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계속해서 함께 책을 읽을 것이다. 나는 책 읽기를 교육의 한 도구로 생각하지 않으며, 어떠한 지점에 이르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게 있어 책이 그렇듯 아이에게도 책이 어떤 순간에는 함께할 수 있는 친구로 존재하기를 바랄 뿐이다.
- P7

눈으로만 책을 보면 인쇄된 글자와 종이가 보일 테지만 마음으로 책을 보고 느끼면 그 이상의 것을 보게 돼요. - P5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는 그날 있었던 일과 사건 이야기를 했다. 그는 그녀에게 모든 걸 이야기했다. 그 점에서는 여느 남편과 달랐지만, 그는 평생을 동반자로 살아온 아내에게 어떻게 바깥일을 비밀에 부칠 수 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그녀에게 모든 걸 말했고, 그녀는 그에게 모든 걸 말했다. 지금까지 서른다섯 해의 경험으로 미루어 그건 잘한 일인 것 같았다.
친구들이 왔고, 그 밤은 여유롭고 평안했다. 좋은 포도주 두 병, 훌륭한 추수감사절 음식, 따뜻하고 애정 어린 분위기, 가마슈는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 첫 대목이 생각났다. 올랜도가 몇 세기에 걸쳐 추구한 것은 부나 명예나 지위가 아니었다. 그렇다, 올랜도가 원한 건 단 하나, 진정한 사귐이었다.
- P104

"옷, 머리 모양, 친구, 맞아. 거기서 출발하지. 인생은 선택이야. 매일, 하루 종일, 누구와 대화할까, 이디에 앉을까, 무얼 말할까, 그걸 어떻게 말할까. 그리고 우리 인생은 그린 선택에 의해 규정되지. 그린 만큼 선택은 간단하고도 복잡해, 강력하기도 하고, 그래서 나는 관찰할 때바로 그걸 눈여겨보지. 사람들의 선택 말이야."
"저는 무얼 할 수 있습니까, 경감님."
"배울 수 있지. 보고 들을 수 있고, 지시받은 대로 행할 수 있어. 자훈련생이야. 자네가 뭔가 알 거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네. 뭔가아는 것처럼 행동한다면 제대로 배우지 못하게 돼."
- P1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이 하는 일이 문제가 아니다.
당신이 하지 않고 남겨 두는 일이 문제다.
해질 무렵당신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이 그것이다.
- 마거릿 생스터 - P73

나는 배웠다,
생계를 유지하는 것과
삶을 살아가는 것은 같지 않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삶은 때로 두 번째 기회를 준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양쪽 손에 포수 글러브를 끼고 살면 안 된다는 것을.
무엇인가를 다시 던져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내가 열린 마음을 갖고 무엇인가를 결정할 때
대개 올바른 결정을 내린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나에게 고통이 있을 때에도
내가 그 고통이 될 필요는 없다는 것을,
- P87

가장 나쁜 일응
알면서
혹은 모르면서
자기 안에 감옥을 품고 사는 것이다.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게 살고 있다.
- 나짐 메크히트 - P89

너 자신이 되라.
남들이 원하는 사람이 되면
정복당할 것이니,
너의 혼돈을 사랑하라.
너의 다름을 사랑하라.
너를 다르게 만드는 것
사람들이 너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것
사람들이 너에게 바뀌기를 원하는 것
너를 유일한 존재로 만드는
그것을 사랑하라.
- 알베르트 에스피노사, 소설 『푸른 세계」 중에서 - P101

게슈탈트 기도문

나는 나의 일을 하고
너는 너의 일을 한다.

나는 너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이 세상에 있는 것이 아니다.

너는 나의 기대에 따르기 위해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너는 너
나는 나

만약 우연히 우리가 서로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것은 아름다운 일
만약 서로 만나지 못한다고 해도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

- 프리츠 펼스 - P105

그 일이 일어났을 때 주위에 아무도 없었다.
박수도 축하도 없었다.
누구도 그녀에게 고마워하거나 칭찬하지 않았다.
누구도 아무것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나무에서 떨어지는 잎사귀처럼 그녀는 그저 내려놓았다.
아무 노력도 없었다.
아무 몸부림도 없었다.
그것은 좋지도 않았고, 나쁘지도 않았다.
그것은 그저 그것일 뿐이었고, 단지 그러할 뿐.
내려놓음의 공간 안에서 그녀는 모든 것을
순리에 맡겼다.
작은 미소가 그녀의 얼굴에 떠올랐다.
가벼운 바람이 그녀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리고 태양과 달이 영원히 빛났다.

- 새파이어 로즈 - P110

속도를 늦추라.
너무 빨리 춤추지 말라.
시간은 짧고,
음악은 머지않아 끝날 테니.

아이에게 말한 적 있는가,
내일로 미루자고,
그토록 바쁜 움직임 속에
아이의 슬픈 얼굴은 보지 못했는가.

어딘가에 이르기 위해 그토록 서둘러 달려갈 때
그곳으로 가는 즐거움의 절반을 놓치는 것이다.
걱정과 조바심으로 보낸 하루는
포장도 뜯지 않은 채 버려지는 선물과 같다.

삶은 달리기 경주가 아니다.
- P113

사물들의 경이로운 진실,
그것이 내가 날마다 발견하는 것이다.
모든 것은 있는 그대로의 그것이다.
이 사실이 나를 얼마나 기쁘게 하는지
누군가에게 설명하기는 어렵다.
나에게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완전해지기 위해서는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지금까지 나는 적지 않은 시를 썼다.
물론 앞으로도 더 많이 쓸 것이다.
내가 쓴 모든 시가 그 한 가지를 말하지만
각각의 시마다 다르다.
존재하는 것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그것을 말하기에,

가끔 나는 돌 하나를 바라본다.
돌이 느낌을 가지고 있는지 생각하지는 않는다.
돌을 나의 누이라고 부르며 시간을 낭비하지도 않는다.

대신 나는 그것이 하나의 돌로 존재해서 기쁘다.
그것이 아무것도 느끼지 않아서 좋다.
그것이 나와 아무 관계도 아니어서 좋다.

때로는 바람이 부는 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느낀다, 바람 부는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태어난 가치가 있구나.

- 페르난도 페소아
- P12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국 남부에 위치한 마서스비니어드섬은 참고할 만한 사례를 제공한다. 유전적으로 고립되었던 탓에 마서스비니어드섬의 청각장애발생률은 타 지역보다 월등히 높았지만, 거주민 중 누구도 그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들의 공용어가 수어였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장애인이 아니었어요. (….….) 단지 듣지 못하는 사람이었지요." - P24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선배들을 무릎 꺾이게 하는 일이 대단한 신념이 아니라겨울이면 불려가서 해야 하는 수백 포기의 김장이나, 일거리를 싸들고 가서라도 그 자리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갖가지 집안 행사라는 현실, 선배들은 그래서 우리에게 자신들을 롤 모델로 삼지 말라고 말했다. 사회적으로 그만한 성취를 이룬 선배들이 그렇게 자탄할 때 나도 많은 것에 자신이없어졌다. 그렇지 않다고, 충분히 훌륭하다고 대답했지만나 역시 이제 임명받은 후배들에게 같은 충고를 하고 있었다. 나를 본보기로 하면 안 돼, 나보다 더 잘돼야 해.
- P175

제주 속담에 속상한 일이 있으면 친정에 가느니 바다로 간다‘는 말이 있다. 복자네 할망에게 들었지. 나는 제주, 하면 일하는 여자들의 세상으로 읽힌다. 울고 설운 일이 있는 여자들이 뚜벅뚜벅 걸어들어가는 무한대의 바다가 있는 세상. 그렇게 매번 세상의 시원을 만졌다가 고개를 들고 물밖으로 나와 깊은 숨을쉬는 사람들이다. 그러니 다 잘되지 않겠니?
- P189

소설을 다 쓰고 난 지금, 소설의 한 문장을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실패를 미워했어, 라는 말을 선택하고 싶다. 삶이 계속되는 한 우리의 실패는 아프게도 계속되겠지만 그것이삶 자체의 실패가 되게는 하지 말자고, 절대로 지지 않겠다.는 선언보다 필요한 것은 그조차도 용인하면서 계속되는 삶이라고 다짐하기 위해 이 소설을 썼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종교는 그렇듯 버텨내는 자들에게 기꺼이 복을 약속하지만 소설은 무엇도 약속할 수 없어 이렇듯 길고 긴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 P24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