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행간·삶의 질곡 기록자 재탄생

[부산일보 2006-04-29 11:51]    

"태양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월광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

소설가 이병주(1921~1992)의 레토릭은 많다.

"역사는 산맥을 기록하고 나의 문학은 골짜기를 기록한다."

그의 문학의 정곡을 찌르는 말로,잊혀진 역사의 행간,사라진 사람들,망각된 개인의 아픔과 삶의 질곡을 기록하는 것이 그의 문학이라는 선언이었다.

그는 지리산, 경남 하동 출신이었다.

문학 출판의 진경이 펼쳐졌다.

전 30권에 이르는 이병주 전집이 한길사에서 동시 출간된 것이다.

김종회(이병주 기념사업회 사무총장) 문학평론가는 "전 30권이 일시에 발간되는 일은 세계문학사에서도 드문 대사건"이라고 했다.

한길사 김언호 대표는 "70년대 언론사에서 일할 때 이병주 선생의 '산하' 연재를 거들기도 했는데 소설이 너무 재미있어서 원고가 오면 우리는 서로 읽어보려 했다" 고 회고했다.

저 30년 전의 인연이 30권의 새로운 인연으로 태어난 것. 이병주는 소설을 말할 때 '흐느껴 우는 여인의 눈물,발랄한 청춘의 웃음소리,성난 열정의 외침' 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관부연락선' (2권), '지리산' (7권), '산하' (7권), '그해 5월' (6권), '행복어사전' (5권), '소설·알렉산드리아', '마술사', '그 테러리스트를 위한 만사'.

많은 이들이 헌사를 보탰다.

"스무 몇 살 시절에 나는 세상에 과연 생을 걸고 도전할 만한 것이 있을까 고민했다. 그때 도서관에서 '지리산' 을 읽었다. 나는 알게 되었다. 세상에는 도전할 만한 것이 몇 개 있는데, 문학이 그 하나라는 것을." (소설가 공지영)

"현대의 사마천이 되고 싶었던 작가" (이광훈 언론인)

"나는 공부하고 싶을 때 이병주 선생의 소설을 읽는다." (신봉승 극작가)

"이병주는 우리 문단 최후의 거인이다." (김인환 문학평론가)

"그는 감히 단언하건대 천재이다." (최혜실 문학평론가)

과연 이병주 작품과 안팎을 이루는 말의 성찬이다.

이병주는 문학의 출발이자 궁극인 '서사'의 작가였다.

마흔네 살의 늦깎이로 데뷔했던 이병주는 27년 동안 한 달 평균 1천여 매를 써내는 초인적 글쓰기를 했는데 그것은 왜였을까. 문학평론가 김윤식은 "이병주는 학병세대가 낳은 대형 작가였다" 고 말했다.

5월 3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이병주기념사업회 (공동대표 김윤식 정구영) 주최로 '이병주 문학의 밤' 행사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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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주 전집' 출간기념회 열려

[연합뉴스 2006-05-03 23:48]

"해방전사 재인식되는 계기 되길"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 일제 강점기 이후 우리 현대사를 방대한 분량의 소설에 담아냈던 작가 이병주(1921-1992)의 전집(전30권ㆍ한길사) 출간을 기념하는 모임이 3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정구영 전 검찰총장, 문학평론가 김윤식 전 서울대 교수,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등 '이병주 기념사업회' 회원들을 중심으로 문단과 언론계 원로 등 모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 가량 진행됐다.

우선 정구영 기념사업회 대표는 "이병주 선생 전집 출간은 단지 고인의 문학을 기린다는 차원을 넘어 시민들에게 범국민적 독서 운동을 불러일으켜 문화시민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돼야한다"며 그동안 애쓴 회원들의 노력에 고마움의 뜻을 전했다.

김병익 한국문학예술위원회 위원장도 "이병주 선생 문학은 소설을 통한 해방 전사(前史)의 재인식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해방 전후의 정신 세계를 이어주는 다리가 될 것"이라며 "언젠가 그의 문학은 문학사에서 재평가될 날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병주 문학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세대를 다룬 문학"이라며 단적으로 지적한 김윤식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병주 문학은 한 사람의 글이 아닌 '학병세대' 전체를 대표하는 세대 전체의 글로서, 작품 자체를 세대 밑바닥에 놓고 파악해야한다"며 이병주 문학의 의의를 설명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고인의 아들인 이권기 경성대학교 일어일문학과 교수와 이병주 선생 고향인 경남 하동 마을 군민 30여 명도 참석해 출간 기념을 축하했다.

조유행 하동 군수는 "뜻 깊은 날을 맞이해 군민들과 함께 참석하게 됐다"며 "이병주 선생은 하동을 대표하는 문인일뿐 아니라 한 시대를 대표한 문인이었다"고 말했다.

행사 중간에는 살아 생전 고인의 모습을 담은 녹화 영상이 상영됐고, 성우 김용식 씨가 나와 분위기 있는 목소리로 '지리산 3'과 '행복어사전 3' 등 두 편의 글을 낭독하며 고인을 문학을 다시 한번 감상하는 시간도 이어졌다.

전집은 해방공간에서 젊은 지식인들이 겪은 좌우익 갈등을 그린 '관부연락선'(전2권), 빨치산을 다룬 대하소설 '지리산'(전7권), 이승만 정권의 탄생과 몰락의 시기를 압축해 놓은 '산하'(전7권), 박정희 정권 18년을 기록한 '그해 5월'(전6권), 나약한 소시민을 통해 1970년대 암울한 사회상을 드러낸 '행복어사전'(전5권) 등 장편 27권과 중ㆍ단편선집 3권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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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퇴전문 2006-05-22 0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전엔 정통 문학으로서의 진지한 취급을 거의 받지 못 했던 지식인-후일담 문학의 선구자. 군수사령부 시절의 박정희와 술 친구. 자본론과 선언을 독일어 원서로 독파한 끝에 마르크시즘과 정치경제학에 통달할 수 있었다는 옛날 할아버지들의 허풍 섞인 이야기들. '그해 5월' 을 아직 못 읽었어 봤구나.

로드무비 2006-05-12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세상에 태어나 한 여자만 사랑하고 죽는 것도 축복"이라는
말을 했어요.
어떤 기사로 읽고 멋지다 했는데.
실은 그렇게 바람둥이였다네요.ㅎㅎ
그의 <소설 알렉산드리아>가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이렇게 은근슬쩍 인사도 드리고요.^^

중퇴전문 2006-05-29 0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념 문제로 고생이 많았던 지식인이 작심하고 데카당스로 변한 경우일까요. 남재희 회고록에 보니, 감옥에서 나가기만 하면 마음껏 사치해 주리라 결심했다더군요. 그 사치 중의 하나에 연애도 있었나 봅니다. 이렇게 은근슬쩍 환영해 봅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수학이나 영어만큼 사탐 과목이 어렵다는 학생들은 많지 않을 겁니다. 7차 교육과정부턴 과목도 세분화되어 선택까지 할 수 있으니, 본인 적성과 취향에 맞지 않는걸 억지로 해야 할 필요도 줄었습니다.

교육&학습 섹션에 약간의 리뷰가 있습니다. 일반사회 과목과 국사, 근현대사에 관한 간략한 설명과 참고서 추천입니다.

사회탐구에 대해선 특별히 할 말이 없습니다. 수학과 과학과는 달리 귀납적인 서술의 성격이 강한 과목들입니다. 경제 과목 정도가 조금 예외겠군요. 결국 많이 읽어보는 것이 최선입니다. 분야별로 적당한 교양서를 관심 가는대로 읽으면 됩니다. 요즘엔 청소년용 교양서도 좋은 책들이 많이 나오죠. 알라딘에서 검색해도 쉽게 알 수 있을 겁니다. 참고서, 문제집 타이틀을 달고 나오는 사설 교재들보단 그런 책들이 지식 함양과 사고 증진에 도움이 됩니다. 행여 과외 독서를 할 여력이 안 된다면 교과서만 수차례 정독해도 수능 준비엔 큰 지장이 없을 겁니다.    

논술의 정확한 비중과 출제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운 지금이지만, 어쨌거나 기존의 '수능+내신' 시스템을 벗어나 논술이 추가된다면 수험생으로선 개인적인 대비를 해야 합니다. 논술 사교육 시장이 성업 중이고 각종 논술 관련 교재들 역시 범람하고 있으나,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역시 독서 입니다. 제가 전 영역, 전 과목에 걸쳐서 유독 독서를 강조한 이유 중의 하나도 논술을 의식한 측면이 있습니다. 제도권 교육의 교과 과정을 소화하기 위하여 사교육 혹은 사설 참고서에 의지하려 하기 보단, 가급적 다양한 책들을 스스로 접해 보는 것이 수능 대비와 논술 준비 모두에 도움이 됩니다. 모든 책을 일일히 정독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필요한 부분 위주로 사고 방식에 관하여 힌트를 얻겠다는 정도로 읽으면 되는거죠, 읽으면서 나름의 재미도 있어야 하구요. 여러분이 대학에 가선 아마도 그런 독서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겁니다.

아무튼 수학과 영어와 과탐과 사탐은 관련 교양서와 고전들을 읽는 것이 학교 공부와 수능 준비에 도움이 될 뿐더러 (그리고 서로간에 시너지 효과도 발생하는 법이죠), 논술을 대비하는 최적의 방법이기도 합니다. 어떤 것을 읽어야 하는가 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읽었느냐 가 중요하죠. 대입 논술은 운전면허 필기시험이 아닙니다, 한정된 범위 내에서 지식 자체의 절대량을 따지는 시험이 아니죠. 무슨 무슨 리스트 같은 걸 만들어 놓고서 수험생이 그 책의 내용을 아는지 모르는지를 확인하는 시험이 아닙니다. 입시 산업 종사자들의 선전에 부디 현혹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바쁜 시간을 쪼개어 나름대로 열심히 읽고 생각했다면, 논술 준비를 최소한으론 한 것이자 사실 제일 잘 한 것이기도 합니다. 논술 학원 가서 그 천편일률적인 필독 리스트의 내용 요약만 달달 외운 뒤 모범답안까지 암기하여 써낸 시험 답안지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런 식으로 논술을 준비했다면 모두가 똑같은 답안지니까 특별한 불이익은 없겠죠. 그러나 답안지를 본 교수들은 알 겁니다, 누가 스스로의 머리로 생각이란 것을 해왔는지를. 아무리 개똥철학이라도 나름의 논리성과 독서를 통한 고민의 흔적을 보여준다면, 붕어빵 같은 다른 답안지들보단 좋은 평가를 받을 겁니다.

공부 방법에 있어선 다른 정도가 없습니다. 스스로 읽고 생각해야 하죠. 그럼 어떤 책이 가장 좋고 반드시 읽어야 하는 것이냐.. 그건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독서의 과정을 통하여 스스로 안목을 기르는 거죠. 가령 제목이 근사한 개설서들을 몇권 들쳐보다 보니 누가 어떻게 쓴 책이 좋을 것 같다는 감이 오는 것처럼요. 그런 안목을 스스로 기르도록 유도하는 것이 논술 시험과 교육의 목적이지, 남이 정해준 필독서의 남이 써준 요약과 답안을 외우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잘 알지도 못 하는 사람이 지금껏 길게 적었습니다. 혹시나 읽어 보신 분들께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 http://www.gogobook.net/index.html 수십여곳의 인터넷 헌책방을 동시에 검색할 수 있는 싸이트 입니다.

* http://www.usedbooklove.com 오프라인 고서점들의 책을 동시에 검색할 수 있습니다.

* http://www.abebooks.com 영어권 오프라인 고서점들의 책을 동시에 검색할 수 있습니다.

* http://www.amazon.com/exec/obidos/tg/browse/-/833858/103-6783703-5430208 아마존 헌책 섹션.

* http://www.barnesandnoble.com/used/search.asp?z=y 반스앤노블 헌책 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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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댕 2010-11-01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알지도 못 하다뇨.. ;;
그럼 다른 분들은.. ㄷㄷㄷㅋ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많을 글을 올려주셨으면 해요 ^^
 

 

* 출판사들도 먹고 살아야 하지만, 만일 재정의 압박이 있다면 자주 헌책방에 들리거나 헌책 싸이트를 이용하세요. 영어 읽을거리들은 널려 있습니다.

* 구체적인 싸이트를 소개하진 않았지만 웹써핑도 영어 읽기의 한 방법입니다. 책과 마찬가지 입니다. 알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인터넷에서 찾아 보면 됩니다. 맘에 드는 싸이트들은 링크해 놓고 자주자주 들리면 되죠.

* 듣기도 마찬가지 입니다. 손품을 조금 팔면 맘에 드는 싸이트들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초보자는 보통 CNN 같은 방송사 홈페이지로 시작했다가, 슬슬 지겨워지면서 좀 더 재밌는 곳을 찾기 시작하죠. 어느 싸이트든지, 자신이 듣고 싶은 걸 들으면 됩니다. 가령 www.npr.org 의 다큐 같은 것도 들을만 합니다.

* audio book 이라고, 책 원문이나 축약본을 저자나 성우가 읽어서 CD나 테잎으로 만든 것을 말합니다. 한국에서도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죠. 힐러리 클린턴의 living history 오디오북 같은 것은 영어 학습자에게 권할만 합니다. 물론 자신이 듣고 싶은 것을 고르는 것이 최선이긴 합니다. 일반 서점이나 인터넷 서점 등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 같은 해외 싸이트도 참고해 보구요.  

* 무엇을 듣든지 간에 가벼운 소음 정도의 볼륨으로 일상에서 틀어 놓는 것도 권할만 합니다. 영어 학습자는 음성적으로 익숙해질 필요부터 있거든요, 소위 귀를 뚫는다는 말이 그런 뜻이죠. 집중하여 듣기 연습을 할 시간이 많지 않은 학생들 같으면 각종 짜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것에 덧붙여 저런 방법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하는 일에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요. 단 이어폰은 청력과 집중력 모두에게 이롭지 못하다는 연구들이 많습니다. 가급적 다른 오디오 기구들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죠.   

* 영화와 드라마, 각종 동영상, 노래 등은 따로 말하지 않겠습니다. 캡션이나 자막이 있는 영화와 드라마를 많이들 보던데, 아마 개인차가 조금씩 있을 겁니다.

* 미국 대학들의 각 학부/학과 홈페이지엔 강의가 오디오나 비디오 파일로 링크 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의 고등학생에게 학부 수업 동영상은 내용으로나 언어로나 좀 벅찬 감이 있겠지만, 초청 강연 같은건 어느 정도 따라 갈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영어의 현장감을 느껴보고 싶다면 이런 것도 권할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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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국민국가의 성장과 관련을 맺고 있는 문법이란 존재는, 사실 학습자에겐 양날의 칼이 되기도 합니다. 올바로 접근한다면 학습의 부담을 줄여주지만, 그렇지 않을 땐 평생 문법서를 잡고 있게 되는 웃지 못할 비극도 발생하죠. 아마 주위에서 적잖게 봐왔을 겁니다, 다시 한번 영어 공부를 해보겠다고 다짐하며 맨투맨이나 성문종합영어 앞장부터 펴는 사람들이 꽤 있죠. 그러나 불행히도 문장성분 위주로 분류해 놓은 기존의 일본식 영문법은 영어의 구조 파악에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수십개가 넘는 문법 항목들을 깨어진 유리 파편처럼 학생들에게 던져놓고서 '니들이 알아서 조합해봐' 라는 식의 문법이야말로 오랫동안 영어의 올바른 이해와 사용을 방해해온 요소였죠. 영어 어법에 학문적인 관심이 있는 경우라면 모르겠지만, 공부와 생활에서 사용하는 것부터가 목적인 학생이라면 앞으로 저런 식의 영문법은 잊어도 좋습니다.  

그럼 어법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 라는 문제가 남는군요. 가장 좋은 방법은 일단 많이 읽는 겁니다. 우리가 한국어를 익혀온 것처럼요. 영문법을 모르는데 어떻게 읽냐고 반문한다면 이렇게 대답하고 싶습니다, 당신에겐 언어의 구조에 대한 감이 이미 충분히 탑재되어 있습니다. 한국어의 어법과 영어의 어법을 다르다고 생각치 마세요. 의미가 진행되어 가는 단어들의 조합 순서가 조금 다를 뿐입니다. 레고 바이킹을 가지고 놀아본 친구들은 레고 스타워즈를 던져줘도 긴장하지 않습니다, '어떤 체계를 만들고 이용한다' 는 경험을 이미 해봤거든요. 구조성이란 측면에서 인간의 언어는 사실 동일하다고 언어학에서도 말하고 있죠.    

학습자에게 어법이란, 구조에 대한 감각을 독서를 통해 기르는데 있어 조금 수고를 덜어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어느 지역을 탐험하기 전에 지도를 한번 보고 들어가는 것과 같죠. 일반적인 한국인이라면 당연히 언어-구조적 본능이 있고 한국어라는 언어를 사용해온 경험이 있습니다, 그 경험을 토대로 단기간에 영어라는 또다른 언어의 전체적인 구조를 파악하는 행위가 어법 공부죠.   

학생들이 조심해야 할 점은 어법을 완벽히 마스터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입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어법에 대한 감은 독서를 통하여 자연스레 길러지는 것이지, 문법서를 반복하여 보는 것으로 정복되는 것이 아닙니다. 어법 책은 가볍게 한번 흝어 본 뒤 책장에 꽂아 놓으십시오. 그리고 독서 중에 문장의 구조가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경우에만 참고하면 됩니다. 사실 가장 좋은 어법 공부란, 본인에게 내장되어 있는 구조에 대한 감을 영어라는 언어에 스스로 적용시켜 보는 겁니다. 처음엔 조금 힘들고 시간도 걸리겠지만, 그렇게 어렵고 불가능한 일일까요? 일자무식의 미국인도 영어를 하고 일자무식의 한국인도 한국어를 합니다. 수학과 마찬가지로 언어도 기본적인 약속 체계는 쉽고 간단할 수 밖에 없습니다. 쉬워야 모두들 쓸 수 있고, 간단해야 응용과 확장이 가능하거든요.

위에 소개한 책은 많이 알려진 책입니다. 특히 동사와 관련된 부분들을 주의해서 보길 바랍니다. 그리고 독해가 조금 어렵다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한 앞의 도표를 참고해 보세요. 이해가 가는지 곰곰해 생각해 본 뒤, 글을 접하면서 계속 생각해 봅니다.

역시 당부하지만, 어법 책 한권으로 모든걸 해결하려 들지 마십시오. 지도는 출발 전에 한번 보고, 여행하는 틈틈히 보면 되는 겁니다.  

   

 

 

 

 

 

 

프랭클린 자서전은 영어 독서를 시작하기에 좋습니다. 영한대조가 되어 있지 않은 쪽을 추천합니다.

 

 

 

 

 

 

 

 

고등학교 영어로 다시 읽는 세계명작 씨리즈 입니다. 출판사 측에서 고등학생 수준에 맞추어 적절히 개역했습니다. 사실 단어나 문장 수준은 그다지 어려운 편이 아니고, 고1 정도면 충분히 읽어낼 수 있습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휴대도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죠. 역시 서점에서 일별한 후 취향에 맞는 책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대학생들이 짜집기 한 책입니다. 책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유명한 책들과 각종 매체에서 퍼온 글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저작권을 지켰는진 모르겠지만, 시중에 나와 있는 영어 참고서들 중에 상급의 난이도라 불리는 책이 이처럼 프랭클린 자서전의 원문 일부를 옮겨 놓은 정도입니다. 무조건 영어 원서를 읽으라는 것이 아니라, 영어 독서를 굳이 이런 참고서들로 할 이유가 없다는 뜻입니다. 각자 관심 있는 분야에서 아무 영어 글이나 읽으면 됩니다.

 

 

 

 

 

 

예를 들어 이런 책을 읽는 건 어떻습니까. 과학 편에서 소개했던 '거의 모든 것의 역사' 영어 버젼입니다. 과학에 관심이 있다면 이런 책을 읽으면 됩니다. 참고서에 등장하는 정체불명의 콩글리쉬 지문들보단 이런 책을 읽는 것이 여러모로 도움이 됩니다. 자신이 읽고 싶은 내용의 책을, 언어만 영어로 바꿔주면 됩니다. 재미 없는 영어 지문들, 억지로 읽지 마세요. 인생은 좋아하는 것만 하고 살기에도 빠듯합니다.

 

 

 

 

 

 

소설을 좋아하는 학생이라면 이런 것도 권할만 합니다. 그리샴의 영어 역시 간결하고 평이하기로 유명하죠. 로맨스, 판타지, 스릴러.. 재밌겠다 싶은 소설을 자유롭게 고르십시오.

 

 

 

 

 

 

잡지라고 영어 공부가 안 되겠습니까. 언제나 교양 있는 독서만을 할 수도 없는 법, 저런 것도 읽다 보면 나름대로 얻는 바가 있습니다.

 

 

 

 

 

교과서 영어는 대체로 암묵적인 형식과 문체 같은 것이 있습니다. 그걸 빨리 파악한다면 읽기가 편해지지만, 딱딱한 문어체를 싫어하는 학생들은 불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국 학생들도 사정이 비슷해서 누드 교과서 같은 것이 등장하기도 했죠). 이 책의 영어는 손쉬운 구어체로 유명합니다. 영어 버젼을 서점이나 헌책방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사회과학까진 아니더라도 사회에 기본적인 관심이 있다면 교양과 영어 학습 측면 모두에서 읽어볼만 합니다. 수학과 과학 등의 과목들에서 교과 공부와 독서를 결합하라고 한 충고처럼, 다른 공부와 영어 학습을 연결해 보라는 것이 이 책을 소개하는 이유입니다.

 

   

 

 

 

이 사전은 단어의 설명이 완결된 문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축약형인 다른 사전들과는 좀 다르죠. 전자사전이 대세인 시대지만 이런 사전 한권 정도는 가지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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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줄개 2006-12-21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올리신 Azar책은 가장 윗단계인것같은데 아래 2단계는 특별히 필요가 없나요?
그리고 서점을 가니까 Grammar in use,Oxford Practice Grammar 라는 교재를 전면에 내세워서 권해주던데..혹시 이 책들은 보신적이 있으신지요. 사지는 못하고 망설이다 그냥 왔어요.

그리고 인터넷에서 보니 요즘 영국식/미국식 영어를 구분해서 배운다던데..이것도 따로 신경을 써야하나요? 개인적으로 영국을 좋아하긴 하는데 이런 말은 잘 들어보지 못해서 혼란이 옵니다. 영국영어를 쓰면 노블해보이고..듣기도 좋고 뭐 이런 생각을 가지신분들이 요즘 늘어나는 것 같더라구요.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렸지만 지금까지 이런경우가 없었던지라 어떤걸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학교영어는 미국식인가요?

또..궁금한 것이 하나 더 있는데요. 근대 국민국가와의 성장 - 칸트하고 관련이 있는건지요? 어디서 흘려들은적이 있어서요^^;

중퇴전문 2006-12-25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거나 맘에 드는 문법책을 사용하시면 됩니다.

발음과 표현에 있어 영/미식 영어를 구분하여 쓰는 수준까지는, 아직 걱정 안 하셔도 될 겁니다 (아마 앞으로도 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교과서 영어는 많은 경우, 한국식 입니다.

칸트는 저도 별로 아는게 없네요.
 

 

(미완성)

 

 

 

 

 

축약형의 법칙 소개만 있는 참고서보다 상세한 설명이 있는 책을 권유하는 편입니다. 생각해보면 고등학교 참고서라고 대학교 교재처럼 문어체로 쓰여지지 말라는 법이 없죠. 과학 강사로 널리 알려져 있는 저자의 글솜씨 덕분에 쉽게 넘어가는 책입니다. 개념서와 문제집이 있는데 혼동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 책은 참고서라기보단 교양서에 가깝습니다. 어떤 과목을 잘하기 위해선 반드시 참고서를 봐야 한다는 편견만 버린다면, 도움이 될만한 책입니다. 

 

 

 

 

 

재밌게 읽을만한 책입니다. 여행작가인 글쓴이가 스스로 과학을 공부한 끝에 이 책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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