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감상을 하고 음악을 들을때면 그저 느껴지는대로 느끼고 마는데 알고 보면 더 많이 보이고 사랑하게 된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된다. 그림에 대한 배경 지식과 음악에 대한 공감과 여행을 부추기는 에세이!

미술관을 가거나 여행을 즐겨하는 나는 그날의 감상을 세세하게 글로 쓰거나 좀 더 깊이있게 파고 들어 공부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보니 그닥 아는게 없어 딱히 할말이 없을때는 어쩐지 아쉬운 생각이 많이 든다. 지금 내게 딱 필요한 이 책! 문화 예술과는 거리가 먼 회계학을 본업으로 하는 저자는 뒤늦게 문화와 예술에 대해 빠져들어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10여년동안 적은 감상의 글을 모아 책으로 냈다. 미술 관람, 음악 감상, 여행 그리고 다양한 기회로 만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아주 친절하게 담고 있다.

최후의 만찬 그림은 다들 한번쯤은 봤을 법하지만 그림속에 숨겨져 있는 성서적 배경이나 역사 그리고 이야기를 잘 알지 못한다. 예수가 죽기전 제자들과 함께 마지막 만찬을 즐기며 제자들 중 한명이 자신을 배반할 것이라는 말을 해야만 했던 그 순간의 장면을 어떻게 이런 하나의 그림으로 담았는지를 그림에 번호까지 매겨서 친절하고 소상히 알려준다. 그 외 파리 루브르박물관 나폴레옹 그림과 화가 다비드의 이야기, 시스티나 성당의 그림 이야기, 밀레의 그린이야기들도 흥미롭게 읽힌다.

음악에 대한 지식은 없지만 어떤 음악을 듣고 공감하고 느끼는건 비슷한듯 하다.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김광석 이문세 신승훈 그리고 수퍼스타케이 출신의 가수들 이야기와 세계로 뻗어나가 오페라의 유령까지 여러 이야기에 공감하게 된다. 한동안 히든싱어나 오디션 프로그램등으로 새로운 목소리는 물론 익숙한 가수들의 노래로 감동을 받았었는데 특히 김광석 이문세는 같은 시대를 살아온 가수들이어서 그 느낌이 남다르고 특히 김광석은 안타까운 죽음으로 인해 그의 노래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새로운 목소리의 가수들이 불러주는 옛 노래들은 또 그만의 매력이 있어 참 좋다. 아직 오페라의 유령은 직접 듣지 못했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듣고 싶다.

아이들 어릴적에 역사 수업을 들으러 강화도로 간적이 있다. 고인돌의 유래와 전등사의 역사적 배경이 된 이야기등을 듣고 보게 되는 강화도는 그 이후로도 일년에 한두번은 꼭 가게 되는 여행지다. 서울에서 가깝기도 하지만 너른 평지에 드문드문 집들이 있고 수많은 문화유적과 바다와 자연에 둘러 쌓인 강화도는 물론 동양의 나폴리 장호항과 벚꽃 흩날리는 산청과 하동, 아름다운 월출산과 신두리해변과 천리포 수목원과 해변이 있는 태안 바다로의 여행이야기는 마치 직접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게 하고 또 여행지의 역사적 배경은 물론 여행지에서의 아내와 가족들과의 에피소드등이 글읽기의 즐거움을 준다.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색다른 수업에서의 사이판의 아픈 역사 이야기에 그들을 너무 외면하고 살고 있는 스스로를 나무라게 되고 티비에서 늘 보면서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차인표라는 배우에 대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멋진 사람이라는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되었으며 예술의 전당에서의 고흐 전시 관람 이야기에서는 지난해 직접 고흐의 발자취를 따라 걸었던 아를의 풍경이 떠올라 아련한 추억에 잠기게 된다.

지금 바쁜 일상속에 무언가 마음의 공허함을 느낀다면 잠시 멈추어 보는 건 어떨까? 그림 한점을 앞에두거나 혹은 좋아하던 음악 한곡을 틀어놓거나 가까운 곳으로의 여행을 떠나보는 시간을 가지며 마음의 여유를 찾기를 바래본다. 그도 저도 안된다면 이 책한권을 읽으며 저자의 생생한 이야기에 빠져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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