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이 책은..?? 내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이 느낌은 뭐지? 

그런데 왠 통??



강원도 토박이인 내가 "통"이란 부산 사투리를 이해할리 만무하다. 그럼에도, 

어쩐지 저 녀석, 쇄골이 다 드러나게 늘어진 티셔츠를 입고도

최신 유행 야구잠바를 입은 저 녀석에게 왠지 모를 "짱"의 기운이 느껴졌다. 



싸움 쫌! 할 것 같은 저 녀석의 정체는 이정우.

그리고 싸움 좀 할 것 같은 부산, 그곳에서 벌어지는 고등학생들의 이야기.



소싯적에 "짱"시리즈를 읽은 30대여 분발하자!

2000년도에는 짱이 짱을 먹었지만,

2014년에는 "통"이 짱을 먹을 것 같다!

(아, 이 표현도 왠지 30대의 냄새가....ㅋ)



웹툰에서 연재되던 "통"을 책으로, 더욱 찐하게 만날 수 있다니,

당장 서점으로 가라는 "통"의 명령! ㅎㅎ

오래간만에 옛 추억에(?) 젖어 즐거운 책 읽기가 될 것 같다.^^


"통" , 흥해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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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알레산드로 바리코 지음, 이세욱 옮김 / 비채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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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녀의 이야기


금요일 밤이면 춘천으로 향한다. 고속도로의 끝자락을 타고 내려가다보면 왼쪽 운전자석 너머로 가로등이 춘천을 수놓고 있다. 어떤 가로등은 다리 위를 밝혀주고 어떤 가로등은 복숭아 밭에 피어나며 어떤 가로등은 내가 가는 길을 환하게 밝혀주고 있다. 매번 보는 똑같은 풍경이지만, 이번주에 <이런 이야기>를 읽고 나니, 그 불빛들이 사람같았다. 저 불빛들은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까, 하고 남자에게 묻는다. 운전을 하는 남자는 글쎄, 라며 건성건성 대답을 하지만 불빛에 취한 나는 그 말이 들리지 않는다. 

제목부터 낯선 <이런 이야기> 춤을 추고 있는 저 남자와 여자 사이에는 이런 이야기도 있고 저런 이야기도 있어, 라고 말하는 듯하다. 각 장마다 화자가 달라지는 이 책은 각각의 소리를 내면서도 함께 어우러지는 책이다. 울티모는 다른 이의 이야기에서는 금빛 그늘을 가진 조연이다. 그러나 그의 이야기에서 그는 빛나는 주연이다. 자동차에 심취했던 아버지와 달리 그는 길에 매혹되고 만다. 자동차가 달리는 길을 만들겠다, 어린 울티모의 꿈이었다. 

자동차의 시대가 올거라 믿었던 울티모의 아버지. 자동차 경주에 빠진 담브로시오 백작. 그리고 그 자동차가 달리는 길을 꿈꾸었던 울티모. 울티모가 만든 길을 달리는 엘리자베타. 읽으면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한 시대를 함께 숨쉬어도 각기 다른 꿈과 소명을 지니고 살아간다. 누가 그러라고 한 것도 아닌데, 여기서 쿵! 하고 노래의 시작을 알리는 저쪽에서 짝!하고 이쪽에서 따라라 노래를 부르는 듯한 이 짜임새. 어찌 보면 우리네 삶과 닮아 있다. 

초등학교 때 꾸던 꿈은 대부분 선생님, 대통령, 미스코리아, 소방관, 경찰관, 의사이다. 여기에 빠진 몇몇 꿈들을 다 더해도 이 세상에 존재하는 직업만큼 다양하진 못할 것이다. 어릴 적엔 손발가락으로 다 셀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면서도 일관적이던 꿈들을 지켜가는 이가 몇이나 있을까. 각각 삶의 다양한 굽이길을 지나다보면 우리 모두는 다들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마치 영수는 자동차를 고치고, 철수는 자동차를 타고, 영희는 길을 닦고, 미숙이는 철수 옆에 타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닮아 있지만, 모두 다른 곳을 비추는 고속도로 아래 저 가로등처럼, 우리의 삶을 다양하게 이야기하는 <이런 이야기>가 너무나 재미있었다는 생각을 또 한다. 춘천에 도착하면 남자에게도 <이런 이야기> 줄거리를 말하면서 읽어보라고 해야겠다. 아, 춘천 도착했다. 울티모가 닦은 길을 따라 나도 다른 이의 불빛 속으로 뛰어든다.



2. 그의 이야기

와이프는 참도 잘 조잘거린다. 거의 하루종일 입을 쉬지 않는 듯하다. 그런데 기억력은 형편없어서 자신이 했던 이야기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그 얘기 이미 들었어."하면 삐진다. 그래서 늘 그래, 응, 그렇구나, 하고 적당히 맞장구쳐 줘야한다. 오늘도 벌써 그렇다. 그 책 얘기가 벌써 며칠 째 인지 기억을 못하고 있다. 와이프가 요즘 한참 빠져있는 책은 <이런 이야기>라는 책이다. 하도 들어서인지, 작가도 외우고 있다. 알렉산드로 바리코, 이탈리아 작가란다. 

영화감독이며 음악학자, 문예창작과 교수라는 그는 참 다재다능한 것 같다. 요즘 하나도 잘 되는 일이 없어 그런지 더욱 부러운 느낌이다. 게다가 까칠하기 그지없는 와이프가 이렇게까지나 칭송하는 걸 보면, 괜찮은 책인가보다. 아마 이 사람은, 자기 와이프한테도 잘할 거 같다. 이탈리아 사람이니까 말이다. 아, 축구도 잘하겠구만. 아, 젤라또도 잘 먹을거야. 그건, 나도 참 잘할 수 있는데 말이지.

주인공 남자는 자동차가 달리는 길을 만들고 싶어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는 자동차의 시대가 올 것을 예견하고 소를 팔아 정비소를 차렸다고 한다. 새옹지마라 했던가. 잘나가던 그의 아버지와 백작이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주인공의 인생은 포화 속 전쟁으로 길을 옮기게 된다. 그 길에서 전우애도, 배신도, 사랑과 이별도 마주친다. 계속 설명하는 와이프에게 말한다. "나도 요새 힘들어. 힘든 길을 걷는 거 같아." 와이프는 잠깐 기다리라며 뭘 주섬주섬 꺼내더니

 "내가 할 일은 그저 내 인생의 폐허에서 매일매일 그것을(내 인생의 길) 파내는 것뿐이라는 사실"

이라는 글귀를 읽어준다. 그러게, 나는 지금 어느 길을 파내고 있는지 그걸 잘 모르는 것 뿐이겠지. 그래서 힘든 건가보다. 하고 넘긴다. 주인공처럼 자신이 가야할 길을 명확하게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생각하는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한다고 누가 그랬던가. 하루하루 열심히 길을 닦고 있는데, 그게 어디로 향하는 길인지도 모른채 살아가는 기분이다. 주인공 남자가 참 부러워진다. 지금은 그저, 춘천으로 향하는 길 위에 있을 뿐이다.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다 와이프가 말한다. "저 불빛들은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까." 글쎄, 라고 건성건성 대답을 했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당신이 밟고 있는 이 길은 누구의 이야기일까, 이 길을 닦은 사람은 자신이 이 길을 닦기 위해 태어났고 이 일을 성공적으로 해내고 진정으로 살아있다는 기분을 느꼈을까. 그는 이 길을 달리며 이 길을 닦았던 시기를 추억하고 있을까. 나는, 무엇을 위해 태어났을까. 나는 어떤 것의 주인공일까. 이런 이야기일까, 아니면 저런 이야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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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는 청소노동자예요! -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찾은 엄마의 파업 이야기 희망을 만드는 법 9
다이애나 콘 글, 프란시스코 델가도 그림, 마음물꼬 옮김 / 고래이야기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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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에 가면 음식을 시식할 수 있는 곳들이 있다. 만두부터 와인, 빵, 짜장면 등 갖가지 음식들이 먹어보라고 외친다. 한두개 먹고 구입하는 사람도 있고, 시식 접시가 비워질 때까지 다 집어 먹고도 사지 않는 사람도 있다. 실컷 먹고 맛이 없다고 투덜거리는 사람부터 하나만 먹어도 되요 하며 예쁘게 웃는 아가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구운 만두를 먹어보라고 권하는 이, 바로 우리 엄마다.

처음에 책 제목을 보고 우리 엄마 생각이 났다. 청소 노동자는 아니지만, 뭐라고 해야하나, 시식접대 노동자? 혹은 만두 판매 노동자인 우리 엄마는 대형마트에서 일하신다. 뭐 그게 청소보다 힘들겠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것도 영업이라 판매가 부진하면 업체에서 연락이 오고 마트 담당자가 쫒아온다. 손님한테 조금이라도 안좋은 빛을 보였다가는 당장에 고객센터에 끌려가서 죄송하단 말을 연신 내뱉어야 한다. 시시각각 영하의 냉동고에 들어가 엄마만한 만두 박스를 싣고 오는 것도 엄마의 일이다. 일년내내 감기에 걸려 있는 것은 물론, 사람들에게 웃는 낯으로 대해야한다는 스트레스에 병치레도 잦다. 그런데 그렇게 일을 해도, 보험도 못받고 쉬는 날도 정해져 있지 않다. 언제든, 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카를리토스라는 남자아이다. 카를리토스는 아빠와 엄마와 할머니와 멕시코에서 살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미국으로 건너온 엄마는 건물의 청소를 하며 생계를 꾸려나간다. 언제나 밤낮없이 일을 해도 생활은 나아지지 않는다.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아주 힘들게 살아갈만큼의 돈 밖에 받지 못한다. 카를리토스의 엄마는 불공평한 세상을 바꾸기 위해 파업을 한다. 특별한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누려야할 것을 요구하며 말이다.


“카를리토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아주 힘들게 살아갈 만큼밖에 돈을 벌지 못하는 세상은 불공평해! 그래서 청소노동자들이 모여 투표를 해서 일을 멈추기로 했단다. 
그런 걸 파업이라고 하지! 우리는 건물이 더러워져도 그냥 내버려 둘 거야. 
월급을 제대로 올려 받을 때까지 청소를 하지 않을 거란다.”
엄마가 말했습니다.



카를리토스의 엄마가 아이에게 파업을 설명하는 장면이다. 내가 어릴 적에 아빠한테 물어본 적이 있었다. 파업이 뭐냐고. 뉴스를 보면 파업하는 사람들은 모두 빨간 띠를 머리에 매고 나쁜 사람처럼 이야기하는데 정말 나쁜거냐고. 그 때 아빠는 "애들은 몰라도 돼."라고 하셨다. 우리나라는 파업을 안좋게 보는 어른들이 많다. 그저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동자임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의 파업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 아이러니. 심지어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것도 나쁘게 생각한다. 그래서일까 우리나라 노동조합 가입률은 10퍼센트 정도라고 한다. 그러다보니 노동자들이 제 목소리를 내는 것이 힘든 세상이다. 


그렇기때문에 아이들에게 파업에 대해 긍정적이고 민주적인 권리라고 이야기하는 이 책이 참 마음에 들었다. 장차 아이들도 미래의 노동자가 될 것이다. 그런 아이들이 제 목소리를 내고 자신의 권리를 당당하게 찾았으면 좋겠다. 마치 카를리토스와 그의 엄마와 동료 청소노동자들처럼 말이다. 엄마와 동료 청소 노동자들에게도 지원군이 생기면서 파업은 점점 힘을 얻게 된다. 카를리토스도 엄마를 돕기 위해 팻말을 만든다. "나는 엄마를 사랑해요. 우리 엄마는 청소 노동자에요." 파업이라는 것, 노동자의 생활이라는 것이 노동자 개인에  한정된 것이라 아니라 가족, 사회에도 영향이 있음을 알리는 문장이다. 


특히 이 책은 실제 미국에서 일어난 일을 바탕으로 했다. 2000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8000여명의 청소노동자들이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며 파업을 하였다. 돌로레스 산체스라는 여성이 바로 카를리토스의 엄마의 실제 모델이다. 책 뒤의 인터뷰를 읽으며 우리 엄마에게도 노동조합을 권유해야할까 고민이 들었다. 아마 노동조합에 가입하자마자 계약해지가 날아올 것 같은 우리나라이다보니 조금 망설여진다. 그런 우리나라이기에 이 책,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는 이 책, 정말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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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마을 - 4학년 1학기 국어교과서 4-1(나) 수록도서 동시 보물창고 4
황베드로 지음, 김혜영 그림 / 보물창고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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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강원도, 그 중에서도 여기 이 곳은 정말 시골이다. 어릴 적 외할머니댁에 갔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지금 사는 곳이 그 때 갔던 곳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매일 느끼곤 한다. 집 옆에서 모를 심을 때나 경운기가 지나갈 때나 혹은 옥수수 밭에 약을 잘못 쳐서 말라 죽은 옥수수떼를 볼 때나 말이다. 치악산도 그러하다. 강원도는 이상하게도 어딜가나 강원도다. 치악산도 점봉산도 가리산도 모두 닮아 있다. 

 

이번에 만나게 된 <치악산 마을> 동시집을 읽으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다. 내가 느끼고 경험한 산과 시인이 함께한 이 치악산이 역시 같은 강원도 산이구나, 하는 마음말이다. 겹겹이 쌓여 있는 강원도 산처럼, 계곡마다 끊이지 않는 차가운 얼음물도. 그리고 치악산 마을을 바라보는 시인의 마음도 흠뻑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산골

 

산밭에 내리는 별들

얼마나 예쁜지 

밤새 봉오리 터뜨린

배꽃 보면 알아요.

 

치악산 보름달

얼마나 순한지

초저녁에 새하얀

박꽃 보면 알아요.

 

 

강원도 언어다, 산밭은. 넓은 땅이 부족한 강원도에서는 산에도 밭이 있다. 감자도 심고, 배도 키운다. 밭 위 하늘만 뚫려 있고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산밭이 얼마나 예쁜지, 뚫린 하늘의 별이 얼마나 예쁜지 시인은 직접 체험하고 살아보았기 때문에 이 감정을 아는 듯하다. 실제로 살아보지 않고 경험으로만 쓴 글들은 어딘가 말장난같고 진심으로 와 닿지 않는다. 아마 그런 시들은 아이들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리라. 이 동시집은 그런 말장난들이 없어서 좋다. 시 이야기들이 진솔해서 좋다. 

 

또한 그림들도 시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아무래도 관념적인 시를 아이들이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이 책에는 시마다 어울리는 그림이 그려있어 아이들이 시를 이해하는 배경을 마련하고 있다. 다소 아쉬운 것은, 강원도 산은 이렇게 생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말 첩첩 산중이라 하늘보다 산이 먼저 눈에 들어와야 강원도다. 그런데 그림은 마치 경상도나 전라도의 너른 평야를 끼고 도는 산들이다. 지역마다 산들이 다르게 생겼다는 것, 사실 소소한 사항이지만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하다. 

 

시인 황베드로는 강원도 원주 태생이다. 그리고 수녀님이시다. 나에게는 다소 낯선 수녀님이라는 단어가 어쩐지 이 동시집을 더욱 사랑스럽고 진솔하게 느껴지게 한다. (수녀님은 다 좋은 분이라고 믿기 때문에) 게다가 내 고향 강원도에서 자라셨다니, 마치 여행지에서 동향 사람을 만난 것 마냥 기쁘고 반갑다. 지역 편애라기보다는, 강원도의 아름다움을 노래해줘서 고맙다는 표현이 맞을 듯하다. 강원도의 산과 마을을 느끼고 싶은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이 시집, 참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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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40페이지의 ˝당신이 기다려온 마법의 순간은 바로 오늘입니다. 황금마냥 움켜잡을지 아니면 그냥 흘러가게 내버려둘지는 당신 마음먹기에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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