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게더 3 : 야간매점]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해피투게더 야간매점
KBS <해피투게더> 제작진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3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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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을 매겨야 하는 '마이리뷰'로 쓸까, 페이퍼로 쓸까 망설이다가, 재미있고 유익하게 보았다는 리뷰들 사이에 나의 리뷰를 그래도 끼워넣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페이퍼 아닌 리뷰로 쓴다.


밤에 배가 고파져서 냉장고와 찬장을 주섬주섬 뒤져서 뭔가를 해먹어야 할 때는 요리의 ABC 같은 걸 따질 겨를이 없다. 라면을 부셔서 스프를 뿌려 먹든, 찬밥에 참치 통조림을 끼얹어 먹든 허기를 해결하면 되는 거니까. (하지만 나는 그런 요리를 먹느니 차라리 물 마시고 얼른 잠을 자는 편을 택하는 사람이다. 시판 냉동만두로 군만두를 해먹더라도, 얹어먹는 소스만큼은 최선을 다해 만드는... 그러니 이 책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한 것도 당연하고, '우리 아이한테도 해줄래요'라는 누군가의 기대평에 기함을 하기도 했다. 어머님, 저... 정말입니까? 평소엔 뭘 해먹이시죠? ) 


야간매점에 등록되었다는 메뉴들을 살펴보자.

맨 처음 소개되는 것이 개그맨 장동민이 소개했다는 '장스밥'. 쌀밥에 라면스프를 뿌리고, 참치캔을 따서 넣고, 달걀을 넣어서 비빈다. 끝. 뭐야, 이게?!

같이 사는 짝꿍에게 "여보, 이게 맛있어 보여? 야간매점 대표 메뉴래." 했더니 

"고등학교 때 기숙사에서 먹을 거 없을 때 해먹던 거야."라는 대답. 아... 피난민 시절 먹던 음식을 그리워하는 실향민의 향수 같은 건가??


건빵을 부수어서 우유에 타먹는 '건플레이크'도 있다. 군대에서 먹었음 직한 간식이라 짝꿍에게 또 물어봤다. "이거 다시 먹으라면 먹겠어?"  

대답은 "아니. 미쳤어, 이걸 먹게? 세상에 맛있는 게 얼마나 많은데."


최고 인기였다는 '지성만두밥'은 또 어떤가 보자.

즉석만두를 전자레인지에 찐 다음 으깨고 밥과 함께 비빈다. 끝.

이걸 잡채밥 맛이라며 다들 좋아했다고... ㅠㅠ  아, 나 눈물 좀 닦고... 


메뉴도 메뉴지만, MC 들이 시식하면서 했다는 말들이 나는 너무 믿어지지 않았다.

'비빙죽'이라는 메뉴가 있다. (248p) 

우리 모두가 잘 아는 비비ㅂ 이라는 아이스바를 3등분해서 냄비에 끓인다! 국물이 졸아들 때까지 계속 저어주면... 정말 맛있는 단팥죽이 된다는 것... "유명 팥집에서 파는 팥죽 맛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고 한다. 와, 정말 이 사람들은 자기 입맛에 얼마나 확신이 있길래 이런 과감한 평가를 내리는 거지? 그럼 앞으로 그 팥죽 집에 줄 서지 말고 아이스바 끓여다가 드시지 그러세요.


재미삼아 간단하게 해먹을 수 있는 요리를 책으로 소개할 수도 있고,

그걸 뭐 가족들과 함께 만들어 먹고 싶은 마음이 든다는 독자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수도 없다.

그러나 이 책의 기획과 만듦새에 대해서는 한 마디 안 할 수가 없다.


이 책의 탄생 과정은 이랬을 것이다.

'야간 매점'을 가지고 책으로 만들자는 기획안이 통과된다 --> 회사는 KBS 와 계약을 한다 --> KBS 가 원고를 만들어주나? 아니다. 책에 들어갈 모든 글과 사진들은 편집자와 고스트라이터와 만화가, 디자이너의 손에 의해 만들어져야 한다. 빠른 시일 내로. --> 여기 등장하는 수많은 연예인들의 얼굴을 그려대느라 만화가는 얼마나 고생을 했을까. 하지만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며칠뿐이었을 것이다. 캐리커처의 퀄리티를 보면 답이 나온다. --> 누군가는 열심히 화면 캡처를 해서 요리 과정샷을 만들어낸다. 화면을 캡처하니까 자막까지 그대로 쓸 수 있네?! 글 쓰는 수고를 좀 덜 수 있어서 홀가분하다,고 누군가는 생각했을 것이다. --> 디자인은 최대한 <해피 투게더> 풍으로 화려하고 알록달록하고 커다랗고 (유치하게). 


이 책은 '요리'책으로 보기에는 빵점이다. 그러나 <해피 투게더>라는 프로그램을 사랑하는 시청자가 프로그램 관련 상품으로서, 혹은 <해피 투게더>를 보지 못할 때도 프로그램을 떠올릴 수 있는 '오락'적 기능으로서는 그나마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진지한 독서를 하실 분이 이 책을 구입하실 일은... 없겠지...  

하지만 앞으로 이런 책은 계속 나오겠지. 그럴 것이다. 사람들이 좋아하니까.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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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꿀페파 2013-10-22 0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전 공감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