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열 1 - 김성종 추리소설
김성종 지음 / 남도출판사 / 200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에서 최초의 전문 추리 소설가라고 한다면 누구나 타원형 거울과 국내 최초의 명탐정이라고 불리우는 마인을 쓴 김래성을 들 수 있다.하지만 김래성은 해방이후 추리 소설을 절필하고 순수 소설에만 집중하여 청춘 극장등 당시 낙양의 지가를 올리던 작품들을 다수 발표하나 한때 일곱 개 지면에 소설을 연재할 정도로 많은 집필량에 시달렸던 김내성은 1957년 과로 끝에 48세라는 사망하게 된다.

이후 몇 몇 작가들이 추리 소설의 맥을 이었으나 김래성이 후계자라고 한다면 아마도 누구나 김성종을 손꼽지 않을수 없을 것이다.
196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경찰관으로 당선된 그는 1974년 민족의 비극 6.25를 배경으로 삼은 최후의 증인으로 한국일보 창간 20주년 현상모집에 당선되며 본격적인 추리작가로서 활동을 시작하면서 제 5열,여명의 눈동자등 한국 문학계를 강타한 작품들은 다수 내놓는다.
이처럼 70~80년대를 아우르며 한국 추리 소설계를 굳건히 지킨 김성종은 92년부터 추리 문학관을 부산에서 운영중이다.

이처럼 살아 있는 한국 추리 소설계의 역사라고 할 수 있는 김성종이지만 평단에서의 평가는 박하기 그지없다고 할 수 있다.
2007년 충북 대학교 국문과의 이익성 교수라는 이는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 소설2>에서 <만다라> 의 작가 김성동을 '생계를 위해 문학의 순수성과 관련된 본격문학에 집중하기보다는 추리소설을 창작하거나 신문에 역사소설을 연재'하는 작가라고 평했고 이에 발끈한 김성동은 "이 사람은 단 한편도 추리소설을 쓴 바 없으며 통속적 역사소설 또한 쓴 바 없습니다. 아마도 김성종이라는 추리소설가와 나 김성동을 착각하여 한 말인 듯한데(실제로 그런 오해를 받은 바 있음. 독자들한테서) 김성종과 김성동을 혼동한다는 게 이른 바 평론가로서 말이 됩니까?"라고 하면서 법정 소송을 벌이게 된다.
법정 소송의 결말이야 내가 신경 쓸 일은 아니지만 국립대 국문과 교수란 분이 추리 소설가인 김성종과 순수 문학가인 김성동을 헷갈린 것 자체가 웃긴 일이기도 하지만 추리소설을 창작하거나 신문에 역사소설을 연재하는 작가라고 폄훼한 것이 더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아니 추리 소설작가나 신문에 연재 소설을 쓴 작가-아니 이광수를 필두로 얼마나 많은 이들이 신문에 소설을 연재했는지 이 교수가 아는지 모르겠다-들은 한마디로 문학자가 아니란 뜻이다.이게 우리 문화 평론가들이 추리 소설등의 장르 소설을 바라보는 시선일 것이다.
게다가 만다라의 김성동도 자신의 단 한편의 추리 소설이나 통속 역사 소설-아니 역사 소설이면 역사소설이지 통속 역사 소설은 무어라 말인가-을 쓵거이 없다고 항변하는데 이거 역시 이른바 순수 문학 작가들이란 사람들이 자신들의 동료라고 할 수 있는 추리 소설가들을 얼마나 낮게 보는지를 보는 알수 있게 해준다.

TV를 통해 많은 이들의 심금을 올린 여명의 눈동자의 원작자인 김성종이 단순히 추리 소설가란 이유하나로 이처럼 폄훼 될 수 있는지 국내의 추리 소설 애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참 한심한 것은 일본의 추리 소설들이 물 밀들이 들어와서 우리 문학계를 점령하는 상황속에서 변변한 작품하나 내놓지 못하면서 순수 문학 운운하며 추리 소설을 얕잡아 보는 우리 문학계의 풍토라고 할 수 있겠다.추리 전업작가가 10대 700인 상황이 모든 것을 설명해 주지 않아 싶다.

이처럼 그가 이른 문학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단지 추리 소설가란 이름으로 3류 취급을 받는 김성종은 80편이나 되는 추리 소설등의 문학 작품을 저술했는데 그의 대표작중의 하나가 바로 제 5열이다.이 작품은 작가가 신문지상에 여명의 눈동자와 동시에 연재하였다고 하니 작가의 능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
읽은지 상당히 오래된 작품이지만 제5열은 살인 청부업자와 그를 쫒는 형사 최친의 추격전 속에서 Z라는 범죄 집단, 이른바 제5열이 한국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국제음모를 적나라하게 파헤친 작품으로 스피디한 문장, 치밀한 구성, 냉혹한 묘사의 하드 보일드의 걸작이라고 평가 받을 수 있는 작품이다.

이처럼 하드 보일들의 걸작이라고 할 수 있는 제 5열이지만 많은 추리 소설 애독자들에게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는 이유중의 하나는 국내 독자들이 하드 보일드보다도 본격 추리물을 더 선호하는 영향도 무시하지 못하겠지만 개인적으론 김성종의 하드 보일드 추리 소설에는 이른바 성적 코드라는 것이 너무 강하다는 점일 것이다.
추리 소설의 본령에서 벗어난 과도한 성적인 이야기는 읽는 독자들의 말초적 신경을 자극하겠지만 결론적으로 이 책이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한 이유라고 생각된다.
물론 지금도 국민 1인당 독서 권수가 상당히 낮은 국내의 사정을 생각해 보면 먹고 살기 더 힘들었던 70년대의 경우 아마 독서 인구는 훨씬 더 낮을 거란 생각이 든다.따라서 신문 연재를 통해 가판 독자를 유치해야 하는 임무를 가졌던 스포츠 신문의 연재 소설 특성상 하루일에 찌든 20~40대 남성 독자를 끌어 모우기 위해서는 부득블 이런 성적 코드를 삽입하지 않을 수 없었을 거라고 조심스럽게 판단해 본다.
그리고 이런한 과도한 성적 코드의 결과 비록 김성종이 국내 추리 소설을 지켰다고는 하지만 그의 하드 보일드 추리 소설이 굉장한 성공에도 불구하고 국내 독자들에게 추리 소설에 대한 그릇된 선입관을 심어주고 어쩌면 한국 추리 소설이 낙후된 한 이유가 아니었는지 개인적으로 생각해 본다.솔직히 제 5열을 읽은 아버지가 이 책을 추리 소설이라고 중고등학생 자식들에게 쉽게 권할수 있지는 못하지 않은가 말이다.

개인적으로 제 5열은 한국 추리 소설사의 한 획을 그은 뛰어난 하드 보일드 물이라는 생각이 들며 김성적의 필력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요즘 TV에 나오는 정말 손발이 오글거리는 아테나의 각본은 만일 김성종이 맡았다면 아마 더 대단한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솔직히 70년대에 나온 제 5열이 오히려 지금의 아테나보다 더 탄탄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나 혼자의 생각일까?

앞서 말한대로 제 5열은 성적 코드가 강한 하드 보일드 물이므로 하드 보일드를 좋아하지 않는 독자나 여성들한테는 쉽게 권하지 못하는 책이지만 그래도 한번 쯤은 읽어야 만 될 국내 추리 소설이 아닌가 싶다.

Good:한국 하드 보일드 추리 소설의 전설
Bad:너무 성적 코드가 강하다
Me:김성종의 여러 작품을 읽었지만 본격 추리 팬인 나와는 좀 안맞는듯…

by caspi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