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신영복 옥중서간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199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선생님의 책을 다시 꼼꼼히 읽어본다.

세상이란 관조의 대상이 아니라 실천의 대상이라는 것.

그러므로 지극한 독서보다는 사색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세상 어느 곳에 있든지 배움이 부족한 곳은 없다고 하는 가르침에,
늘 실천의 현장에서 멀어지는 것을 염려하고, 경험이 없는 너무나 흰 손에 의하여 쓰여진 지적 권위를 멀리 하려는 선생님의 목소리에 자주 나를 돌아보았다.

많이 읽기보다 많이 생각하기!

책 속에 빠져서 현실을 놓치지 않기!

이 책을 읽으며 다짐한다.

징역속에 주저앉아 있는 사람들이 맨 처음 시작하는 일이 책을 읽는 일입니다. 그러나 독서는 실천이 아니며 독서는 다리가 되어 주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역시 한 발 걸음이었습니다. 더구나 독서가 우리를 피곤하게 하는 까닭은 그것이 한발 걸음이라 더디다는 데 있다기 보다는 `인식- 인식- 인식....`의 과정을 되풀이하는 동안 앞으로 나아가기는 커녕 현실의 튼튼한 땅을 잃고 공중으로 공중으로 지극히 관념화 해 간다는 사실입니다. (279쪽)

나무의 나이테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은 나무는 겨울에도 자란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겨울에 자란 부분일수록 여름에 자란 부분보다 훨씬 단단하다는 사실입니다. (315쪽)

봄은 내의와 달라서 옆사람도 따뜻이 품어줍니다. 저희들이 봄을 기다리는 까닭은 죄송하지 않고 따뜻할 수 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148쪽)

잎새보다는 가지를, 조락보다는 성장을 보는 눈. 그러한 눈의 명징이 귀한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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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16-01-29 0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좋은 기회가 있어 회사 작은 세미나실에서 선생님의 강의를 직접 들었습니다. `감옥` 에서의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그 곳에서동화되고 거기에 머문 사람들과 어울리는 모습들을 이야기해주셨을 때, `지행합일`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참다운 지성인이구나 라구요.
책을 읽지 않아서 문제고,
책을 읽어도 생각하지 않아서 문제고,
책을 읽고 생각해도 행동에 옮기지 않아서 문제다.
라고 어떤 분이 이야기하신 것이 생각납니다.
^^
저도 다짐해봅니다 ^^ 관념속에 주저 앉지 않기로.

살리미 2016-01-29 07:12   좋아요 1 | URL
오~ 직접 강의를 들으셨군요. 부럽습니다.
신영복 선생님 돌아가셨을때 고종석씨가 트위터에 또 경쟁하듯 애도의 물결이 일겠다며 자신은 선생의 책을 읽었지만 그분께 배운 것은 없다고 글 올린 걸 보고 매우 실망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배운게 없다면 그건 당신의 문제! 라고 말해주고 싶었어요. 신영복 선생님은 감옥에서도 늘 배우고 깨닫는 삶을 사셨는데 말이죠.

초딩 2016-01-29 10:41   좋아요 1 | URL
아...제가 세상 뉴스와 담을 쌓고 지내서 오로라님 댓글보고 알았습니다. 고종석씨말...
누군가해서 검색을 해봤더니, `불순한 언어가 아름답다` 등의 저자시군요. 지인을 통해서 그 책을 조금 넘겨보고 매료되어 사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단념해야겠군요.
언론에서 편의적으로 난도질해 토막으로된 `인용`이나 `사실` - 지극히 매도된 - 을 그대로 받아들이진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그 기사에 대해 또 매몰차게 응대를 하셨던데...
두둔하자는 말은 아닙니다. 그래서 그 사람의 책 사는 것을 `단념`했다고 했고요.
심기가 불편한 말을 한 고종석씨가 저와 개인적인 연이 있어 무엇인가를 `풀고` `화해`할 수 없으니깐요.
공인이고 자신이 뱉은 말들이 어떻게 이용될지 잘 아시는 분이니, 어쩌면 프랑켄슈타인처럼 자신의 `괴물`을 `방기` - 의도적으로 - 했을 수도 있다 생각합니다. 그게 어떤 마켓팅이든.
`다른 사람에게 존중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보다 더 큰 선물은 없다.`라고 유태인들은 말한다고합니다. 그런 큰 선물을 주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독자인 저도 그분에게 선물을 주고 싶지 않네요 :)

살리미 2016-01-29 12:30   좋아요 1 | URL
고종석씨 책이 평도 좋고 저도 <사랑의 말, 말들의 사랑>을 읽고 굉장히 좋았던 경험도 있어요. 그런데 취중 트위터를 너무 자주 하시는게 문제더군요. 그분 자유로운 사상이야 이해는 가지만.... 이번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이슈가 있을때마다 그런 비아냥거리는 말투의 트윗을 올려요. 자기의 개인적인 공간이라는데 할말은 없지만 그래도 유명인이고 누구나 볼 수 있는 것이고 나름 사회의 지식층이라는 사람이 할만한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저도 의도적으로 그러는건가 싶기도 하다가 공허한 사람이 술에 취해 여기다 이러는구나 하고 말기도 합니다만, 지식인으로 존경받을만한 사람은 아니라고 여겨져서 그 후엔 아무리 좋은 책이 나왔다고 해도 사고 싶진 않더라고요.

초딩 2016-01-29 12:25   좋아요 0 | URL
무거운 제재인데, 그래도 이렇게 오로님과 이야기하니 좋으네요 :-) 행복한 하루 되세요~

지금행복하자 2016-01-29 01: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실천의 대상이라는 말... 곱씹어보고 있어요~ 생각만으로 주저앉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지금 당장 일어나 내일 숙제부터 해야겠어요...하기싫어 해야하는데 해야하는데 그러고만 있거든요~~
실!천!

살리미 2016-01-29 07:15   좋아요 0 | URL
저도 늘 자신없는 부분이 `실천`이에요^^ 저도 당장 해야할 일이 산더미 ㅠㅠ
책속에서 백마디 외치는 사람이 아니라 몸으로 한번 실천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또 다짐에만 그치지 않도록 애써볼랍니다!! ㅎㅎ

해피북 2016-01-29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익! 빨리 읽고는 싶은데 자꾸 손이 다른 쪽으로만 움직여요ㅜㅜ 이놈의 손을! ㅎ 예전에 같은 직장에 다니는 언니가 이 책을 읽는걸 봤었는데...그 언니와 깊은 인연을 만들어놓지 않는게 후회스럽더라고요. 분명 마음 따뜻한 사람일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답니다 ㅎ

살리미 2016-01-29 13:23   좋아요 0 | URL
저도 마찬가지에요^^ 자꾸 손이 딴데로 가요 ㅎㅎ 그래도 숙제하듯이 꼬박 꼬박 ... 천천히 읽었어요. 이번에는 꼭 신영복 선생님 전작을 쭈욱 훑어보려고요.
전 이 책을 맨 처음 십년터울나는 우리 새언니가 너무 좋다고 추천해주어서 비교적 일찍 보게 되었어요. 사실 그땐 초반부분 좀 빼고는 지루하다고 느꼈어요. 많이 어렸을때니까 ㅎㅎ
지금 다시 읽는 느낌은 참 많이 다르네요. 읽다가 아... 나도 세월을 많이 보냈구나 싶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 ㅋ


고양이라디오 2016-01-29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영복선생님의 첫번째 글 참 와닿네요. 독서는 한 발 걸음이다. `인식- 인식- 인식`
저도 신영복선생님의 책을 읽어봐야겠습니다. 윽... 또 다시 독서고 인식이네요ㅠ

살리미 2016-01-29 23:18   좋아요 0 | URL
선생님의 편지글 모음이니 굉장히 다양한 선생님의 생각들이 묻어나있어요. 교도소안에서 독서로 시간을 대부분 보내시다보니 항상 실천하지 못함을 경계하시는 듯 보였고요. 우리가 정말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