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아 - 어느 시골의사 이야기 존 버거 & 장 모르 도서
존 버거 지음, 장 모르 사진, 김현우 옮김 / 눈빛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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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골의사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 방식으로 쓴 책.
한 변두리 마을의 유일한 의사로써 자잘구레한 일상사부터 갑자기 겪는 응급상황에 대처하는 것까지 해내고 있는 사람을 따라 다니면서 서술한,의사 된다는 것의 특별함과 어려움정도?
신기한 환자와 이를 영웅적으로 해결해주는 그런 극적인 사건들을 서술한 책은 아니다.

마을 사람들의 면면을 속속들이 알게 됨으로써  한 사람의 병력이 그의 개인사와 어느정도는 연결되더라는 따라서 이젠 그렇게 개인들을 파악하는 의사가 줄어들고 있는 마당에 제대로 된 의료가 가능할까 하는 생각들 담고 있는 책(물론 그게 다는 아님).

흥미로웠던 것은 이 시골의사가 치료하는 환자중에 나이가 들어 신앙을 잃어버린 신부가 있다는 것이었다.음.늙어 신앙을 잃어버렸다?
과연 어느것이 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평생 신앙이 없다 죽기 전 신앙을 찾게 되는 사람과 평생 신앙에 매진하다,그것의 덧 없음을 알게된 사람중에.어쩌다 신앙을 잃어버린 걸까 하는 호기심도 들고.

 틍찰력 있지만, 좀 비관적이고 슬픈 듯한 분위기가 흑백의 사진과 더불어 지배적인 것이 별로였다.우울한 사람에겐 권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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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산도르 마라이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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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산도이 마라이의 책을 좋아해본 적이 없다.
그의 책을 서너권 읽어본 것 같은데, 늘 별로여서 이 책도 읽을 생각이 없었다.
그러다, 몇몇 사람들이 좋다는 말에 다시 한번 들어보았는데, 역시 별로다.
마라이가 내 취향은 아닌게 확실해 보인다.

 줄거리는 두 남자의 우정과 그 사이에 끼인 한 여자의 이야기다.남편과 남편 친구사이에서 갈등하던 여자는 남편 친구가 떠나버리자  죽음을 택하고 ,40여년이 흘러 남편을 찾아온 친구에게 남편이 묻는단 것이다.
과연  이 인생에 그런 사랑이 정열이, 필요한 것이냐고...

 아고, 한가하기도 하지...
사랑때문에 죽는다는 여자나 ,그런 아내와 친구에 대한 의문으로 평생을 보낸 남자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포기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언제나 딱하단 생각밖에는 들지 않는다.
그런 사람을 보면 정신 차리라고 어깨를 뒤흔들어주고 싶어진다니까.
사람들이 이런 환타지에 열광하고 싶어하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겠다.
영원히 사랑받고 싶다고? 이성적인 것이 사랑은 아니라고 말하지만,그래도 자신이 사랑하지 않을 거였으면 그런 사람은 놓아주는게 바람직한 것이 아닐까?
그리고 상대도 가질 수 없는 사람에 목매기보단  다른 근사한 것에 자신의 인생을 바치면 좋잖아?
즉, 할일이 그렇게도 없나?
내  이런 상상력의 부족과 여지없이 충돌한 책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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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네 씨, 농담하지 마세요
장폴 뒤부아 지음, 김민정 옮김 / 밝은세상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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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사한 삼촌에게서 엉겹결에 물려받은 저택을 덥썩 받아들고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멋진 저택으로 개조해 보겠다고 나선 우리의 불쌍한 타네씨의 집수리 대장전 일지다.

심드렁하게 일상을 보내고 있던 화이트 칼라 타네씨는  무식해서 용감한 사람답게 블루칼라들에 세계로 상식하나 갖고 뛰어들고,곧 그것만으로는 그들에게 자신이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을 재밌게 그린 책이다.

돈 좀 아껴 보겠다면 불법 체류자들에게 지붕 수리를 맡긴 다음부터 줄줄이 등장하는 집수리의 어려움은 마치 율리시즈의 오딧세이를 연상 시킬 정도로 처절하지만,원래 남이 사서 고생을 하면,더구나 멍청한 덕에 고생이 배가 되는 것을 보게되면 ,보는 사람의 기쁨은 네 배가 되는 법.
고로 편안히 앉아서 집 하나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이 생고생을 하고 있는 타네씨를 보는 것은 ,말하자면 지극히 만족스런 경험이었다.

"프랑스적인 삶"에서 느꼈듯이 이 사람, 뒤부아.확실하게 글 쓸 줄 아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프랑스적인 삶은 전혀 즐겁지 않은 책이었다는 것을 강조하는 바이다.)
프랑스적인 삶에서의  불쾌함을 대강 날려준 기분 좋은 책이었음.
얇다.별 다른 노력없이 웃고 싶은 분들에게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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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나를 울게 하고 나는 세상을 웃게 한다
알리 아크바르 지음, 이채련 옮김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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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년째 파리를 거리를 걸어다니며 신문을 팔고 있는 알리씨의 이야기를 엮은 것,

파키스탄의 가난한 집의 장남으로 태어나, 어린시절이라고는 변변히 가져보지 못하고 어려운 시절을 겪었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 여전히 바르고 선하며 성실하고 ,자존심을 지키며 최선을 다해 살려 노력하는 한 소박한 사람의 이야기다.

특이하고 엉뚱한 호외를 외치고 다니는 바람에 유명해져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다가 결국 이렇게 책의 저자가 된 이 사람은 신문을 팔 지 않는 날이면 자신의 책을 팔러 다닌다고 한다.

 

마음 따뜻해 지는 책. & 선하게 산다는 게 우리 모두에게 얼마나 좋은 일인가 하는 걸 생각하게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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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박스
아모스 오즈 지음, 곽영미 옮김 / 열린책들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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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즈 오즈의 책은 처음 읽어보는데 ,만만찮은 필체에 ,짜임새 있는 구성에, 이야기를 끌어가는 상상력에, 개연성 있는 인물 구성들이 좋은 작가의 책이란 것을 인정하게 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최고의 작가라고 하더니 그말이 무색하지 않은 듯하다.

줄거리는 이혼한 부부--알렉과 일라나--가 그들의 아들인 보아즈의 신상을 의논하기 위해 편지를 주고 받는 것에서 부터 시작한다.
남편에게 보아즈가 빗나가는 것을 잡아달라고 애원하는 편지를 보내면서 일라나는 그 한편으로는 이혼시 잔인했고, 그 다음엔 냉정했던 자신의 전 남편을 몰아세운다.
그런 전 아내에게 전 남편 알렉은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고...
부모의 싸움과 이혼, 그리고 엄마의 방황과 재혼에 따른 혼란을 고스란히 겪은 보아즈는 자신의 과거와 미래를 어찌해야 할 지 몰라 반항을 하는 인물로 모든 가족들의 애물단지가 되지만 차츰 자신의 정체성과 세상을 깨우쳐 나가고,가난하고 소심하지만 마음을 따듯했던 일라나의 현재 남편 미셀은 보아즈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끈다는 사명감으로 알렉의 돈을 받다가 결국 그 돈 때문에 자신의 본분을 잃어 버리는 속물로 등장한다.

일라나는 상처만 남은 결혼이었지만 ,알렉을 잊지 못해 과거를 회상하며 자신들이 왜 그렇게 헤어져야 했을까 뒤돌아보고(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블랙 박스다, 그들이 과거에 했던 모든 것들을 다시 해석함으로써 어떻하다가 그들이 추락했는가를 연구한다는 의미에서...)
오해로 첨철된 그들의 과거를 어떻게 해서든 바로잡아 보려 노력하지만, 그에 대한 전남편 알렉의 대답은 언제나 냉소적이고 비난조일 뿐이다.
그런 그들이 결국 알렉의 어린 시절의 집에 모여 그들의 과거를 청산하며 무엇이 과연 옳은 것인가를 생각한 다는 것이 이 책의 줄거리다.
알렉은 암으로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아 그곳에 오고, 그는 과거를 되돌아보며  미셀에게 자신의 과오 덕분에  잃어버린 것을 미셀을 잡으라고 충고한다.

하지만,그 말이 진심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기엔 미셀의 마음은 이미 얼어 붙어서 받아 들이려 하지 않는데...
결국 알렉이 서서히 죽어가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모두의 앙금을 풀어가고, 서로의 위치를 찾아간다는 것이 이 책의 기본 줄거리다.

 서로에게 보내는 편지로만 이루어진 이 책은 좀 지루하긴 하지만 현재의 이스라엘을 조명해 볼 수 있는 통찰력있는 책이었다.무엇보다 이 작가가 평화주의자라는 것이 이 책을 읽는 부담을 덜어 주었다.
이 작가는 현재의 이스라엘에 만연해 있는 광기--종교에 최고의 권위를 부여해 인간을 등한시하는--에 섬세한 아이러니로 일침을 가한다.
직설적인 독설보다 더 현재를 뚜렷히 바라보게 하는 이 작가의 재주에 좀 부럽기도 했다.
현실이 광기로 흐르는것이  어디 이스라엘 뿐이랴...
(물론 개인적으로는 이스라엘이 백배 천배는 우리나라보다 심하다는 생각이지만...)
이런 지각있는 어른이 있다는 것이 이스라엘로써는 대단한 정신적 자산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물론,이런 사람이 있다고 해서 그들이 그의 말을 경청하느냐는 별개의 문제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이 그렇다고 대단한  정치적 발언으로 첨철된 책만은 아니다.
인간 사이의 불신,오해--알렉과 일라나는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잘못된 사랑방식 때문에 서로를 질식시키는 사람들로 나온다-- 서로의 말을 전혀 듣지 않고 자신의 입장만을 되풀이 하는 사람들의 행태와 진심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냉소밖에는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등장해 현대사람들의 사는 방식의 단면들을 보여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언제나 사람들은 변함이 없을지도 모른다.
인간의 마음은 언제나 선하고 진실하며 정직한 것을 추구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자신이 그렇다는 것을 숨겨야 하며,상처를 안 받기 위해서 미리 냉소와 빗나간 재치로 무장하는 것이 똑똑한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한  삐뚤어진 사람들이 대거 등장해 그래도 자신의 진심을 알리기 위해 애를 쓰다 결국은 그래도 얼추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된다는 이 책을 보며...냉소가 질리는 그런 날들이 오면 정말 사는게 재미없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사람들이 진심만을 말한다면  너무 재미없어서 죽을려나?
리뷰가 삼천포로 흐르는 것 같아 그만 쓰련다. 읽을 만한 가치는 충분한 책이였지만,복잡한 것을 싫어하시는 분들에겐 추천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골치아픈건 싫어 하시는 분들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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