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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마을 - 4학년 1학기 국어교과서 4-1(나) 수록도서 ㅣ 동시 보물창고 4
황베드로 지음, 김혜영 그림 / 보물창고 / 2014년 6월
평점 :
내가 사는 강원도, 그 중에서도 여기 이 곳은 정말 시골이다. 어릴 적 외할머니댁에 갔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지금 사는 곳이 그 때 갔던 곳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매일 느끼곤 한다. 집 옆에서 모를 심을 때나 경운기가 지나갈 때나 혹은 옥수수 밭에 약을 잘못 쳐서 말라 죽은 옥수수떼를 볼 때나 말이다. 치악산도 그러하다. 강원도는 이상하게도 어딜가나 강원도다. 치악산도 점봉산도 가리산도 모두 닮아 있다.
이번에 만나게 된 <치악산 마을> 동시집을 읽으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다. 내가 느끼고 경험한 산과 시인이 함께한 이 치악산이 역시 같은 강원도 산이구나, 하는 마음말이다. 겹겹이 쌓여 있는 강원도 산처럼, 계곡마다 끊이지 않는 차가운 얼음물도. 그리고 치악산 마을을 바라보는 시인의 마음도 흠뻑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산골
산밭에 내리는 별들
얼마나 예쁜지
밤새 봉오리 터뜨린
배꽃 보면 알아요.
치악산 보름달
얼마나 순한지
초저녁에 새하얀
박꽃 보면 알아요.
강원도 언어다, 산밭은. 넓은 땅이 부족한 강원도에서는 산에도 밭이 있다. 감자도 심고, 배도 키운다. 밭 위 하늘만 뚫려 있고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산밭이 얼마나 예쁜지, 뚫린 하늘의 별이 얼마나 예쁜지 시인은 직접 체험하고 살아보았기 때문에 이 감정을 아는 듯하다. 실제로 살아보지 않고 경험으로만 쓴 글들은 어딘가 말장난같고 진심으로 와 닿지 않는다. 아마 그런 시들은 아이들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리라. 이 동시집은 그런 말장난들이 없어서 좋다. 시 이야기들이 진솔해서 좋다.
또한 그림들도 시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아무래도 관념적인 시를 아이들이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이 책에는 시마다 어울리는 그림이 그려있어 아이들이 시를 이해하는 배경을 마련하고 있다. 다소 아쉬운 것은, 강원도 산은 이렇게 생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말 첩첩 산중이라 하늘보다 산이 먼저 눈에 들어와야 강원도다. 그런데 그림은 마치 경상도나 전라도의 너른 평야를 끼고 도는 산들이다. 지역마다 산들이 다르게 생겼다는 것, 사실 소소한 사항이지만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하다.
시인 황베드로는 강원도 원주 태생이다. 그리고 수녀님이시다. 나에게는 다소 낯선 수녀님이라는 단어가 어쩐지 이 동시집을 더욱 사랑스럽고 진솔하게 느껴지게 한다. (수녀님은 다 좋은 분이라고 믿기 때문에) 게다가 내 고향 강원도에서 자라셨다니, 마치 여행지에서 동향 사람을 만난 것 마냥 기쁘고 반갑다. 지역 편애라기보다는, 강원도의 아름다움을 노래해줘서 고맙다는 표현이 맞을 듯하다. 강원도의 산과 마을을 느끼고 싶은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이 시집, 참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