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낫한의 마음 한가운데 서서
틱낫한 지음, 류가미 옮김 / 북북서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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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마음이 따듯해지는 우화라고 하여 갸웃뚱 했다. 무슨 이야기일까? 한장 한장 이야기를 읽다보면 마음이 따듯해진다기 보다 마음이 넓어지는 느낌이 든다. 틱낫한 스님의 이야기는 처음 접하여 읽어보는데 이책에 이야기들은 '화두' 를 던져주듯 한다. 새해 들어서 다른 큰 것을 바라기 보다는 작은것, 그리고 내 주위 모든 것들에 감사하며 살라는 충고처럼 이야기들은 내 마음을 파고든다.
 
옛날옛적 숲속에서.. '시간은 영원속에 머물고 있어.그 영원 속에서 사랑과 사랑하는 대상은 하나가 된다네. 풀잎 하나, 흙덩어리 하나, 나뭇잎 하나, 모두가 그러한 사랑 속에서 하나가 되지..' 작은새의 이야기는 오래전에 쓰여진 이야기 이지만 신비스럽기도 하고 전설적인 이야기 같기도 하면서 작은 몸으로 숲의 불을 끄려 노력하는 작은 새의 희생을 엿보고는 마음이 착찹해졌다. 남을 좀더 배려하며 사라야 겠다는 생각.
 
키 큰 소나무...'우리가 도를 따르는 것은 자유를 얻기 위해서이지.명예와 이익을 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욕심을 버리고 살아야 한다는 말씀 같기도 하다. 자신의 몸에 난 종기를 치료하기 위하여 쿠룽산에 들어가고 작은 사원을 세웠지만 자신은 큰절의 주지가 되기는 했지만 손수 옥수수를 심거나 장작을 패거나 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는 그제사 도를 깨우치듯 쿠룽산의 키 큰 소나무 두그루를 보게 된다는 이야기.
 
들꽃 한 묶음.. 대대로 내려오는 집안의 가보같은 詩가 하나 있다. 그 시속에는 선조들이 논에 감추어둔 보물이 있다고 하여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그 시를 풀어보려 했지만 여유가 나지 않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오빠와 누이만 남은 둘은 열심히 일하여 기와집으로 근하게 집도 새로 짓고 논도 더 많이 늘려 놓았지만 시속에 나오는 보물을 찾지도 풀지도 못했다. 둘은 시를 풀어 보물을 찾기 위해 결혼도 미루고 일에만 열심이다가 오빠가 그 시를 풀기 위해 절에 들어가고 누이 혼자 남아 농사를 짓는다. 삼년의 시간이 흐르고 집에 돌아온 오빠는 누이의 밝은 얼굴을 보고는 뭔가 깨우쳤음을 느낀다. 누이는 오빠가 떠나고 농사일을 혼자하면서 논에 보물이 묻혀 있는 것이 아니라 땅이 곧 보물이라는 것을 깨우치고는 더 열심히 일했음을 들려준다. '그 땅이 귀한 것은 거기서 쌀이 나오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바로 그 땅이기 때문잉에요.나는 쟁기를 바라보았어요. 그리고 물소를 바라 보았어요. 그리고 흰 구름과 뽕나무들을 봤어요. 나는 생각했어요. 쟁기가 귀한 것은 바로 쟁기이기때문이고 물소가 귀한 것은 물소이기 때문이라고.. 흰 구름이 귀한 것도 그것이 흰 구름이기 때문이고, 뽕나무가 귀한 것도 그것이 뽕나무이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찾는 것은 우주 안의 모든 존재들이 갖고 있는 고유한 가치였어요. 우리도 역시 그러한 고유한 가치를 가지고 있고요.'
 
이 책에 나온 이야기들은 <존재들의 가치>를 들려주듯 신비스럽고 전설적인 스님만의 독특한 이야기 구성으로 굴곡이 많은 베트남 역사와 함께 잘 어우러져 쓰여있다. 질곡의 역사와 함께 한 스님이지만 슬픔을 슬픔으로 보다는 그 슬픔을 승화시키듯 한 이야기들이 마음의 평화를 가져오게 만든다. '마음 한가운데 서서' 무언가 제목처럼 한가지 한가지 이야기를 읽고 나면 마음의 한가운데 선 듯한 평화가 밀려온다. '소년은 산에서 내려왔다'에 보면 전쟁으로 엄마를 잃고 엄마를 찾아 나서다 전쟁의 급류에 휩쓸려 다니듯 우여곡절을 겪는 소녀와 소년을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평화와 사랑으로 끝맺음을 하고 있어 '다행이다'를 내뱉고 싶을 정도다.
 
불교의 색채가 짙은 이야기들이라 종교적으로 못마땅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종교를 배제하고 읽는다 해도 스님이 던져주는 메세지는 한가지쯤 건져 올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달에 닿은 대나무' 이야기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동화에 빗댄 이야기 비슷하기도 하여 낯설음 보다는 친근함으로 읽었다. 이렇듯 낯익은 줄거리와 베트남의 파란만장한 역사가 함께 어우러져 있어 한편으로는 마음 아프지만 읽고 나면 결말이 따듯해 평화를 가져오는 것 같다. 책을 덮고 책표지를 다시 보니 찻잔의 물을 보기 보다는 찻잔을 보면 평화로울 뿐이다 한 말이 이해가 갈 듯 하다. 큰 것을 바라기 보다는 작은 것에도 감사하며 살라는 마음 다스리기 이야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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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인이 말하는 광고인 부키 전문직 리포트 12
국정애 외 19인 지음 / 부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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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를 따라가지 말고 나침반을 따라가라
 
15,30초의 예술이라고 하는 광고, 그저 짧은 지식으로 생각하기에 얼마 안되는 사람들이 만들었지 싶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한편의 광고를 만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열정 그리고 땀이 어우러져 우리가 즐겁게 보고 있는 짧은 예술이 탄생했음을 알았다. 알고 있기엔 카피라이터나 PD 정도인데 그외로 전문직이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고 읽다보니 늘 보는 광고라 그런지 관심이 더 가진다. 그들이 밤샘을 하며 만든 예술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은 내가 기억하는 광고도 다수라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며 난 무척이나 긴장을 했다. 언제 어떤 말들이 나올지 몰라 손에 연필을 쥐고 밀줄 칠 준비를 하며 전투자세로 읽었다. 현장에서 발로 뛰며 얻은 그들의 노하우와 경험담이 한마디 한마디 모두 귀중하게 다가왔다. 큰딸이 가끔 나도 커서 광고일 할거야.. 할때가 있다. 녀석에게는 무척이나 재밌는 일로 다가왔나보다. 그래서 더욱 이 책에 관심이 가게 되었고 어떤 점이 광고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나 물었더니 번득이는 아이디어가 있어야 하고 멋진 카피도 써보고 싶단다. 거기에 음악을 좋아해서 음악관련 오디오 피디도 있으니 더할나위 없이 녀석에게 다가온 직업인듯 하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 내가 먼저 현장에서 뛰는 그들을 만나보려 읽어 보았는데 매력만점이지만 너무 힘든것 같다. 무슨 일이든 힘들지 않은 일이 없겠지만 그때 그때 나타나는 반응때문에 난 딸에게 이 일을 권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앞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책은 권하고 싶다.
 
'저거 우리 딸이 만든 광고야'..
메세지를 전하고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이 광고 커무니케이션에서는 가장 중요하다. 광고주가 동의해 주고 소비자가 호응해 주고 더 나아가 시장에서 반응이 올때 광고인은 희열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광고, 내가 꼭 만들어 보고 싶은 광고는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 놓는 광고다. 철이 가슴에 들어왔다는 그녀의 첫번째 이야기,나도 무척이나 공감하며 보았던 광고였는데 하며 읽다보니 친근감이 밀려온다.광고 하나로 연대감이 생긴다.
 
직장인이냐,직업인이냐..
남다른 열정, 남다른 생각이 근육질의 뇌를 형성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나도 따라 해보고 싶다. 그의 남과 다른 열정이 그의 뇌를 꼭 성형해 놓을것만 같다. 그의 약방문인 '삶이란 가슴 뛰는 일이다. 가슴에 손을 얹어 보자.그것이 희망이다. 희망이 뛰고 있다' 가 내 약방문이 될 듯 하다. 언젠가 카피라이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적이 있다. 그가 말한 카피는 시가 아니다라는 것을 읽으며 난 카피를 시로 혹시 착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문득 해 보았다. 현장에서 번득이는 아이디어 한 마디가 큰 호응을 불러 올 수도 있는데 시를 카피로 잘못 해석하고 있음이 미안해진다. 하지만 그의 열정은 식지 않을것 같다. 근육질의 뇌로 성형하기 위해..
 
광고대행사의 꽃 ... 글에서 실린 광고인들의 힘든 시간을 함께 한 사진들을 보니 무척 불쌍한 생각도 들었지만 그런 힘든 시간들과 비워진 커피잔들이 있어 우리가 공감을 하면서 짧은 예술을 즐기고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AE가 되고 싶은 후배들에게 내린 '사' 자의 풀이는 정말 백배공감 가는 부분들도 있고 그저 겉으로 들어난 광고인이 아니라는 것을 더욱 실감하게 하는 것 같아 공감을 하며 읽었다.
 
소비자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주어진 인터넷에 떠 도는 글을 보며 누군가 정말 제대로 평가를 해 놓았다는 느낌이 팍 왔다. 소비자의 마음을 읽어야 하는 사람들이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발로 뛰고 있나 하는 것을 알았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기지 못하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 있지 않는가'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예전과 같지 않으리라.' 공감하는 부분을 옮겨 본다.
 
한페이지 한페이지 소중하게 읽었다. 솔직한 그들의 현장담이라 그런지 더욱 와 닿던 이야기들, 그저 환상이 아닌 몸으로 부딪힌 그들의 광고에 얽힌 이야기들이 앞으로 광고일을 하려는 이들에게는 소중한 책이 될 듯 하다.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이들도 한번 읽어보면 도움이 될 듯 하고 알지 못했던 부분들이나 그저 생각으로만 국한된것을 좀더 폭넓게 받아 들일 수 있는 기회가 된것 같아 좋았다. 늘 별생각없이 보던 광고가 이젠 그들의 숨은 노력을 생각하며 보게 되었다. 그들이 광고에 미쳐 그들의 열정과 아이디어를 모두 쏟아 내어 놓은 광고, 다른 눈으로 보게 되었다는 것은 커다란 발견이며 광고에 대한 또다른 눈을 가지게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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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나만의 무대를 세워라 - 초라한 들러리에서 연봉 10억 골드미스가 된 유수연의 성공 비법
유수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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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를 만난것은 라디오방송에서가 먼저이다. 날마다 일어나자마자 우리집은 라디오를 틀어 놓기에 그녀가 방송하는 동안 들으면서 이름을 익혔지만 이 책과 일치한다고 생각을 못했다. 그리곤 펼쳐들자마자 아~~ 하고는 그녀임을 알게 되었다. 라디오를 들어가며 영어에 관심이 많은 딸들에게 좀더 기억하게 해 주려고 부던히 노력하던 생각이 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그녀가 하던 아침프로는 다른 사람으로 바뀌고 우리 아이는 지난해에 외고에 합격을 하였다. 그래서인가 그녀의 책이 더 와 닿았다. 딸애가 하던 토익공부며 텝스 한번 시험을 보고 덮어 놓은 토플이며 영어와 싸운 시간들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확인시켜준 해였기에 더 이 책을 읽고 싶었다.
 
누구에게도 확실한, 보장받은 미래란 없다. 일단 뚫고 나가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삼류대학에 무엇하나 특이할것이 없던 그녀가 어학연수를 가면서부터 자신과의 싸움처럼 영어에 눈과 귀를 열어 지금은 어엿한 억소리 나는 토익강사로 있으면서 자신이 20대에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기에 지금의 위치에 서 있는가 하는 것을 경험담과 그녀만의 독설로 통쾌하게 써 놓았다. 자신의 꿈이 토익강사를 하려고 시작한것이 아니지만 지금의 위치에서는 누구보다 전문직처럼 굳어지고 그녀이름만으로도 값어치가 있는 자신만의 노력의 댓가를 읽어가며 공감하는 부분도 많았고 꿈을 이룬자만의 독설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좋게 생각하면 좋은면이 가득할 것이고 나쁘게 생각한다면 잘난체라고 평가할만하겠다는 생각을 하며 취할것은 취해도 나쁘지 않음을 알았다.
 
20대의 치열함은 머리가 아닌 몸에서 나와야 한다.
큰딸이 토익과 텝스를 하고 있지만 점수가 어느 선에서 빙빙 돌고 있어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그렇다고 이제 고1 올라가는데 이렇게 유명한 강사를 찾아가 공부를 시키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렇다고 어학연수를 보내고 그렇게까지 할 형편도 아니지만 자신의 노력과 시간을 좀더 투자하길 바란다. 그렇게 해서 점수가 나온다고 하여 영어회화실력이 월등히 좋은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영어가 점수는 좋아도 외국인을 만나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하는 영어가 수두룩하기에 난 아이에게 에세이며 좀더 생활영어를 써 보라고 하지만 선뜻 영어로 에세이를 쓰는것 부터 어려워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유수연'이라는 골드미스를 만나면 자신감이 붙는다. 그녀도 해냈기에 누구나 할 수 있을것 같다. 내 아이도 물론 언젠가는 그 측에 끼기를 바래보면서 이 책을 읽었다.
 
남들과 똑같은 모습으로는 나의 꿈을 이룰 수 없다.
나쁜면 보다는 영어를 공부하고 진로가 비슷한 사람들에게는 참고가 될 만한 부분들이 많음을 느꼈다. 다른 무엇보다도 '지독한 노력'과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것을 보면서 아이에게 열강을 하듯 책 이야기를 해 주고 나니 아이가 책에 흥미를 느낀다. 아니 저자 유수연에게 흥미를 느끼며 한 번 읽어보겠단다. 어려운 상황에서 정상까지 오른 그녀를 보면 보여지는 부분보다는 감추어진 부분인 노력과 땀이 얼마나 많이 많을지 그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다. 하지만 나쁘게 생각하면 이런부분을 자신의 자랑이라고 생각할 수 도 있을것 같았다. 하지만 내가도 겪어본 우리나라 현실은 필요하지도 않은 영어 토플이며 토익 텝스점수를 원하는 곳은 너무도 많다. 그 점수를 얻기 위해 우리딸도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매달려 있지만 점수가 금방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것도 아닌데 서류상의 점수를 원하는 정책이 너무도 한심함을 뼈저리게 느껴본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공감할 것이다.
 
출발한 시기는 성공의 시기와 전혀 상관이 없다. 그러니 언제 출발할 것인가를 고민하지 말고 내가 가고 싶은 분야에 어떤 무기를 갖고 진입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현명하다.
화려한 30대를 위한 20대의 준비물을 그녀는 <노력> 이라고 했다. 어디 30대뿐만이겠는가 40대,50대도 그 나중을 위해서도 언제고 노력이 없다면 미래를 보장받기란 어렵다. 지금같이 경제가 어려운 시대엔 더 많은 노력을 기울어야 하겠지만 노력한다고 다 사회에서 통하는 것도 아니다. 그녀만의 마케팅 전략이 유효하게 들어맞았기에 지금의 그녀만의 30대를 화려하게 누리고 있는 듯 하다. 바닥까지 떨어져 보았기에 그녀의 글들이 더 와 닿는다. 어려웠던 과거가 없었다면 지금의 그녀도 빛이 덜 하겠지만 어려운 과거를 당당히 맞서서 싸웠고 이겼기에 그녀의 독설이 더 힘이 있어 보인다. 그런면에서는 그녀에게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나쁘다고 하기보다는 본받아야 할 점들을 체크하여 내 삶에도 딸애의 공부에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실어 주는 것 같아 읽으면서 힘이 솟았던 책이다.
 
노력하는 자는 반드시 성공한다. 다만 그때가 조금 늦고 빠르고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때가 늦어질수록 조바심을 내고, 재능에 대한 콤플렉스가 자기의 발목을 잡아 속도를 더욱 늦추는데, 포기하지 않고 노력의 강도를 유지하면 언제가 되었든 그 누구든 자신의 무대를 밟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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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친 막대기
김주영 지음, 강산 그림 / 비채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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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보잘것 없는 것들에 바치는 아름다운 생명의 기록' 이라고 하여 그 말이 주는 의미가 얼마나 크길래 하며 약간은 고개를 갸웃뚱하며 책을 펼쳐들게 되었는데 처음부터 나오는 이야기와 그림들에 푹 빠지고 말았습니다. 작가의 다른 작품인 <객주> <아라리 난장>등을 너무 감명 깊게 읽어서 더욱 읽고 싶었던 책인데 이제 이야기의 시작인 첫편이 너무 기분이 좋아 다음편이 빨리 나와 주었으면 하는 뱌램이 든 책입니다.
 
기차가 지나는 양지마을에 박씨는 암소로 논을 갈고 있습니다. 하지만 암소는 새끼를 베었기 때문에 많은 일을 부릴 수가 없어서 가끔 백양나무 그늘에 묶어 놓기도 하는데 기차가 지나며 '뿌우 뿌우~~' 하고 내뿜은 소리에 놀라 그만 암소가 논을 갈다말고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그격에 박씨는 백양나무의 어린가지를 하나 자르게 됩니다. 암소를 몰기 위해 필요했던 막대기는 집으로 가져가 싸라나무 담장에 꽂혀 졌다가 재희의 종아리를 치는 회초리로 변하고는 박씨의 손에 의해 뒷간에 가서 똥친 막대기가 됩니다. 똥친 막대기는 자신의 몸에 묻는 똥때문에 서럽게 현실을 비관하지만 재희의 손에 들려 재희를 약올리는 동네 조무래기들을 혼내주는 막대로 그러다 재희를 따라 모네기 하는 들로 나가 도랑에 버려졌다가 개구리잡는 낚시대로 변신을 꽤하기도 하다가 다시 재희의 손에 버려지고 비가 내린후 홍수에 의해 정처없이 흘러 내려가게 됩니다. 자신의 의지가 아닌 남의 힘으로 자신이 원하지 않던 곳에 버려지게 되지만 도랑과 홍수에 의해 물을 마음껏 들이마신 막대기는 막대기가 아닌 어린 나무로 뿌리를 내리고 어미 백양나무가 멀리 보이는 곳에 뿌리를 내리게 됩니다.
 
어찌보면 보잘것 없으면서도 무생물처럼 무관심의 대상인 막대기 하나를 놓고 이렇게 구구절절 어린시절을 회상하고 그 정겨운 추억에 잠길 수 있게 해 놓았는지 작가님의 무한한 상상력에 둥실둥실 떠 내려가 내 어린시절에 놓인 것 같은 착각에 빠져 들었습니다. 찰랑찰랑 귀밑을 맴도는 단발머리하며 수돗가에서 세수대야에 발담그고 종아리를 씻는 것하며 싸리담장에 광주리에 새참을 이고 가는 모습들, 암소가 논을 쟁기질 하는 것등 모든 것들이 내 어린시절과 일치하는 면이 너무도 많아 잠시 작가를 따라 내 어린시절을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하고 온 듯한 느낌에 절로 다음편이 기다려지는 글이며 내용을 잘 표현해준 삽화가 참으로 정겨움에 한번더 보게 되었답니다.
 
'어떤 처지에 놓이더라도 꿈을 잃지 말 것이며 희망을 가지고 앞을 바라보라고 격려하곤 하지요..' 하는 말처럼 작가는 현실이 힘겹고 내가 바라던 바가 아니어도 꿈을 잃지 않으면 언젠가는 꿈을 이룰 수 있고 희망이 곧 찾아 온다는 이시대에 딱맞는 희망메세지를 '똥친막대기'를 통해 말하고 있어 더욱 와 닿는 그림소설이었답니다. 희망메세지와 함께 고향의 푸근하고 정겨운 모습을 표현하고 있어 읽는 재미가 있는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소설이라 겨울방학을 맞은 아이들에게도 꼭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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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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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나이란 없다...
 
 
제목만으로는 보면 내용이 조금 이상할 듯 하지만 읽어보면 예상을 완전히 빗나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라틴아메리카의 대표작가인 가스시아 마르케스, 그는 늙고 소외 되고 죽음에 임박한 나이이지만 아름다운 사랑에 눈을 뜰 수 있는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을 여실히 나타내듯 90의 노인이 14살의 소녀를 만나 사랑을 하는 이야기를 약간의 환상을 곁들여 멋지게 보여주고 있다. 살아 있다는 것을 감사해야 하는, 현실에 감사하며 살라는 충고처럼 다가왔다.
 
주인공은 ’서글픈 언덕’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신문에 칼럼을 쓰며 일을 돌봐주는 다미아나의 도움을 받으며 오백여명이 넘은 창녀와 한번도 돈을 지불하지 않은 적이 없는 섹스를 즐기며 살아가고 있다. 그녀들과의 관계는 단지 사랑이 아닌 본능에 충실한 것이라 하였다면 아흔살이 생일날에 만난 14살의 소녀, 그가 이름하길 델가디나와의 만남은 처음부터 사랑이었다. 그녀와 몸을 나누어서가 아닌 그 자체만으로도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존재, 그녀를 만나고 그의 삶은 모든것이 변했다. 칼럼의 내용도 연애편지를 쓰듯 변했고 그녀를 찾아 갈때면 그는 그녀에게 어울리는 선물을 하기도 하고 아흔이지만 새로운 삶을 살 듯 그는 새로운 날을 맞이한다. 그동안 그가 돈을 지불하고 관계를 맺었던 창녀들은 그가 델가디나를 만나기 위한 다리역할을 하듯 그의 삶이 다시 시작되듯 새로움을 느낀다.
 
아흔, 혹은 그나이에 살아 있기도 하고 혹은 그보다 못한 건강을 가지고 있기도 한데 그는 나이보다 이십살은 젊어 보이기도 하고 14살이 소녀를 보고 사랑을 느끼듯 마지막이 아닌 삶과 사랑은 언제고 시작될 수 있음을 말해준다. 그녀와의 사랑을 몸을 나누는 관계가 아닌 그녀 자체만의 존재만으로도 충만한 행복한 삶을 느끼게 되지만 뜻하지 않은 유곽에서의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델가디나의 행방이 묘연해지고 그녀와 얼마간 떨어져 있던 시간동안 그녀가 변한듯도 하고 그가 생각했던 그녀가 아니라는 생각에 그동안 가졌던 환상을 깨듯 물건이나 집기들을 부수기도 했지만 그녀 또한 그를 사랑하고 있다는 말에 그는 다시 사랑으로 돌아온다.
 
가끔 우린 마흔이 지나고 한참의 권태로움에 빠진 나이에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하기도 하는데 이 책은 그에 맞는 답을 들려주는 것 같다. 사랑의 감정은 나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어떻게 삶을 받아 들이고 생각하고 자신을 변화시키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말해주는 듯 하다. 단편보다는 조금 많은 페이지인 150여 페이지 밖에 되지 않는 이야기이지만 삶에 좀더 적극적이고 충실하라는 충고처럼 여겨지고 라틴아메리카의 대표 작가라는 말이 실감이 났다. 어느 한 순간 삶이 중요하지 않은 때가 있을까, 마지막 그 순간까지도 최선을 다하고 살아 있음에 감사하며 살라는 작가의 말이 연말을 맞아 더 깊게 자리한다.
 
육십 대는 이제 더 이상 실수할 시간이 남아 있지 않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가장 열심히 산 시기였다. 칠십 대는 이것이 내 인생의 마지막 기간일 수 있다는 생각에 끔찍했다. 그러나 아흔 번째 생일에 델가디나의 행복한 침대 속에서 살이 있는 몸으로 눈을 뜨자, 인생은 헤라클레이토스의 어지러운 강물처럼 흘러가 버리면 그만인 것이 아니라, 석쇠에서 몸을 뒤집어 앞으로 또 90년 동안 나머지 한쪽을 익힐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는 흡족한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나이란 숫자가 아니고 느끼는 것이라고.... -81p
 
☆ 저자의 또 다른 작품으로 1967년 <백년 동안의 고독> 『낙엽』『아무도 대령에게 편지하지 않았다』『콜레라 시대의 사랑』1982년에 『백년동안의 고독』으로 노벨 문학상을 탔으며, 최근에는 자서전 집필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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