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해 봐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4
로리 할스 앤더슨 지음, 고수미 옮김 / 보물창고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 이 책 정말 대단한 흡입력을 가진 책이다.

    거의 산문형식인 문장들은 무척이나 심오한 의미를 숨기고 있지만

    짤막 짤막하니 읽는 이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하듯

    그렇게 글들이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그건 책속의 주인공의 심리상태를

    표현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되는데

    글 또한 어쩜 이리도 주인공의 고통스럽고 불안하며

    불안정한 심리를 잘 담아내고 있는지 소름이 돋는다.

     

    주인공 멜린다는 보통의 평범한 여자아이였다.

    그러나 어느날 아주 끔찍하고 불행한, 결코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

    그녀의 삶을 더이상 평범하게 내버려두지 않았으며

    책의 초반부터 무언가 해야할 말을 입속에 담아두고 침묵하고 있지만

    독자로 하여금 그녀의 침묵에 더 귀기울이게 만든다.

     

    '나는 왕따다'   -- p12

     

    책의 처음은 주인공이 왕따가 되어 겪는 이야기를 들려주는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어느순간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괴로운 기억이

    그녀로 하여금 현실에서의 삶을 힘겹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스스로 그것을 극복하기에는 그 짐이 너무 버거웠다.

    피가 나도록 손톱을 물어 뜯고 입술을 깨물며 스스로를 상처줄만큼

    괴로운 일인데도 말할 수 없는 일이란 도대체 무얼까?

     

    행복해야할 파티의 어느 순간 술에 취해 비틀거리다 성폭행을 당한 멜린다.

    그러나 그 순간 그녀는 비명조차 지를수 없었으며 그녀를 폭행한

    '그것'이 버젓이 아무렇지도 않게 같은 공간속에 숨쉬고 있다니,,,

    생각만해도 정말이지 무섭고 끔찍하고 고통스러운데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고 혼자 그 고통을 감수하려 애쓰는 멜린다가

    너무 안쓰러웠다.

     

    자신의 감정을 담아 작품을 하도록 만드는 프리먼 미술선생님에게라도

    털어 놓았더라면 훨씬 빨리 털어버릴수 있었을텐데

    아니 아무리 엄마 아빠가 삶에 지쳐 자신을 돌아볼 여력이 없더라도

    조금만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더라면

    그래도 세상에서 제일루 자신을 사랑하는 엄마아빠는 귀를 기울였을텐데

     

    '누군가에게 털어놓아야 하지 않을까. 그냥 아무한테라도 말해 버리는 거야,

    이겨 내야해, 털어 놔, 그래서 툭툭 털어 내 버려.'             ---p149

     

    마음의 문을 꽁꽁 닫고 자신의 입을 막아버린 멜린다가

    산산조각이 나버린 거울속에 갇혀 방황하는듯 했으며

    비속에 떨고 있는 한마리 참새같이 한없이 가엾은 느낌이 들었다.

    나라도 들어줄테니 그때의 진실을 모두 털어놓으라고 다그치고 싶었다.

     

    "너 스스로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거야."   ---p232

     

    생물시간 짝궁인 데이비드가 멜린다에게 들려주는 이 이야기는

    알게모르게 조금씩 스스로를 혹은 주변을 변화시켜가는 힘이되어주는듯 하다.

    그녀가 들려주는 학기중 수업시간 이야기들이나 친구들 이야기중

    생물시간 짝궁에 관련된 이야기나 미술시간 프리먼 선생님에 관련된 이야기는

    멜린다에게 보이지 않는 희망이 되어주는것만같아 무척 다행이란 생각을 한다.

     

    이제 멜린다는 더이상 침묵하지 않는다.

    처음엔 그저 화장실 벽에 한줄 낙서로 시작된 그녀의 용기는

    드디어는 또한명의 희생자가 될지도 모를 옛친구엿던  

    레이첼에게까지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게까지 되었으며

    또다시 그녀를 성폭행 하려던 극악무도한 '그것'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저항을 하며 비명을 질러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하기에 이른다.

    그렇다.

    멜린다는 결코 산산조각이 나버린 거울속 자신을 그냥 버리지 않았다.

    조각 조각 불안한 자신의 조각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스스로를 극복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낼줄 알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딸을 키우는 부모 입장으로 한번도 이런 걱정을 하지 않는 부모가 있을까?

    하지만 딸아이를 온실에 가두어 키우지 않는 이상 온전하게 지켜주기란 불가능이다.

    그러므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힘을 기를수 있도록

    갑작스럽게 닥친 끔찍한 순간에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 알 수 있도록

    그리고 무엇보다 그런 일을 겪게 되어도 비빌 언덕이 되어줄

    그런 부모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내 딸만은 그런일이 없기를이 아닌 이세상의모든 딸들에게

    멜린다와 같은 불행한 일은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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