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 갑작스런 제주 휴가길에 제가 선택한 책은 토베얀손 무민연작소설 ‘위험한 여름’ 이었어요. 오고 가는 비행기 안에서 혹은 여행지에서 틈틈이 읽어 나가는데 생각보다 참 철학적이고 풍자적인데다 갖가지 흥미진진한 모험이 펼쳐지더러구요. 게다가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어찌나 매력적인지 토베 얀손은 정말 놀라운 창작자인거 같아요!

지난해 무민 원화 전시가 있어서 갔다가 정말 깜짝 놀란건 무민소설속 삽화가 손바닥만한 크기의 종이에 그려진 세밀화였단 사실! 늘 에니메이션의 큰 그림이나 인형만 보다보니 어떻게 그렇게 눈에 보일듯 말듯한 그림을 세밀하게 그렸는지 그저 감탄! 이번 연작 소설에는 무민 삽화가 거의 비슷한 크기로 실려있어(개인적으로 느끼기엔 책의 그림이 조금 더 큰듯) 전시때의 감동이 되살아 납니다. 원화를 보면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는지 궁금했는데 이 소설로 궁금증을 해소하네요!

불뿜는 산이 시끄럽더니 하지와 함께 친구를 기다리는(북유럽의 중요 명절중 하나래요) 무민과 여자친구 스노크메이든, 밈블과 미이 그리고 무민 가족과 그 마을에 그을음이 난리고 홍수에 해일이 일어나 마을은 물론 무민 가족의 집도 물속에 잠기고 말아요. 그런데 어디선가 희안하게 생긴 집이 떠내려와 무민가족과 친두들은 그 집으로 모두 피신하게 된답니다. 천정에 그림이 있고 바닥이 빙글빙글 돌고 수많은 가발과 드레스가 있는 그 집에는 사는 이가 아무도 없어요. 새로운 환경에서 약간은 두려운 기분과 함께 그들의 모험이 시작됩니다.

희안한 집에 숨어 있던 엠마를 만나 그 집이 극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요. 소란한 중에 소심한 밈블의 막내 미이가 어디론가 사라지게 되고 집이 땅에 닿자 무민과 여자친구를 남겨둔채 집이 다시 떠내려 가요. 그렇게 무민의 가족과 친구들이 뿔뿔이 흩어지게 되는데 우여곡절끝에 우연인지 필연인지 무민파파가 희극을 쓰고 연극을 무대에 올리게 되자 모두 한자리에 모이게 된답니다.

이야기를 읽고 지도를 보니 이야기속의 추억이 새록새록! 무민과 스노크메이든은 아무 잘못도 없이 감옥에 갇히게 되고 반짇고리 실뭉치속에 숨어있던 미이는 물위로 떠내려 가다가 스너프가 발견하고 같이 움직이게 되는등 얼키고 설킨듯 하지만 아주 조직적으로 잘 짜여진 배틀처럼 착착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홍수와 해일로 모두 뿔뿔이 흩어지지만 모두 결국 다시 한자리에 모이기까지 위태로운 순간과 생각지 못한 감동과 웃음과 스릴을 주는 무민 소설! 이야기도 재미지지만 삽화 또한 넘나 사랑스럽고 귀여워서 자꾸 살펴보게 되내요!

그렇게 애타게 기다리던 친구지만 위기에 몰린 상황속에서 만나고 보니 서로 반가워 할 새가 없는 무민과 스너프킨! 하지만 둘은 그닥 많은 말이 필요없는 그런 사이! 굉장히 심오하고 철학적인 둘의 관계더라구요. 늘 소심해서 자신감이 없는 미라벨이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자신감을 얻게 되구요 새둥지나 반짇고리 속 실뭉치속에 꽁꽁 숨어버려 언니를 애태우는 미이는 언니를 구하기 위해 제 한몸 던지는 사랑스러운 캐릭터! 자신의 장점으로 무민을 위로할 줄 아는 여자친구 스노크메이든, 겁이 많지만 친구를 도와줄 줄 아는 헤르몬, 씨앗에서 탄생해 전기를 발산하는 정말 독특한 캐릭터 해티패티! 늘 화를 내는 엠마, 극장주인 필리프용, 무민 파파와 무민마마등 정말 개성강한 캐릭터들이다 보니 하나하나 떠올려집니다.

넘 일찍 시작된 폭염! 해일이 덥치는 장면부터 시원함을 주고 뭔지 모를 존재로 인해 오싹함을, 쫓고 쫓기는 추격전과 스릴을 주는 무민 연작소설 위험한 여름속으로 얼른 놀러 오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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