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여왕벌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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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긴다이치 씨, 마지막으로 하나 더 여쭐 게 있습니다만. 이건 대답하고 싶지 않으시면 답하지 않으셔도 됩니다만....."

"예, 어떤 일인가요?"

"당신은 언제쯤부터 (범인 이름)에게 눈을 돌렸습니까? 언제쯤부터 수상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하셨는지요?"

긴다이치 코스케는 힐끔 변호사의 얼굴에 눈을 돌리더니 어두운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했다.

"이런 얘길 하기란 괴롭습니다. 많은 사람이 살해당한 후에 처음부터 그 사람을 주목하고 있었다니 도리로도 할 말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실은 꽤 초기부터...... (피해자 이름)의 시체가 발견된 직후부터 제 눈앞에는 (범인 이름)의 모습이 크게 떠올랐습니다."


아니, 그럼 말을 말든지!! 재미있게 읽어놓고 마지막에 난 또 알고 있었지롱~ 하고 나오는 긴다이치 때문에 별 하나 뺌......... 이 데스 노트 대신 사용해도 될 것 같은 사신 탐정아!!


그래도 긴다이치 시리즈는 재미있습니다.

이번 '여왕벌'은 이전 작품들과 분위기가 약간 다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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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9-29 15: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입니다. 즐거운 휴가 되셨는지요? ^^

블랑코 2016-09-29 16:41   좋아요 0 | URL
^^ 예, 돌아와서도 여전히 놀 궁리만.. ㅎㅎ 그래서인지 9월에 책을 많이 못 봤어요 ㅠㅠ
 
[eBook] 애프터 안나
알렉스 레이크 지음, 문세원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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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휴가지에 들고가서 읽은 책입니다.

(정확하게는 리더기에 다운로드해서 가져갔죠 ㅎㅎ)


표지도 안 보고 책소개도 안 보고 읽었기에

유괴된 안나가 돌아올지 안 올지도 모른 채 긴장타며 읽었습니다.


일 때문에, 그리고 공교롭게도 배터리가 나간 휴대폰 때문에 학교에 늦는다는 연락을 하지 못한 채

줄리아는 아이를 데리러 가는데 늦어버리고 맙니다.

선생님과 기다리고 있을 거라 믿었던 아이는 보이지 않고

그때부터 아이를 유괴당한 어머니의 심리를 처절하고 철저하게 묘사합니다.

아이를 잃은 것만으로도 가슴아픈데

언론으로부터 아이를 떠나려 했다면서 무책임하고 태만하며 자격이 없는 엄마라는 비난까지 뒤집어씁니다.

특히 SNS를 통해 각종 입에 담을 수 없는 태그가 붙으면서 일파만파 퍼지는 소문들은 끔찍하기까지 합니다.


유괴 사건 이전에 헤어지려 했던 남편이 다시 힘이 되어줄 듯하지만

마마보이는 결국 마마보이로 남고 말고

애초부터 결혼을 반대했던 기가 센 시어머니 역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유괴당한 기억을 전혀 하지 못한 채 멀쩡하게 아무런 해를 당하지 않고 안나가 돌아옵니다.

안나는 왜 유괴를 당했고 왜 멀쩡하게 돌아왔을까요??


추리팬들이라면 금방 내막이 짐작되실지도 모릅니다.

끝까지 주인공 줄리아만 모르죠.

반전이 생각보다 쉽게 짐작되지만 읽는 재미는 결코 떨어지지 않습니다.

중반 이후 장르가 호러로 변하면서 ㅋㅋ 속도감 있게 결말로 치닫습니다.

정말이지... 모성은 강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소피 해나의 <리틀 페이스>가 떠올랐습니다.

완벽해 보이지만 뭔가 문제가 있는 남편, 아이가 유괴된(혹은 뒤바뀐) 상황, 부유하고 남들에겐 고상/우아해 보이지만 속을 알 수 없는 시어머니, 가족 하나 없어 의지할 곳 없는 아내...가 둘 다 등장하거든요.


개인적으론 애프터 안나가 좀 더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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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귀신들린 아이 - 캐드펠시리즈 08 캐드펠 시리즈 8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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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들렸다고 해서 퇴마 이야기인 줄 알았습니다.


7권에서 가진 것 하나 없이 태어난 고아와 하녀의 어려운 삶을 발견하게 했다면
이번에는 귀족으로 태어났지만 상속자가 아닌 탓에 군인이나 사제가 되어
알아서 자기 길을 개척해야 하는 둘째 아들의 삶을 알게 되었습니다.
끊임없이 형과 비교당하고
아버지의 사랑과 인정을 받지 못해
평생 결핍의 감정을 안고 엇나갈 뻔했던 둘째의 서러움에도 절절히 공감을 했습니다.

아이소다란 캐릭터가 인상적입니다.
캐드펠 시리즈에는 언제나 자기 운명을 개척할 정도로 당당하고 지혜로운 여인이 등장하는데
아이소다도 그런 여인이었네요.
역시나 캐드펠 수사님이 또 중매를 서시는데 맺어진 커플들을 보니
서로의 수준에 맞는 짝을 만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생이 들어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에 귀의한 캐드펠 수사님의 더없이 인간적인 해결 방식과
여러 등장인물들의 행동을 통해 지혜를 배우고 추악한 탐욕의 민낯도 보고 깨닫는 바가 많습니다.

역시나 캐드펠 시리즈는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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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thgirl 2016-09-25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옛날에 미국 서점에서 이거 ˝싸고˝ 재밌어 뵈는데? 하고 책을 하나 샀었는데..(캐드펠 시리즈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있었음) 읽다보니 캐드펠

근데 제목이 기억이 안나요

리뷰를 보니 혹시 싶은데 리뷰에 워낙 모호하게 나와서 맞나 궁금해지네요

이거 혹시 둘째라서 사제가 된 목소리 천사같은 수사가 나오나요??

블랑코 2016-09-25 15:31   좋아요 0 | URL
아니오. 사제가 되려고 하지만 목소리 천사같진 않고요. 지난 7권에서 떠돌이 가수가 나오는데 사제가 되진 않아요. 말씀하신 내용이 지금까지 읽은 책중엔 없는 듯해요.

Gothgirl 2016-09-25 15:41   좋아요 0 | URL
검색해보니 아무래도 Holy thief같아요

블랑코 2016-09-25 15:43   좋아요 0 | URL
19권이닷 ㅎㄷㄷ
 
[eBook] 독수리는 날개치며 내렸다 동서 미스터리 북스 84
잭 히긴스 지음, 허문순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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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은폐된 사건을 파헤치는 르포 형식으로 써서
진짜 역사적으로 일어난 사실인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런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 때문에 완전 몰입하면서 봤습니다.

읽고나니...
우리편이든 적이든 진영과 상관없이
군인으로서 명예를 지키는 멋진 사람들은 있구나.. 싶습니다.

본문에 나오는 한 구절처럼 "세상을 구성하는 데는 모든 종류의 인간이 필요"하고

또라이 질량보존의 법칙처럼 어느 집단이든 또라이가 있지만

명예로운 사람들도 네편내편 가릴 것 없이 존재한다고요.


가려진 진실을 보지 못했든 맹목적인 충성으로 잘못된 대의를 선택했든
누가 뭐래도 비난받아 마땅한 진영을 떠나지(빠져나오지) 않은 죄는... 씻을 수 없겠죠.

(전쟁 중에 군인으로서 얼마나 선택이 있느냐는... 또 그런 상황에서 얼마나 용기를 낼 수 있는지는...

그런 상황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으로서 왜 하지 않았냐고 감히 비난하진 못하겠어요)


역사가 스포라 결말을 짐작하면서도
명예를 지키는 사나이이면서

실력이 뛰어난 지휘관인데다

인간적인 매력까지 갖춘 슈타이너 중령의 작전이 성공하길 바라게 되더군요.
('자칼의 날'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어요. 여러 면에서 비슷하단 느낌을 받았습니다)

잘못된 걸 알면서도 전쟁에서 질 걸 알면서도 관성의 법칙처럼 끝까지 질주하는 인물들이 안타까웠어요.
전쟁 중인데도 피어오르는 로맨스는 답답하고 뜬금없으면서도
인간다움을 생각하게 만들었고요.


멋지고 개성 넘치는 사나이들만큼 가슴을 울리는 문장들도 많았습니다.
진짜 커피를 마시면서 인간으로 되돌아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는데서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이 전쟁에서 승자는 없고 희생자뿐이라는 말도요.

동서 미스터리 북스 시리즈, 논란이 많지만

이 시리즈 아니었음 존재도 몰랐을 책인데
더더군다나 전자책밖에 못 보는 해외동포로서

전자책으로도 출간해준 덕분에 읽게 되어 너무 고마웠어요.

"자기 이름이 새겨진 탄알을 만나면, 그것이 마지막이 되는 거야."

때가 되면 온 세계 사람들은 뭐라고 할까? 우리는 모두 다 유죄라고? 방관하였기 때문에 독일 국민은 하느님을 믿고 명예를 존중하는 사람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보고만 있었다는 말을 듣게 되는 것은 아닐까? 나는 싫다! 그렇게 되면, 나는 내 자신을 용서할 수가 없어!"

우리들은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나?
대체 무슨 일인가?
알레스 이스트 페뤼크트.
모든 게 미쳐 있어, 모든 것이 이미 엉망진창.

"그자는 명예에 관한 관념이 완전히 결여된 자요."
"그럼 당신은, 당신은 있소?"
라들이 말했다.
"없을지도 모르오. 아니면 내가 표현하기에는 너무나도 고상한 말일지도 모르겠소. 약속한 건 반드시 지킨다든가, 무슨 일이 있어도 친구를 도와준다는 따위의 단순한 말밖에는 못하지요. 그런 것들을 합친 것을 명예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젊은 수병이 커피 잔을 두 개 들고 와서 탁자에 놓았다. 해군에서만 전해오는 작은 기적 덕분에 커피는 진짜였다. 쾨니히의 눈은 수면부족으로 모래가 버석거리는 듯 까끌까끌했고 등짝도 쑤셨지만, 갑자기 인간으로 되돌아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포인트 항로를 바꿔 E보트가 속도를 올려 넘실대는 파도를 넘어 잿빛 커튼 같은 빗속으로 사라질 때, 쾨니히는 좀 전의 그 문제는 어쩌면 저절로 해결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음울한 만족감을 느꼈다. 즉, 란즈부르트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임무를 생각하면 역시 전쟁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은 절대 희박하겠다고.

"아니, 실은 프랑스 인이었소. 물론 저쪽 편에 붙은 패거리였지만. 거기서 매우 비극적인 사실을 발견했죠. 세상을 구성하는 데는 모든 종류의 인간이 필요하다는 엄연한 사실을."

"자, 건배다, 무얼 위해 건배할까?"
"모르겠습니다."
"그럼 내가 가르쳐 주지. 인생을 위해 건배하세, 칼. 그리고 사랑과 우정과 희망을 위해."
라들은 쓴웃음을 지었다.
"지금 금방 생각났는데, SS 장관 각하는 그것들 중 어느 하나도 알지 못할 거야. 뭐, 그야 상관없겠지만……."

"그렇게만 되면 정말 좋겠군요." 쾨니히가 말했다. "잘됐어요! 그러면 일생을 편안히 살 수 있겠지요."
"정말 안됐네, 파울." 라들이 자상하게 말했다. "나는 마음으로부터 유감스럽게 생각하는데, 이 전쟁에서는 승자가 없어. 희생자밖에 없지. 우리 모두가 전쟁의 희생자라네." 그리고는 손을 내밀었다. "행운을 비네."

"그는 곧 괜찮아질 겁니다, 와일드 부인. 안에서 있었던 일은 매우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젊은 중위가 말했다.
"괜찮아요. 당신 탓이 아니에요. 부탁이 있어요. 당신의 이름을 가르쳐 주시겠어요?"
"노이만 입니다. 리터 노이만."
"감사합니다. 아까 당신에게 퍼부었던 악담을 잊어 주기 바랍니다."
그리고 슈타이너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레이엄을 구해 주신 당신과 부하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중령님!"
"뭔가?"
"당신의 부하였음을 더없는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고맙네, 중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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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thgirl 2016-08-25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상황이 되어보기 전에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는 말을 보니 예전에 읽었던 책에서 본 실화가 생각이 나요. 임진왜란이 나기 얼마전 양반가 부인들의 모임에서 왜가 쳐들어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란 이야기가 나왔는데 부인들은 앞다투어 정절을 지키기 위해 이렇게 자결하겠다를 열렬히 얘기했다고 해요. 그 중 한 부인이 자기는 닥치지 않은 일이라 어떻게 할 지 모르겠다고 답하자 다들 그 부인을 경멸하며 조롱하고 따돌림했다고 해요. 임진왜란이 나자 그 따돌림 당하던 부인의 집에도 왜군이 쳐들어왔는데 왜장이 첩으로 삼으려하자 거부하고 호통을 쳐서 가슴을 자르는 등 항복을 받을 때까지 잔인하게 도륙당했는데도 끝까지 굽히지 않았다고 하네요. 모임에서 가장 격하게 왜장과 함께 죽겠다는 둥 떠들었던 부인들은 왜장의 첩이 되었다고 해요

이 이야기를 읽고 평생 내가 겪지 않은 일은 내 잣대로 평가하지 않는다 그리고 함부로 나라면 이럴것이다 말하지 않는다를 신조로 삼게 됐어요

블랑코 2016-08-26 15:31   좋아요 0 | URL
정말 무서운 이야기네요. 전 어려서 철없을 땐 함부로 장담하고 그랬는데 세상 좀 살면서 풍파를 겪고 보니... 뭐든 함부로 말하지 않게 됐어요. 내 의지대로 살기 힘든 세상이고 내 의지도 믿을 수 없고... ㅠㅠ
 
[eBook] 봄날의 바다
김재희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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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평들이 많길래 알라딘에서 반값에 대여한 책이다.

시작은 느낌이 좋았는데 말이다.


나름 반전이라고 할 만한 건 누구라도 눈치채기 쉬웠고

사건들은 너무 뜬금 없었으며

모두 다 밝혀지고 나서도 왜? 라는 물음만 남는다.

독자에게 생각할 여지를 주기 위한 물음이 아니라

던진 떡밥들이 깔끔하게 회수되거나 정리되지 않아서 남기는 답답한 물음이다.

피해자-가해자 심리도 (내게는) 그닥 설득력이 없었다.


그러나 이 작가님이 아주 훌륭하게 그리고 있는 건...

살인자를 가족으로 둔 가족들의 지독한 아픔이다.


하지만... 살인자의 가족이란 비난과

가족을 잃었으나 살인자이기에 마음놓고 슬퍼할 수조차 없는 깊은 상처의 구덩이를

서로 의지하고 힘을 주어도 메울 수 없었을 텐데

좋게 말하면 끈끈한 거지만 징한 혈연이라는 족쇄, 징글징글한 가족이란 굴레에 얽매여

그 상처의 구덩이를 더 파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늪이 덮쳐오는 것처럼 숨이 막혔다.


살인자의 가족이라고 사회가 손가락질하는 것보다

서로를 의지하지 못한 모녀가 서로에게 준 상처가 더 크지 싶다.


별 셋이지만 실은 별2.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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