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당신이 다른 곳에 존재한다면
티에리 코엔 지음, 임호경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책 제목을 보고는 어딘가 나와 똑같은 존재가 살아가고 있는 뭐 그런 판타지한 이야기를 떠올렸었는데 이 소설은 삶과 죽음에 대한 심오한 이야기를 어릴적 사고로 인해 상처 입고 방황하는 한 남자의 삶과 함께 들여다보게 하는 자기계발서의 일종이다.


인간은 누구나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나 또한 한참 운전을 배우다가 담벼락을 들이 받고는 운전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해 운전면허증도 없이 살아가고 있듯 책속의 주인공은 어릴적 엄마의 사고 장면을 목격하고 자신의 잘못으로 죽었다는 죄책감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불면증에 시달리는가 하면 하룻밤 즐기는 상대로 여자를 대하며 늘 비관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사고 이후로 정신과 상담 치료를 받으며 평범한 삶으로 돌아오려 노력했던 그는 첫사랑을 잃고 사회속에 섞여 살아가면서 다시 방황하는 삶으로 돌아가고 만다. 


누구나 자신이 언제 죽을지 궁금하기는 하지만 그런 일에 그닥 몰두하지는 않는데 주인공은 늘 죽음을 생각하며 자신의 죽음이 눈앞에 닥친것만 같은 불안한 삶을 살아간다. 어린시절의 상처가 트라우마가 되어 평범한 가정을 일구지 못하게 하는가 하면 자꾸만 고독함속에 스스로를 가두며 우울증에 시달리게 된다. 누구는 어린시절 상처를 지혜롭게 잘 극복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의외로 참 많은듯하다. 나의 경우는 내가 겪었던 충격때문에 자동차를 운전해보려는 시도는 하지 않지만 차타는걸 두려워하지는 않는데 주인공의 경우는 어린시절 충격적인 사건으로 인해 스스로를 옭아매는 삶을 살아가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는 회사의 절친한 친구가 있고 지혜롭게 살아가고 있는 누나가 있어 그를 올바른 삶으로 인도해주려 애쓴다. 그리고 정체는 분명하지 않지만 또 다른 누군가가 있다. 


불면증과 우울증이 심해지고 게다가 조카의 '다섯명의 또 다른누군가와 같은 날 죽게 된다'는 예언과도 같은 말 한마디로 인해 완전히 무너져 내린 주인공은 다시 예전의 그 정신과 상담치료사를 찾아가게 되면서 예루살렘의 어느 소녀를 찾아가게 되고 자신과 같은 시간에 죽게 된다는 다섯명을 찾는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그가 만나게 되는 사람들은 이제 막 태어난 아기에서부터 죽어가는 노인, 그리고 가정을일구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가족등 도대체 인연의 시작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이루어지게 되는데 그들과의 만남으로 주인공은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이 점 점 달리 변화하게 된다. 





저자는 주인공의 삶과 죽음을 대하는 심리적인 불안상태와 그가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점점 변화하는 모습을 참으로 세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결국 그동안 만나기를 거부했던 아버지를 만나게 되면서 자신이 참으로 어리석게 살아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가 하면 생각지도 못했던 네번째, 다섯번째의 인물을 만나게 되기까지 그 과정들은 이야기에 반전을 주는 참 흥미진진한 소설이다. 





우리의 삶은 죽음으로 가는게 맞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늘 죽음을 생각하며 살아갈 수는 없는법! 살아갈때는 내 삶이 죽음에 이르는 그 순간을 맞이할때까지 살아가면 되는게 아닐까? 저자는 가까운 누군가의 죽음으로 인해 나의 삶이 죽음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을 하며 살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를 어린시절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한 남자의 삶을 통해 참 미스터리하면서 흥미롭게 풀어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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