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650페이지가 넘는 이 책, 넘나 두꺼워서 이걸 어떻게 읽나 하는 생각을 하겠지만 첫장을 넘기기만하면 마지막장을 덮을때까지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한다는 사실! 

크리스틴해나의 나의 아름다운 고독, 이라는 제목을 듣고 언뜻 청춘의 고뇌 혹은 중년의 삶에 대한 갈등과 회의 등등 뭐 그런 생각을 먼저 떠올리게 될지도 모르지만 이 소설은 사랑이 변하지 않아서 넘나 아름다웠다가 고통스러웠다가 참혹한 지경에 이르끼까지 하는 그 과정을 온몸으로 감당해야하는 한 소녀의 이야기다. 배경은 그에 딱 어울리는 알래스카! 지금은 한번쯤 가서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할지도 모를 알래스카지만 전기도 없이 원시적인 삶을 살아야했던 70년대의 알래스카는 삶 아니면 죽음을 택하게 만드는 현실을 직면하게 되는 그런 곳! 

‘알래스카에서 실수는 한 번만 용납되죠. 두 번째 실수는 곧 죽음을 뜻하니까요‘


이제 열세살 레니는 배트남 전쟁으로 군대에 끌려갔다가 6년을 포로가 되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져 전쟁전과는 180도 다른 사람이 되어 돌아온 아빠의 변덕으로 알래스카라는 아직 미개한 곳에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다. 동년배의 남자친구도 만나게 되고 이웃들의 도움으로 알래스카에 점점 완벽하게 적응하며 살아가게 되는데 그 반면 긴 겨울만 찾아오면 더욱 심해지는 아빠의 악몽과 그의  폭력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엄마를 보며 부모의 사랑하는 방식이 뭔가 잘못되었음을 직시하게 된다. 알래스카에 불어닥치는 개혁의 바람을 받아들이지 못해 사람들과 등을 지고 울타리를 치는 아빠의 폭력으로부터 벗어나려 해보지만 그 굴레가 너무 깊이 박혀 쉽게 빠져나오지 못한다.

전쟁의 고통으로 늘 플래시백과 악몽에 시달리고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어디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술을 먹을때면 아내를 위협하고 폭행을 휘둘러 레니에게 공포심을 갖게 하는 아빠. 하지만 금방 후회하고 미안해하며 자신의 잘못에 용서를 구하는 아빠, 처음엔 그것이 진짜 사랑인줄만  알았던 레니, 너무 사랑해서 그런거라고 말하며 아빠를 벗어나지 못하던 엄마 또한 결국 자신의 딸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을 보고서야 정신을 차리게 된다. 하지만 그 시기가 너무 늦어 해서는 안될 참혹한 일까지 벌이게 되는데... 사랑이 더이상 사랑이 아니라는 사실을, 사랑의 환상에 사로잡혀 자신의 딸마저 고통속에 빠트리고 있다는 사실을 왜 모르는걸까? 자신 또한 남편의 폭력이 무서워 벗어나지 못하는 그 고통을 왜 아이에게까지 안겨주어야 하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었던 엄마의 행동! 

‘사랑은 사그라들거나 죽지 않아‘

70년대 미개발도시 알래스카, 그곳의 겨울은 너무도 길고 어두워 멀쩡한 사람에게도 죽음의 손길이 뻗치는 곳. 그런 곳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보겠다고 알래스카를 찾아간 레니의 가족! 겨울이 그렇게 길지만 않았어도 어쩌면 그들은 그저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았을지도 모른다. 아니 남편의 폭력을 직시하고 대책을 강구했더라면 그런 참혹한 지경에까지 이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런 고통속에서도 다행히 천혜자연의 환경속과 이웃들의 도움으로 건강하게 자란 레니의 성장과 친구처럼 지내며 서로 마음을 의지하고 위기의 순간 서로를 구하려 애썼던 매슈와의 사랑은 아름답고도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사랑이 사람을 아름답게도 고독하게도 슬프게도 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는 소설!

알래스카를 배경으로 한 소녀의 삶과 사랑이야기가 슬프도록 아름다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이 책,  아마존 올해의 책, 아마존•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1위에 걸맞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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