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루지 - 생각의 역사를 뒤집는 기막힌 발견
개리 마커스 지음, 최호영 옮김 / 갤리온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클루지란 어떤 문제에 대한 서툴거나 세련되지 않은, 그러나 놀라울 정도로 효과적인 해결책을 말한다. 오랜 세월동안 진화한 인간의 마음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저자가 반사체계와 숙고체계라고 이름붙인 인간의 대응기제의 간격으로 인해 인간의 마음은 온갖 클루지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인간의 뇌 대부분은 홍적세 환경에 적응되어 있는데 당시에는 반사체계가 인간의 생존에 더욱 효과적이었기 때문에 우리들 대부분은 뭔가 숙고해야 할 상황에서도 반사적으로 엉뚱한 곳으로 마음이 가버린다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들 모두는 모든 결정에서 어쩔 수 없이 다양한 bias를 보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을 진화의 관성이라고 표현했다. 유기체의 어떤 특성이 해당 유기체에게 별다른 적응적 이익을 가져다주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데도 사라지지 않고 있는 특성을 말한다고 한다. 이러한 홍적세적 편향으로 저자는 확증편향, 정신적 오염, 닻 내림, 틀 짜기, 부적절한 자기통제, 반추의 순환, 초점 맞추기 착각, 동기에 의한 추론, 잘못된 기억, 제한된 정신능력, 애매한 언어체계, 정신장애에 대한 취약성 등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도 제안하고 있다. 책에 나오는 대부분의 예들은 이미 여러 책에서 인용되고 있는데 이 책이 그 다양한 예들을 종합한 책인지, 그 다양한 예들을 언급한 다른 책들이 이 책을 인용하였는지는 모르겠다. 인간의 인지적 착각의 거의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환자의 마음 - 뇌과학으로 풀어본 의사-환자 관계의 신비
파브리지오 베네데티 지음, 이은 옮김 / 청년의사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원제는 The Patient's Brain이다.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에서 환자의 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신경학적으로 연구한 내용이다. 의사-환자관계를 심리학적 측면이 아니라 신경학적 측면에서 바라본 책이다. 환자가 경험하는 통증이 다양한 위약효과에 의해 경감될 수도 있고 과민해질 수도 있음을 고찰하고 있는데 의사를 만나서 치료를 받는다는 기대에서 시작하여 약물과 시술에 대한 기대, 나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지지, 의사의 공감 등이 환자의 "뇌"로 하여금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다양한 신경학적 작용을 통해 치료적 효과를 갖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뇌의 하향식 프로세스는 통증을 무디게 해주고 보상회로의 활성화는 내인성 오피오이드를 분비하게하여 통증에 견디게 하는 것이다. 인지기능의 손상으로 인해 위약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치매환자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하는데 그들은 통증을 느끼는 것은 정상인과 큰 차이는 없지만 통증으로 인한 자율신경반응은 감소되어 있기 때문에 치료자가 그들의 통증을 가볍게 여길 수 있고 실제로 그러하다고 한다. 

실제 진료현장에서는 환자나 보호자에게 긍정적인 메세지보다는 최악의 경우를 설명하는 경우가 흔하다. 나중에 결과가 좋지 않을때 소송이나 부정적인 반응에 대비하기 위해 의사들이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기 때문이고 선배들도 그렇게 가르쳐왔다. 그런 언급들이 결국은 치료를 방해할 수 있다는 걸 의사들이 모르진 않았을테고 그렇게 말하는 의사들도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늘 방어진료냐 소신진료냐 사이에서 고민하는 우리 의사들이 한번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느끼는 뇌 - 뇌가 들려주는 신비로운 정서이야기
조지프 르두 지음, 최준식 옮김 / 학지사 / 200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Synaptic Self의 저자 조지프 루드의 전작이다. 원제는 Emotional Brain이다. 나중 나온 책을 먼저 읽는 바람에 겹치는 부분이 있었지만 감정이 어떻게 형성되고 유지되는지, 기억은 또 어떻게 만들어지고 저장되는지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전공의 시절 시놉시스만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기억의 메커니즘을 이렇게 쉽게 설명한 책을 만나다니. 이 분야에 대한 연구들은 공황장애와 같은 불안장애를 이해할 수 있게 하고, 정신치료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게 하고, 나아가 결국은 뇌가 문제인 수많은 정신질환들을 이해하고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너무나 훌륭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피노자의 뇌 - 기쁨, 슬픔, 느낌의 뇌과학 사이언스 클래식 9
안토니오 다마지오 지음, 임지원 옮김, 김종성 감수 / 사이언스북스 / 200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음과 몸 서로 다른 실체로 구성되어 있다는 데카르트를 반박한 데카르트의 오류라는 책을 쓴 저자의 또 다른 책이다. 데카르트의 오류는 현재 절판 상태다. 저자는 행동신경학을 전공했다. 마치 소설을 읽듯 책은 스피노자의 생가를 방문하며 그를 회상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당대에는 유대교에서 파문을 당하고 유럽에서 가장 학문적 자유가 보장되었던 네덜란드에서조차 금서가 된 스피노자의 책에서 저자는 심신을 이해하는 오늘날의 현대생물학의 관점을 발견했다. 책의 내용은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여러 실험을 통해 피험자가 느낌을 갖기 전에 신체적인 반응이 먼저 일어나는데 이 신체적인 반응은 피험자가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 경험한 특정한 사건에 대한 뇌의 반응으로서 이를 통해 정서가 생겨나고 이후 느낌이 일어난다. 신체적인 반응에 따른 전반적인 신체 상태가 뇌의 감각 지도에 표상되고 이에 따라 우리가 받는 느낌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 몸의 모든 세포의 항상성 반응이 뇌의 감각 지도에 표상되는 것이 느낌 및 인식 형성의 기본 원리라면 어쩌면 몸과 정신은 분리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책의 후반부에 상당한 양을 저자는 스피노자의 철학을 설명하는데 할애하고 있다. 신경과학자로서 자신의 평생의 연구를 한 철학자의 사상과 접목시켜 설명할 수 있다는 게 너무나 부럽고 존경스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냅스와 자아 - 신경세포의 연결 방식이 어떻게 자아를 결정하는가, new humanist classic 5
조지프 르두 지음, 강봉균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0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경해부, 생화학에 관련한 약간의 지식이 있으면 책을 읽기 편하다. 그렇지 않아도 저자가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 오랫만에 학교 다닐때 배웠던 내용들을 보게 되니 다소 감동적이기도 했고 이게 이렇게 연결되는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

내용은 시냅스의 가소성을 통해 인간, 특히 저자가 정신3부작이라 일컫는 사고, 감정, 동기를 이해하려는 것이다. 고전적인 조건반사 등의 행동심리학적 연구에서부터 최근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의한 뇌의 병렬처리방식 등에 이르기까지 뇌를 이해하기 위한 여러 실험적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2002년에 나온 책이라 내용은 익히 알려진 것들이 많지만 우리의 뇌가 어떻게 사고, 감정, 동기들을 처리하는지 관심있는 독자라면 마치 뇌를 들여다 보듯 잘 설명된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