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을 움직이는 심리의 법칙
이철우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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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가 머리말에서 밝혔듯이, 수익을 얻기 위한 전략서가 아닌 사회심리학 이론으로 주식시장을 바라본 책입니다.

그래서 각 장마다 먼저 사회심리학 이론과 그 대표적인 실례를 제시하고, 그 이론이 주식시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풀어쓰고 있습니다. 허매수, 허매도를 동조화 현상으로, 투매를 패닉현상으로, 코스닥 시장의 하락을 공유지의 비극으로, 개미가 손절매를 하지 못하는 이유를 인지적 불협화이론 등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 중에  아주 적은 예로 전체를 추정하려는 심리학적 경향을 '소수의 법칙'(103쪽)이라 하는데,  개가 사람을 물면 뉴스가 되지 않지만 사람이 개를 물면 뉴스가 되듯이, 주식 시장에서 개미가 대박을 터트리는 것은 극히 소수라는 사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도 운과 우연에 의한 것이라고, 초단타매매가 주식시장을 공멸하게 만든다고, 지은이는 심리학 이론을 들어 설명하고 있더군요.

서술은 쉽습니다. 사회심리학 이론을 몰라도, 알 수 있게 재미있는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제가 주식 거래를 하는 사람으로서 입장 차이가 있어, 지은이의 논지를 모두 납득할 수 없었지만, 그럭저럭 재미삼아 읽을만 했습니다. 아쉬운 것은 각 장마다 놓여 있는 설문을 한 곳에 모아놓았다면 이용하기 쉽지 않았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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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하는 글쓰기 - 스티븐 킹의 창작론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 김영사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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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판타지 소설을 쓴다고 한다. 그 녀석의 문장 실력은 알만한 것이기에. 동생이 내민 원고를, 비평이랍시고, 이건 틀리고 저건 틀리고 어쩌구 저쩌구 하며 입을 대었다. 이왕 시작한 것 본격적으로 고쳐줘 볼까, 하면서 구입한 것이 이 책이었다. 

미국의 유명한 대중소설 작가쯤으로 알고 있었던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는 실용적이다.   상세한 문장 작법을 기대하고 있었다. 처음 목차를 보았을 때의 가벼운 놀라움. 머리말이 세 개나 되고, '연장통','창작론' 이라니. 작가의 남다른 개성이 느껴졌다. 글쓰기에 관한 작가의 경험이 진솔하게 드러나 있었다.

글쓰기에 대한 체계적이고 상세한 매뉴얼 식의 책은 아니다. 그러나 경험에서 우러난 지혜가 있다. 글쓰기는 한 단어에 하나씩 시작된다고. 자기에게 즐거운 글을 쓰라는, 평범한 진리와 함께, 대중소설을 쓰기 위한 실용적인 팁이 있었다.

이 책을 읽자마자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까지 내가 했던 말은 잊어 버려. 묘사니, 상징이니 떠들었던 것은 잊어 버려. " 그리고 이 책을 읽도록 권했다. 아마, 동생에게 특정 책을 딱 찍어 읽기를 권한 것은, 손가락을 꼽을 정도로 드문 일이었다.

여러 인터넷 사이트에서 많은 이가 판타지, 무협 등 다양한 소설 쟝르에 도전하고 있다. 문학적 깊이를 논하기 보다, 글쓰기의 즐거움에 빠진 이에게 내가 권하고 싶은 책이다. 도움이 많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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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2004-05-11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글쓰기는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한 듯합니다.

초콜렛 2004-05-12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실천이 중요하죠. 많이 쓰고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 역시 생각한답니다.
 
기차 ㄱ ㄴ ㄷ 비룡소 창작그림책 7
박은영 글.그림 / 비룡소 / 199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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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나 비행기  등 탈 것에 관심이 많은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책 중 하나입니다. 달님과 별님을 가득 실은 기차가 즐겁게 노래를 부르며 마을, 숲속, 언덕, 터널을 지나 밤하늘로 향한답니다. 수채화의 색감과 종이의 질감이 꽤 부드러운 책이군요.

한글 자음의 순서에 따라 짤막짤막한 구절이 섬세하게 배치되어 있답니다. 기차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단어가 '지나', '건너', '거쳐서', '넘어서', '나와', '통과해서', '가로지르면' 등 다양한 쓰임새를, 아이가 입으로 익힐 수 있답니다. 우리 아이는 그 쓰임새가 어찌 다른지 엄마에게 물어 봅니다. 이렇게 그림책을 읽으면 아이에게 다양한 우리말를 배워 줄 수 있어 좋아요. 

한글을 완전히 깨우친 아이보다는, 막 시작하는 단계의 아이에게 좋을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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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콘다
존 브룩스 지음, 이동진 옮김 / 그린비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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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첫장면은 1920년대 월가에서 일어난 원인모를 폭탄테러로 시작된다. 그 때는 월가가 국제금융의 중심지가 된지 6년만이었다. 마치 2001년의 세계무역센터에서 일어난 911테러를 연상케 하는 그런 도입부였다. 국제 정세, 미국 정부의 통화 정책과 맞물려 급변하는 월가에는 황금을 쫓는 사람이 모여 들었다. 이 책 제목이 암시하듯 누구나 지나가기만 하면 부자가 되었다는 인도의 전설 속의 도시 '골콘다'처럼.

소설은 그다지 재미있는 편이 아니다. 책의 소개만 보면 월가를 구하는 영웅이 되었다가 고객의 돈을 횡령해 감옥으로 갔던 리처드 위트니의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JP모건 증권'으로 우리에게 이름이 알려진 JP 모건과 그의 파트너들, 그리고 후버와 루즈벨트 대통령, 그리고 케네디 대통령의 아버지이자 투기꾼인 조세프 케네디 등 많은 인간 군상이 나온다. 그리고 그 인간 군상이 충돌하기도 타협도 해가면 돈을 쫓고, 그 돈을 다루는 이야기로, 재미보다는, 마치 회전목마를 타고 주위 풍경을 쳐다보는 그런 느낌이었다.

오히려 이 소설에서 흥미로왔던 부분은 유태인과 아일랜드를 천대하는 그 시대의 월가 분위기와 우리 나라에 없는 주식에 대한 공매도 제도에 대한 논의, 그리고 그 시대의 월가에도 작전을 통해 서민을 울겨 먹는 야비한 수법이 난무했다는 것, 그리고 그런 작전과 세력이 역시 아직도 우리 나라 국내증시에서 판치는 게, 너무 우스웠다.

한번쯤 읽어 볼만 하지만 재미를 느끼기에는, 좀 그런 실화 소설이 '골콘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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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04-10-23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 출간된 버블의 기원이 매우 뛰어난 책입니다. 현대판 골콘다죠.
 
내가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세요? 인성교육시리즈 가족 사랑 이야기 3
샘 맥브래트니 글, A.제람 그림, 김서정 옮김 / 베틀북 / 199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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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전인가 친정아버지와 저, 둘만 있던 그런 날이었습니다. 늦은 오후, 아버지의 술상을 차리다가 잘못하여 술병을 떨어뜨렸답니다. 부엌 바닥에 온통 유리 조각이 튀어 걸레로 치우려 하니, 아버지가 돋보기를 걸치고 안방에서 썩 나오십니다. 소주병 떨어지는 소리를 들어셨나 봅니다. 서른이 넘어도 살림하는 데 실수가 많은 딸 자식이라 아버지 보기가 미안하여 급히 치우려 하니, 아버지 하시는 말씀, "얘야 손 다친다. 내가 치우마." 하며 청소기를 들고 나오시더니 몇 번을 치우고 닦고 하십니다. 또 돋보기를 끼고 잘 보이시지 않는 노안(老眼)으로 부엌 바닥에 조금이라도 놓친 유리가 있나 없나 살핍니다. 구부리고 앉은 아버지의 등을 보며,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이 많이 나더군요.

우리 친정아버지는 그렇습니다. 그리 나이가 많은 노인도 아닌데, 집안일이란 여자가 해야 한다 하며 친정엄마에게 모든 것을 일임. 벽지 바르는 것도 형광등 가는 것도 소소한 일 하나 집안에서는 꿈쩍도 않습니다. 하물며 평소에 물걸레질 하는 모습은 생각지도 못한 거였답니다. 그런 아버지가 싫어서 아버지랑 전혀 다른, 잔정 많은 남자랑 결혼할 거라 부모님 앞에서 철없이 얘기하기도 많이 했지요.

결혼을 하고 자식을 둘 낳았습니다. 자식을 낳으면 사람이 철이 드는 걸까요? '너도 자식 낳아봐라.내 속을 알거다.'라는 부모님 말씀이 절로 깨달아지는 때가 있습니다. 밥상 머리 앞에서 아이가 밥알을 흘리는 것을 보거나, 뭐 사달라고 조르는 것도 이쁠 때가 있습니다. 어느 날 방바닥에 구르는 압침에 손가락이 찔렸습니다. '내가 발견해서 잘 되었지. 아이들이 다쳤으면 어쩔 뻔 했어.'하며 오히려 기뻐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의 제 마음과 저기, 방바닥의 유리 파편을 줍는 아버지의 심정이 같을까요.

며칠 전에 '내가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아이와 함께 읽었습니다. 참, 별난 토끼도 다 있구나 하고 생각했지요. 제가 아는 아버지상은 말로써 사랑을 표현하질 않습니다. 잔정 많은 제 남편조차 '사랑'이라는 단어가 쑥쓰러운지, 두 아이에게 쉽게 표현하질 못합니다. 저는 말의 신기한 힘을 믿습니다. 좋은 말은 마음을 좋게, 나쁜 말을 내뱉으면 마음도 나빠진다고. 하지만 그런 좋은 말도 일상에선 선뜻 할 기회가 없더군요.

비록 그림책의 그림과 글은 밋밋하답니다. 그림책 답게 삽화가 아닌 좀더 완성된 그림이었으면 좋겠고, 글도 좀더 다듬어졌으면 좋을 듯 싶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부모의 내리 사랑은 너무도 큽니다. 자신의 속마음을 보이기 힘들 때, 그냥 아이에게 이 그림책을 읽어주면 좋겠습니다. 아이에게 화나서 지쳤을때, 또는 부모로서 속상할 때 그냥 아이를 안고 '나는 너를 이만큼 사랑한다'고 읽어주세요. 그 아이가 서른이 넘어 그제서야 부모의 내리 사랑을 깨닫는, 너무 늦기 전에. 사랑한다고 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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