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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본능 - 왜 남자는 포르노에 열광하고 여자는 다이어트에 중독되는가
개드 사드 지음, 김태훈 옮김 / 더난출판사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왜 남자는 포르노에 열광하고 여자는 다이어트에 중독되는가"라는 부제를 읽으며, 멈칫했다. 내가 아는 남자들은 포르노에 열광하는 모습을 거의 보여주지 않는다. (음, 나한테 안들킨것이었을 수도 있다). 그리고 내가 아는 한, 주변인 중에서 다이어트에 중독된 여자는 없다. 물론 '소비본능'에서 이야기하고자하는 바를 강하고 짧게 이야기하다보니 저러한 부제가 붙었겠지만, 남자는 이렇고 여자는 이렇다고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어보이는 제목이다.

 

 

어쨌거나, 우리 인간에게는 문화적인 환경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공통된 '소비본능'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주장하는 책이다. 과연 그 공통된 소비본능이란 무엇일까? 일단 저자는 1장에서 자신이 이야기하고 싶은 바를 요약하듯 설명해놓았다. 즉 저자가 말하는 소비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구매를 뜻하는 제한적인 의미의 소비를 넘어선 포괄적인 소비의 개념"이며, "생존, 번식, 혈연 선택, 호혜성 이라는 네 가지 중요한 진화론적 목표로 대다수 소비행동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이론은 '진화심리학'에 근거한다.

 

 

2장부터 5장까지는 '생존, 번식, 혈연 선택, 호혜성'을 주제로 각각 소비행동을 설명하고 있다. 고칼로리 식품에 대한 보편적인 선호를 칼로리가 부족하고 확보 여부가 불확실한 환경을 극복하려는 적응의 결과로 본다. 즉 생존을 위한 음식채집과 관련해서 보는 것이다. 양념을 하는 이유나, 과식, 음식의 다양성 추구 등의 예들은 흥미롭게 읽힌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먹을 것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지금 시대에 고칼로리 음식을 섭취하고자 하는 본능(생존을 위한)이 과연 존재하는 것인지 조금 의심스럽기도 한다.

 

 

다음은 번식을 위한 과시적 소비, 인간이 하는 많은 소비를 섹스와 연관시키고 짝을 선택하는 일 자체를 궁극적인 소비결정으로 간주한다. 남성의 춤이나, 남성이 가진 자동차(여성은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을 좋아하고, 남성은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기 위해 좋은 차를 산다), 약혼반지(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 더 매력적인 여성이 더 큰 다이아몬드를 반지를 받는다), 하이힐, 옷, 화장 등은 짝을 찾고 맺어지기 위한 소비에 해당한다고 말한다. 남성의 테스토스테론이 과시적 소비를 할 때 크게 상승하고, 여성의 생리주기와 관련 호르몬의 변동은 자신을 광고하려는 욕구를 자극한다(p.115)는 것이 얼마만큼의 신뢰성을 가진 말일지 궁금하다. 흥미로운 가설이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불쾌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짝을 선택하는 소비결정에 나는 하나도 해당되는 것이 없는 것 같다는 느낌때문에? 하하하...

 

 

혈연선택에 있어서 '부성불확실성'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고모보다 이모와 가깝고, 부계보다 모계와 더 가까운 것이 보편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이다. 첫째와 둘째의 성향 분석도 재미나게 읽힌다.

 

 

받은만큼 돌려줄 수 있는 능력에 따라 친구를 선택한다는 말은 우리의 정서상 어울리지 않는 말이지만,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끼리끼리 논다는 말도 (성향에 국한되지 않고 경제적 여유도 포함할 수 있을지도) 그렇게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사람들이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즐기고, 텔레비전 앞에 몰려들고, 가십을 좋아하고, 영화나 문학을 좋아하는 이유도 성 특정적인 원리나 짝짓기와 관련하여 풀어낸다. 이러한 소비본능을 인간이 가진 보편적인 본능 중 하나라고 한다면, 이를 이용하여 광고를 해야 하는 것은 마케터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그런가하면 종교나 양육 정보를 제공하는데 있어서 교묘한 상술로 이용되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가 저지르는 비합리적인 구매행동도 소비본능에 의한 것이라 말한다.

 

 

이 책의 이론과 가설에는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는 것이 많지만, 일부는 그렇게도 해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가설과 예들도 존재한다. 나는 이 책을 흥미롭게 읽었다. 다만 저자가 주장하는 '소비본능'이 보편적인 본능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는 게 나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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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5 09: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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