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온몸이 천근만근인 내게 힐링이 되어준 이 책, 순진무구했던 어린시절이 떠올라 혼자 배시시 웃는다.

잘 모르는 사람은 책 제목이 왜 이럴까 하겠지만 조금만 읽어봐도 왜인지 안다. 어릴적 학교 다닐적엔 꼭 어딘가 좀 모잘라 보이던 친구가 한명 있다. 아이들이 놀려도 아무렇지도 않은지 늘 학교에 지각하고 옷은 엉망진창인데다 규칙과 규범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고 엉뚱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으며 자기 이름 석자도 쓸 줄 모르는 아이, 하지만 마음만은 따뜻했던 친구, 병호! 순진무구했던 어린시절이지만 자존심은 있어가지구 어딘가 나사하나가 빠진듯하고 늘 지저분해서 그닥 친해지고 싶지 않은데 이상하게 걱정되고 생각나는 그런 친구! 

자기는 좀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주인공 호진이는 늘 형에게 밀리는 처지지만 친구들 앞에서는 당당하다.  우유급식 이야기에 어릴적 우유급식이 먹고 싶어 집에 허락도 받지 않고 우유 급식을 먹었던 기억이 났다. 나역시 호진이처럼 우유를 먹고 탈이나 화장실을 들락거리기도 했지만 ㅋㅋ 그때는 그 뚜껑 뽁 따서 먹던 하얀 병우유가 왜 그렇게 먹고 싶었던지! 이사한 집에서 잠시 쉬는 중에 알게 되는 이웃집 병호라는 아이와의 우정이야기가 흥미진진하고 재밌고 감동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학교 가던 길엔 또 왜그렇게 해찰할 것들이 많은지 꼭 딴데로 샌다던지 숨밤꼭질 놀이를 하다가 집에 가버리는 친구가 있었던가 하면 책상위에 금 그어놓고 넘어오면 다 내꺼라고 우기며 싸웠던 이야기, 수업시간이면 또 왜그렇게 화장실이 마려운지 참다참다 참지못하고 실례를 하게 되는 일, 달리기만은 누구보다 잘하던 친구가 시합에서는 엉뚱하게 거꾸로 달려 꼴지를 하게 되는 일, 아버지의 소주를 훔쳐 벌을 서면서도 아버지의 죽음을 걱정하며 우는 친구와 덩달아 울던 일, 친구따라 복숭아 밭에 들어갔다가 잡혀서 혼이 날 줄 알았더니 복숭아 한꾸러미를 선물로 받게 되는 이야기등 병호와 친구들과 얽히고 설킨 이야기들이 한편 가슴을 찡하게도 하지만 참 재미지다. 

멀리 이사를 가서는 글자 한자 없지만 그림 편지를 보낼 줄 아는 친구 병호, 어릴적 병호 같았던 그친구는 지금쯤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나이들수록 왜 이렇게 어릴적 기억이 선명해지는지 그때 그시절 친구들이 그리워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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