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 색을 품다 - 민화 작가 오순경의 우리 그림 이야기
오순경 지음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민화라고 하면 우리는 작자미상의 서민들의 그림이라고 흔히들 말한다. 그런데 궁이나 사대부 안방에 걸릴거 같은 일월오봉도나 모란도등이 민화라면? 민화에 대한 우리의 선입견과 생각등을 좀 달리 해 볼 수 있게 시도하려는 화가가 있었으니 그녀는 드라마 ‘마마‘와 ‘신사임당 빛의 일기‘ 전통화 부문 디렉터를 맡아 민화 그림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 오순경화가!

 

 


민화를 보면 그림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그 색에 반하고 그림이 보여주는 규율을 벗어난 듯한 해학적인 표현을 읽어내며 즐거워한다. 하지만 정작 민화 그림에 쓰여진 채색 도구나 그림을 그리는 기법 나아가 민화에 담긴 뜻이나 그림을 그리게 된 배경등을 알기란 쉽지가 않다. 드라마속 작품으로 쓰이게 되는 그림들을 그리면서 화가나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공부하고 직접 그리게 된 경험담을 풀어 놓은 이 책은 민화에 한발짝 가깝게 다가가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일월오봉도, 이 그림을 볼때마다 데칼코마니를 보는것 같은데 자연에서 얻은 원색인 파랑, 빨강, 검정, 노랑, 흰색의 우리 전통 회화를 대표하는 오방색으로 그려진 그림이다. 이렇게 완벽한 그림을 민화라고 할 수 있나 하는 의문이 들겠지만 그 기준이 어디에 적용 되어지는지가 모호한 민화의 폭이 넓어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작가는 이런 민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신사임당 빛의 일기‘ 드라마속에 등장하는 이 그림! 전통 화법으로 그려낸 배우 이영애라는 사람의 모습이 전혀 촌스럽지도 않고 어쩜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이탈리아에서 이겸이 그려야 하는 이 그림을 위해 작가와 화가의 노력이 더해지고 현대의 기술까지 합해져서 드라마속에서 멋지게 재현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보니 그림이 가진 힘이 더 크게 다가온다.

 


평소 꽃을 좋아하다보니 특히나 꽃이 소재가 되는 옛그림에 반해서 한번쯤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뜬금없이 하는데 그런 생각이 드는 건 아마도 작가처럼 나 또한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드라마속 휘음당을 대표하는 함박꽃의 인디언핑크! 이렇게 오묘하면서도 매혹적인 색은 먹물이 튀어 만들어진 우연의 색이다. 망친 색이 아닌 새롭게 탄생한 신비로운 색의 함박꽃이 된것처럼 우리 민화 또한 나만의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그림으로 그려지기를 작가는 희망한다.

 


이 책은 민화를 접근하는 방법과 작가의 작품이 탄생한 배경을 담아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어 그림에 대한 흥미를 더한다. 물론 자신의 아이를 유학보내고 그 애틋한 마음을 담아 그린 연화도나 3여년의 시간과 공을 들여 완성한 정조능행도와 같은 그림을 대하는 화가의 이야기들은 그녀의 작품이 완벽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 수 있게 해 주기도 한다. 비록 드라마속에 소품으로 등장하는 그림이지만 이런 숨은 노력이 있어 드라마가 더욱 빛을 발하는듯 하다.

 


‘이 세상에 필요 없는 생명은 없고, 필요 없는 일이란 없다‘

신사임당하면 빼 놓을 수 없는 초충도! 아무곳에나 피어 난 이름 없는 풀꽃과 작은 몸뚱아리로 도 짧은 생을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살아내는 벌래들과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주는 쥐와 파리까지도 연민의 마음을 담아 아름다운 한폭의 그림으로 그려낸 초충도! 살아생전 사임당의 예술철학이 담긴 초충도 그림들은 아무리 보고 또 봐도 질리지가 않는데 그 이유는 직접 보고 만지고 관찰하면서 그려냈기 때문이다.

산소같은 여자 탤런트 이영애가 13년의 공백을 깨고 분한 신사임당! 신사임당의 아름다운 그림들을 민화라고 생각하니 그 느낌이 더욱 친근하게 다가오는 기분이다. 앞으로도 아름다운 민화에 흥미를 더해주는 오순경이라는 화가의 행보에 관심을 가지게 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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