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 프로 & 애프터 이펙트 CC 2020 무작정 따라하기 무작정 따라하기 컴퓨터
신의철 외 지음 / 길벗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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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유튜브 시대~! 어린이들의 장래희망이 유튜버가 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인플루언서 마케팅에서도 유튜브 콘텐츠의 영향력은 이미 블로그를 넘어선듯 보인다. 검색 포털의 위력은 여전히 건재하지만 점점 더 그 입지를 위협받고 있고, 유튜브는 때로 기존의 레거시 미디어를 넘는 영향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만큼 동영상은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그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의 최고봉은 자타 공인 프리미어 프로이고, 모션 그래픽의 대표적인 툴은 애프터 이펙트이다. 그래픽 분야 누적 판매 1위를 자랑하는 길벗의 <프리미어 프로 & 애프터 이펙트 CC 2020 무작정 따라하기>는 이 명성 높은 두 프로그램의 CC 2020 버전 최신 기능까지 수록한 최고의 입문서이자 친절한 가이드북이다.



책은 영상 편집을 처음 접하는 이들도 프리미어 프로를 효율적으로 익힐 수 있도록 쉽고 친절하게 서술하려 노력했다. 작업 화면의 메뉴와 패널 등 구성 요소를 하나씩 짚어가며 설명하고, 다양한 편집 도구를 통해 빠르게 프리미어 프로의 기본 기능을 익히게 했다. 영상 클립을 자르고 붙여넣고 삭제하는 편집과, 움직이는 애니메이션 만들기, 메인 타이틀과 자막 만들기를 따라하다 보면 영상 작업도 해볼만 하다는 자신감이 샘솟는다. 크로마키 합성은 평소 재미있게 느낀 부분이이서 더욱 관심있게 살펴보았다.



프리미어 프로 CC 2020의 새로운 기능 중 가장 주목되는 것은 Auto Reframe Sequence 이다. 다양한 비율의 미디어 환경에 맞춰 자동으로 프레임 크기와 비율을 최적화할 수 있는 이 기능은 영상 크기가 변경되어도 피사체의 움직임을 인식해서 자동으로 위치를 조절해 준다. 특히 자막까지도 자동 리프레임 되기 때문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크기와 비율의 SNS에 동영상을 탑재할 때 정말 편리하다.



어떤 이는 애프터 이펙트를 마치 포토샵의 영상 버전 같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애프터 이펙트는 영상에 효과를 주기 위한 프로그램인만큼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사람은 프리미어 프로를 함께 쓰는 경우가 많다. 이는 두 프로그램을 함께 쓸 때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뜻. <프리미어 프로 & 애프터 이펙트 CC 2020 무작정 따라하기>가 더 반가운 이유이다.



애프터 이펙트는 다양한 그래픽 소스 파일을 불러와 생동감 있는 움직임을 만들어냄으로써 영상을 더욱 다채롭게 꾸며주고 효과를 극대화한다. Mask 도구를 이용하면 다양한 도형을 이용한 합성을 할 수 있고, Range 속성을 이용해 움직이는 텍스트 애니메이션 만들기도 가능하다. Burn film 이펙트로 영상이 불타면서 전환되는 효과 등 재미있는 기능들이 많았다. 애프터 이펙트 CC 2020의 새로운 기능을 충실히 설명하고, 프리미어 프로와 연동해서 사용하는 방법도 안내하고 있다.



책은 프로그램 독학을 위한 입문자를 위해 다양한 코너를 구비했다. 사용자들이 자주 찾아보는 우선순위 TOP 20을 뽑아 핵심 기능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고, 기능별로 중요도와 신기능을 표시해 효율적으로 주요 기능을 익히게 했다. 영상 편집에 필요한 영상과 이미지 소소를 구할 수 있는 무료 사이트도 소개했다. 책의 마지막에는 프리미어 프로와 애프터 이펙트의 단축키를 모아 깔끔하게 정리했다. 책에 사용된 모든 예제 파일은 길벗출판사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https://www.gilbut.co.kr/book/view?bookcode=BN002697&pdscode=pds#bookTab)


책은 프리미어 프로와 애프터 이펙트 두 가지 프로그램을 한 권으로 끝내고 싶을 때 핵심 기능과 실무 예제를 중심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영상 작업에 꼭 필요한 필수 기능만 모아 한 권으로 알차게 배울 수 있도록 구성된 <프리미어 프로 & 애프터 이펙트 CC 2020 무작정 따라하기>. 책과 함께 이제 나도 본격적인 영상 편집의 세계로 가는 힘찬 발걸음을 내디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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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회화의 결정적 단어들 영어의 결정적 시리즈
서영조 지음 / 사람in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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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회화의 결정적 단어들>.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먼저 떠올랐던 것은 비슷한 느낌의 다른 두 책이었다. <English for Everyday Activities>와 <영어단어 그림사전>이 바로 그것이다. 책마다 일장일단이 있겠지만 나 개인의 인상 비평을 토대로 간략하게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다.


<English for Everyday Activities>(이하 <Activities>)는 아침에 일어나서 잠자리에 들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그림과 함께 영어 단어와 문장으로 표현한 책이다. <영어단어 그림사전>(이하 <사전>)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마주치는 사물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그림과 영어 단어로 정리한 책인데, 이 책과 같은 출판사인 사람in에서 출간되었다.



<Activities>는 교통 편을 제외하면 거의 모두가 집안에서 벌어지는 일상에 치우쳐 있다. <사전>은 나부터 시작해 의식주와 취미·여가를 넘어 지역과 세계까지 주제가 확장되지만 단어에 그친다는 것이 아쉽다. 반면 <영어 회화의 결정적 단어들>은 일상과 사회, 일과 경제, 인터넷과 소셜미디어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루면서도 단어와 어구, 구어체 예문까지 실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그런 면에서 <영어 회화의 결정적 단어들>은 <Activities>와 <사전> 두 책의 장점을 고루 갖춘 '영어회화 그림사전' 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영어 회화의 결정적 단어들>은 생활 밀착성 단어와 친근한 픽토그램이 만난 책이다. 픽토그램(pictogram)은 사물과 행위 등을 상징화한 그림문자이기에 텍스트로만 공부했던 영단어의 연상과 기억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SENTENCES TO USE'에는 사용 빈도가 높고 해당 상황에 적절한 구어체 문장들을 담아, 앞에서 학습한 단어들을 구체적 표현 속에서 익히게 했다.



이제 곧 국회의원 선거를 위한 총선이 다가온다. 인권과 복지 같은 담론들은 정치에서 늘 빠지지 않는 주제이고, 임신과 육아, 교육 등 실생활의 문제도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책은 이런 분야의 단어와 표현들도 담고 있으며,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온라인쇼핑, SNS 등 최근 어휘까지 놓치지 않았다. 우리가 일상에서 나누는 대화의 주요 소재들은 거의 담겨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책의 각 UNIT에 실려 있는 QR코드를 읽으면 사람in의 블로그로 연결된다. 여기서는 유닛별로 어휘와 문장들을 들을 수 있다. 책 전체의 mp3 파일은 사람in 홈페이지 자료실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회원가입 후 무료 다운) (https://saramin.com/data/mp3_view.php?num=1073&make=&search=&type=&page=1) 책 말미의 충실한 INDEX는 사전이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다.


텍스트와 이미지의 조합으로 영어 단어에 대한 기억은 증진되고, 원어민들의 철저한 검토를 거친 활용도 높은 구어체 예문의 어구와 문장들은 학습의 효과를 배가시킬 것이다. 분명 알고 있는 것 같은데 막상 말하려고 하면 적당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아 당황했던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영어 회화의 결정적 단어들>은 그러한 우리의 회화를 상당 부분 구제해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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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되는 글쓰기의 모든 것 - 지금 배워 100살까지 써먹는 일과 삶의 진짜 무기
송숙희 지음 / 책밥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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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되는 글쓰기의 모든 것> 저자 송숙희는 이 분야에서 20여년 동안 활동한,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대표 글쓰기 코치' 이다. 어느 책에서는 '대한민국 1호 책쓰기 코치' 라는 타이틀도 내걸고 있으니, 글쓰기와 책쓰기에 관심있는 이들이라면 그 이름을 익히 들어봤을 것이다. <당신의 책을 가져라>, <따라쓰기의 기적>, <책쓰기의 모든 것>,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 등 다수의 저서를 냈다.


저자는 돈이 되는 글쓰기를 위한 카시(KASH)의 법칙을 제안한다. 본래 카시(KASH)의 법칙은 미국 생명보험협회에서 수십년간의 경험과 데이터를 분석해 정리한 보험 세일즈 분야의 성공 법칙이다. 이를 글쓰기에 접목한 것인데, 돈이 되는 글을 쓰는데 요구되는 일련의 지식(K), 태도(A), 기술(S), 습관(H)을 정리해 이 한 권에 모두 담았다.


책을 읽기 전에는 글쓰기의 어떤 특별한 노하우 같은 기법적인 것만 찾으려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면 읽을수록 글쓰기의 핵심은 '쓰기'의 기법이 아니라 '글'이라는 사유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글쓰기는 '글+쓰기'인데, 이는 '전달하려는 메시지'인 글을 쓰는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쓰기가 먼저가 아니라 쓸거리 즉 메시지가 먼저이고, 그렇기에 읽는 것이 먼저라고 저자가 강조하는 이유이다. 


쓸거리를 만들려면 생각해야 하고, 생각하려면 읽어야 한다. 돈이 되는 글쓰기의 쓸거리(메시지)를 구성하는 방법은 OREO 공식을 이용하고, 이를 핵심을 콕 짚어 전달하는 APT 포맷으로 담아내면 된다. OREO 공식은 하버드 150년 글쓰기의 비밀이기도 하다. APT는 전달력을 극대화한 에세이 쓰기 포맷이다.


<OREO 공식>

Opinion 의견 주장하기

Reason 이유와 근거 대기

Example 사례 들기(예를 들어 설명하기)

Offer 의견 강조, 제안하기


<APT 포맷>

Attention 독자의 주의를 끌고

Point 핵심을 전하고

call To action 원하는 반응 끌어내기(요청하기)


<돈이 되는 글쓰기의 모든 것>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고 다시 되새겨 읽고 싶은 부분은 1장 '글쓰기 불변의 법칙 7'과 5장 '글쓰기 근육을 강화하는 매일 습관 7' 이다. 그중에서도 돈이 되는 글쓰기 코어 근육 강화 프로그램이 주목된다.  읽기 근육을 단련하는 '베껴 쓰기', 생각 근육을 단련하는 '저널 쓰기', 전달력을 위한 실전 훈련 '에세이 쓰기'가 그것이다.


"쓰기는 읽기로 시작되고 읽기로 진행되고 읽기로 마무리됩니다. ··· 예를 들어 '나는 글을 잘 쓰고 싶다'고 썼으면, 다음에 이어 쓸 내용을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앞에 쓴 문장을 읽어야 합니다. 글을 마칠 때까지 쓰고 읽고, 읽고 쓰기 패턴을 되풀이합니다. 그러니 쓰기의 거의 대부분이 읽기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읽기는 글을 잘 쓰기 위해 갖춰야 할 보조 기술이 아니라 필수 기술입니다." (74~78쪽 발췌)


특히 베껴쓰기는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사실 우리가 무엇을 배울 때 가장 먼저 하는 것은 '따라하기'이다. 수영을 배운다면 수영 강사의 동작을 따라하고, 그림을 배운다면 그리기를 따라하고 옛 그림을 모방하는 모작을 그리기도 한다. 서예에서도 옛 명인들의 필적을 모아놓은 법첩을 모서하고 임서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글쓰기의 시작도 기존의 명문을 베껴쓰기 하는 것이 좋은 출발이 될 것이다.


책은 직장인 글쓰기부터 마케팅 글쓰기, 자기소개서, 이메일 쓰기, SNS 글쓰기, 대본 글쓰기, 고객서비스 글쓰기, 책이 되는 글쓰기까지 그야말로 '돈이 되는 글쓰기의 모든 것'을 담은 글쓰기 종합 완결판이다. 글을 자주 쓰는 블로거, 서평이나 체험단 리뷰를 쓰는 사람들, 글 잘 쓰기를 소망하는 사람들, 그리고 지금도 사무실에서 보고서를 쓰고 있을 이 땅의 직장인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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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리츠가 온다 - 부동산으로 꾸준히 고수익을 내는 새로운 방법
이광수.윤정한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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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 투자에 가장 알맞은 시대가 왔다.

2020년 최고의 부동산 투자법 '리츠', 이제 리츠(REITs)로 리치(Rich)하라~!


<2020 리츠가 온다>에서 저자들은 리츠 투자에 가장 알맞은 시대가 왔다고 선언한다. 경제가 고도성장하면 저성장은 당연한 것이고, 이러한 저성장은 글로벌한 수준에서 지속되고 있다. 저성장 시대에 저금리는 필연이며, 이는 화폐 가치 하락과 부동산 가치 상승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부동산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세계 경제는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어 경기 전망이 어렵다. 변동성이 큰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는 유동성 확보가 중요한데, 실물 부동산은 쉽게 매매할 수 없고 경기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기 어렵다. 이에 반해 리츠는 쉽게 사고팔 수 있어 유동성이 확보된 부동산 투자이며, 고령화 시대에 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익이 필요한 연금 자산으로 운용되고 있어 유리하다는 것이다.



책은 이러한 리츠의 특징과 장점을 잘 설명하고 있다. 부동산 투자의 한 수단으로서 리츠가 부동산펀드와 다른 점, 리츠가 아파트 같은 실물 부동산 투자보다 나은 6가지 이유를 정리했다. 간단히 말하면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언제든 사고팔 수 있고, 소액으로 분할 매수할 수 있을 뿐더러 안정적인 배당 수입을 기대할 수 있으니, 한마디로 '부동산 투자를 주식처럼 하는 것'이 리츠라는 것이다.


지금 공모리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솔깃하다. 현 정부는 저금리 시대 유동성 확대에 따른 부동산 시장 과열을 우려해 실물 부동산 투자에 대해 꾸준히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공모리츠 활성화 정책을 적극 추진 중이다. 복합환승센터, 도시재생뉴딜사업 등 공공자산 개발시 리츠나 부동산펀드에 우선 공급하고, 한시적 분리과세 등 세제 혜택, 퇴직연금의 리츠 직접 투자 허용 등을 시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주주 의결을 통해 배당액이 달라지는 일반 주식과 달리, 리츠는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무조건 배당해야 한다. 그렇기에 안정적인 배당이 가능하고, 장기 이익 추정이 쉽다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이다. 요즘 사람들이 미국 주식에 열광하는 이유가 비교적 높은 배당이 안정적으로 나오기 때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큰 장점이다. 다만 리츠 역시 본질은 부동산 투자이나 주식과 같은 속성을 띠고 있기에 단기 시세 변동에 유의하고 적립식 투자처럼 장기 투자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현재 상장되어 있는 7종의 공모리츠를 분석하고, 롯데리츠의 투자설명서를 예로 들어 실제 투자시 체크해야 할 것들과 우량 리츠를 골라내는 포인트를 제시한 점은 좋았다. 장미빛 전망만이 아닌 위험 요소를 체크하고 유의할 것을 지적한 점은 믿음직스러웠다. 미국·일본·싱가포르·호주 등 글로벌 리츠에 대해서는 산업별로 대표 리츠를 소개하고, 총수익률과 배당수익률 그리고 시가총액을 도표로 정리했다.


<2020 리츠가 온다>는 초보자를 위한 리츠 투자 설명서라고 할 수 있다. 리츠의 특징과 상품 구조, 리츠의 장점은 물론 글로벌 리츠에 대해서까지 깔끔하게 정리했다. 다만 사용자 중심의 매뉴얼이 아닌, 공급자 위주의 설명서 같은 느낌이어서 조금 아쉽다. 예를 들어 FFO 등의 지표를 이용해 현재 상장된 7개 리츠를 비교해 보여주고 그 차이를 설명하는 등 실질적인 내용이 더 들어갔으면 좋지 않았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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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의 교토 - 디지털 노마드 번역가의 교토 한 달 살기 일본에서 한 달 살기 시리즈 2
박현아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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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현아는 프리랜서 일본어 번역가다. 남편의 지지 속에 결혼 4개월 차에 홀로 한달 살기를 떠난 용감(?)한 그녀. '와비사비' 정신(겉치레보다 본질에 집중하는 불완전함의 미학)이 탄생한 옛스럽고 우아한 '세월의 흔적을 멋지고 단정하게 간직하고 있는' 교토에서 한달 살기를 결심한다.


30분 동안 창밖에 비친 교토는 현대 속에 전통이 아무렇지도 않게 스며들어있는 도시였다. 도쿄에도 신사와 절이 있긴 하지만, 도시 중심부에 이렇게까지 절과 신사가 많지는 않았다. 교토는 참 낯설고도 신기하면서, 외국인의 일본 판타지를 채워주기에 제격인 도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37쪽)


보통 한달 살기 하면 꼼꼼한 준비가 필요할 듯한데 저자는 곳곳에서 허당스런 모습을 보인다. 한달을 살면서도 여행자보험 가입을 깜박했고, 구글맵의 안내에도 방문지 입구를 찾지 못해 빙빙 도는 일이 잦았다. 버스는 잘못 타기 일쑤이고, 교토 도착 12일이 지나서야 버스 정기권을 살 수 있다는 걸 알았단다. ㅎㅎ


저자는 교토에 도착한 바로 다음날의 다도 체험은 정말 잊지 못할 것 같다고 고백한다. 그 이유가 재밌는데 그건 책을 확인해보기 바란다 ㅎㅎ. 프롤로그에서부터 자신의 교토 이야기는 재밌을 거라고 자신만만해 하는데, 3일차 이야기를 넘기 전에 그 배짱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거는 왜 옅은 핑크색인가요? 지금은 벚꽃이 피어서요. ··· 네. 지금 시즌 한정이에요! (헤이안 신궁의) 운세 뽑기조차도 벚꽃 시즌 한정이라니, 일본에서 벚꽃은 사골보다 더 많이 우려먹는 소재가 아닐까? 벚꽃 특수로 장사가 잘된다면 그것도 나름대로 좋은 일일 테지만 말이다." (66쪽)


간결하고 경쾌한 문장은 글 읽는 호흡이 가쁘지 않고 편안하다. 뽐내지 않는 솔직함과 군더더기 없이 매끄러운 문장은 읽는 동안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진다. 아라시야마의 도게츠 카페의 창가석에서 사쿠라후부키(벚꽃 꽃보라)를 보며 디지털노마드 라이프를 제대로 즐기고 있다는 기분에 빠져드는 저자의 모습은 귀엽기까지 하다.



<한 달의 교토>는 교토 한 달 살기의 기록을 날짜별로 그대로 담았다. 현지에서 네이버 포스트에 하루하루 올렸던 연재글을 다듬었다. 그날의 기록 끝에는 주요 방문지와 체험에 대한 정보(운영시간, 입장요금 등)도 간략하게 정리했다. 직접 가보진 못했으나 놓치면 아쉬울 곳은 간단한 소개를 곁들였다. 예를 들면 후시이미나리 근처의 450여년 이어져 온 장어덮밥집 등등...


다리 하나로 과거에서 현대로 타임 슬립이 가능한 기온의 산조 다리에서 저자는 현대와 역사가 공존하는 도시 교토의 멋과 정취에 흠뻑 빠져든다. 하지만 일교차가 극심했던 교토의 4월, 갑작스런 번역 주문에 야경을 보러 들렀던 니조성의 기념품 가게에서 노트북을 켜고 일을 해야 하기도 했다. 힐링을 위해 호캉스를 하러 간 시가현의 호텔에서도 비와코 호수를 내려다보며 번역 일을 멈추지 않았다.



비 오는 엔토쿠인의 툇마루에서 정원을 즐기며 차 한 잔을 마시는 여유와 힐링은 너무도 부러웠다. 교토고쇼는 햇살 좋은 날 여유로운 마음으로 산책할 것을 추천한다. 금각사를 본 사람들은 한번쯤 궁금해했을 '저게 다 순금일까?' 라는 의문은 저자도 다르지 않았다. 1000년간 한자리에서 무려 28대째 한 집안에서 운영하는 아부리모치 가게 이치몬지야 와스케는 놀라웠다.


저자가 아라시야마 치쿠린을 떠올리면 키요 언니가 생각나듯, 나도 치쿠린 하면 함께 떠오르는 여행 동지들이 있다. 몇년전 그들과 함께 했던 간사이 여행 때 내게 강한 인상을 남겨준 곳은 은각사였다. 그래서 29일차에 실린 작가의 이야기가 더욱 궁금했는데, 내가 느끼고 생각한 것과 상당히 비슷해서 왠지 모르게 뿌듯하기도 했다.


"금각이 아름답고 세련된 최신 디자인의 옷을 입은 사람이라면, 은각은 마치 무심하게 아무거나 걸쳤는데도 기품이 느껴지는 사람 같았다. ··· 은각사 정원은 한 번 둘러볼 만하다. 아름다운 나무들이 푸르고, 샘물이 흐르는 곳이다. 이곳을 매일 산책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사치가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은각사의 정원은 아름답다. ··· 만약에 금각만 보고 은각을 보지 않았더라면, 어쩐지 미완성된 여행 같은 느낌이 아니었을까." (261~264 발췌)


한달 살기로 머문 교토에서 저자는 많은 곳을 둘러봤다. 일정은 미리 정하지 않는다. 오늘 무엇을 할지 고민하다 마음이 내키는 곳으로 집을 나선다. 호텔로 가는 셔틀 버스 안에서 호텔 예약을 하고, 히가시혼간지를 둘러보다 문득 떠오른 혼노지로 발길을 돌리기도 한다. 시간에 쫓기지 않으니 발걸음은 여유롭고 스토리는 세세하다. 소소한 일상과 이야기에서 차분한 멋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큰 장점이다.



책을 읽고 나니 마치 내가 여행을 다녀온 느낌이 들어서 좋았고, 몇년 전 동료들과 함께 했던 간사이 여행의 추억을 되새길 수 있어 좋았다. 가보고 싶은 곳도 생겼다. <겐지모노가타리>의 무라사키 시키부가 집필한 곳이라는 이시야마데라, 교토의 도심 속 역사 정원 쇼세이엔, 그리고 작가가 5일차에 방문했던 니조성 근처의 클램프 커피 사라사다. 창을 가득 메운 햇살과 초록빛 식물들이 근사했다는 창가의 자리에 앉아 나도 교토의 봄을 만끽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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