질적 연구 과정을 책으로 엮었다.

 

  교육의 목표는 개인의 성공이나 사회의 효율성 증대에 있지 않다. 정의사회를 구현하는 창의적, 비판적인 민주시민의 양성에 있다. 교과의 경계 없이 모든 배움은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훈련 과정이어야 한다. 이 책을 통해서 교감과 연대를 통해서 시민으로 길러지는 과정이 목도할 수 있다. 또한 학교는 배움뿐 아니라, 소외된 아이들의 ‘돌봄’의 공간이라는 것, 평생학습이 이루어져야 하는 미래사회의 베이스캠프로서 ‘소통’의 장이어야 한다는 것을 새롭게 성찰할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다.

 

 

 

 

『멘토의 시대- 강준만이 전하는 대한민국 멘토들의 이야기』

   강준만 지음, 인문과사상사, 2012.

 

  매달 신간을 내고 있는 학자중의 학자 강준만 교수님. 이번 달에는 우리사회의 멘토들에 대한 명쾌한 분석서를 출간했다. 이시대의 멘토로 불리고 있는 열두명의 매력을 분석했다. 거기에 멈추지 않고 그들이 전하는 사회적 메시지를 촘촘히 해부한다. 단지 인물을 분석하는 것에 목적을 두었다면 덜 매력적이었을텐데, 인물분석은 수단일 뿐이다. 인물 분석은 한국 사회의 뜨거운 이슈에 예리한 메스를 가한다.

 

  그의 메스가 해부한 열두명의 국가대표 멘토는 안철수, 문재인, 박원순, 김어준, 문성근, 박경철, 김제동, 한비야, 김난도, 공지영, 이외수, 김영희다. 멘토들이 걸어온 삶의 궤적과 철학을 집중 분석하면서 그들이 왜 대중에게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지를 논한다. 대통령 안철수론, 김어준과 <나는 꼼수다> 열풍, 공지영과 이외수를 둘러싼 트위터 논란, 이익공유제와 관련된 이건희와 박경철의 입장 차이, 문성근의 100만 민란 주장과 미국의 무브온 모델 분석, 김제동의 웃음과 상처의 의미, 김영희 PD와 <나는 가수다>의 대중문화 현상 등에 대해서 새로운 해석서가 될 것이다.

 

 

 

 『한눈에 읽는 현대 철학- 30개의 키워드로 현대 철학의 핵심을 읽는다』

   남경태 지음, 휴머니스트, 2012

 

  이 책을 선택한 것은 오로지 저자에 대한 신뢰다. 그의 『종횡무진 한국사』, 『종횡무진 서양사』를 통해서 즐겁게 역사를 읽었던 기억과 그가 방송하는 ‘타박타박 세계사’ 의 애청자인 때문이다. 역사학만을 공부하지 않고, 사회학적 토양에서 다시 쓰인 역사는 현재진행형이다. 그의 박학함 덕분에 전 방위적 글쓰기가 가능하다.

 

  서른 한명의 사상가를 한권의 책에 담는다는 것이 오만하고 무모한 일처럼 보일수도 있지만, 철학의 지리학(지형학)을 파악하기 위한 출발선에서 매우 유익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산이든 오르기로 작정했다면, 나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석학의 산을 골라야하지 않겠는가? 한반도의 각각의 산이 가진 풍광이 모두 다르듯, 철학자는 동시대의 비동시성을 한 몸에 담고 있다. 니체가 시대보다 먼저 온 사람이듯, 철학자는 시공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사람이다. 우리가 올라야 할 산은 저마다의 취향과 실력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매우 유익하다.



 
 
꽃도둑 2012-06-05 11:14   댓글달기 | URL
아하~ 반가운 분의 이름이 있군요 동아대 정외과 홍성민 교수님...^^
권력! 권력! 권력에 천착해서 마르크스로 시작해 부르디외까지 가신 분..
강의 할 때 보면 포스 죽이지요~~ㅎㅎ

피터 엘 버거 그분 말예요...
어쩌다 사회학자가 되었는지는 정말 궁금해요,,,어쩌다가? 도대체 어쩌다가 그리 되었을까요?...

더불어숲 2012-06-05 14:18   댓글달기 | URL
저도..권력, 권력, 권력을 좇아서...맑스의 생산수단의 소유여부에서 부르디외의 자본으로.. 그리고 푸코의 미시권력에서 거슬러 올라가 니체의 위버멘쉬로.. 헤매다녔습니다.
계속해서..헤매 다니겠지요?ㅎ

가연 2012-06-06 18:21   댓글달기 | URL
ㅎㅎ어쩌다 사회학자가 되어.. 어쩌다 파트장이 되어... 푸하하, 이렇게 인사드리게 되네요. 어쩌다 사회학자가 되어, 가 흥미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