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참 좋았지만, 70페이지를 넘어 90페이지를 지나 100쪽 근처까지 갔더니 여기는 어디인가, 나는 누구인가,의 혼돈이 무겁게 밀려온다. 나는 성의없이 글자를 쫓는 한 사람의 무력한 독서가가 되어, 내일이 시험인데도 천하태평인 귀염둥이 중딩 옆에서, 하염없이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다가. 이렇게 재미있는 문단을 만난다.

 


 

적당한 말이 없어서 일단 인식애적인 충동이라고 번역했는데 원래는 지식을 좋아하는 충동입니다. 지식을 대상으로 하는 충동인 것이죠.

 

지식을 좋아하는 충동, 물론 이 충동은 당연히 성적인 충동입니다. 성적인 충동 중에는 구강 충동이나 항문 충동이 있듯이 인식애적인 충동이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입이나 항문으로 충동 활동을 하듯이 머리로 하는 충동 활동이 있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것이 단순히 지식욕은 아닙니다. 여기서 지식을 좋아하는 충동이란 뭔가를 알고자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지적인 욕구이긴 한데, 그것이 곧 성적인 충동의 일종인 경우입니다. … 아는 것이 힘이 아니라 아는 것이 섹스가 되는 경우입니다. 뭔가를 알고자 하는 욕구가 곧 성적인 충동의 연장선상에서 작동하는 것입니다. 지식이 곧 성적인 충동의 대상이 되는 경우죠. (157)

 




나는 성적인 충동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한다는 건, 그 관심이 지대하다는 반증)이지만, 지식을 좋아하는 충동이 어마무시하게 많은 사람이 되어, 지식을 성적인 충동의 대상으로 삼아 짧은 인생 흥미진진하게 살 수 있다면, 뭐 또 크게 사양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조금 더 읽어보자. 현재 스코어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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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7 2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27 2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공쟝쟝 2020-10-29 2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단 ㅋㅋ 프로이트 적이야! ㅋㅋㅋ 으헤헷!

단발머리 2020-11-01 21:24   좋아요 0 | URL
나는 성적인 충동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입니다!!!! 다다다다다다다다다!
비가 내리다 그치다 하네요. 내일은 좀 추울 것 같아요.ㅠㅠ 아침에 따뜻하게 입고 나가요, 쟝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