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머리 앤 동화 보물창고 39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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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이제 40넘은 주제인데,ㅋㅋ) 자꾸 옛날것들이 생각이 나요,

가끔 빨간 머리앤이나 들장미소녀 캔디 같은 티비에서 해주던 만화 같은것들도요,

사실 빨간 머리앤은 책으로는 한번도 접해본 적이 없는데 가끔 가끔 그리울때가 있더라구요,

마침 그런때에 이렇게 보물창고에서 책을 새로 만들어 주셔서 너무 너무 좋네요!

 

주근깨에 삐쩍마른 몸에 빨강머리까지 완전 홍당무는 저리가라인 빨강머리앤이

처음 초록지붕집으로 오게 되는 이야기에서부터 완전 설레더라구요,

남자 아이를 입양하려 했는데 착오가 생겨 다시 돌아가야 하는 부분에서는

벌써 빨간 머리앤을 사랑하게 된 매튜 아저씨처럼 마릴라 아주머니가 원망스러워 지더라구요,

 

하지만 역시 빨간머리앤은 기적을 불어오는 소녀인거 같아요,

결국 사람의 동정심을 자극 시키는 끝이 없을 듯한 수다까지도 너무 너무 사랑스럽거든요,

아무리 상상력을 쥐어 짜도 빨간머리앤처럼 상상하기는 어려울거 같아요,

그래도 한페이지 분량의 빨간머리앤의 수다를 들을때면 왜그렇게 행복해지는건지

그녀의 슬픔도 기쁨도 절망도 행복도 모두 고스란히 전해지더라구요,

 

다이애나와의 특별한 우정을 만들어 가는 이야기는 정말 부러운 이야기에요,

이렇게 나이를 먹을때까지도 그런 우정 하나 없다는 사실이 너무 아쉽거든요,

그렇지만 첫만남에서 홍당무라고 놀린 일로 내내 틀어져 있던 길버트와의 관계는

한번의 화해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꺽지 못한 자존심으로 더욱 냉랭해져서 너무 안타까웠어요,

뭐 물론 앤 자신도 이제 더이상 길버트를 미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을때는

언제쯤 길버트와 화해를 하고 관계가 좋아질까 기대하게 되었지만요!

 

그리고 뭐든 잘할거 같은데도 꼭 실수를 저지르는 데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어요,

소스에 쥐를 빠트린다거나 쿠키에 진정제를 넣거나 친구에게 술을 마시게 하는등

사실 그건 모두 빨간머리앤이 전적으로 잘못한건 아니지만 왜 그런일이 자꾸 일어나는지

머피의 법칙이 통하는 사람이 있다는데 빨간머리앤도 그런걸까요?

하지만 빨간 머리앤에게는 누구보다 강한 긍정의 힘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모든 실수나 잘못은 빨간 머리앤을 더욱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소녀로 성장하게 하잖아요,

 

그리고 엄하게 키우려 하지만 빨간머리앤을 통해 무거움 분위기를 해소하는 마릴라와

무엇이건 빨간 머리앤의 편에서서 전폭적으로 지지해주려고 하는 매튜 아저씨 또한

아무리 잘못을 저지르곤 하지만 틀린말을 하지 않는 빨간 머리앤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거죠,

이렇게 모든 사람들을 자기편으로 만들어 버리는 비상한 재주를 가진것 같아요,

이웃집 린드 아주머니도, 다이애나의 할머니도, 무뚝뚝한 매튜까지도 모두 자기 편으로 만들잖아요,

 

아무튼 오랜만에 만난 빨간 머리앤 때문에 간만에 기쁨과 감동의 도가니에 푹 빠졌었네요,

문득 어릴때 보았던 만화가 생각이 나서 당장 디비디로 빌려다 봐야겠어요,

그리고 이야기는 끝이 났지만 혼자 길버트와의 사랑이야기를 상상하고

학교에서 말괄량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빨간머리앤을 상상하며 피식피식 웃고 있네요,

한동안 빨간머리의 강력한 에너지에서 벗어나지 못할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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