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그림자 - 멕시코 한 혁명가로부터 온 편지
마르코스 지음, 윤길순 옮김 / 삼인 / 1999년 3월
품절


우리는 마지막까지 우리 하늘에서 빛나는 붉은 별, 결코 하나뿐이 아닌, 적어도 그 이상인 가장 작은 별.
-258쪽쪽

너희들 자신을 팔지 마라! 저항하라!-314쪽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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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그림자 - 멕시코 한 혁명가로부터 온 편지
마르코스 지음, 윤길순 옮김 / 삼인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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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딱정벌레가 그걸 공부해서 뭐 하려고?"
"뭘 하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난 당신네 투쟁이 얼마나 오래 갈지, 과연 당신네들이 이길지 알아야 돼. 더 중요한 건 딱정벌레도 자기가 살고 있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공부해야 한다는 거야. 안 그래, 대장?"
"넌 우리 투쟁이 얼마나 오래 갈지, 우리가 이길지, 그게 왜 알고 싶은 건데?"
"당신네들의 그 낡고 커다란 장화에 짓밟히지 않으려면, 우리 딱정벌레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조심해야 하는지를 알려고."-250쪽쪽

"고마워, 두리토. 이제 우리 콤파녜로들에게 딱정벌레를 밟지 말라고 명령하러 가야겠어. 그래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군."
"고마워, 대장. 당신 명령이 우리에게는 아주 도움이 될 거야."
"그래도 너희들 스스로 조심해. 우리 아이들은 주의가 산만해서 어딜 밟는지 주의하지 않으니까."-251쪽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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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그림자 - 멕시코 한 혁명가로부터 온 편지
마르코스 지음, 윤길순 옮김 / 삼인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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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그들은 우리에게 이렇게 가르쳤어요. 나라 사랑이란
예를 들면,
국기에 대해 경례하는 것,
똑바로 서서 국가를 듣는 것이라고.
국가 대표 축구팀이 지면
맘껏 취하는 것이라고.
국가 대표 축구팀이 이기면
맘껏 취하는 것이라고.
대통령 임기가 바뀌어도 거의 변하지 않는
그 밖의 여러 가지 것들이라고.-227쪽쪽

그리고 예를 들면,
그들은 이렇게 가르치지 않았어요. 나라 사랑이란
예를 들어,
저 멀리 도망치는 어떤 사람처럼
휘파람을 부는 것일 수도 있다고,
그러나
그 언덕 너머에도 역시 우리의 조국이 있고, 거기에선 아무도 지켜보는 사람이 없으며,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마음을 열고
(지켜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면
사람들은 으레 마음을 여니까)
그리고 우리는 말한다고
(우리의 조국에게)
예를 들면,
우리가 그것을 얼마나 미워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그것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리고 언제나 이렇게 말하기가 더 좋다고,-227쪽쪽

그리고 예를 들어,
그들은 우리에게 이렇게 가르쳤어요, 나라 사랑이란
예를 들면,
커다란 솜브레로를 쓰는 것이라고,
차풀테펙의 소년 영웅들(1847년 미군의 공격에 맞서 멕시코시티를 지키고자 목숨 바쳤던, 차풀테펙 성의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의 이름을 달달 외는 것이라고,
"영원히 멕시코와 함께 살리라!"고 외치는 것이라고,
설사 멕시코가 죽어 땅 밑에 들어가더라도.
대통령 임기가 바뀌어도 거의 변하지 않는
그 밖의 여러 가지 것들이라고.-228쪽쪽

그리고, 예를 들면,
그들은 우리에게 이렇게 가르치지 않았어요,
나라 사랑이란
예를 들면
죽어 있는 사람처럼 침묵에 잠기는 것일 수도 있다고,
그러나 아니,
이 땅 밑에도 역시 조국이 있고
그곳에선 아무도 우리의 말을 듣지 않으며,
그리고 우리는 마음을 열고
(아무도 듣고 있지 않으면
사람들은 언제나 마음을 여니까)
그리고 말한다고
(우리 조국에게)
조국을 사랑하기 위해
계속 죽어 갔던 사람들의,
나에게 동의하기에 더 이상 여기에 있지 않는 사람들의
어려웠던 짧은 이야기를,-228쪽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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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그림자 - 멕시코 한 혁명가로부터 온 편지
마르코스 지음, 윤길순 옮김 / 삼인 / 1999년 3월
품절


비정부 조직들에게 : 여러분은 여러분이 가진 모든 것을 주었습니다
우리는,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묵을 장소에서뿐 아니라 우리가 도착하고 떠나는 길에서도, 우리의 생명과 자유를 비정부조직들에게 일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들에게서 우리가 열망하는 미래를, 시민 사회가 진정한 정의를 구현하려는 그리고 자신의 힘으로 전쟁뿐 아니라 군대까지 필요없게 만드는 미래를, 그리고 어떤 정치적 경향을 가진 정부든 그것이 자유롭고 민주적인 시민 사회의 끊임없는 철저한 감시 아래서 움직이는 미래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197쪽쪽

그래, 우리는 전문가란다. 그러나 우리의 전문은 희망이지. 우리는 어느 화창한 날 군인이 되기로 결심했단다. 언젠가는 군인이 필요없는 날이 오도록 하기 위해서. 말하자면 우리는 스스로 우리의 목숨을 끊는 직업을 선택한 거지. 왜냐하면 그 직업의 목표는 없어지는 거니까. 언젠가는 아무도 군인이 될 필요가 없도록 하기 위해 군인이 된 군인들이니까. 알겠니?-220쪽쪽

그리고 공교롭게도 우리, 더 이상 군인이 되고 싶지 않은 군인들은 책이나 여러 이야기에서 ‘애국심’이라고 부르는 것을 가지고 있단다. 왜냐하면 우리가 ‘우리 나라’라고 부르는 것은 책에나 나옴직한 모호한 관념이 아니라, 살과 피를 가진, 고통과 괴로움과 슬픔을 가진, 그리고 활짝 갠 어느 날엔가는 결국 모든 것이 변할 거라는 희망을 가진 거대한 몸이기 때문이지. 우리가 원하는 나라는 또 우리의 크고 작은 실수들 속에서 태어날 게 틀림없어. 우리 몸이 완전히 지치고 부서지면, 그 안에서 틀림없이 새로운 세상이 나올 거야.-220쪽쪽

그런데 우리가 과연 그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을까? 하지만 그게 중요한 것일까? 나는 새로운 세상이 탄생하리라는 걸 아주 확실하게 아는 것만큼 그것이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고 봐.-220-221쪽쪽

오래 전에 죽은 사람들과 앞으로 영원히 죽을 사람들을 위해, 오늘 살아 있는 사람들과 앞으로 영원히 살 사람들을 위해
-221쪽쪽

더 이상 군인이 필요없기를 바라는 군인이 되는 것은 아주 간단해. 우리 내부에 있는 아주 작은 희망에, 지금은 아무것도 가진 게 없지만 결국에는 모든 것을 갖게 될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가슴속에 맡겨 놓은 희망의 목소리에 그대로 따르기만 하면 돼.-221쪽쪽

우리는 제멋대로 무성하게 자라는 압제자에 대한 증오의 나무를 ‘싸우고 해방하는 사랑’으로 돌봐야 한단다.-222쪽쪽

우리는 붉은 별들이 뜨고 지는 동안 두려워해서는 안 된단다. 항복하는 것, 다른 사람들은 계속해서 가고 있는데 우리 자리에 남아 쉬고 있는 것, 다른 사람들은 싸우고 있는데 잠깐 휴식을 취하는 것, 다른 사람들은 불침번을 서고 있는데 잠을 자고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어느 것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단다.-222쪽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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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그림자 - 멕시코 한 혁명가로부터 온 편지
마르코스 지음, 윤길순 옮김 / 삼인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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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노인들 중에서도 가장 나이 많은 노인들의 말을 통해서 우리 주민의 긴 고통의 밤이 권력자들의 손과 입에서 왔다는 것을, 우리의 비참함이 소수에게는 부(富)라는 것을, 권력자들은 우리 선조와 우리 아이들의 뼈와 유해 위에 자신들의 집을 지었다는 것을, 그 집에는 우리의 발이 걸어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을, 그 집을 밝게 비추는 빛은 우리들 집의 어둠으로 불을 밝히고 있다는 것을, 그 집의 풍성한 식탁은 우리의 위를 비운 것으로 채워지고 있다는 것을, 그들의 사치는 우리의 비참함에서 태어났다는 것을, 그들의 튼튼한 지붕과 벽은 금방 허물어질 것 같은 우리의 허약한 몸 위에 세워졌다는 것을, 그들의 건강은 우리의 죽음에서 왔다는 것을, 그들 사이에 살아 있는 지혜는 우리의 무지를 자양분 삼아 컸다는 것을,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평화가 우리에게는 전쟁이라는 것을, 외국에 대한 선호가 우리의 땅과 역사에서 그들을 멀리 떼어놓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185쪽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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