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하고 독한 쇼펜하우어의 철학읽기 - 쇼펜하우어의 재발견
랄프 비너 지음, 최흥주 옮김 / 시아출판사 / 2009년 10월
구판절판


무엇이 좋고 나쁜지는 자신이 결정한다고 착각하는 비평가들이 있다.-12쪽

그러나 철학교수들은 이 진리뿐만 아니라 그 밖의 다른 크고 중요한 진리들, 즉 내가 내 평생의 과업과 직분으로 삼아 그것들을 글로 써서 인류의 영원한 재산이 되도록 하려했던 그 진리들에 대해서도 전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38쪽

철학을 위해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철학과 관련된 모든 교수직이 폐지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모든 폐단 중 가장 큰 것, 즉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한 조각의 빵만을 추구하는 사람들과 충돌하는 일이 없어질 것이다. 그들의 권모술수는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방해만 되지 결코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철학은 예외적인 사람들이 하는 것이다. 즉 오직 매우 특출한 천재들만이 철학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면에 범인은 자신의 말을 한마디라도 덧붙이는 순간 철학을 타락시킬 뿐이다. 그 모든 교수들, 정원 외 교수들이 대화에 끼어듦으로써 칸트 이후 철학이 어떤 꼴이 되어 버렸는가?-38-39쪽

나는 뮤즈의 은총, 즉 자신의 시적 재능을 팔아 먹고살려는 사람을 보면 어쩐지 자신의 매력을 팔아 먹고살려는 소녀처럼 느껴진다. -44쪽

교사들은 돈을 벌기 위해 가르치며 ‘지혜’가 아니라 지혜가 있다는 ‘평판과 명성’을 구한다. -70쪽

그러므로 거의 종일 책을 읽으면서 간간이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휴식을 삼는 사람들은 자발적인 사고 능력을 점점 잃어버리게 된다. 이는 항상 말을 타고 다니면 결국은 걷는 법을 잊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아주 많은 학자들이 이 꼴이 되어 있다. 그들은 바보가 될 때까지 읽은 것이다. -75쪽

앞으로 나의 저술을 출판할 때 문장이든, 하나의 단어, 음절, 글자, 구두점에 불과하든, 그것을 조금이라도 의도적으로 변형하는 자는 나의 저주를 받을 것이다.-94쪽

황소는 뿔이 있어 받는 것이 아니라 받고 싶기 때문에 뿔이 있는 것이다. -126쪽

아무도 이해할 수 없도록 쓰는 것처럼 쉬운 일은 없다. 의미심장한 생각을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쓰는 것이야말로 가장 어려운 일이다. -174쪽

철학자나 작가가 결혼을 했다면 이미 그것으로 학문과 예술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210쪽

인류 발전의 가장 큰 장애 중 하나는 사람들이 가장 현명하게 말하는 사람들의 말이 아니라 가장 크게 말하는 사람들의 말을 듣는다는 것이다. -240쪽

만일 어떤 신이 이 세계를 만들었다면 나는 그 신이고 싶지는 않다. 왜냐하면 이 세상의 비탄이 나의 가슴을 찢을 것이기 때문이다. -2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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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6 09: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26 09: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9-11-26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계는 비합리적이며 맹목적인 의지"라는
쇼펜하워의 언명에 감복하던 시절이 있었지요..


마늘빵 2009-11-26 17:30   좋아요 0 | URL
이 책은 쇼펜하우어의 평소 언행을 담고 있는데, 철학 사상에 깊이 들어가지 않으면서 주변부를 모아놓았습니다. 쇼펜하우어의 개인사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보면 딱 좋을. ^^ 쇼펜하우어의 철학엔 개인적으로 끌리진 않지만, 삶의 과정들을 살펴보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가 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