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ㄱ ㄴ ㄷ 비룡소 창작그림책 7
박은영 글.그림 / 비룡소 / 199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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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나 비행기  등 탈 것에 관심이 많은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책 중 하나입니다. 달님과 별님을 가득 실은 기차가 즐겁게 노래를 부르며 마을, 숲속, 언덕, 터널을 지나 밤하늘로 향한답니다. 수채화의 색감과 종이의 질감이 꽤 부드러운 책이군요.

한글 자음의 순서에 따라 짤막짤막한 구절이 섬세하게 배치되어 있답니다. 기차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단어가 '지나', '건너', '거쳐서', '넘어서', '나와', '통과해서', '가로지르면' 등 다양한 쓰임새를, 아이가 입으로 익힐 수 있답니다. 우리 아이는 그 쓰임새가 어찌 다른지 엄마에게 물어 봅니다. 이렇게 그림책을 읽으면 아이에게 다양한 우리말를 배워 줄 수 있어 좋아요. 

한글을 완전히 깨우친 아이보다는, 막 시작하는 단계의 아이에게 좋을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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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콘다
존 브룩스 지음, 이동진 옮김 / 그린비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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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첫장면은 1920년대 월가에서 일어난 원인모를 폭탄테러로 시작된다. 그 때는 월가가 국제금융의 중심지가 된지 6년만이었다. 마치 2001년의 세계무역센터에서 일어난 911테러를 연상케 하는 그런 도입부였다. 국제 정세, 미국 정부의 통화 정책과 맞물려 급변하는 월가에는 황금을 쫓는 사람이 모여 들었다. 이 책 제목이 암시하듯 누구나 지나가기만 하면 부자가 되었다는 인도의 전설 속의 도시 '골콘다'처럼.

소설은 그다지 재미있는 편이 아니다. 책의 소개만 보면 월가를 구하는 영웅이 되었다가 고객의 돈을 횡령해 감옥으로 갔던 리처드 위트니의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JP모건 증권'으로 우리에게 이름이 알려진 JP 모건과 그의 파트너들, 그리고 후버와 루즈벨트 대통령, 그리고 케네디 대통령의 아버지이자 투기꾼인 조세프 케네디 등 많은 인간 군상이 나온다. 그리고 그 인간 군상이 충돌하기도 타협도 해가면 돈을 쫓고, 그 돈을 다루는 이야기로, 재미보다는, 마치 회전목마를 타고 주위 풍경을 쳐다보는 그런 느낌이었다.

오히려 이 소설에서 흥미로왔던 부분은 유태인과 아일랜드를 천대하는 그 시대의 월가 분위기와 우리 나라에 없는 주식에 대한 공매도 제도에 대한 논의, 그리고 그 시대의 월가에도 작전을 통해 서민을 울겨 먹는 야비한 수법이 난무했다는 것, 그리고 그런 작전과 세력이 역시 아직도 우리 나라 국내증시에서 판치는 게, 너무 우스웠다.

한번쯤 읽어 볼만 하지만 재미를 느끼기에는, 좀 그런 실화 소설이 '골콘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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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04-10-23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 출간된 버블의 기원이 매우 뛰어난 책입니다. 현대판 골콘다죠.
 

내 마음은 어디든 간다. 어떤 날은 종이박스 위에 졸고 있는 고양이의 수염 끝에, 어떤 날은 배추잎 끝 매달린 달팽이의 껍질에. 내 마음은 어디든 간다.  그 마음 나비되어 새 되어 바람이 되어 흘러흘러. 서른 두살이 가고 서른 세 살이 되어도 마냥 마냥 그렇게. 20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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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누아 2004-03-20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른 두 세살? 저와 비슷한 나이군요. 어르신들이 늙어도 마음은 똑같다고 하시는 말씀을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나이 서른에"라는 노래를 부르며 서른이 되면 내가 어떻게 되어 있을까 궁금해했던 스무 살이 어제 같아요. 언제나 지금, 이 순간이 나를 살아있게 하나 봅니다. 고양이의 수염 끝이나 달팽이의 껍질 같은 것 속에서.
 
내가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세요? 인성교육시리즈 가족 사랑 이야기 3
샘 맥브래트니 글, A.제람 그림, 김서정 옮김 / 베틀북 / 199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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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전인가 친정아버지와 저, 둘만 있던 그런 날이었습니다. 늦은 오후, 아버지의 술상을 차리다가 잘못하여 술병을 떨어뜨렸답니다. 부엌 바닥에 온통 유리 조각이 튀어 걸레로 치우려 하니, 아버지가 돋보기를 걸치고 안방에서 썩 나오십니다. 소주병 떨어지는 소리를 들어셨나 봅니다. 서른이 넘어도 살림하는 데 실수가 많은 딸 자식이라 아버지 보기가 미안하여 급히 치우려 하니, 아버지 하시는 말씀, "얘야 손 다친다. 내가 치우마." 하며 청소기를 들고 나오시더니 몇 번을 치우고 닦고 하십니다. 또 돋보기를 끼고 잘 보이시지 않는 노안(老眼)으로 부엌 바닥에 조금이라도 놓친 유리가 있나 없나 살핍니다. 구부리고 앉은 아버지의 등을 보며,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이 많이 나더군요.

우리 친정아버지는 그렇습니다. 그리 나이가 많은 노인도 아닌데, 집안일이란 여자가 해야 한다 하며 친정엄마에게 모든 것을 일임. 벽지 바르는 것도 형광등 가는 것도 소소한 일 하나 집안에서는 꿈쩍도 않습니다. 하물며 평소에 물걸레질 하는 모습은 생각지도 못한 거였답니다. 그런 아버지가 싫어서 아버지랑 전혀 다른, 잔정 많은 남자랑 결혼할 거라 부모님 앞에서 철없이 얘기하기도 많이 했지요.

결혼을 하고 자식을 둘 낳았습니다. 자식을 낳으면 사람이 철이 드는 걸까요? '너도 자식 낳아봐라.내 속을 알거다.'라는 부모님 말씀이 절로 깨달아지는 때가 있습니다. 밥상 머리 앞에서 아이가 밥알을 흘리는 것을 보거나, 뭐 사달라고 조르는 것도 이쁠 때가 있습니다. 어느 날 방바닥에 구르는 압침에 손가락이 찔렸습니다. '내가 발견해서 잘 되었지. 아이들이 다쳤으면 어쩔 뻔 했어.'하며 오히려 기뻐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의 제 마음과 저기, 방바닥의 유리 파편을 줍는 아버지의 심정이 같을까요.

며칠 전에 '내가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아이와 함께 읽었습니다. 참, 별난 토끼도 다 있구나 하고 생각했지요. 제가 아는 아버지상은 말로써 사랑을 표현하질 않습니다. 잔정 많은 제 남편조차 '사랑'이라는 단어가 쑥쓰러운지, 두 아이에게 쉽게 표현하질 못합니다. 저는 말의 신기한 힘을 믿습니다. 좋은 말은 마음을 좋게, 나쁜 말을 내뱉으면 마음도 나빠진다고. 하지만 그런 좋은 말도 일상에선 선뜻 할 기회가 없더군요.

비록 그림책의 그림과 글은 밋밋하답니다. 그림책 답게 삽화가 아닌 좀더 완성된 그림이었으면 좋겠고, 글도 좀더 다듬어졌으면 좋을 듯 싶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부모의 내리 사랑은 너무도 큽니다. 자신의 속마음을 보이기 힘들 때, 그냥 아이에게 이 그림책을 읽어주면 좋겠습니다. 아이에게 화나서 지쳤을때, 또는 부모로서 속상할 때 그냥 아이를 안고 '나는 너를 이만큼 사랑한다'고 읽어주세요. 그 아이가 서른이 넘어 그제서야 부모의 내리 사랑을 깨닫는, 너무 늦기 전에. 사랑한다고 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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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드려 보아요! - 보아요 시리즈
안나 클라라 티돌름 글 그림 / 사계절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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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28개월 된 둘째 아이를 위해 구입한 그림책입니다. 반응이 너무 좋아요. 일반 그림책 보다 약간 작다 싶은 아담한 크기에다 아이와 함께 책장을 열면 나무 밑에 작은 집 하나가 나온답니다. 그 파란 문을 똑똑 두드리면, 꼬카 미카엘이 북을 두드리고 또 빨간 문을 열면 토끼 가족이, 이런 순서로 초록 문, 노란 문, 하얀 문을 아이와 함께 똑똑 하고 두드리며 놀게 된답니다. 6살 된 큰 아이도, 이 책을 탐내더군요.

차나 비행기 같은 장난감처럼 책을 가지고 아이랑 놀 수 있어 좋습니다. 단순하고 선명한 색상과 아기를 위한 기획력이 참 돋보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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